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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 시스템을 더한 쌍용 코란도 리스펙

자동차생활 입력 2020.06.0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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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 시스템을 더한 코란도 리스펙

SSANGYONG KORANDO RE:SPEC

2019년 코란도 뷰티풀 출시 1년 만에 커넥티드 시스템이 달린 코란도 리스펙을 내놓았다. 외관은 비슷하지만 내실을 다져 편의 사양을 개선했다. 게다가 지상고를 10mm 올려 험로 주파성을 높인 덕분에 오프로더로서의 매력도 늘었다. 20년 전, 평소 아버지가 염원하던 해발 500m에 계곡을 끼고 있는 곳에 별장을 지었다. 여기를 ‘여름집’이라 부른다. 여름집은 폭염이 기승을 부려도 실내 온도 25℃를 넘기는 법이 없을 정도로 무척 시원했다. 에어컨 없이 말이다. 하지만 도심에서 여름집으로 이동하는 과정은 험난했다. 진입로가 변변찮아 일반 차로는 다소 무리였다. 사실 지프가 제격이지만 매일 고갯길을 오르내리면 제아무리 지프라도 금세 고장이날 수밖에 없다.

자극적인 요소는 없지만 기본에 충실한 대시보드 레이아웃

더구나 시골에서는 부품 수급과 정비 문제로 수입차를 운용하기가 수월하지가 않다. 그래서 중고로 코란도 이노베이션, 갤로퍼, 뉴코란도를 들였다. 험지에서 막 타면서 손쉽게 고칠 수 있는 차종을 고른 것이다. 게다가 값도 저렴했다.

코란도 이노베이션은 금속 체인을 네바퀴에 채운 겨울용이었고 갤로퍼는 지인을 초대할 때 셔틀 목적, 뉴코란도는 어머니 출퇴근 용도였다. 어느 하나가 방전되면 바꿔 타는 경우도 있었다. 세대 모두 오프로더였지만 개인적으로 문이 2개 달린 쌍용 코란도 이노베이션(이하 이노베이션)을 좋아했는데, 각지고 터프한 디자인에 매료됐다.



디자인은 좋은데 티볼리의 느낌이 있다

20대를 함께한 코란도

기자가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몬 차는 갤로퍼였다. 그런데 험로에서 오래 타니 부품 내구성이 뉴코란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험한 길을 매일 달리다 보니 차가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해 소모품 교환주기가 빨리 찾아왔다. 대신 부품 값이 코란도 대비 저렴한 것이 장점이었다. 쌍용 부품 값은 다소 비싼 대신 내구성이 좋았다. 운전 재미는 코란도 이노베이션이 셋 중 최고였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차체에서 오는 경쾌한 핸들링과 엔진 반응성이 일품이었다.

대신 예민한 조향 특성으로 전복의 위험이 있었다. ‘각코란도’라 불리는 94년식 이노베이션으로 임도를 신나게 달리고 코펠과 버너를 챙겨 멋진 풍경을 찾아다녔다. 3중 구조 프레임은 웬만한 지형은 커버했기에 20대 초반을 이 차와 함께 했다. 아쉽게도 군대에 있는 동안 부모님이 정리해버리셨다. 전역 후 뉴코란도 290S도 한동안 탔지만, 도로 사정이 좋아져 딜러에게 넘겼다.

아연강판 차체와 댐퍼가 잘어우러진다

기자가 현재 소유한 차종은 2004년식 뉴코란도 디젤 수동이다. 2017년 250만원에 샀다. 당시 운행거리는 딱 14만km(지금은 23만km). 선택 이유는 한번 제대로 고치면 돈 나갈 일이 없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역대 국산차 중 디자인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굉장히 만족스럽게 타고 있지만 노후 경유차 단속으로 지금은 폐차를 고민하고 있다. 전용 DPF(매연저감장치)가 개발되지 않아 어찌할 방도가 없다. 아직은 단속 유예 차종이지만 2021년부터 수도권에서는 몰고 다닐 수 없다.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과 아이신제 6단 자동변속기는 궁합이 좋다

커넥티드 시스템을 품은 탄탄한 코란도

미세먼지 저감 조치로 신차 구매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친숙한 쌍용 코란도 리스펙(이하 코란도)을 시승했다. 그간 환경 부담금을 내고도 의지와 상관없이 아끼던 차를 폐차해야 하다 보니 더 이상 디젤에 관심이 가지 않는다.

시인성이 뛰어난 계기판

코란도 뷰티풀, 리스펙(Re:spec)이라는 작명은 다소 시대에 뒤처진 감이 있다. 경영진에서는 영화 <기생충>의 대사 ‘리스펙트(Respect)’에 꽂힌 게 아닐까. 이 차는 편의 서비스, 케어 서비스, 안전 서비스, 엔터 서비스를 아우르는 커넥티드 시스템인 INFOCONN(인포콘)이 달렸다. 실제 오너가 아니어서 원격 시동은 체험하지 못했지만 휴대폰으로 원격 예열과 실내 온도 설정도 가능해 아주 요긴해 보인다.

인포콘 시스템이 달려 간단한 대화로 내비게이션 검색, 음악 재생 등이 가능하다

게다가 간단한 대화로 내비게이션 검색, 음악 재생 등이 가능하다. 음성인식은 네이버 클로바 AI가 기반. 아직은 모든 명령을 매끄럽게 처리하지는 못하지만 쌍용차에서 그간 볼 수 없던 품목이 달려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인포콘은 티볼리에도 달린다. 여기에 3종 저공해 인증을 받아 공영주차장 50%, 공항주차장 20% 할인을 받을 수있다(가솔린만 해당).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트렁크

시동과 함께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깨어났다. 아이들링 소리가 다소 시끄럽지만 달릴 때는 정숙한 편이다. 신형은 기존과 디자인이 비슷하지만 지상고가 10mm 높아 노면 대응력이 높아졌다. 덕분에 뉴코란도 같은 오프로더 느낌도 살짝 묻어나지만 콕핏은 어디까지나 승용차 느낌이다. 이 차에 들어간 아이신제 6단 변속기는 ‘사골’이라 불리지만 코란도와의 궁합이 좋다. 개량에 개량을 거듭해 엔진과의 매칭이나 내구성등 속 썩을 일이 적다는 점도 맘에 든다. 변속 동작도 준수한 편이라서 핸들에 달린 플리퍼로 조작할 때 이색적인 운전 재미를 제공한다. 플리퍼의 장점은 스티어링을 잡은 상태에서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2열의 넉넉한 무릎 공간이 돋보인다. 덕분에 오랜 시간 머물러도 답답하지 않다

급출발할 때는 고성능 엔진이 아닌데도 토크스티어가 다소 두드러진다. 이 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다소 놀랄 수 있겠지만, 아연강판 비중이 높은 차체와 부드러운 댐퍼 조합으로 승차감은 뛰어나 패밀리카로 안성맞춤이다.

훌륭한 변속기와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를 더해 다양한 방식으로 오프로드를 즐길 수 있다

당분간 신차 출시 예정이 없는 쌍용

코란도의 라이벌 투싼이 곧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다. 신형 코란도는 좋은 상품 구성이지만 경쟁자를 압도할만한 카드를 준비하지 않는 한 어려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쌍용은 현재 신종 코로나 여파로 모기업에서의 투자도 미진하다. 코란도를 실패라고 할 수 없지만 애초에 이 차는 코란도라는 이름을 달지 않는 게 나을 뻔했다. 아직도 사람들의 뇌리 속에 코란도는 여전히 뉴코란도로 각인되어 있다. 쌍용의 타임리스 디자인은 사실 뉴코란도다. 그런데 느닷없는 엔트리급 티볼리의 성공으로 덩달아 코란도에도 티볼리의 외관을 버무린 건 실책이 아닐까.

그렇다고 재기가 불가능하지는 않다. 랜드로버가 디펜더를 완벽히 현대화했듯 뉴코란도의 모던 버전도 가능할 것이다.

“뉴코란도만이 진정한 코란도지” 하는 기자 같은 골수팬을 타겟으로 삼으라는 말이 아니다. 라이트 유저를 유혹할 새로운 코란도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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