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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세단이 없어졌다? 실제로 그랬다

윤지수 입력 2020.03.25 17: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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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 세단 중 가장 최신 모델인 현대 아반떼

바야흐로 SUV 시대다. 전 세계적인 SUV 광풍이 불면서 자동차 제조사 역시 SUV 제품군 늘리기에 혈안이다. 우리나라 시장만 보아도 지난 20년간 SUV 선택지가 다섯 배나 늘었을 정도다. 그렇다면 반대로 세단 시장은 어떨까?

글 윤지수 기자, 사진 각 제조사

당연히 세단 시장은 팍 쪼그라들었다. SUV 인기와 더불어, 제조사도 SUV 마진이 높기에 세단은 단종 시키고 그 자리에 SUV 채워 넣기에 바빴다. 10년 사이 세단 시장이 얼마나 줄었는지 살펴봤다.

2010년 우리나라에서 13만5,735대 판매고를 올려 승용차 판매 1위로 올라선 현대 쏘나타

10년 전 - 박 터지는 경쟁의 시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우리에겐 무려 25종의 선택지가 있었다. 국내 5개사 모두 승용차 라인업을 갖추고 있었으며, 준중형, 중형, 준대형 등 인기 시장에서는 각 제조사가 내놓은 가지각색 대표 모델을 비교 선택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현대 엑센트(왼쪽)와 지엠대우 젠트라 X(오른쪽)

지금은 거의 사라져가는 소형차 시장이 10년 전엔 건재했다. 현대자동차는 클릭과 엑센트 두 개 모델, 기아자동차는 프라이드, 지엠대우는 젠트라를 앞세워 각각 경쟁을 펼쳤다. 2010년 한 해 소형차 판매량은 총 2만8,897대. 합리적인 상품성을 원하던 수요를 겨냥했다.

지엠대우 토스카(왼쪽)와 르노삼성 SM5(오른쪽)
현대 쏘나타(왼쪽)와 기아 K5(오른쪽)

준중형, 중형, 준대형 시장은 무려 4파전이 펼쳐졌다. 현대차는 아반떼-i30, 쏘나타, 그랜저 편대를, 기아차는 포르테, K5, K7-오피러스를, 지엠대우는 라세티, 토스카, 알페온, 르노삼성자동차는 SM3, SM5, SM7을 각각 앞세워 경쟁한다. 이때는 세단 한 대 사려면 네 개 브랜드 판매점 순회하며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2010년 한 해 판매량은 준중형 28만4,753대, 중형 31만4,149대, 준대형 9만4,659대다.

쌍용 체어맨 W(왼쪽)와 현대 에쿠스(오른쪽)

심지어 우리나라 세단의 정점, F세그먼트 시장에서도 경쟁이 있었다. 현대 에쿠스에 체어맨 W가 맞서 싸웠다. 2010년 체어맨 W 판매량은 에쿠스(1만4,999대)의 1/3에 불과한 4,664대에 불과했으나, V8 5.0L 엔진과 사륜구동 시스템 등 국내 최고의 세단답게 화려한 장비를 자랑했다.


2019년 우리나라에서 10만3,349대 판매고를 올려 승용차 판매 1위로 올라선 현대 그랜저

2020년 - 라이벌이 없다

2020년 현재 세단이 사고 싶다면, 현대-기아차만 살펴봐도 될 정도다. 수요가 SUV로 이동하고, 제조사 역시 SUV에 전념하면서 세단은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특히 많은 제품군을 보유하기 힘든 쉐보레, 르노삼성, 쌍용차가 그렇다. 선택지는 20종. 참고로 같은 기간 SUV 선택지는 12종에서 27종으로 두 배 이상 훌쩍 늘었다.

쉐보레 볼트 EV

소형차 시장은 전멸. 단지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 EV만 수입 판매 중인 상황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현대 엑센트, 쉐보레 아베오, 르노 클리오가 모두 판매를 중단한 까닭. 지난해 소형차 판매량은 수입차를 빼고 총 4,107대에 불과했다.

기아 K3(왼쪽), 현대 아반떼(가운데), 현대 아이오닉(오른쪽)

준중형, 준대형 세단 시장은 경쟁이 사라졌다. 쉐보레는 비싼 가격으로 내놓았던 크루즈를 일찍이 단종 시켜버렸고, 르노삼성은 늙은 SM3(2009년 출시)를 끝끝내 놓아주었다. 단지 전기차인 SM3 Z.E.만 판매 중인 상황이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아반떼, 아이오닉, 벨로스터, i30, K3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해 경쟁 상대 빈자리를 채웠다. 그럼에도 2019년 준중형차 판매량은 10만9,571대로 2010년 28만 여대에서 확 줄었다.

기아 K7(왼쪽), 현대 그랜저(오른쪽)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도 수입 판매하던 쉐보레 임팔라 단종, 그리고 르노삼성 SM7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며 현대 그랜저와 기아 K7만 남았다. 그러나 판매량은 도리어 훌쩍 뛴다. 2019년 한 해 동안 총 16만2,989대의 준대형 세단이 팔려나가, 2010년 9만4,659대 성적을 넘어섰다. 선택지는 줄었으나, 세단 주력 시장이 고급 준대형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또렷했다.

현대 쏘나타(왼쪽)와 르노삼성 SM6(오른쪽)
기아 K5(왼쪽)와 쉐보레 말리부(오른쪽)

중형 세단 시장에서만큼은 국내 4개사가 모두 신차를 판매 중이다. 현대 쏘나타, 기아 K5, 쉐보레 말리부, 르노삼성 SM6가 그 주인공. 과거 국내 최대 시장을 이끌었던 ‘2.0 중형 세단’의 후예인 만큼 브랜드 대표 모델로서 지금까지 모두 살아남았다. 2019년 중형 세단 판매는 17만1,344대. 9년 전 31만여 대보다 많이 줄었으나, 여전히 수요가 또렷해 포기하기 힘든 시장이다.

기아 K9(왼쪽)과 제네시스 G90 L(오른쪽)

마지막으로 F-세그먼트 대형 세단 시장은 체어맨이 사라지면서 제네시스 G90과 기아 K9의 한 집안 경쟁으로 압축됐다. 더욱이 G90과 K9은 서열 정리가 확실해, 옛날처럼 브랜드 자존심을 건 플래그십 세단 경쟁은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세단 전체 판매도 선택지 개수처럼 줄었을까? 2020년 전체 판매는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2019년과 2009년 세단 판매량을 직접 비교해봤다. 그 결과 2009년 세단 판매는 총 89만7,075대, 2019년 세단 판매는 65만2,605대로 무려 24만4,470대나 줄었다. 반면 SUV는 같은 기간 24만5,862대에서 57만7,033대로 늘었다. 아직은 세단 판매가 더 많지만 순위가 뒤집힐 날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 SUV 선택지 확장 기사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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