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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스마트폰처럼 진화해야 살아남는다

김진석 입력 2018.12.31 14:57 수정 2018.12.31 14:5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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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의 시대를 대하는 자동차 회사들의 두 가지 자세

[김진석의 라스트 마일] 우리는 점점 더 사람과 사람, 그리고 물건과의 연결이 쉬워지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게 된 지도 벌써 10년 가까이 되었으며, 이제는 IoT 덕분에 멀리 직장에서도 집안의 가전을 쉽게 제어할 수 있는 등 물건들과도 연결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전에는 불가능하거나 잘 이루어지지 않던 것들이 현실에서 가능해지게 되었는데,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유휴 자산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연결이 가능해짐에 따라 ‘공유 경제’는 우리 삶 주변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공유 경제의 발달에 따라 모빌리티 영역에서도 변화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투자 은행 UBS는 공유 경제의 확산과 자율주행차의 보급으로 인해 2030년께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인 소유의 차량 수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바 있으며, 이 밖에도 앞으로는 전 세계 차량 수요 중 40%가 공유용 차량이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사실 지금도 차량의 감가상각, 유지비용, 운행하지 않고 주차장에 두는 유휴시간 등을 고려하면 차량을 구매하는 것보다 택시를 타고 필요시 카 셰어링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비용적으로 더 저렴한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이러한 케이스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카 셰어링 서비스는 사실상 초단기 렌트카지만, 만약 개인의 차량을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지거나 법인 차량을 공유하는 형태가 더욱 확산되는 등 어떤 식으로든 차량 공유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다면 차량을 소유하기보다는 공유하려는 사람들의 비중은 지금보다 더욱 더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인간의 소유와 독점에 대한 욕구는 강력하기 때문에 모든 자원이 공유 경제를 위해 사용될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다만 자동차를 굳이 구매하고자하는 수요가 지금보다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황을 자동차 회사들은 어떻게 대응할까요? GM이 미국의 승차 공유 업체 리프트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방법도 있겠지만 상품 전략 차원에서는 자동차라는 상품에 점점 더 개인화된 가치를 담아 소유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유 경제와 반대되는 개념은 ‘개인화’입니다. 공유 경제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비용을 공유를 통해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공유 경제는 불편함을 감내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카 셰어링만 하더라도 근처에 차량이 없을 경우 차량의 위치까지 이동을 해야만 하며, 차량을 반납할 때도 반납 시간에 맞추어서 움직여야하는 등 제약이 존재합니다. 거기다 매번 대여하는 차량이 달라지고, 차량의 사이드 미러, 시트 포지션 등의 세팅이 달라지기 때문에 차량에 익숙함과 편안함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또한 공유 차량의 경우 내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완벽한 상태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차량을 직접 소유하면 비용은 많이 들지만 언제 어디서나 나만을 위해 사용이 가능하며 제 2의 집과 같은 안락함과 편안함을 주는 ‘나만의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누릴 수 있습니다. 때문에 공유 경제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들도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 차량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앞으로 공유 경제가 확산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응으로 소유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요소들이 더욱 강조될 것이며 핵심은 소프트웨어적인 요소들을 활용한 개인화의 강화일 것 입니다. 즉 소유를 통해 물리적, 시간적 편리함을 누리는 것 외에도 내가 소유한 차량에서만 사용 가능한 나만의 컨텐츠들이 소유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예전 2G 폰 시대에는 임대폰을 사용하더라도 전화번호부 외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 시대에는 임대폰을 사용하면 엄청나게 불편합니다. 내가 설치해놓은 앱들도 없고, 나에게 맞춤화되어있는 설정들이 적용이 안되어 있기 때문에 번거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자동차도 과거 핸드폰이 그랬던 것처럼 상품 구성에서 점점 더 소프트웨어 비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전의 자동차는 소프트웨어적인 요소는 자동차 상품 구성에 매우 적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점점 더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고, 다양한 ADAS 기능이 적용됨에 따라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적인 요소들의 비중이 증가한다는 것은 개인화된 설정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점점 더 많아진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앞으로의 자동차에서는 모든 디스플레이들에 개인화된 설정이 적용되거나 물리 버튼들의 기능들을 각자 개인의 사용 목적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또한 지금도 일부 차종들에 적용되어 있는 속칭 스마트 드라이빙 모드가 더욱 발전하게 되면 같은 차량이더라도 차량 주인의 성향에 따라 확연히 다른 주행 질감을 보유하게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기능들은 제 부족한 상상력을 동원해서 들어본 예시일 뿐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들이 차량을 소유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요소들이 자동차에 적용될 것이며, 이러한 요소들의 핵심 키워드는 ‘개인화’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공유의 시대를 살더라도 인간의 소유욕은 여전할 것이며 그로 인해 소유가 가지는 가치는 여전히 존재할 것입니다. 그리고 소유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은 개개인에게 각자에게 가장 편리한 형태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공유 경제의 발달로 인해 자동차의 수요가 줄어드는 효과를 상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며, 설령 수요가 감소하는 것을 막지는 못하더라도 마진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앞으로 새로운 자동차의 기능이 등장할 때마다 얼마나 ‘개인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인지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입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진석

김진석 칼럼니스트 : 국내 자동차 제조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승차 공유 스타트업에서 사업 기획을 담당했다. 자동차 컨텐츠 채널 <카레시피>를 운영하며 칼럼을 기고하는 등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영역을 폭넓게 아우르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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