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를 넘어서다. 트라이엄프 900 시리즈

조회수 2020. 3. 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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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3기통 엔진을 얹고 트라이엄프 어드벤처 바이크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타이거 800이 타이거 900에게 바통을 넘겼다. 풀 체인지를 통해 완전히 새로워진 타이거 900을 만나기 위해 아프리카 모로코로 날아갔다.

트라이엄프 타이거, 그중에서도 미들클래스를 담당하는 타이거 800은 국내에서는 이제 막 알려진 모델이지만 2010년에 런칭한 이래로 3기통이라는 독보적인 영역과 탁월한 핸들링,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랑받으며 지난 10년간 8만5천 대 이상 생산된 인기 모델이다. 국내에는 런칭이 늦어진 탓에 2018년부터 최종형인 3세대 모델이 선보여 900으로의 업데이트가 상당히 이르게 느껴진다.


GT와 랠리

기존의 타이거 800은 온로드 중심의 XR과 오프로드 중심의 XC를 두고 뒤에 알파벳을 붙여 옵션사양을 나누는 식으로 모델을 구분했다. XRX / XRT / XCA 등 특별히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면 이름만 들어서는 무슨 모델인지 구분하기가 힘들었다. 이제는 GT와 랠리로 성격을 그대로 반영한 이름으로 바꾸고 풀옵사양에 PRO를 붙여 한눈에도 모델의 특성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국내에 판매될 모델은 풀옵션 사양인 GT프로와 랠리프로, 그리고 GT를 기본으로 시트고를 극적으로 낮춘 LRH 버전까지 3가지 모델이다.

T-플레인 900cc

타이거 900으로 변화의 핵심에는 엔진이 있다. 엔진은 피스톤의 스트로크는 동일하고 지름만 키워서 800cc에서 888cc로 배기량을 키웠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T-플레인 트리플 크랭크 엔진으로의 변화다. 원래 일반적인 3기통 엔진은 120도 간격으로 연결된 크랭크가 2회전에 한번 씩 순서대로 터지면서 점화 간격이 일정한 등간격 연소를 한다. 하지만 타이거 900은 90도로 배치된 3개의 크랭크가 부등간격으로 연소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기존의 3기통이 “펑..펑..펑..”하고 일정하게 터졌다면 이제 “펑펑...펑...” 하고 리듬감 있게 터진다. 이 엔진의 크랭크 축 형상을 빗대 ‘T플레인 트리플 크랭크’라고 부르는 것이다.

타이거 엔진 코기 비교 : 배기량은 늘었지만 엔진은 더욱 컴팩트해졌다 (좌) 타이거 800 엔진 (우) 타이거 900 엔진

그 결과 기존의 3기통이 4기통에 가까운 필링을 내던 것과 달리 T-플레인 엔진은 V형 2기통에 가까운 엔진필링을 낸다. 점화 간격이 불규칙한 만큼 진동도 늘어나고 사운드도  거칠어졌다. 하지만 이는 바꾸어 말하면 엔진의 회전이 생생히 전달되고 사운드도 터프한 느낌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새로운 엔진에서 느껴지는 감상은 후자에 가깝다. 아이들링에서는 이전보다 리듬감이 살아있고 회전을 높이면 그르 렁 거리는 사운드로 라이더를 자극한다. 야마하의 빅뱅엔진이나 병렬2기통 엔진들이 V트윈 엔진을 흉내낸 270도 위상차 크랭크를 적극적으로 채택하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3기통에서 이러한 T-플레인 방식을 사용한 것은 타이거 900 엔진이 처음이다.

엔진 점화 간격 : 등간격 연소에서 부등간격 연소로 바뀌며 엔진의 캐릭터가 달라졌다

이런 부등간격 연소는 트랙션 성능을 크게 높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타이어가 미끄러지는지, 혹은 노면을 잡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 전달력이 좋다. 그리고 이러한 트랙션에 대한 정보 전달력은 라이더의 자신감과 직결된다. 특히 오프로드 주행에서 그 차이는 더 커진다. 노면을 가리지 않고 달려야하는 듀얼퍼퍼스 장르에 딱 어울리는 변화인 것이다.

T-플레인으로 2기통의 장점을 흡수했다지만 3기통만의 장점도 여전히 유지된다. 기통을 잘게 쪼갠 만큼 고회전 영역에서의 이점이 있고 10,000rpm까지 가볍게 돌린다. 필링이 전보다 거칠어졌다고 해도 비슷한 배기량의 2기통보다는 훨씬 부드럽다.

엔진의 변화가 점화 간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 배기량부터 커졌다. 하지만 엔진의 크기는 전체적으로 부피 상승을 막고 오일팬 사이즈도 줄고 마그네슘 합금 커버를 사용하는 등 경량화를 이뤄 이전 모델보다 2.5kg가볍고 더 컴팩트한 사이즈가 되었다. 여기에 사이즈가 줄어든 만큼 무게가 집중되는 효과도 있다. 시트와 연료탱크의 폭이 좁아져 발착지성도 더 좋아졌다.  배기량의 증대는 10% 늘어난 최대 토크뿐만 아니라 저회전 토크도 보강한다. 3,000rpm만 넘어도 이전 모델의 최대 토크보다 높은 토크를 낼 정도다. 덕분에 가속 성능이 크게 향상되어 스펙상 정지 상태에서 시속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3.8초 남짓으로 타이거 800의 4.7초에 비해 1초 가까이 기록을 단축시켰다.

타이거 900 시리즈

먼저 GT와 랠리 두 모델이 공통적으로 변화된 점을 살펴보자. 기존 타이거 800은 미들클래스임에도 리터급 못지않은 과한 볼륨이 장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미들클래스에 딱 맞는 옷으로 갈아입은 느낌이다. 전면 디자인의 5할을 차지하던 헤드라이트는 반의 반 사이즈로 줄어버렸다. 이것만으로도 인상이 크게 달라졌다. 헤드라이트의 비례에 맞게 윈드쉴드와 비크도 날렵하게 바뀌었다. 중앙의 갈매기 모양 DRL은 바이크의 카리스마를 더한다. 그리고 이제 모든 모델에 같은 사이즈의 비크가 달린다. 이전의 XR 시리즈의 짧은 비크는 호불호가 많이 갈렸기 때문에 반가운 소식이다. 엔진은 하단의 크기를 줄여 앞으로 6.8도 기울이고 아래로 42mm 내려서 장착했다. 덕분에 무게 중심이 크게 내려갔다. 좌우로 분리된 형태의 라디에이터는 엔진을 앞으로 더 바싹 당겨 장착할 수 있게 해준다. 무게 중심을 아래로 내려줄 뿐 아니라 중앙에 집중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라디에이터 열기를 라이더로부터 더 멀리 배출시켜준다.


신형 타이거의 중요한 개선사항인 서브프레임. 알루미늄 재질로 분리되는 타입이라 충격으로 인해 손 상을 입으면 교체가 가능하고 탠덤 스텝도 분리 가능한 타입이다. 타이거 800은 이 모든 게 한 조각이라 조금만 손상을 입어도 전부 교체하거나 재생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프레임은 통으로 제작되던 기존방식과 달리 서브프레임이 볼트온 방식으로 붙는다. 덕분에 서브프레임 재질을 알루미늄으로 변경해 무게를 줄일 수 있었다. 탠덤 발판도 서브프레임과 통짜가 아니라 탈부착이 가능하다. 타이거 800의 경우 서브프레임 뿐만 아니라 탠덤 스탭만 휘어도 프레임을 통째로 교체해야하 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라이더들로부터 서브프레임을 분리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한다. 오프로드 주행을 염두에 둔 라이더라면 반가운 변화다.

더 컴팩트해보이는 외관과 달리 연료탱크의 크기는 내부를 정리해 20리터로 오히려 더 커졌다. 눈으로 보기에만 날렵해진 것이 아니라 시트에 앉으면 연료탱크 폭이나 차체의 폭, 시트 폭 등도 가늘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발착지성이 좋아졌을 뿐 아니라 바이크를 다룰 때도 더 가벼운 느낌이 난다. 전체적으로 잘 깎고 다듬은 느낌이다. 실제 무게는 5kg정도의 감량이지만 시각적인 무게는 그 이상의 경량화로 보인다.


What3words와 마이 트라이엄프

트라이엄프의 TFT계기반은 마이 트라이엄프 앱과 연동해서 바이크의 관리 및 상태를 점검 할 수 있으며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직접 핸드폰과 연결해 테스트 해보는데 재밌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바로 What3words로 전 세계를 3X3미터 사이즈의 사각형으로 잘라 3개의 랜덤 문자로 위치를 지정하는 기능이다. 일종의 GPS 좌표와 같은 것인데 숫자로 구성되어 외우거나 보고 쓰기가 힘든 GPS좌표와 달리 흔히 사용하는 쉬운 단어 3개의 조합으로 위치를 정할 수 있다. 일반적인 주소와 다른 점은 어떠한 곳이든 지구상에 존재하는 위치라면 좌표를 가지기 때문에 사막 한가운데라고 해도 정확히 한 장소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첫날의 목적지는 sparing.residency.shakes였는데 이 3단어만 공유하면 모두가 같은 좌표로 이동할 수 있다. 트라이엄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사용처를 확대한다고 한다. what3words.com에서 자신의 주소를 변환해보자. 영어뿐만 아니라 한글도 지원된다.


라이더 스팟을 What3words로 바꾸면?

북악 팔각정 주차장 ///현실.개그맨.근육   반포한강지구 편의점 ///심야.고음.검증

RSG ///즐겁다.했다.놀았다    양평만남의광장 ///풍족.스포츠.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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