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르노 마스터에 트위지를 싣고 여행을 떠났다

모터 트렌드 입력 2018.11.21 13:30 수정 2018.12.21 18:38 댓글 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트위지가 마스터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마스터는 트위지를 가득 안고 한참을 달렸다. 하나가 된 둘은 과연 어디로 향한 걸까?

솔직히 몰랐다. 그렇게 쏙 안길 줄은. 예상치도 못한 단서를 손에 쥔 건 르노 마스터 론칭 행사장이었다. 마스터의 넉넉한 적재공간을 뽐내려 르노는 론칭 행사장에서 오프로드 바이크가 마스터의 뒷문으로 빠져나오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 모습을 보고 르노삼성 관계자에게 한마디 툭 던졌다. “트위지가 나왔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요.” 그러자 그가 맞받았다. “사실 트위지를 넣어 보자는 의견도 있었어요. 쏙 들어가긴 하더라고요.” 헉! 잘하면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지만 정말로 들어간다니! 뭔가 우물에서 탄산수를 길어 올린 기분이었다. “진짜 들어가요?”라고 다시 물으니 “정말 들어가요!”라는 확답이 돌아 왔다. “대박!” 사실을 확인했다면 다음 단계는 실행이다.

마스터, 트위지를 품다

트위지를 품은 마스터는 L이다. L이 뭐냐고? 옷에 있는 L, 피자집에 있는 L과 같은 의미다. 라지. 라지 사이즈 마스터에 트위지를 실었다. 물론 짐칸 크기가 아무튼 길이×너비×높이가 2505×1705×1750밀리미터인 마스터 S에도 트위지는 들어간다. 참고로 여기 붙은 S는 옷에 있는 S, 피자에 있는 S와 다르다. 스몰이 아니다. 스탠더드다. 기본이자 표준형이란 얘기다. 아무튼 길이×너비×높이가 2338×1237×1454밀리미터인 트위지를 굳이 마스터 라지에 실은 건 승차 때문이다. 트위지는 문짝이 위로 휙 올라가며 열리는 방식의 시저도어를 가졌다. 때문에 문을 활짝 올리면 높이가 1980밀리미터까지 치솟는다. 원활하게 타기에 1750밀리미터는 아무래도 좀 낮다. 적재공간 높이가 1940밀리미터인 L 정도는 돼야 한다. 아울러 적재함 길이가 3015밀리미터나 돼 트위지를 넣어도 남는 공간이 677밀리미터나 되는 L이 싣고 내리고 결박하고 짐까지 싣기에 더 여유롭다.

실제 마스터의 적재용량은 S가 8.0세제곱미터, L이 10.8세제곱미터다. 넓다. 현대 스타렉스가 5세제곱미터인 점을 생각하면 마스터를 실제 보지 않았더라도 그 크기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하긴, 트위지가 무리 없이 들어갈 정도다. 최대 적재중량도 스타렉스가 800킬로그램인 반면 마스터는 S가 1200, L이 1300킬로그램이다. 물론 현대 쏠라티도 적재공간 부피가 12.7세제곱미터나 되고 최대 적재중량이 1300킬로그램이나 되는 윈도우밴을 컨버전 모델로 꾸리고 있다. 하지만 비싸다. 6390만원이다. S가 2900만원, L 이 3100만원인 마스터와 비교하면 두 배도 넘는다. 마스터의 매력이 왠지 비교할수록 도드라지는 느낌이다.

짐이라는 게 실었다고 끝이 아니다. 움직이지 않게 잘 고정해줘야 한다. 그런데 ‘택배차’로 많이 쓰이는 내장 탑차나 스타렉스 밴은 내부에 화물을 결박할 수 있는 고정 고리가 없다. 윙바디 같은 일부 특수 차종이나 쏠라티 밴 정도에만 화물 고정 고리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마스터는 바닥과 벽 곳곳에 고정 고리가 들어갔다. 0.5톤에 가까운 트위지지만 고속의 자동차에 가해지는 물리력 앞에서는 한낱 종잇장처럼 휘둘릴 수 있다. 당연히 트위지를 결박했다. 네 바퀴를 각각의 고정 고리에 걸어 단단히 묶었다.

마스터, 길 위에 오르다

마스터의 운전석에 탔다. 아니, 올랐다. 높다. 정확한 수치까지 확인할 순 없었지만 시트 방석 부분의 높이가 지면에서 최소 1미터는 떨어진 게 분명했다. 도로를 달리면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어지간한 트럭이나 버스 운전자들이 약간 내려다보인다. 항상 우러러보는 분들을 눈 아래 두다니. 그 기분 참 묘하다.

길이×너비×높이가 5550×2020×2485밀리미터나 되는 마스터는 한국의 골목길에선 좀 부담스럽다. 혼자 다니는 건 별로 문제 될 게 없다. 마주 오는 차가 있을 때가 문제다. 좁다란 길로 꺾어 들어가기도 은근히 부담스럽다. 폭 때 문이다. 2미터가 살짝 넘어가는 폭은 적응하는 데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 오히려 길이는 괜찮다. 사실 1톤짜리 포터도 초장축은 길이가 5230밀리미터까지 늘어난다. 5.5미터라면 거추장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엔진은 엉덩이 아래가 아니라 승객석 앞에 있다. 뭉툭하게 튀어나온 보닛 속 깊숙이 내려앉았다. 승객석 높이와 비교하면 무릎보다 아래다. 충돌사고가 발생하면 엔진은 원래 위치보다 더 아래로 가라앉도록 설계됐다. 그리고 이 짤막한 보닛이 크럼플 존으로 기능한다. 바싹 구겨지며 최대한 많은 충격을 흡수하도록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실제 르노는 이 부분을 마스터의 중요한 차별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충격 흡수층이 취약해 사고 시 부상 위험이 높은 포터나 봉고 트럭 등에 비해 안전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뿐만 아니라 마스터는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과 그립 컨트롤, 트레일러 흔들림 조절 기능 등의 안전장치도 기본으로 갖췄다. 후방카메라와 차체 주변 360도를 돌아볼 수 있는 어라운드뷰 카메라는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엔진은 직분사 방식의 2.3리터 디젤이다. 과급기를 두 개나 더한 트윈터보다. 닛산과 메르세데스 벤츠도 함께 사용할 만큼 품질을 인정받 는다. 최고 145마력, 최대 36.7kg·m를 발휘한 다. 변속기는 6단 수동이 맞물려 앞바퀴를 굴린다. 0.5톤짜리 트위지가 실렸지만 가속감은 여유롭다. 사실 트위지가 짐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고, 진짜 차가 들어갔다는 놀라움이 어려서 그렇지 마스터의 최대 적재중량에 다다르려면 아직 824.5킬로그램이나 여유가 있다. 이 경쾌한 가속감은 어쩌면 당연한 거다. 다만 출력과 토크를 나타내는 숫자에 비해서는 확실히 풍부하다.

성능보다 흥미로운 건 연비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트위지를 싣고 총 380킬로미터 정도를 달렸는데 트립컴퓨터는 연료 8.7리터로 10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고 표시했다. 국내 단위로 환산하면 리터당 11.5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수준이다. 시승 구간 중 고속도로가 250킬로미터 남짓 되긴 했지만 급가속과 고속주행이 이어졌고 총 50킬로미터 이상의 정체구간을 지났다. 이를 감안하면 확실히 기대 이상이다. 기본으로 들어간 스타트 앤 스톱 시스템도 인상적인 연비에 한몫 단단히 보탰을 거다. 국내에서는 수동 변속기와 조화를 이룬 이 장치가 좀 낯설겠다. 시 동과 관여된 건 클러치다. 기어를 중립에 놓은 뒤 클러치를 다 뗀 상태에서 차가 정지하면 시동이 꺼진다. 그러다 클러치를 밟으면 바로 다시 시동이 걸린다. 그래서 이 시스템은 페달 조작 실수로 시동이 꺼졌을 때 종종 자동으로 시동을 걸어준다.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 클러치를 또 밟으면 이내 자동으로 시동이 걸리기 때문이다. 처음 겪은 상황인데 꽤 신기했다.

승차감은 편했다. 상용차는 원래 화물로 전달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완충장치가 부드럽게 조절돼 있다. 결국 운전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시트다. 약간 평평해 보이는 시트는 기대보다 안락하다. 너무 푹신하면 오히려 살이 배기는데 마스터의 시트는 적당히 단단해 장시간 편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운전하는 데 다른 건 별로 신경 쓸 것 없다. 2미터가 살짝 넘는 너비 때문에 셋이 앉아도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지천에 널린 수납공간은 필요와 용도에 따라 사용하면 된다. 다만 낯선 버튼 위치만큼은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비상등과 문 잠김, 차선이탈 방지시스템 버튼이 천장 실내등 쪽에 모여 있다. 자주 쓰지 않는 버튼을 모아둔 셈이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문이 자동으로 잠기니까 문 잠금 버튼은 따로 쓸 일이 거의 없고, 차선이탈 방지시스템은 안전을 위해 웬만하면 끄지 말라고 일부러 위에 갖다 놓은 듯하다. 비상등도 한국에서나 다양한 의미로 종종 사용할 뿐, 해외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진짜 비상이 아닌 이상. 유럽에서 건너온 게 이렇게 티가 난다.

시승차에는 80만원짜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후방카메라가 들어갔다. 7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구현되는데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된다. 기본으로 깔린 T맵의 경우 개인용 핫스팟으로 연결하면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반영해 길을 안내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반가운 건 후방카메라다. 양쪽에 매달린 사이드미러 한 쌍에 의지해 후진하기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이 너무 넓다. 이 옵션은 안전을 위해서라도 선택하는 게 좋겠다.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는 트위지!

트위지를 품에 가득 안고 도착한 곳은 충북 단양 군이다. 크게 굽이쳐 흐르는 남한강과 주변을 둘러싼 산세가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이다. 그리고 오염되지 않은 맑고 고운 자연이 곳곳에 빼곡한 동네다. 이런 지역을 다니는 데 화석연료를 태우는 내연기관차를 몰고 다니면 미안하다. 굳이 마스터에 트위지를 품고 온 이유다.

마스터는 그 자체로 숙소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굳이 캠핑장 찾을 필요가 없다. 달리다 경치가 좋고 주차가 가능하면 어디든 세워 머물면 된다. 도착한 곳은 세차게 굽이치는 고개로 유명한 보발재 부근이었다. 계곡 소리가 청량하고 단풍이 고왔다. 맑은 공기는 상쾌했다. 오늘을 보내기에 너무 근사했다. 트위지를 꺼내기에도 아주 적당했다.

마스터의 뒷문을 양옆으로 활짝 열었다. 트위지의 가랑이 사이로 깊숙이 파고든 다리를 바깥으로 뽑아내 단단히 고정했다. 트위지의 네 바퀴를 결속한 줄도 느슨하게 풀어 고리에서 제거했다. 조심스레 마스터에게서 내려온 트위지는 끝내 자유의 몸이 됐다.

트위지의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전력이 가득 차 있었다. 220볼트 콘센트에 꽂으면 3시간 반 만에 한가득 충전된다. 그럼 표시 연비 기준으로 55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 문제는 승객이다. 묵직한 한 명과 육중한 한 명이 함께 타기로 했다. 물론 마스터가 아니다. 트위지다. 트위지는 최고 17.1마력, 최대 5.8kg·m를 낸다. 두 승객의 체중을 합하면 220킬로그램이다. 트위지 무게의 거의 절반이다. 물론 트위지는 2인승이다. 2인승 전기차에 2명이 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불안한 건 그저 기분 탓이다.

트위지의 조작법은 자동차와 같다. 운전대를 돌려 방향을 튼다. 가속페달과 제동페달을 밟아 달리고 멈춘다. 변속기는 버튼을 눌러 선택한다. 주차브레이크는 왼손으로 바짝 당겨 채운다. 다만 풀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열쇠를 돌려 전원을 켜야 해제된다. 그렇지 않으면 조여지기만 할 뿐 결코 풀리지 않는다. 일종의 도난 방지장치다. 순정 상태의 트위지는 창문이 없다. 문도 잠기지 않는다. 그러면서 가볍다. 밀면 밀린다. 그것도 가뿐하게. 열쇠가 없어도 주차브레이크만 풀리면 편하게 밀고 가 쉽게 절도할 수 있다. 범죄자 양산차가 될 수 있단 말이다.

가속페달은 기대보다 깊이 밟아야 한다. 절대 승객이 무거워서가 아니다. 정말 아니다. 진짜 아니다. 반응이 좀 더딜 뿐이다. 가속은 예상보다 괜찮다. 교통 흐름에 방해될 일은 없겠다. 문제는 토크다. 약하다. 언덕을 만나면 좀 지치는 기색이다. 그럼에도 트위지는 씩씩하게 보발재를 넘었다. 세차게 굽이친 험준한 고개를 단 한 순간도 지치지 않고 씩씩하게 따라 넘었다. 내려갈 때는 맹렬했다. 중력의 영향이었을까? 어쨌든 내리막에서의 가속은 후련했으나 제동만큼은 유의해야 했다. 주의 않고 밟으면 주의하라는 듯 밀렸다. 총중량 695.5킬로그램에 가해지는 중력은 결코 만만한 게 아니었다. 생각보다는 제동페달을 힘껏 밟아야 했다.

단양 하면 도담삼봉을 비롯한 단양팔경이 유명하다. 시내를 휘감아 도는 남한강의 힘찬 줄기와 주변을 두른 조형 같은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는 양방산도 좋다. 고수동굴을 비롯해 고생대에 생성된 여러 석회암 동굴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가대생태습지처럼 곳곳에 마련된 생태습지도 산책하고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이끼터널도 인상적이다. 대부분 자연을 느끼고 감상하는 곳이다. 결국 단양은 아름다운 자연이 깃든 청정한 지역이다. 이는 곧 천연의 혜택에 아무런 위해가 되지 않으며, 산재한 풍경 사이를 청결하게 누빌 수 있는 트위지가 매우 잘 어울리는 곳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작달막한 덩치는 단양의 맛집이 몰려 있는 시장 골목에도 넉넉하게 진입할 수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한껏 끌어모으며 BTS라도 된 듯 호응까지 끌어낼 수 있다. 단양 구경시장에 끝내주는 집들이 많단다. 트위지로 기웃거리다 한 집 들어 가야겠다. 우린 아직도 배고프니까. 트위지도 고생했으니까.

글_고정식  사진_최민석, 조혜진

쓰임의 마스터

마스터는 유럽 경상용차 부문에서 1998년 이래 판매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국내에는 크기에 따라 스탠더드와 라지 두 종으로 출시했지만 유럽에서는 수많은 버전이 판매되고 있다. 심지어 전기차도 있다. 길이는 스탠더드와 동일한 L1부터 약 7미터의 L4까지 네 가지를 선보인다. 구동방식은 앞바퀴굴림과 뒷바퀴굴림, 네바퀴굴림을 모두 지원한다. 미니버스와 화물용 밴은 물론 특수차 제작용으로 뼈대를 드러낸 섀시 캡, 평평한 바닥의 플랫폼 캡, 포터처럼 짐 공간이 개방된 트럭 등을 판매한다. 세부적으로는 총 300가지 이상으로 조합할 수 있다.

글_전우빈


RENAULT MASTER L

기본 가격 310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3인승, 4도어 밴

엔진 직렬 4기통 2.3ℓ DOHC 트윈터보 디젤, 145마력, 36.7kg·m

변속기 6단 수동

공차중량 2075kg

휠베이스 3685mm

길이×너비×높이 5550×2020×2485mm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10.8, 10.2, 10.5km/ℓ

CO₂ 배출량 183g/km

트위지를 산다면?

트위지의 가격은 인텐스(2인승) 1500만원, 카고(1인승+트렁크) 1550만원이다. 2018년 기준 국고보조금은 450만원이다. 지자체 보조금은 200만~500만원이다. 350만원을 보조하는 서울에서 트위지 인텐스를 구매하면 700만원만 지불하면 된다. 전기차 보조금은 구매 신청서를 통해 신청한다. 자동차 계약 후 신청서를 작성한 다음 대리점에 위탁하면 지자체로 제출해준다. 심사를 통과하면 보조금을 제외한 금액만 지불하면 된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은 예산집행이 끝나 신청할 수 없다. 2019년 전기차 보조금 신청 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글_전우빈


RENAULT TWIZY INTENS

기본 가격 1500만원(보조금 지원 전)

레이아웃 뒤 전기모터, RWD, 2인승, 2도어 쿠페

엔진 AC 전기모터, 6.1kWh 리튬이온 배터리, 17.1마력, 5.8kg·m

변속기 1단

공차중량 475.5kg

휠베이스 1686mm

길이×너비×높이 2338×1237×1454mm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8.8, 7, 7.9km/kWh

CO₂ 배출량 0g/km

관련 태그

이 시각 추천뉴스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