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Used Car] 7,850만 원짜리 벤츠 S400L 4MATIC 리뷰

이정현 입력 2020.05.29 13:20 수정 2020.05.29 14:5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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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를 소개하는 코너 [Used Car]. 다섯 번째 주인공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다. 코드네임 W222의 S클래스는 어느덧 출시 8년차에 접어들었다.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고운 자태를 자랑한다. V6 가솔린 엔진과 에어 서스펜션으로 어루만진 주행성도 매력적이다. 곳곳에서 럭셔리카의 기품이 묻어난다.

글, 사진 l 이정현 기자 

6세대 S클래스는 2013년 5월 데뷔했다. 우리나라는 그해 11월부터 공식 출시됐다. 우리나라의 ‘S클래스 사랑’은 이때 절정에 달했다. 아우디 A8, BMW 7시리즈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다.
시승차는 2016년 11월 출고된 ‘S400L 4MATIC’이다. 모델명에서 알 수 있듯 허리를 늘인 롱휠베이스 버전이다. V6 3.0L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으며 네 바퀴 모두 힘을 전한다. 누적 주행거리는 4만4,000km에 접어들었다. 대형 세단은 성격 상 누적 주행거리가 많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녀석은 연식 대비 많이 안 탔다. 보험이력은 있다. 중고차라면 으레 있을 법한 외판 교환 건이나 수리에 공을 많이 들였는지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S클래스는 타임리스 디자인의 정점에 있다. 풀 모델 체인지를 코앞에 앞둔 중고차일지라도 여전히 아름답다. 8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특히 길쭉한 차체와 보디 곳곳의 굴곡이 인상적이다. 비율도 참 좋다. LED로 수놓은 멀티빔 LED 헤드램프와 보닛의 ‘삼각별’은 벤츠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전통과 미래가 한데 어우러진 모습. 벤츠만의 디자인 철학이 스며들었다.

시승차는 18인치 사양의 휠을 신었다. 여기에 편평비가 높은 피렐리 신투라토 P7(245/50R18)을 달았다. S클래스의 성격을 고려하면 모난 데 없다. 승차감과 연비 면에서 장점이 가득하다. 다만 차체의 크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빈약하게 보인다는 점이 조금은 아쉽다.

인테리어는 안락함에 포커스를 맞췄다. 크래시 패드는 운전석과 조수석을 물결치듯 감싸고 시트는 나긋하게 몸을 받친다. 럭셔리카로서의 고급스러움도 빼먹지 않았다. 곳곳을 블랙 포플러 우드와 가죽으로 감쌌다. 은은하게 빛나는 메탈 장식도 아낌없이 썼다. 특히 S클래스 전용의 2스포크 타입 스티어링 휠로써 다른 벤츠 모델과 차별화를 이룬 점도 반갑다.

디지털 클러스터는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나란히 배치됐다.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판을 선호하는 이도 많지만 S클래스의 것은 아날로그 타입만큼 직관적이다. 그래픽 역시 차분하고 절제된 감각이다. 물론 후기형 S클래스와 달리 디스플레이의 패널이 도드라지고 해상도도 떨어진다. 다만 얼핏 봐서는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 이밖에 시동 버튼과 리어 뷰 미러도 조금씩 바뀌었다. 나머지 것들은 대부분 그대로다. 후기형이 많이 안 바뀐 건 기존 인테리어의 완성도가 높아서이지 않을까?

하이라이트는 2열이다. 롱바디의 휠베이스는 3,165mm에 이른다. 숏바디(3,030mm)보다 딱 한 뼘 길 뿐이지만 실제로는 더욱 넓게 느껴진다. 함께 시승한 숏바디는 "생각보다 괜찮네" 정도였다면 롱바디는 "정말 넓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후석을 위한 편의장비도 빼곡히 채웠다. 뒷자리 승객용 디스플레이와 무선 헤드셋, 쿼드존 풀오토 에어컨, 전동식 선 블라인드, 전동 시트 등 빠지는 게 없다. 특히 S400L 4MATIC은 쇼퍼패키지가 적용되어 있어 고급스러움이 절정에 달한다. 버튼 하나로 더욱 여유롭고 편안한 상석을 펼칠 수 있다.

S400L 4MATIC의 보닛 아래에는 V6 3.0L 가솔린 엔진이 자리잡았다. 트윈 터보 품은 준족이다. 제원 상 최고출력은 333마력, 최대토크는 49.0kgf·m에 달한다. 스펙 뿐만 아니라 실제 달리기 실력도 대단히 좋다. 2,100kg 넘는 쇳덩이가 4.8초만에 시속 100km까지 오른다. 변속기는 ‘7G 트로닉’으로 일컬어지는 7단 자동변속기를 썼다. 최신형 S클래스의 9단 자동변속기에 비하면 한 세대 전의 것. 그러나 특유의 부드러운 변속감과 똑똑한 로직이 아쉬움을 달랜다.

주행감은 플래그십 세단답다. 나긋나긋하게 가속을 이어 붙이는 게 고급차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본격적으로 달리면 폭력적인 면을 내비치기도 하지만 일상적인 환경에서는 이러한 성격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승차감 역시 마찬가지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불쾌한 감각들은 시트에 닿기 전 모두 사라지는 듯한 감각이다. 벤츠의 자랑, 에어매틱 서스펜션(AIRMATIC) 덕분이다. 물론 에어 서스펜션은 내구성 이슈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다만 시승차는 ‘중고차’라는 꼬리표가 무색할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자랑한다.

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정숙성이다. 시동을 걸면 고요한 음색과 함께 엔진이 깨어난다. 바깥에서는 직분사 엔진의 인젝터 소음이 나지막이 들린다. 그러나 실내에서는 극히 절제된 감각이다. 움직일 때에도 마찬가지다. 방음 수준이 상당하다. 우스갯소리로 ‘S클래스 타는 사람들은 잡소리에 유독 민감하게 군다’는 말도 있다. 너무 조용한 나머지 도리어 작은 잡음이 거슬린다는 이야기다.

1억5천만 원을 웃돌았던 S400L 4MATIC의 현재 판매가는 7,900만 원. 출고한 지 5년차에 접어든 플래그십 세단인 만큼 감가가 꽤 많이 진행됐다. 값어치는 내려갔을지언정 럭셔리카로서의 품격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S클래스 특유의 주행질감과 풍부한 편의장비 역시 여전히 매력적이다. 시간이 흘러도 가치 있는 럭셔리카를 찾고 있다면 꼭 한 번 살펴봐야 할 선택지다.

취재 협조 : 정성모터스, 070-8840-4032, https://bit.ly/36HIdFD

이정현 기자 urugonza@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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