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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최초 쿠페형 SUV는 XM3..쌍용 액티언은 데크가 없다

남현수 입력 2020.05.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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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바람을 타고 파생 모델인 쿠페형 SUV도 인기다. 실용성 보다는 남과는 다른 스타일이 우선인 시대다. 르노삼성 XM3는 국산 최초 쿠페형 SUV다. 쌍용 액티언이 원조라고 알고 있지만, 원칙을 따지면 잘 못 알고 있는 거다. 이유는 이렇다.


르노삼성 XM3

르노삼성 XM3는 쿠페형 SUV다. 쿠페형 SUV는 2000년대 중반 BMW가 최초로 가지치기한 새로운 스타일이다. X5가 잘 팔리니깐 믿고 도전한 장르다. 시작은 세단이었다. 메르세데스 벤츠 CLS는 세단을 쿠페형으로 만들어 대박을 낸 대표 사례다. 이를 벤치마킹한 것이 쿠페형 SUV다.

쿠페형 SUV가 되기 위한 조건은 2가지다.

첫째, 패스트백 루프를 지닐 것

패스트백 루프를 만들기 위해선 누운 D 필러를 가져야 한다. SUV는 통상적으로 실용성이 우선이다. 3열 시트 또는 넓은 트렁크 공간을 위해 D 필러가 필요하다. 3열 승객의 헤드룸과 트렁크 용량을 높이기 위해선 D 필러는 곧추서야 한다. 눕히면 눕힐수록 손해다. 즉, 쿠페형 SUV는 3열 시트는 아예 포기해야 하고, 트렁크 용량 또한 좋을 리 없다. 대신 유려하고 미끄러지는 패스트백 루프라인을 얻을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쿠페형 SUV BMW X6의 패스트백

둘째, 트렁크에 데크가 있을 것

트렁크의 데크는 2박스냐 3박스냐를 나누는 기준이다. 2박스는 해치백이나 정통적인 SUV 또는 상업용 밴이나 MPV를 일컫는 개념이다. 자동차를 박스로 나눌 때 큰 박스 2개로 나눌 수 있단 뜻이다. 3박스는 박스가 3개다. '엔진룸 + 실내공간 + 트렁크'로 구분된다. 이를 다시 데크로 나누면 이렇다. '후드 + 루프 + 트렁크 데크'다. 데크(Deck)는 배의 갑판이란 뜻이다. 평평한 평상 같은 개념이다. 쿠페는 모두 3박스 카다. 고로 트렁크 데크가 있다. 단순히 문짝이 2개라고 쿠페라고 하면 안 된다. 고성능처럼 생겼지만, 트렁크 데크가 없는 폴크스바겐 시로코, 현대 벨로스터는 해치백이다. 트렁크 데크가 없는데 쿠페형 SUV라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GLC 쿠페의 트렁크 데크

메르세데스의 GLC와 GLC 쿠페는 SUV와 SUV 쿠페 구분의 정석을 보여준다. GLC의 루프는 D 필러까지 가는데 수평을 유지한다. 그렇기에 D 필러는 많이 세워졌다. 반면 GLC 쿠페는 C 필러부터 곡선의 변곡점이 생성됐다. 그곳에서 D 필러 끝날 때까지 쉴 새 없이 미끄러지다 데크에서 완만히 끝난다.

BMW X6는 인류 최초의 쿠페형 SUV다. 이런 명제에 태클을 거는 부류가 있다. 쌍용 액티언을 무시하는 처사란 거다. 자 그럼 쌍용 액티언을 보자.

액티언은 데크가 없는 해치백 스타일이다. SUV 쿠페라 부를 수 없다

쌍용 액티언의 D 필러는 한껏 기울여졌다. 패스트백에 가까운 기울기를 가졌다. 루프를 지나 후면으로 떨어지는 라인은 흡사 쿠페에 가깝다. 문제는 너무 갑작스럽게 끝난다는 점이다. 이는 트렁크 데크가 없어서다. 액티언이 쿠페형 SUV가 아닌 이유의 핵심이다. 액티언은 2박스 카다. 트렁크도 해치백 스타일이다. 리어 와이퍼 각도를 맞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턱만 있을 뿐이다.

데크가 없으니 패스트백 루프는 우아함이 단절됐다. 영상 편집 프로그램 파이널 컷에서 영상물의 무빙 속도를 조절할 때 베지어란 기능이 있다. 속도가 빨라지다 마지막에 느려지는 완급 조절 기능이다. 고급스러움을 더하는 편집기술이다. 트렁크 데크가 없는 패스트백은 빨라지다 뚝 떨어지는 토막 난 변칙이다. 여유 없는 어색함이다. 고급스럽다 와는 상반되는 그 무엇이다.

르노삼성 XM3는 국산 최초의 쿠페형 SUV다. 유려한 라인의 패스트백이 있고, 끝나는 지점엔 트렁크 데크가 있다. 라인의 끝머리에 여유가 생기니 한 층 더 부드럽다. 트렁크 데크는 기능적 역할도 대신한다. 바닥의 이물질로 리어 윈도가 오염되는 경우도 줄어든다. 데크에 스포일러를 달아 주행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좌상]카이엔 쿠페 데크 [우상]해치백 스타일의 카이엔 [하단]카이엔 쿠페 데크의 스포일러 기능

지금은 크로스오버 시대다. SUV도 태생적 역할이 퇴색해서 MPV와 같은 용도다. 어찌 보면 액티언도 XM3도 다 같이 크로스오버 범주에 넣어도 된다. 미(美)의 기준은 해석의 나름이다. 액티언도 그 나름대로의 변칙적인 맛과 멋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유구한 정통성으로부터 내려온 본연의 맛과 멋은 알고 해석해야 한다는 점이다. 원재료의 맛을 알 수 없도록 요리한 퓨전은 원재료의 맛을 안 채 맛보았을 때 제대로 된 해석이 가능하다. 앞으로 쌍용 액티언이 SUV 쿠페라고 하면 안되는 주석이다. 쌍용 액티언이 SUV 쿠페의 범주에 들어가면, 수많은 정통 쿠페의 멋이 서려있는 디자인의 맛이 변질된다. XM3가 가진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린 우아함, 스포티함, 크로스오버의 신선함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 자동차 디자인의 오묘한 세계다.

이준호 에디터 carguy@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