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리의 기다림은 정당했나? 제네시스 GV80

모터트렌드 입력 2020.02.03 10: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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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이렇게 고급스러운 국산 SUV는 없었다

많은 소비자의 목을 빠지게 한 제네시스의 첫 SUV GV80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출시회에서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이 차를 “다른 SUV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SUV”라 칭했고, 이상엽 전무는 “제네시스의 새로운 챕터”라고 말했다. ‘모든 것이 새로운, 제네시스의 새로운 도약’이라는 표현도 있었다.

프레젠테이션만 놓고 보면 이 차는 세상에 없던 신문물이 맞다. 실체와 허상을 멋지게 조합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차 안에서 요금을 자동 결제하는 카페이(car-pay) 등 여러 신기술로 꿈 같은 허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신기술이 근사한 차체에 가득 담겼다.

그냥 봐도 멋지고 째려봐도 우아하다.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듯하다. 특히 옆모습이 멋있고, 특별히 무광 흰색의 차체 라인이 더욱 또렷하게 보여 아름답다. 다른 색깔도 국산차에서 볼 수 없던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색감이다. ‘현대차의 도장 기술이 좋아졌나’ 싶었다. 실내 디자인과 소재, 가공 품질도 흠잡을 곳이 없다. 지난해 출시됐어야 했던 차를 이제야 만나게 된 이유가 이런 근사함을 선사하기 위해서라면 용서할 만하다. 우리의 기다림은 정당했다.

22인치나 되는 미쉐린 타이어가 구르자 아주 나지막한 타성 비슷한 것을 내뱉은 것 같기도 하다. 노면을 지그시 누르며 부드럽게 움직인다. 그 한 걸음이 마치 고고하게 느껴진다. 이런 승차감은 타이어+휠+서스펜션+섀시+부싱 등 각 부품의 역할과 성능이 얽히고설키는 와중에 최적의 알고리즘을 찾아야 한다. 제네시스의 새로운 도약은 이게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그 도약이 비약적이지는 않았다. 느려도, 빨라도, 거친 노면에서도 이 차의 승차감은 시종일관 변함이 없다. 경쾌하고 활기찬 느낌이 약하다. 그래서 재미가 없다. 물론 GV80가 재미를 추구하는 차는 아니지만, 어느 순간 승차감이 무색 무취로 느껴진다. 주행모드를 스포츠에 놓아도 댐퍼는 여전히 출렁임을 잡지 않는다. ‘운전의 즐거움’을 탐하지 않고 그저 ‘이동의 편의’가 GV80의 목적이라면 타당한 승차감이기는 하다.

새로 만든 직렬 6기통 3.0ℓ 디젤 엔진은 좋은 느낌을 준다. 회전질감이 부드럽고 8단 자동변속기가 적절한 순간에 60kg·m나 되는 토크를 노면에 쏟아낸다. 넓은 타이어는 그 힘을 고스란히 받아 노면을 움켜쥐는 데 쓴다. 22인치나 되는 비싼 타이어는 그저 멋으로 끼운 것만은 아니었다.

제네시스의 첫 SUV는 극도의 조용함과 안락함으로 무장하지 않을까 싶었다. 들리는 풍문이 그러했다. 세상에 없던 초호화 SUV가 나올 것 같아 기대에 부풀었다. 어쩌면 난 이미 이 차를 사려고 마음먹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GV80는 조용하고 편하고 안락하지만 ‘극도’는 아니다. 인류의 안녕과 평안을 위한 최첨단 안전기술이 가득하고, 국산 SUV에 없던 한 차원 높은 편안함과 고급스러움을 준다. 타고 다니면 내가 멋져 보일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고루한 승차감이 이 차의 색깔을 옅게 한다. 고급스러운 실내외는 내세울 만하지만, 이미 GV80 이전에 굉장히 고급스러운 SUV를 너무 많이 봐와서인지 기대했던 것만큼의 감흥은 아니다.



CREDIT

EDITOR : 이진우    PHOTO : 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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