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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식이법' 오해와 진실..스쿨존 사고, 운전자 과실 없어도 처벌?

박홍준 입력 2020. 03. 27. 14:49 수정 2020. 03. 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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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민식이법’이 이달 25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쟁이 뜨겁다. 최대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는 처벌 조항이 강화됐고, 그와 별개로 일부 허점도 발견됐기 때문이다. 해당 법안과 관련된 몇 가지 쟁점을 짚어봤다.

# 민식이법, 처벌 강화ㆍ안전장치 마련 묶은 ‘패키지’

흔히 민식이법과 대해 ‘스쿨존 교통사고에 대한 형량 강화‘ 즉, 하나의 특정 법안으로만 알고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민식이법은 크게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특가법) 등에 관한 개정안으로 나뉜다. 2개의 법안을 패키지로 묶어 민식이법으로 통칭할 뿐이다.

구체적으로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스쿨존 안전시설 확충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개정안은 스쿨존에서 발생한 어린이 사망사고에 대한 가중 처벌 조항을 각각 담고 있다. 이미 존재했던 법안에 조항을 신설ㆍ개정해 책임을 무겁게 한 것이다.

먼저 개정된 도로교통법 12조에는 4항과 5항 등이 신설됐다. 4항은 각 지방 경찰청 및 지방정부에 무인 교통단속용 장비 설치를 의무화 하도록 하고 있으며, 5항은 신호등과 안전 표지판, 과속 방지턱, 미끄럼 방지 시설 등 설치를 명시하고 있다.

특가법에서는 신설된 5조 13에는 어린이보호구역 사고 가중처벌 조항을 담고 있다. 이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해야 할 의무(교통사고 특례법 3조 1항)를 위반한 경우, 사망 사고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상해 사고는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 운전자 과실이 없어도 스쿨존 사고 발생 시 무조건 처벌? - “거짓”

운전자 과실이 없어도 스쿨존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민식이법에 따라 무조건 처벌을 받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신설된 특가법은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을 가중 처벌의 전제 조건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민식이법 적용 대상은 어린이 보호구역 규정속도 30km/h 초과 안전운전 의무 소홀 13세 미만 어린이를 죽거나 다치게 한 경우에 해당된다. 이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을 경우 가중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가령 신호 대기를 위해 정차중인 상황에서 어린이가 달려와 자동차에 부딪히거나, 스쿨존에서 30km/h 이하로 방어운전 중 보행 신호를 위반하고 갑작스레 튀어나온 어린이와 충돌했을 경우 민식이법에 의한 처벌요건 성립이 어렵다. 즉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30km/h 이하로 가던 중 어린이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한다면, 운전자의 안전운전 의무 위반 여부가 핵심이 된다.

그간 법원은 교통사고 사건 판결에서 운전자가 사고를 예측할 수 있는 ‘예견 가능성’과 사고를 피할 수 없었던 ‘불가항력적 상황’에 따라 안전운전 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해왔다. 이런 상황이라면 운전자 과실은 인정되지 않을 수밖에 없다.

# 건설기계인 덤프트럭은 민식이법에 해당되지 않는다? - “거짓”

건설기계로 분류되는 덤프트럭의 경우 민식이법에 따른 가중처벌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특가법 5조 13의 범위는 ‘원동기장치자전거’를 포함한 자동차에 국한한다. 법령만 본다면, 민식이법 적용 대상은 자동차와 이륜차(오토바이) 운전자로 국한된다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법령상의 자동차는 건설기계는 물론, 트레일러와 캐러밴까지 아우르는 광의적 개념으로 해석되고 있다.

도로교통법 2조 18에 따르면 자동차의 조건으로 자동차관리법 3조를 정의한다. 여기에는 승용, 승합, 화물, 특수, 이륜 자동차가 포함되며, 건설기계관리법 26조 1항에 따른 건설기계도 자동차에 포함시키고 있다. 특가법에 명시된 원동기장치자전거는 도로교통법 2조 19에 따라 125cc 이하 이륜차를 뜻한다.

# 민식이법, 쌍방합의는 의미 없다? - “일부 거짓”

운전자 과실로 어린이가 사망할 경우, 무조건 징역이 확정되니 합의는 의미가 없다란 말도 나온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형법에서 명시하는 ‘작량 감경’ 조항에 따라 정상 참작이 이뤄진다면 감옥에 가지 않을 수 있다.

안전운전 의무를 위반하다 발생한 사망 사고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에 따라 형량은 절반 또는 1년 6개월까지 낮출 수 있다. 이에 따른 정상 참작이 이뤄질 경우 징역 3년까지 집행유예가 선고될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에 따라 집행유예가 내려질 여지도 있다.

법정 하한선을 징역 3년으로 정한 것에 대해 법조계 우려도 나온다. 고의로 낸 교통 사망사고에 대해 살인죄(형법 24장 250조. 무기, 사형, 또는 5년 이상 징역)를 적용하는 현행법과 달리, 운전자 과실로 인한 사망사고 처벌에 형량 하한선을 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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