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무대에서 펼쳐진 7,800km 의 드라마, 다카르 랠리 2020

조회수 2020. 2. 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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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월 오프로드 라이더라면 모두가 관심을 갖는 다카르 랠리가 개최된다. 1979년부터 2007년까지 유럽과 아프리카를 무대로 진행되다가 테러의 위험으로 남아메리카에서 개최되어 왔다. 올해는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다카르 랠리가 진행되었으며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졌다.

1979년부터 시작된 다카르 랠리는 올해로 42회를 맞이했다. 첫 레이스는 1979년 프랑스부터 다카르까지 달리는 코스로 진행되었는데 총 182대의 머신들이 약 10,000km를 달렸고 그중 72대만이 살아남았다. 첫 우승을 차지했던 브랜드는 야마하였다. 이후 다카르랠리는 유명세를 치르면서 1980년에는 216대가 참가했고 1981년에는 291대가 출전하며 우승을 위해 달렸다. 그렇게 다카르 랠리는 2007년까지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을 코스로 진행되었으며 대부분 다카르가 출발점 혹은 결승점이었다. 하지만 2008년 대회를 앞두고 인근에서 테러가 발생하여 최초로 랠리가 취소되었고 이후부터는 장소를 옮겨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진행되었다. 그리고 올해는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랠리가 진행되었고 많은 선수들이 낯선 환경에적응하느라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만큼 선수들에 대한 각종 사고와 이벤트가 존재했으며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레이스를 보여주었다. 다카르 랠리는 야마하의 우승을 시작으로 80년대에는 혼다가 강세를 보이다가 90년대로 들어와 야마하와 BMW의 경쟁 구도를 보여주었다. 이후 2000년대부터는 KTM이 우승 을 놓치지 않으며 독주를 펼쳐왔다.

전년도 다카르랠리 모터사이클 우승자 토비 프라이스(레드불 KTM 팩토리팀)


SAUDI ARABIA DAKAR 2020

이번 다카르 랠리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되었다. 이틀간 홍해를 따라서 거슬러 올라간 뒤 4일간 대륙의 안쪽으로 들어가는 코스를 달리고 하루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삼각형을 그리는 코스를 6 일간 주파해야 했다. 처음 개최되는 장소였기 때문에 코스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으며 코스의 대부분이 부드러운 모래사막으로 이루어져 팩토리 라이더부터 아마추어 라이더까지 모두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길이 없는 허허벌판에서 로드북과 GPS에 표시 되는 방위각만으로 주행해야 했고 앞선 선수가 지나가 타이어 자국이 남더라도 바람이 불면 흔적이 그새 사라지기 때문이다. 총 12개의 스테이지로 7,8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야 했으며 평균적으로 하루에 800- 900km를 달리는 일정이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왕좌를 빼앗긴 적이 없는 KTM이 이번에도 우승을 차지할 것인지가 많은 이들의 관심사였다. 또한 한국인 최초로 다카르 랠리 모터사이클 부문에 도전하는 류명걸 선수도 국내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인 최초로 다카르 랠리에 도전한 류명걸 선수

2020 다카르 랠리는 지난해의 순위대로 출발하며 시작되었다. 우승을 차지했던 레드불 KTM 팩토리 레이싱팀의 토비 프라이스(Toby Price)가 시작을 알렸고 이어서 팀메이트인 매티아스 보크너(Matthias Walkner)와 샘 선덜랜드(Sam Sunderland)가 뒤를 이었다. 스테이지 1은 토비 프라이스가 선두로 마무리하며 다시 한번 KTM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로드북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페널티가 발생했다. 2위에는 지난해 뛰어난 기량으로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었던 혼다 팩토리 팀의 리키 브라벡(Ricky Brabec)이 단5초 차이로 들어오며 레이스 우승에 대한 욕망을 보여주었다. 스테이지 2에서는 바스 다카르 KTM 레이싱 팀의 로스 브랜치(Ross Branch) 선수가 스테이지 우승을 차지하며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다카르 랠리의 상위권 다툼은 지원이 막강한 브랜드의 팩토리 팀들만의 구역이라는 상식을 깨버리는 일이었다.

스테이지 3에서는 혼다의 리키 브라벡이 2위 선수와 5분 56초라는 엄청난 시간차로 들어오며 종합 랭킹 1위에 위치하게 되었다. 스테이지를 거듭하면서 초반 실수로 종합 9위까지 밀려났던 토비 프라이스가 다시 스테이지 5를 우승하며 리키 브라벡을 바짝 쫓기 시작했다. 그렇게 혼다와 KTM의 대결 구도가 진행되던 중 스테이지 7에서 사고가 발생하였다.

히어로 모터스포츠 팀에 속한 파울로 곤살베스(Paulo Goncalves)가 레이스 도중 심정지로 사망한 것이다. 그는 다카르 출전 경험만 10회가 넘는 전설 같은 존재였는데 이 안타까운 사고 소식에 모든 모터사이클 부문 참가자들이 슬픔에 잠기게 되었다. 또한 사고 당시 바로 뒤에 있던 토비 프라이스가 그 상황을 목격하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많은 라이더들이 슬픔에 잠긴 탓에 예정되었던 스테이지 8은 모터사이클과 쿼드바이크를 제외한 클래스만 진행되었고 라이더들은 추모의 하루를 보냈다.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파울로 곤살베스 

이어진 스테이지 9에서 허스크바나 팩토리 팀의 파블로 퀸타닐라(Pablo Quintanilla)가 스테이지 우승을 차지하며 상위권 자리를 굳히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마지막 스테이지에서 선두와의 1분 차이를 만회하기 위해 달리다가 낙차가 큰 지형을 인지하지 못해 착지 과정에서 왼쪽 발목 골절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대로 경기를 재개하여 종합 4위를 기록한 저력있는 선수다. 스테이지 10에서는 1위부터 3위까지 혼다 팩토리 팀 선수들이 차지하며 2020 다카르의 강세가 누구인지 보여주었다.

허스크바나 팩토리팀의 파블로 퀸타닐라

그렇게 스테이지 12가 끝나는 순간까지 혼다와 허스크바나, KTM의 접전이 이어졌고 경기 초반부터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주던 몬스터 에너지 혼다 팀의 리키 브라벡이 우승을 차지하였다. 이어서 파블로 퀸 타닐라가 16분 26초 차이로 2위, 지난해 우승자인 토비 프라이스가 페널티 포함 26분 06초 차이로 3위를 차지했다. 국내 최초의 다카르 모터사이클 부문 참가자이자 완주자인 류명걸 선수는 종합 40위라는 쾌거를 이루며 국내 팬들을 환호하게 하였다. 158명의 모터사이클 참가자 중 96명만이 완주에 성공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열린 레이스였던 만큼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계속되는 변수로 많은 이들을 가슴 졸이게 하였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다카르의 영웅들

리키 브라벡 RICKY BRABEC

출생 1991년 4월 21일 국적 미국 신장 185cm 체중 92kg 몬스터 에너지 혼다 팀 2020 머신 CRF 450 RALLY

오랜 기간 동안 갈고닦았던 리키 브라벡이 우승에 대한 꿈을 실현했다. 2016년부터 HRC 팀에 속하여 다섯 번의 다카르 도전 끝에 이뤄낸 쾌거다. 좋은 성적을 꾸준히 냈음에도 바이크 트러블에 시달려야 했던 리키브라벡은 2020 다카르의 우승자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 거의 모든 스테이지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마크하며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었다. 이로써 거의 30년간 우승한 이력이 없던 혼다가 다카르 랠리 우승이라는맛을 본 것이다. 리키 브라벡은 랠리가 끝난 뒤, “우리가 드디어 해냈다! 다카르 우승은 혼다와 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말 힘들었고 긴 레이스였지만 팀의 화합은 대단했고 머신까지 완벽했다. 우승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고 작년까지 팀원이었던 파울로 곤살베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다시 내년을 준비할 것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파울로 곤살베스 PAULO GONCALVES

출생 1979년 2월 5일 국적 포르투갈 신장 168cm 체중 74kg 히어로 모터스포츠 팀 랠리 머신 450 RALLY

R. I. P. SPEEDY

2006년부터 다카르에 출전하고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하여 혼다 팩토리 팀에 소속되기도했던 노장 선수. 총 13번의 다카르 출전 중 2015년 최고 성적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작은 키에도 높고 커다란 랠리 머신을 가볍게 다루고 워낙 빨라서 스피디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번 2020 다카르 랠리 중 불의의 사고로 전설 속으로 남게 되었다. 스테이지 7을 진행하던 중 심정지로 인해 사망했다. 다카르 랠리는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전문적인 의료진과 수송 헬기까지 준비되어 있었지만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

파블로 퀸타닐라 PABLO QUINTANILLA

출생 1986년 12월 10일 국적 칠레 신장 179cm 체중 80kg 락스타 에너지 허스크바나 팩토리 레이싱 머신 FR 450 RALLY

파블로 퀸타닐라는 꾸준한 다카르 도전으로 점점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2020년 다카르에서 2위를 기록하여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작년 다카르 랠리에서 마지막 스테이지를 남겨두고 1위와의 격차가 1분 남짓임을 의식한 탓인지 낙차가 큰 코스를 인지하지 못하여 부상을 입은 바 있다. 그럼에도 빠르게 회복하여 재활훈련은 물론이고 다카르 랠리 코스에 대한 현지 적응훈련을 빠르게 진행했다고 한다. 한 단계씩 올라가고 있는 파블로 퀸타닐라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토비 프라이스 TOBY PRICE

출생 1987년 8월 18일 국적 호주 신장 188cm 체중 93kg 레드 불 KTM 팩토리 팀 머신 KTM 450

토비 프라이스는 올해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2020 다카르 랠리 3위라는 기록을 세우며 꾸준한 기량을 자랑했다. 경기 초반의 페널티와 중반부에 있었던 동료의 사고 등이 토비 프라이스의 멘탈을 흔들기 충분했음에도 엄청난 정신력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는 랠리 도중 일명 토비 프라이스 바버 숍을 운영하며 라이더들은 물론 팀원들의 머리를 정돈(?) 해주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고 자국의 산불로 인한 피해를 돕는 기부 행사도 진행하며 토비 천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각종 랠리와 엔듀로 우승 경력을 소유하고 있는 토비 프라이스는 내년에도 분명히 좋은 성적을 낼 선수로 주목되고 있다.


류명걸 MYUNGGUL RYU

출생 1981년 2월27일 국적 대한민국 신장 173cm 체중 70kg 클림사이우 레이싱 머신 FR 450 RALLY

류명걸 선수는 이번 2020 다카르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의 다카르 모터사이클 부문 참가자이자 완주자가 되었다. 그는 20년 가까이 국내외 엔듀로와 모토크로스 레이스에서 꾸준한 성적을 발휘해온 선수이다. 이번 다카르 랠리에 출전하기 위해 일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가지고 있는 모든 재산을 다카르에 바친 사람이다. 한국인으로서 모터사이클 랠리의 끝판왕이라는 다카르 랠리에 도전하여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많은 이들에게 동기부여를 일으키게 되었다. 류명걸 선수는 현지에서 다카르 랠리를 완주한 뒤 사랑하는 이에게 프러포즈를 하며 한 번에 꿈과 사랑을 이뤄낸 사람이 되었다.


라이아 산즈 LAIA SANZ

출생 1985년 12월 11일 국적 스페인 신장 180cm 체중 78kg 가스 가스 머신 450 RALLY

라이아 산즈는 2000년부터 여러 트라이얼 및 엔듀로 챔피언십을 휩쓸어온 선수다. 2011년부터 다카르 랠리에 참가하여 꾸준히 성적을 올렸고 2014년부터 20위권 이내의 기록을 세웠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다카르 랠리에서도 여성 클래스 우승, 종합 순위 18위를 차지했다. 2020다카르가 시작하기 전부터 전 세계 랠리 팬들은 여성이라서가 아닌 랠리스트로서 라이아 산즈의 경기 결과에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보다는 순위가 조금 밀렸지만 여전히 여성으로서 본다면 엄청난 기량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위로 마무리한 것을 감안한다면 내년에도 충분히 영향력이 있는 선수로 기대된다.




  윤연수 기자   사진 KTM/야마하/허스크바나/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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