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MG] "순종어차부터 포니1까지" 문화재로 지정된 자동차들

조회수 2020. 6. 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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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등록문화재 318호 순종어차(사진=국립고궁박물관)

문화재보호법 1장 2조 - 문화재란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ㆍ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ㆍ예술적ㆍ학술적 또는 경관적 가치가 큰 것을 말한다.

우리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쉽게 문화재를 접하고 있다. 도심 곳곳에 고궁과 박물관이 위치하고, 야외로 나서면 석탑과 불상이 반긴다. 그런데 여기에는 우리가 매일 타는 자동차도 포함되어 있다. 비록 축적된 시간은 짧지만, 역사적ㆍ예술적ㆍ학술적 가치를 지녔기에 문화재청에서 국가 유산으로 지정한 자동차는 무려 9종이나 된다.

# 순종ㆍ순종황후 어차(국가등록문화재 318ㆍ319호)

복원을 마친 국가등록문화재 318호 순종황후 어차 (사진=문화재청)

순종어차와 순종황후어차는 대한민국에 남아있는 자동차 중 가장 오래된 모델로, 2006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순종어차는 1918년식 캐딜락 리무진, 순종황후 어차는 1914년식 다임러 리무진이다.

지금의 자동차가 금속 및 플라스틱 소재로 구성되는 것과 달리, 두 차량의 외판은 목재로 제작됐다. 황실에서 이용된 차량인 만큼, 차량 외부에는 옻칠과 금박 문양이 더해졌고 내부는 오얏꽃이 수놓여진 비단으로 치장됐다.

이와 별개로, 한반도 역사상 처음으로 자동차를 탄 인물은 고종 황제다. 고종도 어차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러일전쟁 시기 분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승만 대통령 의전용 세단(국가등록문화재 396호)

국가등록문화재 396호 이승만 대통령 의전용 세단 (사진=문화재청)

1956년식 캐딜락 플릿우드 62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최초의 대통령 의전 차량이다. 2008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당시 미국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으로부터 기증을 받았으며, 이승만 대통령부터 윤보선 대통령 때까지 이용됐다. 최고출력 230마력의 6.0리터 V8 엔진을 탑재했고,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상 최초로 방탄 기능을 갖추고 있다.

# 박정희 대통령 업무ㆍ의전용 세단(국가등록문화재 397ㆍ398호)

국가등록문화재 397호 박정희 대통령 업무용 세단(사진=문화재청)

박정희 대통령이 이용했던 차량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재됐다. 등재 시점은 2008년으로, 의전용 및 업무용 등 2대로 구분된다.

등록문화재 397호인 박정희 대통령 업무용 세단은 취임 초기 사용된 1960년식 쉐보레 비스케인이다. 직렬 6기통 OHV 엔진이 탑재됐으며, 최고출력은 185마력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는 새마을운동 등 국가재건운동의 상징적인 유물이라는 점이 문화재로 지정됐다.

국가등록문화재 398호 박정희 대통령 의전용 세단 (사진=문화재청)

등록문화재 398호로 등록된 의전용 차량은 1968년식 캐딜락 플릿우드 75이다. 360마력의 7.0리터 V8 엔진이 적용됐으며, 해외 국빈용 의전 차량으로도 이용됐다. 경부고속도로를 최초로 주행한 자동차란 이력이 존재한다.

박 대통령의 캐딜락은 1979년 서거 후 육군본부에서 관리됐다. 이후 1985년 관리 권한이 육군사관학교로 이관됐으며, 현재 육군사관학교 내 육군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 상주 의용소방대 소방차(국가등록문화재 399호)

국가등록문화재 399호 상주 의용소방대 소방차 (사진=문화재청)

상주 의용소방대 소방차는 국내 현존하는 소방차 중 가장 오래된 차량이다. 일본에서 개조된 1933년형 포드 트럭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일제시대부터 서울에서 소방차로 사용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평양까지 올라간 이력도 갖고 있다. 전쟁 이후에는 대구소방서에서 운영됐으며, 1956년 상주로 이관돼 약 20년간 더 운행됐다.

문화재청은 해당 차량이 대한민국 특수차량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2008년 등록문화재 399호로 지정했다.

# 기아 경3륜트럭(국가등록문화재 400호)

국가등록문화재 400호 기아 경3륜트럭 (사진=문화재청)

등록문화재 400호는 기아차 전신인 기아산업에서 만든 소형 트럭 T-600이다. 차륜이 3개였던 탓에 흔히 ‘삼발이’라 불렸고, 공랭식 2기통 엔진 특유의 소리 탓에 ‘딸딸이’라고도 칭했다.

차량은 일본 3륜 트럭 생산업체였던 동양공업(현 마쓰다)과 제휴해 생산한 최초의 국산 상용차다. 작은 차체를 지녔던 만큼, 근거리 화물 수송 목적으로 활용됐으며, 1980년대 중반까지 현역으로 활동했다.

문화재청은 T-600이 내수산업이 활발하던 시기에 등장한 모델이라는 점, 그리고 최초의 국산 트럭이라는 점에서 산업기술사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 신진 퍼블리카(국가등록문화재 401호)

국가등록문화재 401호 신진 퍼블리카(사진=문화재청)

신진 퍼블리카는 국가등록문화재 401호이다. 1967년 대우자동차 전신인 신진자동차가 토요타 퍼블리카를 조립 생산한 모델로, 1971년 단종까지 총 2500대가 생산됐다.

차량은 공랭식 2기통 엔진을 탑재했으며, 높은 연비로 당시 도시 중산층 자가용으로 애용됐다. 연비를 강조했던 ‘연료절약형 승용차’였다는 점, 최초의 국산 경차라는 점이 문화재 등재 배경으로 꼽힌다.

# 현대자동차 포니1(국가등록문화재 553호)

포니는 우리나라는 물론, 현대차 최초의 고유 모델이다. 백중길 씨가 소장한 포니1이 2013년 국가등록문화재 553호로 지정됐다. 생산 원년인 1975년식 모델은 이 차량이 유일했으며,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실제 운행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포니의 외관 디자인은 이탈리아 유명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맡았다. 엔진과 변속기 제조 등 주요 기술도 모두 외국을 통해 도입됐지만, 모두 국내에서 자체적인 조합 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어 아시아 두 번째로 자체 개발 자동차를 보유한 국가로 올라서게 된다.

문화재청은 포니가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자립을 상징하는 차종이라는 점을 문화재 선정 배경으로 꼽았다. 더불어 기술 발전과 ‘마이카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도 획기적인 역할을 한 모델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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