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프리미엄 슈퍼커브가 왔다. 혼다 C125

조회수 2020. 2. 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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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슈퍼커브 C125가 드디어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도입되었다. C125는 혼다 모터사이클의 시작점인 1958년 오리지널 커브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오늘날의 기술로 담아낸 프리미엄 소형 모터사이클이다.

혼다 C125를 처음 타본 것은 지난 5월 미국에서다. 우연한 기회에 10분 남짓 도로를 달렸던 게 전부였다. 당시에는 한국에 정식으로 들어오지 않던 모델이었기에 C125를 타볼 수 있다는 생각에 어린아이처럼 신나했다. 이 조그만 오토바이가 뭐라고 그렇게 신났는지 모르겠다. 퍼포먼스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의외로 박력 있는 배기음과 엔진 필링에 새로운 매력을 맛봤던 것이 기억난다. 이제야 제대로 테스트할 수 있게 되었다.

오리지널 디자인

새로운 혼다 C125의 디자인은 커브 원형 모델을 빼닮았다. 갈매기 모양의 핸들바 커버와 동그란 원형 헤드라이트 그 아래 큼직한 크롬 장식까지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승 하차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프레임이 아래로 쳐진 형태는 언더본 바이크의 특징이지만 원조 모델답게 군더더기 없는 몸매가 명불허전이다.  페어링 디자인에 의외로 각이 살아있다. 레그 실드가 좁고 날씬하게 표현되었다. 리어 캐리어나 투톤으로 처리된 리어쇽처럼 오리지널 모델에서 이어온 디테일을 볼 수 있다. 

메인 디자인 터치가 고전 모델의 요소에서 따왔다면 세부 묘사에서는 현대적인 터치가 묻어난다. 개인적으로는 뒤쪽 방향지시등 디테일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이 작은 바이크에 멋이란 걸 낸 것이 무척 반가웠다. 절삭 가공으로 멋을 낸 휠과 액세서리 파츠를 붙인 엔진 커버까지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엿보인다.

원형 헤드라이트에 적용된 LED 포지션 램프 
혼다 모터사이클 클래식 윙 마크가 인상적이다
고급스럽게 디테일을 표현한 리어 램프와 리어 턴 시그널 램프. 모두 LED다
클래식하면서도 단출한 리어 트윈 쇽 
진지하지 않아서 좋다

밝고 산뜻한 레드 컬러 싱글 시트가 라이더를 반긴다. 마치 커브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듯 말이다. 1958년에 C100을 처음 본 사람들이 느꼈을 법한 감정이 이런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스쳤다. C125는 스마트키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PCX125 등에서도 쓰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라이더가 키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다이얼을 돌려 조작한다. 시승하는 내내 편하게 시동을 켜고 끌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은 앤서-백 answer-back  기능이다. 시동을 끈 후 라이더가 멀어지면 바이크가 삑삑 비프음을 내며 턴 시그널 램프를 깜빡하는 것이 바이크와 교감하는 느낌이다. 

스마트키 시스템을 채용한 이그니션
디지털과 아날로그로 표현한 계기반은 간결하고 직관적이다

시트는 형상이 잘 다듬어져 있어 발을 내릴 때 편안하고 땅에 발을 딛고 있을 때 다리 안쪽의 감촉이 좋다. 이 조그만 것에도 인체공학 디자인을 투입한 꼼꼼함이란.  시트고는 슈퍼커브 110보다 40mm나 높은 780mm이다.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지만 커브 110에 익숙해서인지 차이가 확 느껴진다. 


버튼을 눌러 공구함을 열 수 있다. 심지어 작동감이 무척 고상하다

반면 라이딩 포지션은 컴팩트하다. 의자에 앉아서 양손을 무릎 위로 뻗는 자세로 아마 초기 라이딩 포지션을 복각한 듯하다. 무게 중심이 잘 맞아떨어져서 바이크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시동을 걸면 125 엔진의 낮고 귀엽게 작고 도톰한 엔진음이 퍼진다. 박력 있으면서도 진지하지 않은 느낌이랄까. 속도가 붙어가며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C125는 프리미엄 125cc 클래스에 맞게 완전히 새로운 엔진을 채용했다. 그래서일까 엔진 필링은 꽤 풍부하면서도 명료하다. 125cc 엔진과 110cc 엔진의 차이는 고작 15cc이지만 결이 완전히 다르다.



속도가 붙어가는 과정이 무척 매끈하고 부드럽다. 기어 조작감이나 기어비도 적당하다. 기어가 들어갈 때 레버가 깊게 밟히고 하나하나 매끈하고 명확하게 밟힌다. 깊숙이 들어가서 착 붙는 느낌이 매뉴얼 바이크에서 느낄 수 있는 기계적인 조작감이다. 슈퍼커브 110이 상용을 고려해 기어비를 짧게 해 초반 힘찬 주행을 가능한 반면 일상 주행에서 거슬리는 게 있었는데 C125에는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다. 계기반상으로 50km/h까지 1단으로 주행해도 될 만큼 폭이 커졌다. 그리고 속도가 붙어가는 과정이 재미있다. 부드럽게 회전을 올리기 시작해 크루징 속도에 도달하는데 작은 엔진에서 나오는 당돌한 느낌이 꽤 기분이 좋다. 아무래도 110 엔진은 속도가 붙었을 때나 언덕길일 때 쥐어짜는 게 있는데 C125는 이 지점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6~70km/h로 크루징하며 경치 구경을 하는 것이었다. 도톰해진 엔진 필링을 즐기며 붉게 노을 진 한강 다리를 건널 때 감성은 기존의 슈퍼커브 110에서 느끼지 못한 것이다.

엔진 커버에 액세서리 파츠를 붙여 멋을 내면서도 엔진을 보호하도록 설계되었다. 스텝은 고무 패킹이 적용되어 잔진동을 막아준다 

달리는 것만큼이나 정차할 때의 감성도 마음에 든다. 우선 레버의 조작감이 좋다. 부드럽게 움직이고 라이더가 의도한 만큼의 입력 값을 만들어 준다. 제동력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리어 브레이크가 드럼 타입이며 ABS가 개입하지 않고 ABS는 오직 전륜에만 개입한다. 서스펜션은 클래스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차체 무게와 달리기 성능에 적절한 피드백으로 만족감을 주었다.



일상에서 커브 스타일

주유할 때의 일이다. 바이크를 세우니 주유소 종업원이 고급유 넣는 거냐고 물어본다. 그동안 슈퍼커브 110을 타면서 단 한차례도 없었던 일이다. 그의 눈에도 커브 110과 C125의 차이가 느껴지나 보다. 누군가는 C125를 두고 혼다 커브 시리즈 60년의 역사를 읊어댈 것이고, 누군가는 1억 대 이상 판매된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모빌리티라는 점에서 커브의 가치를 평가할 것이다. 물론 둘 다 맞는 말이고, 나 역시 그래서 커브를 좋아한다. 하지만 우리가 C125를 바라보며 굳이 진지해질 필요가 있을까 싶다. 단순하게 세련된 커브, 스타일리시한 언더본, 프리미엄 소형 모터사이클로 바라만 보더라도 충분히 설득력 있는 바이크가 아닐까? 클래식 디자인에 신뢰도 높은 내구성과 완성도를 갖추고 있고 ABS, 스마트키, LED 등화류, 전용 액세서리 파츠 적용 등을 나열해 놓고 보더라도 꽤 상품성이 높다. 그동안 병행수입으로만 국내에 판매되며 500만 원 이상의 높은 가격에 판매되었는데 국내 공식 가격이 465만 원으로 정해지며 가격 경쟁력도 갖추었다. 이거 무척 진지하게 고민된다.



HONDA C125

엔진형식  공랭 OHC 단기통    보어×스트로크  미발표    배기량  125cc    압축비  미발표     최고출력  9.7hp / 7,500rpm    최대토크  10.7Nm / 5,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3.7ℓ    변속기  4단 자동원심식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정립 (R)트윈쇽    타이어사이즈  (F)70/90 17 (R)80/90 17     브레이크  (F)싱글디스크 (R)드럼디스크    전장×전폭×전고  1,915×705×1,000    휠 베이스  미발표    시트높이  780mm     건조중량  110kg    판매가격  465만 원


이민우 수석기자 (월간 모터바이크)  사진 이민우/ 조건희   취재협조 혼다코리아 www.honda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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