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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어반, 부정하려 해도 경차는 경차다

최하림 객원 입력 2020.05.1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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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만원짜리 경차, 옵션질은 더 영악해졌다

대한민국 대표 경차 모닝이 3년 만에 화장을 고쳐 출시됐다. 어반이라는 꼬리표가 붙었고, 내외관 디자인과 능동형 안전 사양, 외장 색상(허니비) 추가 및 개선 등이 이뤄졌다. 실제로 살펴본 모닝 어반은 나름 유의미한 변화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차에 운전석 통풍 시트나 차로 유지 보조가 적용될 줄은 몰랐다. 계속 줄어드는 시장 점유율을 고급화 및 차별화 전략으로 해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가격도 경차 영역을 완전히 넘어섰다. 모닝 어반의 최상위 트림, 풀 옵션 차량은 준중형 중급 트림에 버금가는 몸값을 자랑한다. 기존 올 뉴 모닝 터보 가격도 이와 비슷했지만, 그 차는 엔진 성능이 다르다. 특히 기존에 판매되던 5단 수동변속기가 사라지고, 전부 4단 자동변속기로 대체됐다. 여기에 1.0 LPG 모델도 단종됐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를 위한 선택지는 오히려 더 줄어든 모양새다.

모닝 어반의 외관은 요즘 기아차답게 깔끔하게 손봤다. 과감함과 과함, 그 사이를 넘나드는 현대차 외관에 비해, 한층 정제되고 세련된 느낌을 전해준다. 램프와 범퍼, 휠의 디테일이 달라졌다. 비교적 단정했던 올 뉴 모닝에 비해 한층 선과 면을 강조했으며 다부져 보인다.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는 LED를 따로 분리해 눈매가 더욱 또렷해졌고, 상단 그릴은 셀토스에서 볼 수 있던 메탈 컬러 포인트를 그릴 하단과 헤드램프 안쪽에 더했다. 앞범퍼의 사다리꼴은 매끄럽게 다듬어졌으며, 크기를 키운 안개등은 크롬으로 마감했다. 범퍼 좌우 굴곡은 더욱 도드라지게끔 만들었다.

LED 리어램프는 그래픽이 더 화려해졌고, 리어 범퍼는 좌우 해치에 확실한 굴곡과 선을 더하며 통일성을 강조했다. 리어 범퍼에 힘을 줬고, 반사판과 후진등은 아주 간결하게 마무리했다. 앞에 적용된 공기 흡입구가 뒤에도 적용됐으며, 노출형 머플러 팁은 ‘공갈’ 팁으로 대체됐다. 앞서 말한 LED 램프와 안개등은 ‘스타일’이라는 이름의 외장 옵션으로 전 트림에 제공되며, 옵션 비용은 50만원이다.

앞뒤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 사이드 실 몰딩에 추가된 블랙 하이그로시 포인트, 라디에이터 그릴 메탈 컬러 포인트, 크롬 벨트라인 몰딩 등은 ‘엣지’라는 별도의 외장 옵션 패키지를 제공된다. 전 트림 선택 가능하며, 옵션 비용은 20만원이다. 올 뉴 모닝에 ‘아트 컬렉션’과 취지나 비용이 같다.

실내는 굵직굵직한 변화가 눈에 띈다. 4.2인치 컬러 LCD를 더한 계기판, 8인치 UVO 내비게이션, 운전석 통풍시트가 새롭게 더해졌다. 8인치 UVO 내비게이션은 구형 대비 1인치가 더 커졌고, 최신 UI 및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더했다. 6개의 스피커, UVO 5년 무료 혜택은 올 뉴 모닝과 동일하다. 단,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알로이 페달은 삭제됐다.

블랙 원톤에 오렌지 컬러로 포인트를 더한 실내는 보기 좋았다. 좌우 에어컨 송풍구와 기어 레버, 시트, 도어트림, 센터 콘솔 등 인조가죽 소재 곳곳에 전용 색상과 스티치를 촘촘히 더했다. 앞 좌석 도어트림에 적용된 홀로그램을 떠올리는 디테일은 전과 같지만, 오렌지 컬러를 사용해 더 화려해 보인다. 올 뉴 모닝에는 레드와 라임 컬러로 같은 사양이 적용됐다.

단, 이 차별화는 최상위 트림 시그니처에 ‘엣지 UP’이라는 옵션을 선택해야 만나볼 수 있다. 옵션 가격은 65만원인데, 실내 차별화 외 16인치 휠 & 타이어, 후륜 디스크 브레이크가 추가되는 구성이라 순수 옵션가는 15만원으로 봐야 한다(기아차는 휠, 브레이크 옵션을 합쳐 50만원에 별도 제공 중이다).

모닝 어반은 능동형 안전 사양을 대폭 강화했다. 올 뉴 모닝에 적용됐던 전방 충돌방지 경보 및 전방 충돌방지 보조는 보행자 감지 기능이 추가됐다. 여기에 후측방 충돌 경고와 후방 교차 충돌 경고, 차로 이탈 경고,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기능 등을 새롭게 더해졌다. 경차에 차로 이탈 경고를 넣은 것도 모자라 차로 이탈방지 보조를 넣을 줄은 몰랐다. 차선 중앙을 유지하게 하는 그 기술이 맞다. 다음 세대 경차에서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도 들어가지 않을까.

물론, 괄목할 만한 변화라 생각한다. 보행자까지 감지하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후방 교차 충돌 경고, 운전자 주의 기능만 보면 그렇다. 그러나 그외 사양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안전과 편안함을 제시한다는 명목 아래 너무 과한 치장을 한 것은 아닐까 싶다. 모닝 어반은 전폭이 1.6m에 못 미칠 정도로 작고, 사이드 미러의 시야도 우수하다. 사각지대가 극심한 테슬라가 아니고서야 이런 지나친 호의는 억지스럽게 느껴진다.

꼼꼼히 살펴보면, 소비자 입장에서 거슬리는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먼저 1.0 가솔린 기준 트림 자체가 4개에서 3개로 줄었다. 모닝 어반은 스틸 휠과 뒷유리 와이퍼 및 워셔액 노즐, 바닥 매트, 스피커 2개가 빠지는 ‘마이너스 옵션’과 앞서 언급한 ‘엣지 업’ 등 카탈로그에 표시된 트림은 5개지만, 실질적으로는 3개라 봐야 한다.

트림별 가격은 모닝 어반이 1195만원부터 1480만원까지다. 올 뉴 모닝은 1135만원에서 1445만원이다. 각각의 기본 트림은 용호상박이다. 신차는 운전석 시트 높이 조절 장치, 뒷좌석 6:4 폴딩 기능 등이 빠졌다. 이를 대신해 전 좌석 파워윈도우, 전동접이식 사이드미러, 오토 라이트, 헤드램프 에스코트 기능 등이 더해졌고, 60만원이 올랐다.

문제의 최상위 트림은 상황이 심각하다. 올 뉴 모닝에 기본 적용됐던 16인치 휠, 후륜 디스크 브레이크, 아트 컬렉션, 풀오토 에어컨, 전방 충돌 방지 경보, 크루즈 컨트롤 등이 모닝 어반에서는 모두 옵션이다. 크루즈 컨트롤이 애매하지만, 이렇게 빠진 사양을 모닝 어반에 넣기 위해서는 210만원이나 더 든다. UVO 원격제어 영향이 있겠지만, 풀오토 에어컨을 8인치 UVO 내비게이션 패키지와 묶어둔 것은 정말 너무했다.

모닝 어반 카탈로그에는 ‘본질에 탄탄한 충실한 기본기’란 문구가 나온다. 견고한 차체와 빈틈없는 안전 사양을 갖췄다고 말한다. 그러나 겉치장만 중시한 차가 기본기를 운운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더 나아가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줄이고 기본 사양을 옵션으로 돌려 불필요한 가격 인상을 초래했다. 무엇보다 터보 모델이 추가될 경우 그 가격은 풀 옵션 기준 2000만원을 넘어설 것이 분명하다.

경차는 경차다. 1800만원이 넘는다고 해서 차급이 바뀌지는 않는다. 가격 인상과 가치 상승은 결코 비례하지 않는다. 여담으로 맥락을 쫓기 힘든 차명 변경도 이제는 방향성을 잡았으면 싶다. ‘올 뉴’, ‘더 뉴’에 이어 이젠 ‘어반’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