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80, 벤츠 GLE‧BMW X5와 비교해보니..경쟁력 있나?

조회수 2020. 1. 20. 14: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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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의 첫 SUV, GV80이 모습을 드러냈다. 낮고 넓은 실루엣, 직렬 6기통 3.0L 디젤 엔진,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2세대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 등 다양한 특징을 양껏 품었다. GV80은 국내뿐 아니라 북미 등 해외시장에서의 성과 또한 중요하다. 그래서 GV80의 경쟁차로 꼽는 메르세데스-벤츠 GLE, BMW X5, 폭스바겐 투아렉 등과 꼼꼼히 비교해봤다. 어떤 차가, 어떤 부문에서 우월할까?

① ‘덩치’ 비교

*1등 빨간색/ 2등 파란색



위 5가지 차종 중 가장 체격이 큰 건 메르세데스-벤츠 GLE다. 너비, 높이, 휠베이스뿐 아니라 공차중량까지 가장 무겁다. 반면 차체 길이는 볼보 XC90이 4,950㎜로 넉넉하며 GV80이 4,945㎜로 두 번째로 길다. 차체 높이는 GLE와 XC90이 1,770㎜로 가장 높은 가운데 GV80이 1,715㎜로 날렵하다. 의외인 건 폭스바겐 3세대 신형 투아렉이 이전보다 높이를 훌쩍 낮춰 공기저항계수를 Cd 0.32까지 줄였다.



‘제네시스는 경량화 설계를 못 해 차체가 무겁다’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GV80도 그럴까? 위 5가지 차종은 모두 디젤+AWD+19~20인치 휠 구성으로 맞췄다. 먼저 GLE는 4기통 2.0L 디젤 엔진을 얹었음에도 불구하고 넉넉한 차체 때문에 2.3t(톤)에 달했다. 그 뒤로 X5가 2,275㎏으로 무거웠다. GV80은 2,225㎏으로 세 번째다. 새로운 플랫폼이 이룬 결과다.



그러나 ‘동급최고’는 아니다. 볼보 XC90은 GV80보다 길이, 높이가 크지만 몸무게는 2,160㎏으로 적다. 물론 작은 4기통 2.0L 디젤 엔진을 쓴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가장 놀라운 건 투아렉이다. 6기통 3.0L 디젤 엔진과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쓰지만, 신형 투아렉의 경우 뼈대에 48%를 알루미늄으로 채운 결과 경쟁차 중 가장 가벼운 2,070㎏을 달성했다.

② ‘파워’ 비교(모두 디젤, 4~5인승, AWD, 19~20인치 휠 기준)



다음은 파워트레인 비교다. 모두 디젤, AWD 기준이다. GLE와 XC90은 4기통 2L 디젤 엔진이며 나머지는 6기통 3L다. 최고출력은 투아렉이 286마력으로 가장 높으며 GV80이 278마력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최대토크는 X5가 63.2㎏‧m로 가장 넉넉했고 투아렉이 61.2㎏‧m로 2위다. GLE와 XC90은 2L급 엔진을 얹었음에도 불구하고 230마력 이상 높은 출력을 뽑아냈다.



토크 뽑아내는 특성도 각기 다르다. X5는 2,000~2,500rpm까지 최대토크를 뿜는다. 투아렉은 2,250~3,250rpm으로 좀 더 ‘광대역’이다. 가장 저회전부터 최대토크 내는 차는 GLE로, 1,800~4,000rpm까지 51.0㎏‧m를 줄기차게 토한다. GV80과 XC90은 공식 프레스 사이트에 해당 정보가 드러나지 않았다.

연료효율은 누가 뛰어날까? 모두 10.0㎞/L 이상의 연비를 기록하지만, XC90이 10.9㎞/L로 가장 높다. 2위는 의외로 GV80이다. 일부 매체는 ‘4등급 연비’라고 깎아내렸지만, 동급 차종과 비교하면 큰 차이는 아니지만 높은 편이다. 5인승, AWD, 19인치 휠 기준 복합연비 10.9㎞/L이며 20인치 휠 끼우면 10.6㎞/L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연비 순위와 비슷하다. XC90이 1㎞당 176g으로 가장 적게 뿜고, GV80은 5인승, AWD, 19인치 휠 기준 179g/㎞, 20인치 휠이 184g/㎞다. GLE와 투아렉은 각각 183, 188g/㎞이며 X5는 195g/㎞로 가장 높다.



발진가속 성능은 누가 빠를까? 투아렉이 6.1초로 가장 빠르다. 무게 2t 넘는 거구가 폭스바겐 골프 GTI보다 빨라 흥미롭다. 신형의 경량 설계가 이룬 쾌거다. 2위는 X5로 6.5초의 민첩한 성능을 뽐낸다. 2L급 엔진 얹은 GLE와 XC90은 각각 7.2, 7.6초로 뒤를 이었고, GV80은 미디어 사이트에 공식 제원이 나오지 않았다. 물론 SUV에서 발진가속이 그렇게 의미 있는 데이터는 아닐지라도, 경쟁 업체처럼 좀 더 꼼꼼한 제원표 제공이 필요하다.

③ 개성 물씬한 스타일, 내 취향은?

한국적 미를 담은 GV80



GV80은 정통 SUV 비율을 따르기보다 살찌운 슈팅 브레이크처럼 늘씬하다. 비결은 사이드 캐릭터 라인. 헤드램프 안쪽에서 시작한 선이 매끈한 호를 그리며 테일램프까지 이어진다. 이른바 ‘파라볼릭’ 라인이다. 덕분에 마치 예전 1960-70년대 미국 클래식 컨버터블을 보는 기분도 든다. 표정은 여느 제네시스와 조금 다른데, 거대한 콧날은 G90처럼 아래 끝을 극단적으로 깍진 않았다. 대신 가장자리 각을 날렵히 세우고 크롬 격자무늬를 빼곡히 채웠다. 핵심은 눈매. 이상엽 전무에 따르면 앞으로 제네시스는 ‘두 줄’이다. 풀 LED 방식으로 4개의 광원을 심었다.




실내는 우리나라 고유의 여백의 미를 담았다. 각종 조형을 빼곡히 채우는 대신, 아늑하게 숨 쉴 공간을 최대한 살렸다. 쭉 뻗은 대시보드와 매끈한 곡선으로 이룬 도어트림 등이 좋은 예다. 크리스털로 빚은 다이얼식 기어레버와 14.5인치 디스플레이, 2 스포크 스티어링 휠도 신선하다. 어두운 밤, 감성 촉촉이 적실 무드 램프도 포인트. 고를 수 있는 인테리어 컬러도 다양하다.

곡선으로 우아하게, GLE



GLE는 최신 벤츠답게 곡선을 위주로 풍만하게 빚었다. CLS처럼 눈매 안쪽에 각을 세우고 ‘ㄱ’자 LED 주간주행등을 두 줄기씩 심었다. 거대한 그릴과 범퍼 덕분에 오프로더 느낌이 물씬하다. 공기저항계수는 Cd 0.29. 마세라티 르반떼가 갖고 있던 Cd 0.31(SUV 중 공기저항이 가장 낮음) 기록보다 칼끝이 더 날카롭다. 멀티빔 헤드램프는 전방 650m까지 빛을 뿌린다.



GLE의 매력 포인트는 뒤에서 바라볼 때. 휠베이스를 기존 2,995㎜에서 80㎜ 더 늘리면서 더욱 안정감 있는 비율로 거듭났다. 네 바퀴를 부드럽게 감싸는 면과 GLE 고유의 D필러 라인 등이 편안하다. 테일램프는 CLS에서 선보인 디자인을 담았고, 듀얼 머플러와 디퓨저, 루프랙 등 군더더기 없이 정교하게 맞물렸다. 휠은 18인치부터 22인치까지 다양하게 챙겼다.



실내는 그야말로 ‘환골탈태’했다. 언뜻 S-클래스와 구성이 비슷해 보이지만, 송풍구를 사각으로 빚고 센터콘솔 양 옆에 손잡이 모양의 조형을 더했다. 계기판에 얹은 큼직한 디스플레이와 따뜻한 원목 장식, 앰비언트 라이트, 부메스터 오디오 등을 조화롭게 구성했다. 특히 뒷좌석은 이전보다 무릎공간은 69㎜, 머리공간은 33㎜ 키웠고, 6방향 전동시트를 마련했다. 앞뒤로 100㎜까지 슬라이딩할 수 있고 40:20:40으로 나눠 접을 수 있다.

투박하되, 남성미 물씬한 X5




X5는 든든한 오프로더 느낌이 물씬하다. 가령, 키드니 그릴 크기를 키우고 눈매를 날렵하게 다듬었다. ‘동생’ X3와도 비슷한 표정이다. 차체는 이전 세대보다 42㎜ 길고 66㎜ 넓으며 19㎜ 높다. 게다가 휠베이스는 2,975㎜로 42㎜ 늘었다. 우람해진 체격이 단박에 와 닿는다.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가 기본이며, 옵션으로 BMW 레이저라이트를 챙겼다.



실내도 고급스럽게 치장했다. 대시보드와 송풍구 가장자리에 알루미늄을 붙여 5시리즈보다 스포티한 느낌이 물씬하다. 흥미로운 건 시트 포지션. 이전보다 높여 SUV 다운 성격을 강조했다. 늘어난 휠베이스 덕분에 뒷좌석 공간도 구형보다 쾌적하게 확보했다. BMW 라이브 콕핏 프로페셔널은 12.3인치 계기판과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했다.

담백하면서 고급스러운 투아렉



투아렉은 이전 세대보다 77㎜ 길고 44㎜ 넓으며 7㎜ 더 낮다. 그럼에도 공차중량은 2,070㎏으로 기대 이상 날렵하다. 뼈대의 48%를 알루미늄으로 채우고 나머지는 고강도 스틸로 빚은 결과다. 거대한 그릴 끝마디에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를 펼쳤고, 램프 속 주간주행등과 그릴 라인을 하나로 이었다. 각 패널 간 단차는 강박에 가깝게 줄였다. 여기에 ‘반짝이’ 크롬 장식을 덧발라 고급스럽고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투아렉의 ‘얼짱각도’는 뒤쪽에서 45°로 바라볼 때. 반듯한 도어 주름에 시선이 쏠린다. 단순한 장식 같지만 알고 보면 숨이 턱 막힌다. 가령 4개 도어와 뒤쪽 패널은 알루미늄이다. 주유구는 플라스틱. 나머지는 스틸이다. 각기 다른 소재를 단차 없이 접어 연결시켰다. 이를 위해 프레스 공정을 7차례나 치렀다. 칼 각 뽐내는 군복처럼 절도 있는 라인을 뽐낸다.



운전석에 앉으면 ‘이노비전 콕핏(Innovision Cockpit)’이 시선을 압도한다. 무려 15인치다. 계기판도 12인치 모니터를 통째로 심었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엔 길쭉한 원목 또는 알루미늄을 붙이고 그 아래에 얄따란 LED 엠비언트 라이트를 심었다. 손이 가는 모든 부위는 가죽으로 감쌌다. 게다가 투아렉 최초로 앞좌석에 마사지 기능을 넣은 게 특징이다.

스칸디나비안 럭셔리 XC90



얼마 전 부분변경 치른 XC90은 스웨덴 출신다운 장대한 기골을 뽐낸다. 메르세데스-벤츠 GLE보다 20㎜, BMW X5보다 30㎜ 더 길다. 실내 공간 가늠할 휠베이스는 2,984㎜에 달한다. ‘큰 차’ 좋아하는 국내 정서와도 알맞다. 네모반듯한 콧날은 크기를 키우고 움푹 파인 수직 크롬 바를 짝지었다. 볼보 특유의 ‘아이언 마크’는 카메라 센서를 이질감 없이 품었다. 범퍼 양 끝단의 공기구멍은 아래에 크롬을 더해 한층 고급스럽다. 각 패널간 단차는 강박에 가깝게 줄였다. 눈을 자극할 과한 기교는 없지만,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게 XC90의 ‘으뜸매력’이다.




XC90의 실내는 스웨덴 가정집 특유의 따뜻한 느낌을 듬뿍 담았다. 이전 모델은 물리 버튼만 40개가 넘었지만, 신형은 9개로 줄이고 9인치 터치스크린이 몽땅 삼켰다.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주변부에 블랙 하이글로스, 매트한 원목, 가죽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의자 높이는 뒤로 갈수록 점점 더 높은데, 뒷좌석 승객도 탁 트인 시야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는 엉덩이 받침 높이를 조절해 아이 몸에 맞출 수 있다.

④ 충돌 안전성은 누가 뛰어날까?



위 다섯 가지 차종 중 충돌안전성은 누가 뛰어날까? 유로NCAP의 테스트 결과를 참조해 비교했다. 유로NCAP은 ①성인 승객보호(1열), ②어린이 탑승자 보호(2열), ③교통약자 보호, ④주행 안전보조 등 크게 4가지 항목으로 나눠 테스트를 치른다. GV80은 아직 유럽 출시 전이라 테스트 결과가 없다. 향후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테스트 결과가 나오면 후속 기사로 전할 예정이다.



위 다섯 개 차종은 유로NCAP에서 모두 별 다섯 개 최고점을 받았다. 그러나 세부 항목에서 점수 차이가 있다. 가령, 성인 승객보호 부문에선 XC90이 97%로 압도적이다. GLE는 91%로 뒤를 이었으며, X5와 투아렉이 각각 89%를 기록했다.

2열 어린이 탑승자 보호 점수는 GLE가 유일하게 90%를 기록했고, XC90이 87%로 2위다. GLE와 X5는 각각 86%. 보행자 충돌 안전성 등을 확인하는 교통약자 보호 부문에선 GLE가 78%로 1위이며 X5가 75%로 뒤를 이었다.

마지막 주행 안전보조 부문은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 차선이탈 방지 등을 테스트한다. XC90은 94%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레벨 3 준자율주행 시스템을 갖춘 투아렉은 81%로 2위이며 GLE와 투아렉은 각각 78%, 75%를 기록했다.

⑤ 가격비교(모두 디젤 모델 기준)



가장 중요한 건 역시 가격이다. 우선 투아렉은 다음 달 신형 모델 출시 예정이라, 정확한 가격은 알 수 없다. 대신 이전 세대 가격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7,750만~9,750만 원이다. 위 다섯 개 차종 모두 8,000만~9,000만 원대 가격을 갖췄지만, 가장 비싼 건 X5 x드라이브30d 9,890만 원이다. ‘라이벌’ GLE는 450 가솔린 모델은 1억 원을 넘지만, 300d는 9,150만 원으로 두 번째로 비싸다.

XC90 D5는 8,030만~9,060만 원으로, 시작가는 독일산 경쟁자보다 낮은 편이다. 가격 경쟁력이 가장 뛰어난 건 아무래도 GV80이다. 5인승, 뒷바퀴 굴림(FR), 19인치 휠 기준 시작가가 6,580만 원이다. GV80에 넣을 수 있는 모든 사양을 곁들이면 8,900만 원까지 치솟는다. 그럼에도 X5와는 약 1,000만 원 가까이 ‘갭’이 있다. XC90 D5 최고사양과 비교하면 160만 원 정도 저렴하다. 투아렉의 가격이 관건인데, 2세대와 큰 차이 없는 가격구성이면 GV80과 가장 큰 경쟁을 치를 전망이다.

한층 치열해진 프리미엄 SUV 시장. 과연 2020년 주도권은 누가 가져갈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을 모은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각 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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