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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한 옷차림의 고급 세단 - 제네시스 G80 스포츠 시승기

조회수 2018. 9. 1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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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고급 자동차 브랜드로서의 ‘제네시스’를 론칭한 지도 벌써 3년에 달해 가고 있다. 대한민국 자동차 업계 최초의 본격적인 고급 자동차 브랜드로서 출발한 제네시스 브랜드는 내수 시장에서의 탄탄한 지지를 통해 성장 중에 있다.


 

그리고 여기,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를 하나의 브랜드로서 일궈 나갈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어 준 모델인 G80이 있다. 제네시스 G80은 과거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고급 세단으로부터 시작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뿌리이자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단, 이번에 시승하게 된 G80은 다른 G80과는 뭔가 다르다. 이 G80은 ‘G80 스포츠’로, ‘고성능’을 강조하며 현재 제네시스 모델 라인업에서 별개의 모델로 분류되어 있는 차종이다. ‘스포츠’의 이름을 내세운 제네시스 브랜드의 허리, G80 스포츠를 시승하며 그 실력을 가늠해 본다. VAT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6,764만원.


 
 
 

제네시스 G80 스포츠는 그 외양에서부터 스포티함을 크게 강조하고 있다. 시승차의 레피스 블루 외장 색상은 청금석의 빛깔을 품은, 선명한 푸른색이 인상적이다. 물론 굳이 원색 계통의 외장 색상을 거론하지 않아도, 차의 외관을 이루는 온갖 디테일에서 다른 G80과는 다르다는 것을 전력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덕분에 다른 G80 모델들과 그 인상이 충분히 다르게 보여진다. 원본 G80의 매끄러운 차체 형상에 과감함과 스포티한 감각을 잔뜩 머금은 리터치가 가미되어 훨씬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스포츠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G80 모델에 비해 차체가 한층 낮게 깔려 있어, 더욱 안정감 있고 역동적인 인상을 받게 된다.


 

G80 스포츠의 외관에서 가장 인상 깊은 점을 꼽는다면 바로 디테일이다. 특히 블랙 크롬과 브론즈 장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G80 스포츠만의 스포티함을 완성해내고 있다. G80 스포츠 전용의 매시타입 라디에이터 그릴은 바깥쪽 테두리에 블랙 크롬을, 안쪽 테두리에 브론즈 장식을 덧대어 그릴 내부에 청동빛이 은은하게 감돌도록 했다.


 

브론즈 장식은 LED 주간상시등이 내장된 블랙 베젤 헤드램프 내측에도 삽입되어 있어,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또한 윈도우 라인과 범퍼, 측면 하단의 몰딩에 적용된 블랙 크롬은 튀지 않는 은은한 광택으로 스포티한 감각과 함께 고급스러운 느낌마저 준다. 후방에는 좌우에 설치된 2연장 테일파이프와 하이글로스 블랙 페인팅으로 마감된 디퓨저도 스포티한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매시 타입으로 디자인된 다크 스퍼터링 휠은 스포티한 스타일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타이어는 앞 245/40R19, 뒤 275/35R19 규격의 것을 사용하고 있다. 


 

실내는 기본적으로 일반 G80과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전용의 스티어링 휠과 내장재를 사용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했다. 내장재의 색상은 블랙 컬러를 메인 테마로 하면서 크림색 가죽과 브론즈 컬러 스티칭으로 악센트를 주고 있다. 이외에 대시보드 및 도어 트림에 삽입된 카본 패널을 통해 스포티한 감각을 강조하고 있다. 상부 및 필러측에는 고급스러운 질감의 스웨이드로 마감했다.


 
 

전용 3-스포크 타입 스티어링 휠은 멋들어진 외형은 물론, 적당한 직경과 우수한 그립감을 지니고 있다. 열선 기능이 내장되어 있으며, 패들시프트가 적용되어 있다. 계기반은 단순하고도 명쾌한 구성으로 시인성이 우수하다. 기어 레버는 전자식으로, P-레인지가 버튼식으로 되어 있다. 제네시스 DIS는 전용의 다이얼 및 버튼은 물론, 터치 입력도 지원하며 처음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직관적인 UI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도 지원한다. 오디오는 퀀텀 로직 서라운드 음향 기술이 적용된 렉시콘(Lexicon) 사운드 시스템을 사용한다.


 

앞좌석은 스포츠 모델 전용 사양으로, 신체의 측면을 지지하는 부위를 키운 세미 버킷형으로 설계되어 있다. 운전석은 8방향 전동 조절은 물론, 4방향의 전동식 허리받침을 포함하고 있으며, 사이드 볼스터와 허벅지 지지대 등을 각각 조절할 수 있다. 착좌감은 스포츠 시트 다운 탄탄함보다는 부드럽고 안락한 느낌에 더 가깝다.


 
 


뒷좌석은 다른 E세그먼트급 세단에 비해 착좌감과 공간 면에서 한층 안락하고 여유롭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G80 스포츠의 뒷좌석은 운전석 쪽에 집중하여 독일식 E세그먼트급 세단들에 비하면 뒷좌석에 대한 배려가 상대적으로 충실하다. 공간은 성인 남성에게도 여유 있는 거주성을 제공한다. 편의장비로는 측면과 후면의 선셰이드를 비롯하여 DIS 조작부 및 컵홀더 등이 내장된 팔걸이, 좌우측 열선 기능, 조수석 조절 기능 등이 마련되어 있다. 선택 사양인 뒷좌석 컴포트 패키지(196만원)를 적용하면 6:4 비율의 전동 조절 기능과 열선 및 통풍 기능, 목베게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트렁크는 공간 설계가 잘 되어 있어, 짐을 싣고 부리기 좋은 편이다.


 

고성능을 표방하며 등장한 제네시스 G80 스포츠의 심장은 V6 람다 3.3 T-GDi 엔진이다. 이 엔진은 G70 3.3 터보 모델에 탑재되는 것과 같은 엔진으로, 총배기량 3,342cc로 370마력/6,000rpm의 최고출력과 52.0kg.m/1,300~4,5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며, HTRAC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로 동력이 전달된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는 정숙하다. 미미하게나마 그르렁거리는 울림이 들려 오기는 하지만 귓전에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회전수가 올라가도 회전수의 상승을 감지할 수 있을 만한 정도의 소음만 올라 올 뿐이다. 회전수가 약 3,500rpm 이상을 넘나드는 시점에서야 엔진이 본격적으로 제 목소리를 내는 듯한 느낌이다. 내장재 등에서 일어나는 잡음도 없다. 일상적인 운행 환경에서는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틑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며, 고급 세단으로서 모범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승차감은 다소 미묘하다.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약간의 단단한 듯한 맛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안락하고 부드럽다는 느낌이 더 짙다. ‘스포츠’라는 이름과 그 이름에 걸맞게 꾸며진 차림새 때문에 승차감 역시 그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내지 걱정은 접어 둬도 좋다. 조그마한 요철들은 능구렁이처럼 흘려 보내며 노면 상태가 엉망인 곳에서도 승차감이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고급 세단의 정석에 가까운, 편안하고 안락한 승차감은 정숙함과 더불어 G80 스포츠를 고급 세단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에 두고 본격적으로 가속을 시작하면, 3.3리터 터보 엔진이 거친 숨을 몰아 쉬며 2톤 남짓한 차체를 힘차게 밀쳐 낸다. 중저회전 영역 대부분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3.3리터 터보 엔진은 강력한 펀치력이 인상적이다. 회전수를 5~6,000rpm까지 몰아 붙이니 엔진이 비로소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액티브 엔진 사운드 시스템이 작동하며, 거칠지 않은 음색의 엔진음이 실내로 파고 든다.


 

가속 시 차체의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묵직하고 안정감이 강조되어 있으며, 직진 안정성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심지어 스포츠 모드와 컴포트 모드는 변속 타이밍을 제외하면 스로틀 응답성 등에서 체감될 만한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 변속기는 파워풀한 엔진에 비해 여유를 부리는 편이며, 수동 모드에서도 다소 느슨한 변속을 보여준다.


 

코너링에서는 고급 세단으로서는 충분히 합격점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차체가 다소 둔중하게 느껴지도 롤이 다소 발생하기는 하지만 진입 속도에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안정감 있고 정연한 몸놀림으로 코너들을 헤쳐 나간다. 다만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는 스포티한 몸놀림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여기에는 G80 자체가 기본적으로 무거운 편에 속한다는 점을 비롯하여, 제네시스 브랜드로서는 처음으로 시도한 스포츠 컨셉트의 모델이기도 하기에, 섀시나 하체 설계 등에서 보다 소극적인 접근법을 취한 것으로 보여진다. 즉, 스포츠 세단보다는 전통적인 고급 세단의 움직임에 더 가까운 편이라 할 수 있다. 섀시 설계에서 조금 더 욕심을 부려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3.3 가솔린 터보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 HTRAC 사륜구동 시스템이 맞물려 있는 G80 스포츠의 공인 연비는 도심 7.0km/l, 고속도로 9.8km/l, 복합 8.0km/l다. 시승 중 기록한 평균 연비는 꽤나 달랐다. 혼잡한 도심 구간에서는 평균 4~5km/l 사이에 머물렀다. 교통 상황이 다소 호전된 상태가 돼야 겨우 5km/l의 벽을 넘긴다. 반면, 고속도로에서 100km/h로 정속 주행을 한 경우에는 최소 9.6km/l ~ 10.9km/l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는 본격적인 고성능을 표방하는 스포츠 세단이라기 보다는, 고급 세단 G80의 ‘스포츠 패키지’ 모델에 더 가깝다는 인상이 짙게 남는다. 스포티한 차림새로 한껏 치장한 외양과는 달리, 내용물은 그야말로 고급 승용차의 정석에 가깝다. 시승 내내 안락하고 여유로운 주행 감각으로 일관하는 G80 스포츠는 고급 승용차로서는 충분히 합격점을 받고도 남는 차다. 비록 본격적인 스포츠 세단으로서 어필하기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스포티한 옷차림의 정중한 세단을 원한다면 G80 스포츠는 충분히 그 해답이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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