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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 감성' 돋우는 추억의 자동차 기능 TOP 5

류청희 입력 2018.07.06 15:05 수정 2018.07.06 15:0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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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이런 기능을 안다면, 당신은 아날로그 세대

[당신과 나누고 싶은 자동차 기능·옵션] 새차가 나올 때마다 사용자의 운전이나 여행을 더 쉽고 편리하게 만드는 기능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정보통신 기술이 자동차에 접목되기 시작하면서, 최근 십여 년 사이의 자동차에 기능은 물론 사람들이 활용하는 방법도 과거와 크게 달라져 왔다. 이제는 자동차 회사가 자신들의 제품을 ‘움직이는 모바일 디바이스’라는 표현까지 내세울 정도다. 그러나 지금의 ‘아재’ 세대들 가운데에는 최신 자동차들이 가진 새로운 기능의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어릴 적 경험했던 차들의 여러 기능과 장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옛날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그러나 세월의 흐름과 기술의 발전에 밀려 지금은 보기 어려운 추억의 기능과 장치들 중에서 기억 속에 뚜렷이 남아 있는 다섯 가지를 꼽아 본다.

◆ 카세트 플레이어

필자 또래 아재들이라면 굳이 카세트 플레이어에 관해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카세트 플레이어의 존재 자체를 모를 수도 있는 독자를 위해 이야기하자면, 카세트 테이프라는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기계가 카세트 플레이어다. 지금에야 음원이라고 하면 거의 MP3와 같은 디지털 음원을 떠올리지만, 카세트 테이프는 흔히 ‘레코드 판’이라고 부르던 LP와 더불어 보통 사람들이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대표적 음원이었다.

차에 있는 카세트 플레이어의 데크에 카세트 테이프를 긴 방향으로 밀어 넣으면 ‘철컥’ 소리와 함께 물려 들어가 음악이 나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한동안 카세트 플레이어는 완전 기계식으로 작동해 버튼을 힘주어 눌러야 빨리 보내기나 되감기를 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플레이어는 한 번 빨리 돌리는 버튼을 눌러 놓으면 얼마만큼 돌아갔는지 알 수 없어, 여러 곡 중 원하는 곡을 찾으려면 수시로 빨리 돌리기를 멈춰 확인해야 했다. 나중에 좀 더 발전된 전자식 데크에서는 버튼을 힘주어 누르지 않아도 되었고, 테이프를 빨리 돌려도 곡 중간의 무음 구간을 찾으면 자동으로 재생 상태가 되는 것도 있었다.

시간이 흘러 CD가 LP와 카세트 테이프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용 CD 플레이어(CDP)가 등장했고, 그와 더불어 카세트 플레이어는 차츰 사라지기 시작했다. 휴대용 CDP나 MP3 플레이어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카세트 테이프의 외형에 CDP나 MP3 플레이어의 헤드폰 잭에 꽂을 수 있는 선과 3.5mm 플러그가 연결된 ‘카 팩’으로 수명이 연장되기도 했지만, 디지털 음원과 오디오 스트리밍이 일반화된 지금은 새로 출고되는 차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 윈도우 크랭크

흔히 ‘닭다리’라고 부르는 윈도우 크랭크는 사실 요즘 나오는 몇몇 차에서도 볼 수 있는 물건이다. 경차나 소형차 중 기본형이나 기본형에 가까운 차들의 뒷문에 달려 있기도 하고, 드물기는 해도 앞문에도 달려 있는 차들이 있다. 20대 초중반인 젊은 사람들 가운데에는 윈도우 크랭크를 처음 보고는 어떻게 쓰는 건지 몰랐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스위치만 누르거나 당기면 문에 있는 창을 여닫을 수 있는 파워 윈도우는 1980년대 후반에 이미 국산 소형차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장치였기 때문이다. 물론 파워 윈도우가 많은 차에 빠르게 보급되면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워지기는 했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질기게 버티고 있는 몇 되지 않는 기능 중 하나이기도 하다.

윈도우 크랭크는 자전거 페달을 발로 밟을 때처럼, 짧은 막대기 끝에 달린 동그랗게 튀어나온 부분을 손으로 잡고 한쪽으로 빙글빙글 돌리면 유리창이 내려가고,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창이 내려가는 수동식 창문 개폐장치. 많은 사람이 전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파워 윈도우에 빗대어 사람 힘으로 창을 움직인다고 해서 ‘휴먼 파워 윈도우’라며 우스개 삼아 이야기하기도 했다. 파워 윈도우가 선택사항인 차가 많던 시절에는, 장난삼아 윈도우 크랭크를 최대한 부드럽게 돌려 밖에서 보면 마치 파워 윈도우가 달린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수동식 기계인 만큼 오래 쓰다 보면 작동하는 부품들이 뻑뻑해져서 다루기 힘들어지는 경우도 많았는데, 통행권을 받거나 통행료를 내야 하는 고속도로나 유료도로 톨게이트를 만나는 것이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거의 모든 승용차에 파워 윈도우가 쓰이고 있는 지금은 겪을 일이 거의 없는 불편함이다.

◆ 범용 안개등

차에 달리는 모든 램프에 LED를 쓰고 주변 환경에 따라 빛이 비추는 거리와 범위, 방향을 바꾸는 인텔리전트 헤드램프가 나오고 있는 요즘. 그런 헤드램프는 상향등과 하향등, 안개등을 따로 구분하지 않아도 될 만큼 기능이 뛰어나고 똑똑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모든 차에 반드시 달아야 하는 장치에 포함되지 않는 안개등은 값싸고 작은 차들에서는 선택사항인 경우가 많다. 하물며 지금보다 기능과 편의장치, 안전기술이 열악했던 과거에는 안개등이 있는 차보다 없는 차들이 더 많았다.

안개등은 특별한 차나 특별한 경우에만 필요하다고 여겨지던 시절, 설령 자동차 업체가 준비한 선택사항 목록에 포함되어 있더라도 범용 안개등을 다는 경우가 많았다. 범용 안개등은 이 차에도, 저 차에도 달기만 하면 되는 일종의 액세서리 개념의 제품이다. 그래서 같은 브랜드라면 큰 차든 작은 차든, 차의 모양이 어떻든 똑같은 안개등을 달고 나오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무난한 직사각형이나 원형으로 만들어진 범용 안개등은 선택사항에 추가해 출고 때 달려 나오기도 했지만, 외관상으로는 자동차 용품점에서 진짜 액세서리 개념으로 따로 파는 안개등과 비슷했다. 차이가 있다면 실내에 원래 차 인테리어에 맞춰 만들어진 스위치와 배선을 갖추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 정도였다.

일반 헤드램프처럼 무색투명한 커버에 전구만 노란색을 쓴 것도 있기는 했지만, 옛날 안개등은 빛이 잘 퍼지는 노란색 유리 커버를 씌운 것이 많아 튀어 보이는 효과도 있었다. 물론 이들 모두 자동차 조명 기술 발전과 더불어 점점 자취를 감춰가고 있기는 하다.

◆ 스틸 휠과 휠 캡

지금은 경차에도 트림에 따라 알루미늄 휠이 기본으로 끼워져 나오는 차들이 많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중형급 이하 승용차에는 스틸 휠이 기본이었다. 강판을 기본 재료로 원통형으로 형태를 잡은 테두리(림)에 구멍을 송송 뚫고 올록볼록한 뼈대를 넣은 판(슬리브)을 결합한 스틸 휠은 재료가 강판인지라 만드는 방법이 워낙 뻔했고, 그래서 어느 것이든 모양새가 거의 비슷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투박해 보였지만 독특한 모양새만큼 묘한 매력이 있었다. 가공 방법의 한계 때문에 디자인이 개입할 여지가 적었으면서도, 개성을 부여하려는 디자이너들의 노력 덕분에 그나마 자동차 회사나 모델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진 것이 쓰이곤 했다.

스틸 휠을 이야기할 때 휠 캡을 빼놓을 수 없다. 요즘 나오는 승용차에 달리는 스틸 휠에는 대부분 휠 캡이 씌워져 나오는데, 과거에는 휠 캡도 없는 차들이 대부분일 때가 있었다. 휠 캡은 휠 허브나 너트를 보호하면서 못생긴 스틸 휠을 가리는 역할도 했다. 나중에는 휠 전체를 덮는 것이 많아졌지만, 정말 기능에 충실하게 휠 허브와 너트 주변만 덮는 것들도 있었다. 그리고 단순히 휠 위에 씌우는 형태의 휠 캡들은 요철에서 충격을 받거나 커브를 급하게 돌면 살짝 변형이 되면서 튕겨져 나가기도 했다. 그래서 원래는 네 바퀴에 모두 있었던 휠 캡이 한두 개 쯤 달아난 채로 다니는 차들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타이어 가게에서 휠 캡도 함께 취급했던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알루미늄 휠보다 무겁고 못생겼지만, 충격을 받았을 때 깨지지 않고 휘어지는 특성 덕분에(?) 파손된 스틸 휠은 종종 다른 용도로 재활용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철제 기둥을 용접해 각종 표지판의 받침대로 쓰는가 하면, 공사장이나 정비업소에서는 겨울철에 다리를 받쳐놓고 땔감을 넣어 불을 때는 난로나 화로 용도로 쓰기도 했다. 물론 이제는 그런 것들도 20세기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추억의 아이템이 됐다.

◆ 4륜구동 차의 로킹 허브

지금은 4륜구동 차가 대부분 승용차 뼈대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주행환경에 따라 구동력 배분이 자동 조절되는 AWD 방식 구동계를 쓴다. 그러나 사다리꼴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고, 평소에는 뒷바퀴를 굴리다가 필요할 때에만 앞바퀴로도 구동력을 전달하는 파트타임 4륜구동 장치를 다는 것이 4륜구동 차의 정석처럼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국산과 외산을 통틀어 손꼽을 만큼 가짓수가 줄어들었지만 말이다.

파트타임 4륜구동 차도 1990년대 이후로는 차 안에서 스위치만 조작하면 앞바퀴로 구동력을 전달하도록 전기나 유압장치로 기계적 요소를 조절하는 장치가 쓰인 차들이 나왔다. 그러나 그 전에는 4륜구동으로의 전환이 좀 더 까다로왔다. 이렇게 수동으로 조작해야 4륜구동 장치가 맞물리는 이른바 로킹 허브라는 것이 4륜구동 차에 필수 요소였다. 필요할 때마다 차에서 내려 앞바퀴 허브를 4륜구동 위치로 돌려줘야 기계적 요소가 맞물려 앞바퀴로도 구동력이 전달되는 구조였던 차가 많았다. 아니, 많았다기보다는 4륜구동 차가 그런 종류 밖에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구형 쌍용 코란도나 아시아 록스타로 오프로드를 달려본 사람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비오는 날이나 진흙탕에서 허브 잠그고 푸느라 차에서 내리는 일은 이만저만 고역이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때마다 차에서 내려 허브를 잠그고 풀어야 하는 로킹 허브는 불편했다. 나중에 등장한 오토 프리 휠 허브는 그런 불편함을 조금 덜어주었다. 오토 프리 휠 허브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기어를 4륜구동 모드로 바꾼 다음 어느 정도 차가 움직이고 나면 저절로 허브가 잠기는 구조다. 오래지 않아 오토 프리 휠 허브는 파트타임 4륜구동 차에 거의 기본으로 쓰이게 됐다. 지금에는 오프로드용 저속 기어도 없고 굳이 4륜과 2륜 모드를 전환하지 않아도 되는 4륜구동 차들이 많아 거의 잊혀진 존재가 됐지만 말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류청희

류청희 칼럼니스트 : 월간 <비테스> 편집장, 웹진 <오토뉴스코리아 닷컴> 발행인, 월간 <자동차생활>, <모터매거진> 기자를 거쳐 현재 자동차 평론가 및 자동차 전문 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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