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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든 부족함이 없다. 브이스트롬 1050 XT

조회수 2020. 6. 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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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스페인 현지 시승을 통해 미리 접했던 V-스트롬 1050XT를 한국에서 다시 만났다. 그때와는 다르게 순정 사이드 케이스와 탑 케이스가 장착되어 있었으며 국내의 도로 환경과 오프로드에서 제대로 테스트 해볼 수 있었다. 결과는 기대 그 이상이었다 .




V-스트롬 시리즈는 2002년에 DL 1000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하여 꾸준한 업데이트로 라이더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V-스트롬 1050XT는 과거 1988년에 출시해 인기를 끌었던 DR-빅 모델의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채용했으며 높아진 인증 규제에 맞춰 유로 5에 대응한다. 날렵하고 곧게 뻗은 비크와 사이드 페어링, 시트의 형상은 DR-빅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카타나와 공유하는 사각형 LED 헤드라이트는 레트로한 이미지와 현대적인 모습을 동시에 나타내며 각종 전자 장치들로 무장하여 라이더의 안전까지 신경썼다.


배기량은 그대로 필링은 다르게

모델명의 숫자가 1000에서 1050으로 변경되었으니 배기량도 커졌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아니었다. 2013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기존의 1037cc 엔진을 탑재했다. 하지만 엔진 특성을 조정하여 유로 5 인증에 대응하고 이전보다 강력한 출력을 발휘한다. 캠샤프트와 캠 타이밍을 조정하여 배기 시스템을 개선했고 그 결과 흡기와 배기 효율이 모두 상승되었기 때문이다.


카타나와 동일한 사각형 LED 헤드라이트가 탑재된다


윈드 스크린은 전방의 레버를 사용하여 11단계로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엔진 컨트롤 모듈러를 업데이트하고 라디에이터의 디자인을 변경해 냉각 효과를 높였으며 출발 즉시 솟아 있던 초반 토크를 부드럽게 설정하여 저속 주행 조작성이 개선되었다. 출발할 때 rpm을 높여주는 로우 rpm 어시스트 시스템의 업데이트와 전자식 스로틀의 채용은 부드러운 조작에 한몫을 한다. 


대용량 라디에이터는 새롭게 디자인되어 냉각 성능이 개선되었다

최대토크가 분출되는 시점은 4,000rpm에서 6,000rpm으로 변경되었다. 출력이 부드럽게 분출되다가 6,000rpm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힘을 발휘한 뒤 끈질기게 버티며 떨어지는 토크 곡선이다. 대부분의 영역의 토크가 이전 모델에 비해서 보강되었기 때문에 보다 경쾌하게 움직인다. 최고출력은 6마력 상승한 106마력을 내며 8,500rpm에서 분출된다.


부족함 없는 패키징

국내에는 V-스트롬 1050 중 다양한 옵션과 고사양 부품이 장착된 XT 버전이 출시된다. 일반 버전보다 다양한 전자 장치를 탑재하고 있으며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엔진 가드와 와이어 스포크 휠 등이 기본 장착된다. 또한 LED 방향지시등, 엔진 언더 커버, 너클 커버, 높이 조절이 가능한 윈드 스크린, 시트, 메인 스탠드, 날렵한 디자인의 사이드 미러, 리어 시트 아래 12V DC 소켓 등이 적용되어 있다.


사이드 페어링 디자인은 날렵하고 입체적이며 과거 DR-빅의 이미지를 연상하게 한다


순정 너클 가드는 플라스틱 재질로 무게가 가볍고 바람을 잘 막아준다. 하지만 전도 시 보호 성능을 기대하기 어렵다

신형 V-스트롬 1050에는 S.I.R.S(스즈키 인텔리전트 라이드 시스템), 조절식 트랙션 컨트롤, 스즈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스즈키 이지 스타트 시스템, 로우 RPM 어시스트 시스템 등이 기본 장착되며 추가로 XT 모델에는 장거리 주행에 편리한 크루즈 컨트롤, 모션 트랙 브레이크 시스템 및 연동 브레이크 시스템, 힐 홀드 컨트롤, 슬로프 디펜던트 컨트롤 시스템, 로드 디펜던트 컨트롤 시스템을 탑재한다. 업데이트된 6방향 3축 IMU(관성측정장치)와 기어 포지션 센서, 전후 휠 속도 센서, 스로틀 포지션 센서 등이 바이크의 상태를 파악하여 보다 정밀하게 전자 장치를 개입시킨다. 외관 컬러는 헤리티지 오렌지, 챔피언 옐로, 글래스 블랙 총 3가지를 갖췄다.


랙과 그레이 투톤을 사용하여 보다 날렵한 효과를 주는 시트는 850mm와 870mm로 시트고를 변경할 수 있다


시승 차량에는 추가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는 순정 안개등이 장착되어 있다


편안한 포지션이 주는 안정감

V-스트롬 1050XT는 이전 모델보다 강력해졌음에도 다루기 쉽다. 그 이유는 앉아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먼저 수치 상의 시트고는 850mm(870mm로 높이 조절 가능)로 다소 높은 편인데 실제로 앉으면 시트의 형상과 다리 내리는 공간을 날렵하게 디자인하여 발착지성이 좋다. 어드벤처장르는 발이 잘 닿지 않는다는 인식이 많은데 부담을 덜어도 될 정도다. 무게 중심이 낮게 설정되어 바이크를 옮기거나 제자리에서 기울였을 때 비교적 쉽게 대처할 수 있다. 핸들의 넓이는 과하지 않고 편안한 자세가 취해지며 다리가 감싸게 되는 20리터 연료탱크는 용량에 비해 날렵하다. 시트 공간이 앞뒤로 여유로워 상황에 맞춰 자세를 취할 수 있다. 바이크에 처음 앉았을 때부터 편안한 자세가 연출되기 때문에 쉽게 다룰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고 주행 성능에도 영향을 준다.


전자 장치와 어우러져 더욱 좋은 성능

과거 모델보다 다듬어진 초반 토크와 개선된 rpm 어시스트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부드러운 출발을 유도한다. 클러치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들도 출발하다 시동을 꺼트리는 일이 적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로틀을 조작하는 만큼 정확하게 회전수가 올라가며 가속된다. 속도감은 주행 모드에 따라 달라지는데 마련된 A, B, C 모드는 스로틀 반응을 바꿔준다. 스로틀 반응이 가장 날렵하게 설정된 A 모드에서는 약간의 조작만으로도 바이크를 흥겨운 박자로 몰 수 있다. 특히 낮은 기어에서 스로틀을 빠르게 열면 프런트가 들썩거리는 재미가 있다. 편안한 주행을 원한다면 B 모드, 오프로드나 우천 시 같은 미끄러운 노면에서 달린다면 C 모드를 사용하면 된다. 세 가지 모드에 스로틀 응답성의 차이만 있을 뿐 최고출력의 차이는 없기 때문에 라이딩 분위기와 코스에 따라서 자유롭게 사용해도 좋다. 무게 중심 자체가 낮고 서스펜션의 스트로크가 짧기 때문에 와인딩 코스에서 꽤나 날카롭다.


거대한 배기 머플러는 무광 블랙 컬러이며 스크래치를 방지하는 재질로 처리되어 있다


계기반에는 엔진 회전수와 속도, 엔진 온도, 외부 온도 등이 표시되며 주행 모드. 트랙션 컨트롤, ABS의 개입 단계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이전보다 292g 가벼운 핸들은 넓이가 과하지 않아 간결한 동작만으로 바이크를 기울일 수 있다. 코너 진입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을 때 프런트 브레이크 레버만 지긋이 당겨주면 안정적으로 라인이 수정된다. 코너링 ABS가 작동하여 리어 브레이크를 걸어주기 때문이다. 순정으로 장착된 브리지스톤 배틀랙스 어드벤처 A41 타이어는 투어링 콘셉트 타이어임에도 높은 마찰력을 발휘한다. 코너 탈출 시점에서 스로틀을 과감하게 전개해도 타이어가 끈끈하게 버텨준다. 이후 한계치에 달했을 때는 트랙션 컨트롤이 개입하며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코너에서는 빠릿하게 개입하면서도 직선도로에서 가속할 땐 트랙션 컨트롤의 개입이 느긋하다. 가속 중 프런트가 살짝 떠올라도 IMU가 라이더의 의도를 알아채고 기다려주는 느낌이다. 제동 시에는 기대 이상의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토키코 듀얼 레디얼 마운트 캘리퍼의 성능이 우수하고 제동할 때마다 IMU가 기울어지는 바이크의 각도를 계산하여 연동 브레이크를 작동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무게 중심이 뒤에 치중되는 업힐에서 제동을 시도하거나 도로 위 고속 방지 턱을 넘으며 제동했을 때도 당황하지 않고 깔끔하게 처리한다. 프런트 포크의 감쇠력을 높인다면 더욱 뛰어난 제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 장치의 도움을 받지 않는 1,037cc의 출력은 오프로드에서 차고 넘친다


오프로드도 문제없지!

스페인에서 V-스트롬 1050XT를 시승했을 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오프로드 테스트였다. V-스트롬 자체와 순정으로 장착된 배틀랙스 어드벤처 A41 타이어가 공도 위주의 세팅이기 때문에 과한 오프로드 테스트는 위험하다는 이유였다. 때문에 국내 시승은 오프로드에서도 진행하면서 바이크의 잠재력을 확인했다. V-스트롬을, 그것도 XT 모델을 도로에서만 테스트한다면 반쪽짜리 시승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전자 장치의 울타리 안에서 흙길을 밟기 시작했다. 스로틀 반응은 가장 부드러운 C 모드에 놓고 트랙션 컨트롤은 가장 개입이 많은 3단계로 설정했다. 예상했던 대로 리어 타이어의 슬립을 최소화하며 부드럽게 나아간다. 묵직한 차제 중량이 낮은 무게 중심과 어우러져 서스펜션이 노면을 바쁘게 걸러내고 라이더에게 큰 충격을 주지 않는다. 예상을 빗나간 한 가지는 타이어 성능이다. 타이어의 패턴만 보면 일반적인 온로드 타이어인데 의외로 마찰력이 꾸준하다.



초반 토크를 다듬어 부드러워진 엔진 특성도 오프로드 주행의 안정감을 높여준데 한몫을 해 바이크의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다. 몸에 익을 때쯤 전자 장치의 울타리를 벗어났다. 스로틀 반응은 가장 민첩한 A 모드로 변경하고 트랙션 컨트롤은 해제했다. ABS 모드는 아쉽게도 개입 정도를 두 단계로 조절할 수 있을 뿐 해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입이 적은 1단계로 설정했다. 전자 장치의 도움을 받지 않는 1,037cc의 출력은 오프로드에서 차고 넘친다. 바이크를 기울이고 스로틀을 조금만 빠르게 열어도 리어가 옆으로 흐른다. 하지만 이때 리어 그립이 없는 것 같다가도 바이크를 일자로 세우면 마찰력을 되찾아 나아간다. 오프로드를 빠르게 달리기에는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짧고 중량이 무거운 편인데 뛰어난 차체 안정성과 예상하기 쉬운 엔진출력 덕분에 기대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다만 고저차가 심한 요철을 지나면 하부에 닿는 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윌리, 드리프트, 베어 턴 등 각종 스킬을 구사하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으며 오히려 무게 중심이 높은 듀얼퍼퍼스에 비해 다루기 쉬웠다. 저속 주행과 스킬 구사를 위해서는 예민한 클러치 컨트롤이 필요하다. V-스트롬 1050XT에는 SCAS(스즈키 클러치 어시스트 시스템)가 탑재되어 클러치를 당기는 압력이 비교적 가볍고 자주 사용해도 왼팔에 피로가 적었다.


V-스트롬만의 매력

오프로드 테스트를 마치고 다시 아스팔트 위에 올랐다. 바이크 이곳저곳에 흙이 튀어 얼룩이 지고 재킷과 팬츠, 부츠에도 흙이 묻었다. 시승 전과 초반에는 완전히 온로드에 치중된 어드벤처일 것이라고 단정했는데 오프로드에서 너무 재밌게 놀았다. 도로에서 더욱 차분히 주행하려는데 오른쪽 스위치 박스 하단의 크루즈 컨트롤 버튼이 눈에 띈다. 4단 이상의 기어에서 50km/h 이상 160km/h 이하라면 원하는 속도로 항속주행이 가능하다. 탑 기어를 걸어두고 스로틀 조작에서 해방되어 전방을 주시한 채 천천히 달리니 지나온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상체가 서는 여유로운 포지션의 어드벤처가 주는 또 다른 매력이다. 전 세계적으로 어드벤처 장르가 점점 더 오프로드 성능에 집중하는 추세 속에서 V-스트롬은 자기만의 분위기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공도를 안전하고 재밌게 달리면서 오프로드에서는 튼튼한 기본기를 갖추는 것. V-스트롬 1050XT는 목적을 정확하게 알고 갖추고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며 강력한 모델이다.


윤연수 기자(월간 모터바이크)  사진  양현용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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