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최초시승] '감성'으로 압도하다, 메르세데스-벤츠 GLC 쿠페

조회수 2020. 2. 3. 20:45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친구가 최근 ‘벤츠’를 샀다. 그의 소감이 참 인상 깊다. 친구는 “무엇보다도 차 탈 때마다 보이는 운전대 위 벤츠 엠블럼이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 영향력은 상상이상이다. 직접 타본 GLC 쿠페도 그랬다. 벤츠 후광을 등에 업고 벤츠 특유의 맛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윤지수, 메르세데스-벤츠

지난 1월 13일 출시한 신형 GLC(오른쪽 두 대)와 GLC 쿠페(왼쪽 두 대)

GLC는 어떤 차일까? 이름에 뜻이 담겼다. 이름 끝에 붙은 ‘C’에서 엿볼 수 있듯 벤츠 C-클래스급 중형 SUV다. 유럽서 벤츠 SUV 라인업 중 가장 많이 팔릴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수입 중형 SUV 판매 1위를 차지한 베스트셀링 SUV. 이런 GLC가 지난달 부분변경을 거쳤다. 신차의 상품성을 쿠페 모델로 직접 가늠했다.

GLC 쿠페는 빛이 부드럽게 맺히는 굴곡이 매력이다

차급을 넘어서는 화려함

요즘 벤츠는 고급스러운 스타일에 도가 텄다. 철판을 꼬집어 그리는 ‘선’을 자제하고 둥근 굴곡을 활용한 덕분에 빛이 우아하게 차체를 타고 흐른다. 그럼에도 튀어나온 면은 과감하게 당기고, 들어간 면은 확실히 집어넣어 근육질의 생동감을 더했다. 또렷한 선과 긴장 가득한 굴곡으로 멋을 낸 BMW X4와 지붕 윤곽은 비슷해도 분위기는 ‘딴판’인 이유다.

부분변경 전 GLC 쿠페(왼쪽)와 신형 GLC 쿠페(오른쪽)

부분변경 핵심은 안정감. 방패 모양 그릴을 사다리꼴 모양으로 돌려 아래가 넓어 보이도록 바꿨고, 헤드램프 밑단을 끌어올려 범퍼가 한결 두꺼워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더했다. 최근 다른 벤츠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변화다. 차분한 인상은 역시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일조한다.

센터패시아 나무 무늬 장식이 '한 판'이다. 대중적인 차는 원가와 수리 비용 등의 이유로 따라할 수 없는 특징이다

실내는 더더욱 화사하다. 벤츠는 효과적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방법을 꿰뚫고 있다. 거대한 나무 무늬 장식 한 판으로 말끔하게 정리한 센터패시아가 그렇고, 샹들리에처럼 빛나는 입체적인 실내조명이 그렇다. 고급 가죽 특유의 냄새도 마찬가지. 현세대 C-클래스 첫 등장 후 큰 변화 없이 6년째 써오고 있는 실내지만, 여전히 고급스러운 분위기만큼은 윗급을 넘본다.

나무 무늬 장식엔 오돌토돌한 나무 패턴이 들어갔다

눈을 감고 만져도 만족감은 확실하다. 나무 무늬 장식은 나무 패턴이 그대로 남아있고, 버튼은 부드럽게 그리고 확실하게 반응한다. 송풍구 한가운데 다이얼마저 ‘딸깍’ 소리 내며 뚜렷한 조작감을 전할 정도. 부분변경 거치면서 운전대 가죽도 더 폭신하고 부드럽게 바뀌었다.

12.3인치 계기판과 10.25인치 센터패시아 모니터

가장 도드라지는 변화는 화면이다. 계기판 안에 12.3인치 큼직한 디지털 화면이 들어갔고, 그 뒤편으로는 유리창에 HUD 불빛이 반짝인다. 가운데엔 가로로 넓적하게 퍼진 10.25인치 모니터도 달렸다. 대단한 장비는 아니지만, 요즘 흐름을 충실히 쫓은 변화다.

열선 버튼 앞에 통풍 시트 버튼을 위한 빈자리가 남아있다

우리가 늘 지적해온 통풍시트는 여전히 없다. 문짝에 달라붙은 열선 버튼 앞 빈자리가 아쉬울 따름. 그래도 메모리 기능까지 지원하는 동반석 시트와 전동식 텔레스코픽, 1열 무릎 쿠션 확장 기능 등 고급 SUV로서 기본엔 충실하다. 반가운 변화도 있다. 10.25인치 화면은 손으로 직접 터치해 활용할 수 있다.

2열 송풍구(왼쪽)와 3단 조절 열선 버튼(오른쪽)

그러나 화사한 1열과 달리 2열은 ‘벤츠도 별거 없네’ 소리 나올 만큼 심심하다. 만지작거릴만한 장비는 3단 열선과 송풍구가 전부다. 그럴 만도 하다 이 차는 C-클래스급 SUV니까. 물론 C-클래스보단 넓다. 성인 남성 표준 체격 기자가 앉았을 때, 뒷좌석 무릎 공간이 주먹 하나 이상 남고, 머리도 닿지 않는다. 다만 등받이 각도는 다소 곧추서있어, 소파에 앉듯 힘 빼고 늘어지기는 어렵다.

500L 트렁크 공간(왼쪽)과 아래 수납 공간(오른쪽)

트렁크 공간은 만족스럽다. 뒤를 길쭉하게 뺀 쿠페형 SUV인 만큼 트렁크 바닥이 길쭉하다. 덕분에 지붕이 깎였는데도 일반 GLC와 맞먹는 500L 용량을 확보했다. 그 밑으로도 깊숙한 수납공간을 마련해 놓아 세차 용품 등을 가지런히 담기도 좋다. 2열은 3개로 나뉘어 접히며, 모두 접었을 때 트렁크 용량은 1,400L다.

우아하게 미끄러지다

시승차는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 얹은 GLC 300 4매틱 쿠페. 공회전 진동은 확실하게 옭아맸다. 시동을 켠 채 머리받침에 머리를 붙이고 있어도 진동은 희미하게 느껴질 뿐이다.



시트가 낮고 주변은 높게 솟아 운전 자세는 세단에 가깝다운전대를 잡고 앞을 바라보면 무척 큰 차에 앉은 기분이다. 엔진을 세로로 얹은 뒷바퀴 굴림 기반 SUV인 만큼 보닛이 길쭉하게 뻗은 데다, 너비는 1,890㎜에 달해서다. 특히 시트 높이까지 안쪽으로 폭 파묻혀 덩치가 더욱 넉넉하게 다가온다.

주행감도 마찬가지다. 출발 장소가 자갈길이었는데도 자잘한 진동을 말끔하게 삼켜버린다. 마치 낭창한 서스펜션을 육중한 무게로 짓누르며 나아가는 대형 세단을 닮은 감각이다. 그러고 보니 GLC 쿠페는 실제로 아주 무겁다. 공차중량이 무려 1,820㎏이다. 여기에 노면에 따라 서스펜션 반응을 조율하는 ‘어질리티 컨트롤 서스펜션’이 어우러져 저속 충격을 가볍게 흘린다.

GLC 300 4매틱 쿠페는 최고출력 258마력(5,800~6,100rpm), 최대토크 37.7㎏·m(1,800~4,000rpm) 성능을 낸다

속도가 올라도 GLC 쿠페는 확실히 ‘역동’보다는 ‘안락’에 초점을 맞췄다. 가변 서스펜션이 작은 충격엔 힘을 빼 낭창하게 흔들린다. 바닥 소음 역시 꼼꼼히 틀어막아 차분한 실내 분위기를 흩트리지 않는다. 안락한 실내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반길만한 성격이다.

나긋한 주행은 여기까지. 자세를 고쳐 잡고 가속 페달에 힘을 줬다. 바람소리 뒤에 숨어있던 엔진 소리가 3,000rpm 부근을 지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힘은 화끈하지 않지만 충분하다. 37.7㎏·m 최대토크를 1,800~4,000rpm까지 꾸준히 끌어내 육중한 덩치를 힘차게 내몬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 시간은 6.3초다

특히 소리가 매력적이다. 엔진회전수 낮은 터보 엔진인데도 6,000rpm 이상 고속으로 회전해 속 시원한 고음을 들려준다. 게다가 정교하다. 카랑카랑 갈라지는 소리 없이 부드럽게 rpm이 오르내린다. 최고출력을 끌어내는 상황에도 빈틈을 엿볼 수 없었다.

고속에서는 힘보단 안정감이 더 인상적이다. 여전히 서스펜션이 자잘한 진동을 말끔히 소화하지만, 깊숙이 눌리는 충격엔 금세 굳으면서 단호히 맞선다. 도로에서 너울을 만나도 출렁이지 않는 이유다. 머릿속에 글귀가 스쳐 지나갔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하다.’

운전대 왼쪽에서 주행 보조 장치를 조종한다. 시승차엔 기능이 빠졌다

한 걸음만 더

GLC 신형엔 설정한 속도에 따라 앞 차와 간격을 조절하며 달리는 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이 들어갔다. 그러나 시승차엔 없다. 기본으로 넣어주는 장치가 아닌, 윗급인 ‘프리미엄’부터 들어가기 때문이다. 속도만 맞춰주는 간단한 크루즈 컨트롤만 켜고 있자니, 그간 좋았던 차가 갑자기 구식으로 느껴진다. 그래도 차선 이탈을 막아주는 차선 유지 어시스트 등의 여러 사고 예방 기능은 기본으로 들어간다.

총 61㎞를 달리는 동안 기록한 연비는 L당 8.8㎞다

총 61㎞를 달리는 동안 기록한 연비는 L당 8.8㎞/L. 도심 주행과 함께 급가속 등의 주행 환경이 섞인 탓이다. 물론 네바퀴 굴림 시스템과 육중한 덩치, 가솔린 엔진이 어우러져 공인 연비도 높은 편은 아니다. L당 9.7㎞다.



메르세데스-벤츠 GLC 쿠페. 중형 SUV에 프리미엄 브랜드의 감성을 아낌없이 담았다. 실내는 화사하고, 승차감은 묵직하며, 주행성능은 치밀하다. 여기에 벤츠 엠블럼이 ‘최고의 차’를 탄다는 자부심을 더한다. 걸출한 경쟁자 가득한 중형 SUV 시장에서 GLC 쿠페만의 매력은 뚜렷했다.

가격은 시승차인 GLC 300 4매틱 쿠페는 7,650만 원, 윗급 프리미엄은 8,300만 원이다.

<제원표>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