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작이 반, 제네시스 GV80

박지웅 입력 2020.01.29 15:45 수정 2020.01.29 15:5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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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 어떤 차보다 화려한 옵션으로 무장했다. 제네시스표 럭셔리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1월 15일 오전 10시 29분. 이제 1분 뒤면 제네시스의 첫 SUV가 공식적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오랫동안 기다렸다. 잠시 후 시작할 제네시스 GV80 공개 행사를 위해 자리에 앉아달라는 안내 멘트가 신차 출시행사장에 울려 퍼졌다. 모두가 숨죽여 이날, 이 시간을 기다렸다. 초시계를 보고 있지 않아도 모두가 마음속으로 카운트다운을 외쳤을 터. 분위기를 고조하기 위한 몽환적인 멜로디만 어색한 분위기를 달래고 있었다.

마침내 실체가 공개됐다. 무대 위를 달리며 나타난 GV80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마치 벤틀리 벤테이가의 환영이라도 본 듯 초롱초롱 빛났다. 독특한 디자인 요소가 많아 흥미를 유발하기 충분했다. 확실히 디자인에 정성을 쏟은 티가 났다. 게다가 놀라울 정도로 고급스럽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이제 두 줄입니다. 두 줄…” 현대자동차 디자인 센터장 이상엽 디자이너는 차세대 제네시스 모델에 적용할 두 개의 직선을 강조했다. G90 때는 하나더니 그새 하나가 더 늘었다. G90 때부터 얼굴은 브랜드 배지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GV80 역시 얼굴 전체가 브랜드 배지를 형상화한다. 그릴이 몸통 부분을, 헤드램프가 날개 부분을 상징한다. 개인적으로 독특한 모양의 그릴은 처음에는 충격적이었는데 계속 보니까 이제는 멋지게 보인다.

전체 길이는 5m가 채 되지 않는다(4945mm). 팰리세이드보다 35mm 짧다. 존재감에 한몫하는 요소는 너비다(1975mm). 널찍한 자세가 두툼한 차체와 이루는 조화가 나쁘지 않다. 실내는 정말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훌륭하다. 불필요한 버튼은 삭제하고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디자인했다. 한국적인 여백의 미를 디자인으로 잘 승화했다.

기존 버튼의 기능은 센터터널에 자리 잡은 3개의 다이얼로 대신하거나 중앙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하면 된다. 그러고 보니 좌우로 길게 늘인 14.5인치 터치스크린에 자꾸 눈이 갔다. 크기가 커서 마음에는 들지만, 쓰지 않을 때는 어디로 숨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매끈한 대시보드에서 혼자 덩그러니 솟아있는 모습이 옥에 티 같다.

실내는 아름답다는 말 외에 또 어떤 설명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실내 감상을 마쳤으니 빨리 몰아보고 싶었다. 엔진을 깨웠다.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은 처음 경험한다. 우려했던 소음·진동이 없다. 마음만 먹으면 주행 모드 다이얼을 조작해서 스포츠 주행을 당장 시작할 수 있지만, 일단 참았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최대한 기본에 충실하고 싶었다.

우선 승차감이 궁금했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토대로 노면 정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승차감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컴포트 모드에서 승차감은 생각보다 부드럽지 않았다.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에 대한 신뢰성을 의심했다. 물론 반대로 서스펜션이 낭창낭창해서 멀미를 유발하는 건 싫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속도를 높였다. 허우대만 멀쩡한 차인지 확인 차원이다. 사운드 제너레이터가 운전 재미를 더해주려 애쓰지만, GV80은 마냥 점잖기 그지없다. 주행 모드가 바뀌어도 발끝에서 느껴지는 가속감은 거의 그대로였다. 그 많던 토크(60kg·m)는 어디다 다 숨겼나 싶다. 물론 움직임이 극단적이지 않아도 속도계 수치는 어느새 시속 100km를 훌쩍 넘겼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가 럭셔리 SUV라서 이런 재미없는 세팅을 했다는 말을 믿어야 할까? 같은 시속 100km라도 벤테이가와 우루스처럼 어떻게 거기까지 도달하는지 과정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주행 모드 사이 변화가 크지 않은 점이 너무 아쉬웠다.

코너링 성능은 흡족했다. 처음 코너 두 개는 그냥 지나쳤다. 일부러 깊은 코너를 기다렸다. 기찻길 선로를 부여잡고 돌 듯 듬직하게 돌아나갔다. 한 번은 빠른 진입 속도에 놀라 차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운전자는 놀랐어도 그 상황이 적어도 GV80에게 위험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보다. 굽잇길도 아랑곳하지 않고 속도를 신속하게 줄이며 놀란 운전자를 달래는 모습이 기특했다.

운동 성능에 대한 갈증은 2.5L, 3.5L 터보 모델이 해결해 줄 터. 어찌 보면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한 신생 럭셔리 브랜드인데, 출범 5년 만에 이런 물건을 내놓다니 조금은 놀랐다. 사실 브랜드 출범 초기부터 품질에 관한 확신은 있었다. G80과 5시리즈를 둘 다 타보더라도 G80이 뒤떨어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으니까. 장담컨대 앞으로 10년이고, 20년이고 이대로만 성장하면 훗날 자녀들이 제네시스를 사달라고 조를지 모를 일이다. GV80이 제네시스 첫 SUV로서 시작한 도전이 흐뭇해지는 이유다.

GV80의 숨은 기능

경험해보면 놀랄걸?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

노면 소음을 실시간으로 파악, 0.002초 만에 반대 음파를 송출해서 불규칙한 노면 소음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길 안내 시 실제 주행 영상 위에 가상의 안내선을 입혀 운전자의 도로 인지를 돕는 기술이다

에르고 모션 시트

운전석에 7개의 공기주머니를 심었다. 이들 공기주머니가 독립적으로 움직여 운전자의 엉덩이와 등 근육을 이완시켜서 안락감·착좌감을 높인다

공기 청정 시스템

미세먼지 센서가 실내 공기질을 파악하고 자동으로 공기청정 모드를 작동한다. 바깥 공기는 필터로 두 번 정화해 실내에 쾌적한 공기를 제공한다

박지웅 사진 이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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