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는 삶의 비타민 - 할리데이비슨 여성 라이더 김래경

조회수 2020. 3. 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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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카페레이서에서 만나요.” 그녀가 자주 간다는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멋지게 바이크를 타고 등장하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약속한 날 하필 봄비가 내린 탓에 바이크는 두고 오기로 했다. 하지만 가죽재킷과 손에 들린 헬멧은 라이더임을 잊지 않게 했다. 그녀의 할리데이비슨 스토리를 들어보자.



저는 김래경이라고 합니다. 서울 마포구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2018년 소프테일 스트리트 밥을 타고 있습니다. 직업은 편집디자이너입니다. 바이크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예전에 다니던 회사의 오너가 할리 데이비슨 포티에잇을 타고 있었어요. 혼자 타기 심심하셨는지 하루는 저에게 바이크를 가르쳐주셨어요. 뒷자리에 앉아 가볍게 회사 근처를 돌아다녔는데 그때 느껴지는 바람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한 번 맛을 보고 나니 자연스럽게 바이크의 세계로 입문하게 되었죠.

ⓒ 안양동사진관 손병철
스포스터, 그리고 소프테일

저의 첫 할리데이비슨은 883 아이언이었어요. 1년 정도 타다가, 포티에잇으로 바꾸었죠. 그 뒤로 3년 정도 즐기다가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모델을 찾던 중 스트리트 밥을 선택하게 됐어요. 아무래도 첫 입문이 할리데이비슨이라 다음 모터사이클도 할리데이비슨이 당연하게 여겨진 것 같아요. 중간에 슈퍼바이크에도 도전해봤지만 저랑은 잘 안 맞더라고요.

스포스터는 이름처럼 스포티하게 타는 즐거움이 있었는데, 스트리트밥은 포티에잇보다 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배기량에서 오는 넘치는 힘으로 여유롭게 달릴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특히 작은 체구인 저의 체격 조건에서 잘 맞는 모델이에요. 주위에서는 신기하게 보는 편이에요. 키 161cm의 여자가 큰 바이크를 다루니까요. 처음에는 저도 힘들었죠. 바이크가 무게가 많이 나가는 모델이다 보니 부담이 있었지만 적응을 하다 보니 요령이 생기더군요. 열정과 의지가 있으면 장벽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원래 성격이 외향적이지 않아요. 오히려 소극적인 면이 있는 것 같고, 낯도 많이 가리는 편이죠. 그런데 할리데이비슨을 접하고 그런 저의 성향이 완전히 바뀌었죠. 친구들도 제가 바이크를 탄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다들 의아해 했어요. 그런데 바이크를 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밝은 면으로 변한 것 같아요. 제가 모르던 삶의 일부분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할리데이비슨이 제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셈이네요.


삶의 비타민

편집디자인이라는 일의 특성상 마감 기간이 되면 몰아서 작업을 끝내고 생기는 황금 같은 휴가 시간이 돌아오는데, 그 때가 되면 주변 친구들을 호출하죠. 다들 직장인이라서 멀리 떠날 수는 없어도 가까운 곳으로 함께 라이딩하고 있어요. 만나서 밥을 먹든, 커피를 마시든 바이크를 끌고 함께 라이딩 한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바이크를 타면서 제일 좋은 건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의 변화를 얼굴로 지나가는 바람에서 느낄 수 있다는 거에요. 귀 밑에서 흐르는 따뜻한 바람, 이건 라이더가 아니면 느낄 수 없을걸요. 요즘은 RSG 나 백야드 빌더 등의 서울 지역 라이딩 스팟을 많이 방문하고 있어요. 이 곳 카페레이서도 종종 찾아오는 사랑방 같은 곳이고요.


라이더만 아는 즐거움

예전에 혼자 동해로 라이딩을 떠난 적이 있었어요. 속초 방향으로 열심히 가고 있었는데 어떤 스쿠터가 열심히 따라 오더라고요. 신호 대기 때 옆에 서 보니 스쿠터 운전자가 여성분이었어요. 제가 머리를 흩날리면서 혼자 달리는 모습이 신기해서 따라 오셨다더라고요. 마침 가는 방향이 같아서 그 분과 함께 속초까지 가서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던 경험이 있었어요. 헤어질 때는 서로 “안전 라이딩하세요~”라며 안부 인사도 했고요. 이런 경험은 자동차를 타고는 생길 수 없는 일이잖아요. 그 당시에만 하더라도 여성라이더가 흔치 않은 시기여서 더 신기했던 것 같아요.

라이딩은 혼자일 때도 좋지만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일 때 더 좋은 것 같아요. 달리면서 느끼는 풍경과 날씨, 그 순간들을 친구와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이런 유대감은 라이더가 아니면 느낄 수 없을 거에요. 조금 더 거창하게 말하자면 함께 라이딩을 한다는 것은 서로의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런 유대관계가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요?


글/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harley-korea.com 장소협조 카페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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