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틀을 깨다, 고정관념을 깨부수다..더 뉴 그랜저 3.3

조회수 2020. 3. 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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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더 뉴 그랜저 주행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최신 트렌드는 빠르다. 눈 깜짝할 사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소식을 스마트폰 하나로 보고 들을 수 있는 세상이다.

실시간 정보가 익숙해진 최신 소비자들에게 평균 7년 주기로 변하는 신차는 과거의 답습을 이어가는 구시대적 발상이다.

연구와 개발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막대한 개발비용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 하려는 제조사들의 그럴싸한 주장도 이제는 시장에서 통용되지 않는 변명에 불과하다.

이제는 빠른 신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제조사가 응답할때다. 현대차는 6세대 그랜저의 부분변경을 첫 신호탄으로 최신 소비자들의 요구에 응답했다.

현대차는 우리 머릿속에 고정관념처럼 박혀버린 출시 3년차 부분변경, 6~7년차 완전변경의 틀을 깨고 출시 3년만에 완전변경에 가까운 ‘더 뉴 그랜저’를 세상에 내놓았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 주행

■ 안에서 바깥으로, 신차의 중심은 인테리어

통상적으로 신차를 디자인할때 제조사들은 외관의 디자인을 실내보다 앞서 완성시킨다. 첫 스케치부터 실물모형의 클레이를 거쳐 최종 완성에 이르기까지 바깥에서 안으로 디자인을 완성시켜 나간다.

그러나 6세대 부분변경 그랜저는 이러한 공식을 깨트리고 안에서 바깥으로, 즉 실내 디자인을 완성시키고 외관의 모습을 순차적으로 그려나갔다.

현대차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엽 전무는 그랜저의 디자인에 대해 “부분변경의 표준공식과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싶었다. 리빙 스페이스로 정의되는 실내에는 사람중심, 숨은미학이 담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

더 뉴 그랜저의 실내는 그야말로 작심한 듯한 현대차의 의지가 엿보인다. 운전석에 앉자 가장 먼저 반기는 2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는 독일산 중형 세단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어느곳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인포테인먼트 편의성과 내비게이션의 완성도는 따라했다는 느낌마저 지워낼 수 있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겉보기에 그럴싸 하지만 조작 편의성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모델들과 비교 불가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아래로는 수평적 디자인을 강조한 송풍구 디자인과 디스플레이 공조장치, 전자식 변속버튼이 자리잡는다. 이 역시 독일산 세단에서 본듯한 익숙함이 먼저 다가온다. 그러나 조작편의성에서는 역시나 그랜저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그랜저에서 최초로 선보인 디스플레이식 공조장치는 필요한 부분에 한해서 물리적 버튼을 별도로 마련해 기존 터치식 공조장치의 불편함을 토로했던 소비자들에게는 특히나 만족스러운 부분일 것이라 생각된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

뒷좌석의 공간은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넓은 공간을 갖추고 있다. 이전보다 40mm 늘어난 휠베이스는 오롯이 뒷좌석 공간확보에 쓰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안그래도 여유롭던 그랜저의 2열을 더욱 넓혔으니 공간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소비자들은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넓어진 공간만큼 편의장비도 빠짐없이 챙겨넣었다. 2단계로 조절되는 열선과 수동식 햇빛가리개, 2열 인포테인먼트 조절장치, 인터넷 연결시 미러링과 유튜브까지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도 동급 국산, 수입차 가운데서도 가장 앞선 부분이다.

6세대 부분변경 더 뉴 그랜저의 외관은 최근 나온 신차중 가장 파격적인 모습이다. 파라메트릭 쥬얼(Parametric Jewel)로 불리는 새로운 그릴 디자인은 마름모꼴 형상이 촘촘히 박혀있는 형태로 전면램프와 통합된 디자인이다.

더 뉴 그랜저

이 가운데 주간주행등을 마름모꼴 패턴 그릴에 이식시켜 멀리서 봐도 한눈에 그랜저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시도를 더했다. 분명 대다수의 소비자들에게는 낯선 디자인이기 때문에 다름에서 오는 이질감에 호불호가 갈릴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마감이 뛰어나 그릴과 램프, 범퍼까지 일체화된 느낌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실제 현장에서는 예상외의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전면의 보닛이 그릴보다 앞쪽으로 조금 더 튀어나와 살짝 감싸듯이 마무리해 별도의 파팅라인이 존재하지 않다는 점도 깔끔한 그랜저의 인상을 전달하는데 큰 몫을 한다.

더 뉴 그랜저

논란의 앞모습과 달리 측면과 후면의 모습은 부분변경 이상의 만족도를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처리한 디자인 덕에 수치가 나타내는 크기보다 작게 느껴진다는 단점도 존재하지만 뒷바퀴 위를 지나는 날카로운 캐릭터 라인과 후면의 얇고 길게 이어진 램프 디자인은 그랜저만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최신 스타일로 계승했다는 점에서 만족감이 높았다.

■ 입맛따라 고르는 4가지 파워트레인

더 뉴 그랜저는 2.5 가솔린, 3.3 가솔린, 2.4 하이브리드, 3.0 LPi 등 총 4가지 엔진구성을 갖춘다. 이중 시승모델은 3.3 가솔린으로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kgf.m의 힘을 발휘한다.

SM7, 임팔라, K7 등이 직접적인 경쟁모델로 꼽히지만 기아차의 K7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장에서 존재감을 찾기 힘든만큼 준대형 시장은 그랜저와 K7간의 한지붕 싸움이 유력해 보인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 주행

3.3리터 배기량을 가진 그랜저는 V6의 부드러움으로 첫 시작을 알린다. 가속페달을 밟지 않고 서서히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엔진소리와 진동이 철저히 억제됐다.

초기 구동시 전기모터의 힘으로 움직이는 하이브리드가 부럽지 않을 정도의 매끈한 시작을 보여준 그랜저는 고속도로에 올라 꾸준한 속도상승이 이뤄지는 가운데서도 시종일관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초기 6세대 그랜저가 플래그십 세단에 어울리지 않는 단단함으로 승차감에 손해를 봤다면 부분변경 더 뉴 그랜저에서는 전통의 가치로 회귀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다른 운동성능을 보여준다.

어지간한 노면의 요철은 19인치 사이즈의 큰 휠에도 불구하고 섬세하게 충격을 어루만진다. 과감하게 높은 방지턱을 넘는 순간에도 그랜저는 큰 충격이후 재빠르게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다소 추상적인 표현이지만 한겹두겹 쌓아올린 부드러운 케잌처럼 노면의 충격을 지워내고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능력에 대해서는 경쟁상대인 K7보다 한수위라는 생각이다.

더 뉴 그랜저

K7역시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서스펜션이 노면에 대응하는 폭이 넓어져 호평을 받았지만 그랜저는 여기에 한발짝 더 앞선 완성도를 보여준다.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kgf.m의 출력은 폭발적인 가속성능보단 꾸준한 속도상승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오른발에 힘을주고 최대 가속력을 이끌어 내는 상황에선 V6의 제법 멋스러운 엔진음이 실내로 들이친다.

킥다운 이후 한박자 숨고르기 이후 가속이 전개된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엔진 반응이지만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문제삼을 수준은 아니다.

고속 주행 안전성은 부드러운 서스펜션의 세팅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불만을 토로하기 어렵다. 여기에 노면에 충격까지 억제돼 전달되어 장거리 주행시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그랜저 구입을 염두해둔 소비자라면 만족스러운 부분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 주행

■ 틀을 깨고 고정관념을 부순 더 뉴 그랜저..젊은 소비자층 공략은 성공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3년만에 파격적인 변화를 외친 더 뉴 그랜저는 분명 성공적인 그랜저의 신화를 이어나갈 것이다.

11일의 사전계약 기간동안 3만 2179대의 기록은 국내 자동차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기록이다. 점차 위축되는 세단시장과 SUV 강세 속에서도 그랜저가 이러한 성공의 발판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그동안 쌓아온 명성과 국내 기준 성공한 자의 기준으로 그랜저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수입차 구매가 흔해진 낯설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그랜저의 아성은 굳건하다. 전통의 50~60대 층의 강력한 지지에서 40~50대까지 낮아진 그랜저의 구매 연령층은 3만대가 넘는 더 뉴 그랜저에선 사전계약 30~40대의 비중이 53%에 달해 젊은 구매고객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

현대차가 부분변경이지만 3년만에 완전변경에 가까운 변화를 준 이유 역시 젊은 고객층과 최신 소비패턴에 부합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다.

파격, 혁신, 새로운 가치탄생을 앞세우는 더 뉴 그랜저는 동급최고의 상품성으로 다시 한번 국내 준대형 시장의 1위 탈환을 노린다. K7이 부분변경을 통해 꾸준히 그랜저를 위협했다면 이제는 서로의 위치가 뒤바뀐 셈이다.

3년만의 파격적 변신으로 젊어진 그랜저와 전통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K7 사이 국내 준대형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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