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매거진-MATCH> 제네시스 GV80 VS 볼보 XC90 (2)

조회수 2020. 3. 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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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스웨덴의 프리미엄이 도시에서 마주쳤다. 공교롭게도 둘 다 대형 SUV고, 가격마저 비슷하다. 다른 것은 디자인과 럭셔리의 품격, 그리고 엔진. 과연 이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글 | 유일한, 안진욱    사진 | 최재혁


(1)에서 이어집니다.

6기통 VS 4기통

두 모델에서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 바로 엔진을 포함한 파워트레인일 것이다. 볼보는 ‘전기차 시대로의 진입’을 빠르게 선언하면서 이제 더 이상 4기통을 초과하는 엔진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도 그 결단 시기는 조금 늦었지만 전기차, 또는 수소차 시대로 진입할 것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지금 탑재하고 있는 엔진이 내연기관의 마지막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물론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GV80에 탑재하는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은 처음에는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직렬 6기통은 그 자체로도 일반적인 V6 엔진보다 매끄럽게 회전하니 그만큼 진동도 적고 재빠르면서도 직관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아니면 비교 대상이 상당히 위에 있었던 것일까. BMW의 직렬 6기통에서 느껴졌던 매끄러운 반응은 GV80에서는 거의 느낄 수 없다. 아마도 직렬 6기통 엔진 제작 기술이 축적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리라.

그래도 V6 엔진보다는 반응이 좋고 좀 더 깔끔하다는 느낌이 전달된다. 그리고 차체 크기와 무게를 생각하면 가속 감각도 답답함은 없다. 주행 중 생각보다는 꽤 묵직한 느낌이 전달되는데, 과장을 좀 더 보태자면 무거운 장갑차가 달리는 느낌까지도 난다. 바닥에 깔리면서 안정적으로 달리는 느낌은 아마도 프리미엄 SUV를 찾는 고객들이 많이 요구하는 사항이 아닌가 싶다. SUV를 스포츠카처럼 과격하게 운전할 사람들은 적을 테니 말이다.



XC90에 탑재된 4기통 엔진에서는 아무래도 6기통보다는 약간 더 거친 감각이 전해진다. 시승차가 휘발유 모델로 준비되어서 직관적인 비교는 불가능했지만, 이전에 디젤 모델을 탑승한 감각을 되살려보면 그렇다. 그렇다 해도 엔진 회전을 낮추고 도심에서 평범하게 운전한다면 거친 느낌은 잘 전달되지 않는다. ‘4기통 엔진으로도 이 덩치를 끌고 가기에는 충분하다’는 볼보의 자신감이 살짝 보이는 것 같다.

가속을 해 보면 GV80보다 차체가 가볍게 느껴진다. 묵직한 느낌이 약간 적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주행 중 차체가 뜰 것 같고 불안함이 느껴지는 그런 정도는 절대 아니다. 볼보의 특색을 크게 내세우지는 않지만 운전자가 달리고자 할 때는 힘을 내 주고, 터보랙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가솔린 엔진은 터보차저에 슈퍼차저가 더해져 있어 랙이 적고, 디젤 엔진은 2 스테이지 터보 시스템과 파워펄스(PowerPulse)를 이용해 빠른 반응을 이끌어낸다.



승차감 면에서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탑재한 GV80가 좀 더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주행 중에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직관적으로 노면의 상황을 알려오는 XC90가 더 낫다고 생각될 정도. 단, 과속방지턱이 많은 구간에서는 넘는 순간 느껴지는 충격이 조금 덜한 GV80가 약간 유리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자신이 평소 운전하는 도로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비교가 가능할 것 같다.

장거리 주행에서 운전자를 보조하는 ADAS 시스템은 막상막하. 그래도 조금 더 깊게 파고들면, 여기서는 GV80가 좀 더 유리하다. 고속도로에서 자동으로 반응하여 주행 속도를 제어하며, 방향지시등을 켜면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기도 한다. 문제는 차선 변경의 경우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것이다. 왜 이 기능을 넣었는지 모를 정도로 비효율적이다. 카카오와 협업했다는 음성명령은 아직까지는 많은 학습이 필요할 것 같다.



Ahn’s Comment

최신의 볼보는 예뻐진 만큼 주행감각도 훌륭해졌다. 배기량 대비 가속력도 매콤하고 소음 차단 하는 실력도 준수하다. 시승차는 가솔린이지만 디젤 모델도 얌전하다. 서스펜션 세팅은 단단한데 승차감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으로 하체를 조였다. 차고가 높음에도 좌우롤링이 심하지 않고 하중 이동도 자연스럽다. 브레이크스티어, 혹은 노즈다이브 현상을 잘 억제해 놓고 고속에서 강한 제동이 연거푸 들어가도 지치지 않을 만큼 기본기가 탄탄하다.

6기통 디젤 엔진을 단 GV80를 몰아본다. 생각보다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운전자에게 전해진다. 새 차라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심해지면 더 심해졌지 온순해지진 않을 것이다. 가속력도 최대토크 수치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 댐퍼 스트로크는 길고 댐핑압은 약해 차가 꿀렁꿀렁거리며 달린다. 왜 유럽산 SUV가 아닌 미국산 SUV를 지향했을까? 아무래도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세팅일 것이다. 또한 럭셔리 SUV가 되고 싶다면 풍절음을 빨리 잡아야 할 것이다. 차고가 세단 보다 좀 높아졌다고 A필러 쪽 소음을 잡지 못하면 위쪽 세계로 진출하기 힘들다. 럭셔리 브랜드에서 기본기는 옵션이 아니다.



결론

GV80와 XC90를 교대로 시승하면서 느꼈던 것은 어느 쪽이 절대적인 우위에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젊으면서도 중후한 맛을 원해서 혹은 국산차라는 이유로 GV80를 선택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간결함의 극에 달한 모습, 혹은 안전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XC90를 선택할 것이다. 물론 엔진 배기량에 따라 결정될 수도 있다. 그래서 누가 우위에 있다기 보다는, 자동차를 선택하게 될 운전자가 중시하는 방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두 모델은 누가 우위에 있다기 보다는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좀 더 풍부하게 넓혀줄 디딤돌이 될 것이다. 그리고 국내 브랜드에서 이러한 프리미엄 SUV를 드디어 만들었다는 점에서 비교 대상을 두게 하고 수입 브랜드들이 가격을 함부로 결정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과연 어떤 전쟁이 벌어지게 될 것인지, 앞으로가 더 흥미진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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