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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르노 캡처 "우리 귀요미 어디갔어!"

조회수 2020. 6. 12.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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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캡처 1.5dCi 인텐스


김송은 사진 이영석

부모가 아니라 모르긴 하지만, 부모 마음이 이럴 듯하다. 동글동글 귀여운 얼굴이었던 자식이 또렷한 이목구비와 제법 커진 몸집으로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 서운하기도, 기특하기도 한 그런 기분. 르노삼성 QM3에 이어 2세대로 돌아온 르노 캡처를 가만히 보면서 그런 마음이 들었다. 여전히 유럽에서 폭스바겐 티구안과 함께 가장 잘 팔리는 SUV로 예쁨 받고 있다(2019년 판매량 기준).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실루엣은 여전하다. 하지만 곳곳이 날카로워졌다. 보닛 위에 날 선 캐릭터 라인을 그었고, 그 개수도 늘었다. 헤드램프는 줄기 하나가 쭉 내려오는 형상이다. 이 갈고리처럼 생긴 라인은 르노삼성 QM6·SM6·XM3에서도 볼 수 있었다. QM6와 SM6의 갈고리는 얇고 길어서 단정해 보였다면, XM3의 라인은 짧고 두툼해서 단단해 보인다. 캡처의 갈고리는 얇고 짧아서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않는다. 대체로 얼굴을 균형감 있게 정리한 감각이다. 앞모습 하단의 양쪽 공기흡입구 주위에 크롬 대신 두툼한 근육을 두르고 있어서 인상이 짙다. 옆모습에선 크롬으로 도어 라인을 정리하고 측면을 두른 라인은 C필러에서 널찍하게 하나로 끝맺음 짓는다. 어쩐지 지난 세대보다 화려하고 또렷한 인상이다. 테일램프는 요즘 르노 집안에서 못 보던 형상이다. ‘ㄷ’자를 그어 뾰족하고 날카로운 인상을 준다. 차마 예쁘다고는 말하지는 못하겠다. ‘우리도 이렇게 램프를 얇게 만들 수 있어!’라고 주장하고 싶었던 걸까.


차체는 1세대보다 넓고 높아졌다. XM3보다는 키만 크고 너비나 높이는 작다. 하지만 2열 거주성은 XM3보다 좋은 편이다. 확실히 머리 공간이 넉넉해 쾌적하다. 2열 시트는 앞뒤로 16cm 슬라이딩이 가능하다. 센터페시아 인테리어를 보는 순간 왠지 서러운 기분에 사로잡혔다. TCe 260 ‘에디션 파리’ 트림에 적용한 플라잉 콘솔과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변속기 레버가 없다. 그나마 아이언 블루 보디 컬러와 한 세트인 파란색 인테리어 트림 덕분에 기분이 슬슬 풀린다. 역시 르노는 컬러 맛집. 인테리어도 익스테리어만큼 귀여운 맛을 쏙 뺐다. 동그란 형태의 송풍구는 사라졌고, 각진 디자인으로 새로운 존재감을 드러낸다. 구석구석 천천히 살펴보면서 감동했다. ‘내가 알던 QM3가 이렇게나 성장했구나.’ 센터페시아 중앙에 커다란 다이얼 3개의 디자인은 물론이고, 방향지시등 레버 양 끝단의 디자인마저 섬세하다. 다만 소재가 디자인의 수준을 따라가진 못했다. 글로브 박스를 열려고 버튼을 누르면 한 번에 열린 적이 없었다. 플라스틱 소재도 무척 거칠었다. 이 부분을 고급스럽게 만들 이유는 없었겠지만.


엔진은 디젤, 가솔린 가운데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1.5L dCi 엔진은 최고출력 116마력, 최대토크 26.5kg‧m를 발휘한다. 힘 자체가 인상적이지는 않았지만, 중저음의 엔진음과 안정적인 차체 거동까지 합세하니 꽤 재밌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승차감은 르노삼성 XM3에 비해 거친 편이다. XM3에는 디젤 엔진 모델이 없어서 시승한 캡처와 가격 맞비교는 어렵다. TCe260 기준으로XM3 시작 가격은 2083만원(LE 트림)이고, 캡처 인텐스 트림 가격은2465만원이다. 다만, XM3는 RE 트림에 선택 옵션을 추가해야 캡처 인텐스와 편의장비가 비슷해진다. 가격은 2543만원으로 훌쩍 뛴다. 어색한 구석 없이 능숙한 실력으로 만든 차. 힘을 줘야 하는 곳에 제대로 주고, 힘을 빼야 할 땐 가차 없이 빼는, 능숙함이 돋보였다. “이제 과거의 귀요미는 찾지 않을게!”


FOR 르노가 쓰는 컬러는 믿고 본다

AGAINST 승차감이 조금만 더 좋아질 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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