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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이라는 차박을 경차로 해봤다

모터트렌드 입력 2020.06.2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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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드는 요즘 가장 주목받는 여행 트렌드가 바로 차박이다. 그래서 도전했다. 경차 차박. 과연 가능하긴 할까?


알루미늄 컨테이너는 제이디아웃도어의 미니멀웍스, 타프는 넬슨스포츠의 빅아그네스

모두의 삶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사건이 있다. 한국에서는 ‘IMF’라고 불리던 1997년 외환위기가 가장 최근의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자리를 코로나19가 대체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처럼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고 서로 활발하게 교류하는 세상은 다시 올 수 없을 거라 말한다. 물론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전언했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의 그늘이 가장 넓고 짙게 드리운 분야는 여행이다. 해외여행은 상상하기 어렵고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조심스럽다. 이전에 누가 머물렀는지 알 수 없는 숙박업소는 왠지 꺼림칙하다. 그래서 여행도 언택트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언택트 여행의 대세가 차박이다.

차박은 말 그대로 차에서 숙박하는 캠핑을 일컫는다. 캠핑카나 캠핑 트레일러를 이용하는 오토캠핑과는 다르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자동차를 약간의 도구를 활용해 안락한 잠자리로 만드는 방식이다. 캠핑족의 관심을 꾸준히 받아오던 차박은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여행의 가장 핫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아무래도 차 안에서 쉬고 잠을 청하기 때문에 차박용으로는 대체로 승합차나 SUV 같은 크고 지붕 높은 차종이 인기를 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차로 차박하는 사람들도 꽤 늘고 있다. 이들은 두 종류로 나뉜다. 동호회를 중심으로 경차 차박을 도전하듯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정말 간소하게 챙겨 간단하게 즐기고자 경차로 차박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경차는 평탄화가 쉽고 비교적 넓고 높은 공간을 제공하는 기아 레이를 말하는 게 아니다. 평탄화도 어렵고 지붕이 낮아 편히 앉아 쉬기도 녹록지 않은 기아 모닝과 쉐보레 스파크를 의미한다.

레이 차박은 도전이라 할 만큼 어렵지 않다. 뒷좌석은 물론 조수석까지 평평하게 접힌다. 변속레버도 센터페시아에 있다. 때문에 빈 공간을 메울 수 있는 합판을 구하면 차박 초보라도 손쉽게 안락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반면 모닝과 스파크는 평탄화가 어렵다. 뒷좌석은 앞으로 완전히 접히지만 약간의 경사가 생긴다. 아울러 앞시트 공간까지 활용해야 제대로 누울 수 있는데, 그게 쉽지 않다. 앞시트 사이에는 변속레버도 높이 올라왔다. 그래서 도전이라는 말이 나온다. 열정적인 일부 경차 차박 마니아들은 앞좌석을 뜯어내기도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작업이다. 경차 차박 혐오가 생길 수도 있을 만큼 어렵고 손이 많이 간다. 때문에 추천하진 않는다. 경차 차박러들이 가장 선호하는 평탄화 방법은 헤드레스트를 빼낸 앞좌석을 뒤로 완전히 눕히고 에어매트를 깔거나 경차 실내 크기에 맞춰 제작한 합판을 덮는 방식이다. 비교적 손쉽게 넓은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바닥에 깔리는 게 많아 높이가 꽤 낮아진다. 눕는 건 가능하지만 앉는 건 불가능하다. 성향에 따라서는 누워도 답답할 수 있다. 이 정도라면 “굳이 경차로 차박해야 해?” 하고 되물을지 모르겠다.

프라이팬과 냄비, 수저 포크 세트는 넬슨스포츠의 GSI, 행어는 제이디아웃도어의 미니멀웍스

가장 간단하면서 노력 대비 성과가 높은 건 놀이 매트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뒷좌석을 완전히 접은 뒤 앞좌석을 앞으로 끝까지 민다. 등받이도 앞으로 최대한 숙인다. 뒷좌석과 앞좌석 사이의 빈 공간에 놀이 매트를 깔면 그런대로 누울 만한 평탄화가 이뤄진다. 그 위에 쿠션이 있는 매트를 깔고 이불을 깔면 기대보다 고즈넉한 공간이 만들어진다. 물론 앞시트 쪽까지 완전히 평평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키에 따른 제약이 크다. 키가 165cm만 돼도 둘이 함께 누울 수 있지만 170cm가 넘어가면 몸을 점점 대각으로 눕혀야 한다. 180cm 이상이면 완전히 대각으로 누워도 그리 편하진 않다. 진심으로 차박을 즐긴다면 나쁘지 않겠지만 호기심으로 시도했다면 투덜거릴 수 있다.

사실 포근한 잠자리와 안락한 공간을 원한다면 애초부터 호텔을 예약하는 편이 낫다. 차박의 매력은 그게 아니다. 차만 세울 수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나만의 집과 쉼터를 만들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신선한 바람이 살랑거리는 나무 그늘 아래든 청아한 물 흐르는 소리가 감미로운 계곡 근처든 원하는 곳에서 머물 수 있다. 아울러 캠핑보다 간편하다. 캠핑은 텐트 치는 게 큰일인데 차박은 차에서 해결하니까 자리를 펴고 접는 게 훨씬 수월하다. 그래서 이동에 부담이 없다. 매일매일 다른 곳으로 옮겨 다니며 멋지고 아름다운 곳을 찾아 유유자적하게 유랑할 수 있다.

의자와 테이블, 파워 플레이트는 제이디아웃도어의 미니멀웍스, 컵과 접시, 주전자는 넬슨스포츠의 GSI

다만 국립공원이나 시립·도립·군립공원, 국유림 임도, 사유지에서 캠핑하는 건 불법이다. 휴게소 주차장에서 간단히 식사나 하자고 취사하는 차박러도 있는데, 안 된다. 휴게소에서 화기를 사용하는 건 불법이다. 정식 캠핑장이 아니라면 취사는 하지 말자. 화재의 위험을 무릅쓸 이유가 없다. 바비큐 그릴이나 화로도 마찬가지다. 정식 캠핑장에서만 꺼내는 게 도리다. 물론 쓰레기도 모두 챙겨와야 한다. 최소한 해당 지역의 종량제 봉투를 사서라도 꼭 처리해야 한다.

차박의 성지로 꼽히는 곳은 강원도 강릉의 안반데기 마을과 충남 태안 몽산포 해수욕장,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주상절리 등이 있다. 충북 충주 비내섬도 차박러들의 필수 코스로 손꼽혔지만 6월부터 충주시가 비내섬 출입을 차단했다. 차박 및 캠핑을 위해 드나드는 사람이 급속도로 늘어나자 충주시가 자연 훼손을 우려해 취한 조치다.

차박할 장소를 잡을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건 화장실이다. 근처에 공중화장실이 있는지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초보 차박러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곳은 해수욕장 부근이다. 공중화장실이 없는 해수욕장은 거의 없다. 단, 겨울엔 공중화장실을 잠시 폐쇄하는 해수욕장도 있으니 반드시 직접 확인해야 한다.

폼 패드와 코튼 침낭은 넬슨스포츠의 빅아그네스

잠도 잘 자야 한다. 창문을 꼭 닫고 자면 일산화탄소에 중독될 수 있다. 창문을 살짝 열고 자고,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챙겨야 안전하다. 에어컨이나 히터를 튼다고 자는 내내 차 시동을 걸어놓고 있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공회전을 오래 하면 엔진에 상당한 부하가 걸린다. 더불어 유로 6 수준의 자동차라도 배기가스는 자연에 해롭다. 겨울엔 무시동 히터를 설치하거나 파워뱅크를 마련해 온열 매트를 깔면 된다. 여름엔 이동식 에어컨이 있다.

모든 준비를 마쳤다면 어디든 떠나면 된다. 경차라고 주저할 필요도 없다. 생각보다 간편하고 기대보다 아늑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비 내린다고 차박을 미룰 이유도 없다. 지붕 위로 들리는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는 작은 공간을 낭만으로 가득 채운다. 비 오는 날엔 일부러 차박을 떠난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물론 차박에 정답은 없다. 마음이 움직이는 그때 그냥 떠나면 된다.

장소 협조 : 중랑캠핑장


경차 평탄화, 간단하지?

1. 앞좌석을 앞으로 끝까지 밀고 등받이도 앞으로 최대한 숙인다. 뒷좌석도 앞으로 완전히 접는다. 이때 뒷좌석 헤드레스트를 최대한 뽑는 게 포인트다. 그래야 뒷좌석이 좀 더 평평하게 접히고 놀이 매트도 보다 확실히 받칠 수 있다.

2. 놀이 매트에는 나무 합판이 들어간다. 기대보다 견고하다. 설치도 간편하다. 앞좌석 헤드레스트 아래쪽에 끈을 걸어 매달면 끝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평탄화다. 양쪽 헤드레스트에 건 끈의 길이를 조절해 평평하게 균형을 맞춰야 한다.

3. 평탄화한 바닥에는 제일 먼저 쿠션감이 있는 매트를 깔아야 한다. 그 위에 이불이나 침낭을 깔아야 편하고 안락한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서는 빅아그네스의 써드 디그리 폼 패드를 깔았는데, 발포 매트나 에어 매트도 많이 사용한다.

4. 이불과 담요, 침낭 등을 올리고 분위기 있는 소품을 더해 장식까지 마치면 차박 준비는 끝난다. 이렇게 간단하게 평탄화하면 실내 높이를 최대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 앞좌석 공간까지 활용할 수 없어 키가 크면 잠자리가 불편할 수 있다.




 기아 모닝 어반, 경차도 안전이 중요하다

이번에 경차 차박을 함께한 차는 기아 모닝 어반이다. 지난 5월에 출시한 신형으로 3세대 모닝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부분변경 모델도 완전변경급으로 매만져 내놓는데 신형 모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모양과 구성을 조금 다듬은 앞뒤 범퍼와 헤드램프 주변에 들어간 새로운 스타일의 주간주행등 정도가 눈에 띄는 변화다. 엔진은 카파 1.0에서 스마트스트림 G 1.0으로 바뀌었다. 이름은 달라도 신형 엔진은 아니다. 개선형이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전과 동일한 76마력, 9.7kg·m다. 다만 연료효율이 향상됐다. 연비가 복합 기준으로 0.3km/ℓ 올라간 15.7km/ℓ다.

주행감 역시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낮은 출력 때문에 가속감이 부족하고 코너에서 롤도 적잖이 발생하지만 경차라는 장르의 한계를 생각하면 이해할 만하다. 주목할 점은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같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경차 최초로 적용했다는 점이다. 경차는 정해진 규격 안에서 최대한의 공간을 만들어내다 보니 보닛이 짧고 트렁크 해치도어와 뒷좌석의 간격이 굉장히 가깝다. 안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러한 안전 보조 장치는 경차에 오히려 더 필요하다. 작은 차라고 안전에서 소외되면 안 된다.



CREDIT
EDITOR : 고정식   PHOTO : 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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