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클래식의 미덕, 로얄 알로이 GP125

조회수 2020. 6. 10. 16: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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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클래식의 미덕, 로얄 알로이 GP125

ROYAL ALLOY GP125

클래식 스쿠터의 미덕은 무엇일까? 고성능? 첨단기능? 다양한 편의장비? 적어도 클래식 스쿠터라면 이런 관점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조금 느리고 조금 불편해도 멋이 최우선 가치인 사람이라면 한번 관심 가져 봐도 좋을 GP125를 소개한다


로얄알로이 GP125는 1970년대 그랑프리 125를 그대로 복각해 요즘 엔진을 넣어 만드는 클래식 스쿠터다. 모델명도 그랑프리에서 따온 약자를 사용한다. 디자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클래식 스쿠터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길가에 서 있으면 한 번 더 눈이 가는 그런 예쁨이 있는 디자인이다. 마치 오리 부리처럼 삐죽 튀어나와서 고정된 프런트 펜더는 귀여운 느낌과 독특한 매력을 어필한다. 개인적으로 GP125 디자인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은 껑충하게 높은 차체다. 지상고가 무려 330mm다. 스쿠터의 하체가 앞에서부터 리어까지 일자로 연결되고 그 아래 랜딩기어처럼 내려온 바퀴가 노면에 닿아있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좌)헤드라이트 상단에 슬그머니 LED포지션 램프가 장식되어있다/(우)고전적인 형태 안에 LED로 세련되게 꾸민 브레이크 램프


GP125는 복각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고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옛날 방식이란 것, 언뜻 생각하면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옛날 방식으로 오늘날에 만들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제조 단가다. GP125는 차체를 플라스틱이 아닌 철판으로 만들었다. 철은 재료 자체가 비싸기도 하고 원하는 모양대로 가공이 어려워서 가공비가 많이 드는 데다 녹이 잘 스는 재질로 페인팅 전에 부식방지 처리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스쿠터들이 못생긴 강철 파이프 프레임에 플라스틱 커버로 모양을 내는 것이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철판으로 만들어야지 방패 카울부터 센터플로어까지 한 판으로 이어지는 옛 디자인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 그것이 GP125의 우아한 옆태의 비결이다. 물론 무작정 옛날에 매달려있는 것은 아니다. LED 포지션램프와 방향지시등을 사용하는 등 클래식의 틀 안에서 나름 현대적인 요소도 더해 클래식한 느낌은 살리고 올드한 느낌은 지우고 있다.

고전적인 운동성능

물론 옛날 방식으로 만들었을 때 생기는 단점도 있다. 우선 차량의 구조 설계와 운동성능 역시 그 시절 스쿠터가 바탕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생김새뿐만 아니라 성능도 고전적이다. 최신의 고성능 125cc 스쿠터들에 비하면 출발 가속부터 꽤 느긋하다. 온통 철로 만들어진 차체라 무게가 제법 나가는 엔진 공랭방식에 9.6마력이니 당연한 결과다. 원심클러치가 붙는 시점도 늦고 반응도 빠르지 않다. 게다가 저속에서의 핸들링은 썩 자연스럽지 못하다. 바이크를 기울이기 시작할 때 차가 반대로 서려는 것 같은 반발력이 느껴져 신경 쓰였다. 정도가 심한 것은 아니고 금세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지만 초반에는 약간 어색하게 다가왔다. 이렇듯 저속에서의 운동성능은 요즘 125cc스쿠터를 생각하고 접근하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하지만 반대로 진짜 올드 모델과 비교하면 어떨까? 수동변속기 대신 자동변속기가 내장되어있고 진동도, 소음도 적다. 시동도 한방에 잘 걸린다. 엔진 출력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꽤 괜찮다가도 또 아쉬울 수 있다. 물론 주행성능에 대한 부족함은 로얄알로이도 이미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181cc로 배기량을 키우고 공랭이 아닌 수랭으로 고출력을 내는 GP200이 준비되어있으니까. 125모델보다 최고 출력이 두 배인 만큼 출력의 갈증은 확실히 풀어 줄 것이다.

(좌)전면의 다양한 로고들. 절반만 두고 떼어버리고 싶다/(우)넓은 사이드 페어링. 커버만 벗겨 내면 차량 내부에 접근할 수 있어 정비하기가 수월하다


(좌)시트와 컬러를 맞춰서 순정 그립도 붉은 색이 적용되었다

일보 후퇴 일보 전진

저속에서의 아쉬운 주행성능에 반해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꽤 만족스러운 주행을 할 수 있었다. 우선 노면의 충격이 쇽업소버와 프레임에서 고르게 흡수된다. 여기에 묵직한 차체가 주는 안정감도 더해진다. 기본적으로 서스펜션 세팅은 탄탄하다. 만약 차체가 가벼웠다면 그냥 딱딱했을 텐데 GP125는 묵직한 무게 덕분인지 탄탄하게 느껴졌다. 저속에서는 아무래도 차량의 세팅이 토크를 내기 위한 세팅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가속의 경쾌함이 더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실제로 주행 중 토크는 충분했다. 가파르기로 유명한 이태원 해방촌 언덕길에서 성인 두 명과 짐까지, 총 160kg 넘는 무게를 태우고도 무리 없이 올라갔다. 일부러 중간에 세웠다가 출발해보기도 했는데 속도가 더디게 붙긴 했지만 출발에는 문제가 없었을 정도다.

(좌)프런트 쇽은 링크방식을 사용하며 3피스톤 캘리퍼는 중앙은 리어브레이크와 연결되어 있고 위 아래는 프런트 브레이크에 각각 연결되어 있다/(우)시트는 운전자와 탠덤이 분리된 형태다


독특한 서스펜션구조

링크 방식을 쓰는 프런트 쇽은 GP125의 큰 특징이다. 구조상 뒤쪽에서 앞으로 미는 하중이동에는 서스펜션이 눌리지 않고 아래에서 위로 오는 충격에만 움직인다. 일반적인 스쿠터는 제동 시 프런트 서스펜션이 눌리며 차량이 앞쪽으로 기우는 노즈다운 현상이 생기지만 GP125는 노즈다운이 없고 충격에 의해서만 서스펜션이 압축된다. 덕분에 제동 시에도 차체를 훨씬 안정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브레이크는 의외로 만족스러웠다. 리어 브레이크가 프런트와 함께 작동되는 연동식 브레이크를 채택하고 있다. 그래서 왼쪽 레버를 잡는 것만으로 꽤 강력한 제동력을 보여준다. 여기서 링크타입의 프런트 쇽의 장점이 다시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연동브레이크를 사용하는 바이크들이 리어만 잡아도 프런트 포크가 주저앉기 때문에 제동하는 감각이 어색한데 GP125는 자세변화가 없이 그냥 선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제동 중 앞바퀴에 요철을 만났을 때 서스펜션이 이미 주저 않은 상태로 요철을 맞이해 바로 한계까지 쳐버리는 텔레스코픽 방식과 달리 프런트가 주저앉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원래 가진 작동 폭을 전부 사용해서 요철을 처리할 수 있다. 그럼 이 좋은 방식을 왜 요즘에는 쓰지 않는 걸까? 사실 이유는 단순하다. 구조가 복잡한 만큼 제조 단가가 비싸고 무게도 무겁다.

텔레스코픽 서스펜션은 가볍고 간결한 구조에 직관적인 서스펜션의 움직임, 그리고 저렴한 제조원가로 널리 사랑받는 것이다. 하지만 GP 125는 오리지널의 디자인을 최대한 복각하기 위해 서스펜션 방식도 그대로 채택했다. 덕분에 의외의 장점이 또 하나 있다. 다름 아닌 좌우의 프런트 쇽에 가해지는 초기하중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쿠터 중에 순정 상태로 프런트 프리로드 조절이 가능한 모델은 상당히 드물다.

많은 단점보다 큰 장점 하나

사실 GP125의 장,단점을 이야기해보라고 하면 아마 장점보다는 단점을 찾는 게 더 쉬울 것이다. 하지만 단 하나의 장점이 모든 단점을 덮어 버릴 만큼 강력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스쿠터 중에서 가장 클래식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면서 신차로 출고할 수 있다’이며 이를 짧게 줄이면 ‘예쁘다’가 된다. 이 하나의 장점이 가진 힘은 상당히 크며, 클래식 스쿠터라면 꼭 갖추어야 할 미덕이다. 아마도 여기까지 글을 따라왔으면 이 의견에 공감하는 사람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반세기를 넘어 여전히 사람을 홀리는 디자인이라니 그 시공간의 초월이 놀라울 뿐이다.



ROYAL ALLOY GP125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단기통OHC 2밸브    보어×스트로크 미발표    배기량 124.6cc    압축비 10.5:1    최고출력 9.6ps/7,500rpm    최대 토크 9.2Nm / 7,000rpm    시동방식 셀프스타터    연료 공급 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    연료탱크 용량 11ℓ   변속기 V벨트    서스펜션 (F) 더블쇽 링크 (R) 유닛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110/70-12 R ()110/70-12    브레이크 (F)싱글 디스크 (R)싱글 디스크    휠베이스 1,390mm    시트 높이 770mm    차량 중량 140kg    판매 가격 369만 원

양현용 편집장 (월간 모터바이크) 사진 MB편집부 취재협조 아이모터 코리아 www.i-motorkorea.com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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