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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재미의 액기스를 담다. 스즈키 GSX-R125 & S125 서킷 테스트

월간모터바이크 입력 2018.09.14 09: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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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의 액기스를 담다. SUZUKI GSX-R125

측면에서 보면 125cc 클래스라고 믿기 힘들 만큼 본격적인 디자인이다. 바이크 위에 앉아서 보게 되면 연료탱크부터 다리 사이에 들어오는 차체의 가느다란 폭이 비로소 실감되며 클래스가 느껴진다. 바이크를 다룰 때의 무게감은 확실히 쿼터급보다 가볍다. 실제로 장비 중량이 130kg 대에 불과하다. 여기에 4스트로크 125cc 클래스에서 가장 높은 14.9마력의 엔진을 얹었다.

디자인은 무척 영리하다. 일단 가벼움은 유지하면서도 측면의 볼륨을 최대로 키웠다. 측면에는 마치 트윈 스파 프레임이 있는 것처럼 카울 디자인으로 덮었다. 시트에 앉으면 그 본격적인 포지션에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핸들이 시트 높이보다 살짝 높게 탑브릿지 아래에 붙어있다. 덕분에 상체가 제대로 숙여지며 시선을 위로 쳐다봐야 앞을 볼 수 있다. 어설프게 흉내만 낸 스포츠가 아니라 진지하게 대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다. 라이더의 착석 위치는 바퀴와 머리 위치가 안정적인 삼각형을 그리도록 설정되었다. 다만 187의 신장으로는 차 자체가 조금 작게 느껴진다. 키 165~175가량의 신장의 라이더에게 최적화돼있는 느낌이다.

스펙에서 인상적인 점은 타이어 사이즈가 요즘 125cc 클래스에서 사용하는 사이즈보다 한 단계 가느다란 전륜 90mm, 후륜 130mm의 사이즈를 쓴다는 점이다. 이 정도가 사실 125cc 클래스에서 가장 이상적인 사이즈다.

재미있다. 아무것도 손대지 않은 순정 상태로 트랙에서 이만큼 재밌게 탈 수 있다

타보기 전까지 과연 인제 트랙에서 재밌게 달릴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레이스 레플리카를 지향하는 모델이라고 해도 ‘그래봤자 125cc지’ 라는 스스로의 선을 긋고 있던 것 같다. 인제 트랙의 코스인은 잠시 내리막을 내려가다가 3번 코너까지 오르막이 이어진다. 이후 잠시 내리막이 있다가 다시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잠시의 평지를 지나 테크니컬 구간에 들어가면서부터 내리막이 시작된다. 

여기서부터는 마법을 부린 듯 재미있어진다. 그 이후부터는 상당히 즐겁게 탈 수 있었다. 직선과 오르막에서 제치고 간 쿼터급들을 코너에서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록 남들보다 많이 무거운 체중 때문에 오르막에서의 실속이 더 심했지만 아무렴 어떤가. 아무것도 손대지 않은 순정 상태로 트랙에서 이만큼 재밌게 탈 수 있다니.

사실 좀 더 작은 트랙이라면 더 재밌게 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휠베이스가 짧아서 헤어핀 수준의 회전이 상당히 날카롭다. 인제 스피디움의 짧은 스트레이트에서 기록한 최고속은 127km/h로 의외로 빠르다. 만약 긴 직선로라면 최고속은 그 이상도 충분할 것 같다.

트랙 위에서는 고회전 영역만 사용한 터라 저회전에서의 느낌이 궁금해 트랙이 아닌 평지에서 타보니 의외로 저속 토크가 희박하지 않다. 125cc 엔진에 기대할 수 있는 토크보다는 오히려 나은 느낌도 있다. 전반적으로 고회전에서 출력이 나오는 것은 맞는데 토크가 끈기가 있어 시동이 꺼지거나 힘에 겨울 때도 꼴사납게 덜덜거리지 않는다.

반면 고회전으로 가면 125cc 클래스가 줄 수 없던 재미를 준다. 7,000~10,000rpm까지 흔히 저배기량을 쥐어짜는 재미로 탄다고 하는데 그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바이크다. 쥐어짠다고 아무것도 안 나오는 허당이 아니라 쥐어짤수록 재미의 액기스가 정말 진하게 배어 나온다. 125cc 바이크의 재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계기였다. 

GSX-R125에는 R1000에도 없는 스마트키가 기본으로 탑재된다

물론 2종 소형을 취득한 사람에게 125cc라는 배기량이 메리트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쿼터급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에 한 번쯤 타 봐도 좋을 바이크였다. 당연하게도 원동기 면허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모델임은 틀림이 없다. ABS와 스마트키, LED 헤드라이트 등 기본 옵션에도 충실해 소유하는 만족감 역시 높은 모델이다.



베이비 스트리트파이터  SUZUKI GSX-S125 ABS

GSX-R125의 페어링을 벗기고 공격적인 프런트 카울과 파이프 핸들을 달아 완성한 스트리트 파이터 스타일의 네이키드가 바로 GSX-S125다. R125와 같은 심장에 더 가벼운 무게와 다루기 쉬운 포지션으로 라이딩의 즐거움의 크기는 부족함이 없다

만약 R125의 성능적인 면이 마음에 쏙 들지만 매일같이 출퇴근하는 라이더라면 R125의 본격적인 포지션이 조금 부담될 수도 있겠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스즈키는 S125를 함께 출시했다. GSX-S는 GSX-R을 베이스로 만드는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공식을 1000과 750에 이어 그대로 따르고 있다.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으로 다듬어진 차체는 길게 내려오는 슈라우드로 제법 풍만한 느낌을 보여준다. 상대적으로 가느다란 타이어가 가냘프게 보이지만 이 때문에 더 좋은 핸들링 특성을 보여줄 것을 알고 있다. 기본적인 차량의 구성은 R125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섀시 설정과 엔진은 공유하며 스텝 위치까지 같다. 여기에 헤드라이트와 계기반을 작은 카울과 함께 핸들에 마운트하고 널찍한 파이프 핸들을 달았다. 같은 헤드라이트를 사용하고 있지만 약간의 차이점으로 느낌이 많이 달라 보인다.




앞으로 길게 나와 있던 페어링이 사라지자 프런트 크기가 확 줄어 보이는 것도 영향이 크다. 핸들이 올라오며 R125에 비해 포지션의 여유가 생겨서 덩치가 큰 라이더도 좀 더 편하게 탈 수 있다. 스펙상 R125와의 무게 차이는 겨우 1킬로그램밖에 안되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무게 차이는 훨씬 가볍고 경쾌하게 느껴진다.


가느다란 폭의 타이어와 가벼운 휠 그리고 좋은 세팅의 서스펜션이 만났으니 주행감각과 핸들링이 나쁠 수 있나.

주행 성능 자체는 R125와 동일하다. 그래서일까? 의외로 트랙 주행에도 괜찮다. 비슷한 실력의 라이더라면 R125에게 딱히 밀릴 성능이 아니다. 핸들의 타각이 좀 더 넓어지고 바이크를 다루기 편해진 포지션으로 회전반경이 획기적으로 작아 도심에서는 타기 더 좋아 보인다. 실제로 테크니컬 코너에서 반대로 넘어갈 때 훨씬 빠르게 반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빠른 방향 전환을 통한 짧은 휠베이스의 장점이 라이더에게는 더 크게 다가온다. 원하는 대로 빠릿빠릿하게 따라오는 움직임은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재미를 준다. R125도 마찬가지지만 순정 휠은 엔케이 제품의 경량 알루미늄 휠이다. 가느다란 폭의 타이어와 가벼운 휠 그리고 좋은 세팅의 서스펜션이 만났으니 주행감각과 핸들링이 나쁠 수 있나.



주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것은 거의 대부분의 주행시간 동안 1만 rpm 언저리에 달하는 고회전으로 돌리고 있음에도 불쾌한 진동이 없이 매끄럽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경험해 본 단기통 125중에서 가장 매끄러운 회전 감각의 엔진이다. R125와 공통으로 채용하고 있는 라디에이터가 엔진 대비 용량이 큰 덕분에 고회전으로 계속 돌려도 과열이 되는 일이 없었다.

입문자에게도 좋지만 평소 출퇴근용으로 가볍게 쓸 모터바이크를 원하는 라이더라면 딱이다. 125cc라 보험도 저렴하다. 쿼터급으로 누릴 수 있는 만족도에 거의 근접하는 만족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ABS도 기본을 탑재하고 있다. 유일하게 아쉬운 것은 R125와 달리 스마트 키가 기본으로 탑재 되지 않은 것이다. 17인치 휠을 장착한 풀 사이즈 스포츠 모델이라는 점도 원동기 면허를 소지한 라이더가 대형 모터 사이클로 가기 전에 거쳐 가기 좋은 모델의 조건이다.



GSX-R125와 S125는 재미는 배기량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멋진 엔트리 모델이었다. 좀 더 진지하고 본격적인 라이딩을 원한다면 R125를, 가벼운 마음으로 125의 출력을 120% 활용하고 싶은 라이더라면 S125를 추천한다.


글  양현용 사진  양현용/김성원(스즈키코리아) 취재협조  스즈키코리아 www.suzuk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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