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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LS500, 10단 고수의 조용한 힘

오종훈 입력 2018.08.01. 15:57 수정 2018.08.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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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할 LS500은 가솔린 엔진 모델이다. 순수한 가솔린 엔진의 클래식한 맛을 즐길 기회다. 휘발유 냄새를 풍기며 자유로를 달렸다.

LS는 11년 만에 풀체인지를 거친 렉서스의 플래그십 세단이다. 렉서스의 글로벌 아키텍처 럭셔리 플랫폼에 트윈터보 3.5 가솔린 엔진, 10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 렉서스의 대표 모델이다.

당당한 모습이다. 5,235mm에 달하는 길이, 3,125mm의 휠베이스는 대형세단의 위엄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의 날카로운 라인은 한껏 멋을 낸 모습. 대형 세단 답지않게 적극적으로 멋을 부렸다. 크기가 주는 무게감에 날카로운 라인이 멋드러지게 어울리면서 묘한 조화를 이룬다. 큰 차에서 만나기 힘든 세련된 멋이 LS에 살아있다.

이 차의 중심은 뒷좌석이다. 고용된 운전기사가 차를 운전하고 오너는 뒷좌석에 앉게 된다. 대부분의 편의장비가 뒷좌석에 몰려있다. 인테리어의 재질, 질감, 디자인 등이 호화스러움의 극한을 보인다. 뒷좌석에 들어가 앉으면 감탄 소리가 절로 나온다.

23개의 스피커를 가진 마크레빈슨 오디오는 귀를 호강시켜준다. 오디오를 통해 들리는 소리의 결이 살아있다.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가 따로 떼어낼 수 있을 것처럼 생생하게 들린다.

암레스트에 마련된 터치식 모니터로 여러 기능을 조절한다. 좌우로 개별 승객용 모니터가 별도로 마련됐다. 암레스트 안에는 12V 전원, USB 포트, HDMI 단자 등이 준비돼 있다.

조수석을 앞으로 바짝 밀어내고 눕다시피 자세를 잡을 수 있다. 그 자세로 안마 기능을 활성화하면, 가장 편안한 상태가 된다. 세상 부러울 게 없겠다. 뒷좌석의 무릎 앞 공간을 따질 필요는 없다.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어서다. 인테리어 소재는 물론 공간 자체에서도 최고의 고급스러움을 느낀다. 센터터널은 무척 높아 좌우를 나누는 벽처럼 느껴진다. 5인승이기를 포기하면 된다. 높은 벽이 좌우를 구분해주니 차라리 좋다. 4인승으로 이 차를 타면 되니까.

운전석을 감싸는 공간은 고급스럽고 편안하다. 블랙 앤 브라운. 조금 더 밝은 기운을 담은 인테리어다. 스티어링휠은 2.8회전 한다. 5m 넘는 길이에 비해선 타이트한 비율이다. 스티어링휠에는 패들 시프트가 있다. 나무와 가죽, 그리고 금속 소재를 함께 사용한 스티어링휠은 손에 착 감긴다. 빨간 스티치는 ‘정성’이다. 손끝에 와닿는 느낌이 무척 좋은 금속 버튼들을 통해 아주 많은 기능을 만나게 된다.

8인치 TFT LCD 모니터로 구성한 계기판은 의외다. 대형 모니터를 겹쳐서 구성하는 여느 대형세단의 계기판과는 반대다. 작은 모니터에 많은 정보를 집약해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계기판 양옆으로 소뿔 같은 버튼이 있다. 좌측은 스노 모드와 트래션 조절, 우측은 주행 모드를 택하는 버튼이다.

첨단 및 안전장비들은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로 진화했다. 12개 SRS 에어백,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레인키핑 어시스트, 긴급 제동 시스템 등의 첨단 장비들이 탑재돼 있다.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높은 수준에서 기술이 구현되고 있다. 차간거리를 정확하게 읽고, 스스로 차선을 유지하면서 달린다. 반자율 운전의 백미를 만끽할 수 있다.

LS는 렉서스의 플래그십이다. 최고의 승차감과 정숙성 가진, 가장 렉서스다운 가치를 지녔다. 보닛 위에 샴페인 잔을 쌓아놓고 시동을 켜고 달리는 광고는 렉서스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광고로 지금까지 회자된다. LS의 탄생 이후 렉서스는 소음과 진동에 가장 강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지켜오고 있다.

비 내리는 자유로에 올라섰다. 수시로 거친 노면들을 드러내지만, LS500은 노면의 굴곡을 잘 커버한다. 글로브를 낀 타격감이랄까. 노면 충격이 타이어와 서스펜션을 거치며 상당 부분 걸러진다. 푹신한 글러브를 통해 와닿은 충격과 비슷하다. 부드러움과 단단함이 함께 섞인 고급스러운 타격감. LS500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느낌이다.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앞뒤로 적용하고 있다. 이 서스펜션은 노면 충격을 650단계로 구분해 대응한다. 그만큼 섬세하게 차를 컨트롤한다는 의미다.

잔잔한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도로 위를 달린다. 순항하는 느낌. 바람소리도 엔진소리도 듣기 힘들다. 너무 조용해 공조장치의 에어컨 바람소리가 잔잔하게 들릴 정도다. 평소 들리지 않는 소리가 도드라지는 것.

10단 변속기는 가감속을 정밀제어한다. 시속 100km에서 10단에 세팅하면 1,200rpm까지 떨어진다. 속도를 유지하며 수동변속을 하면 4단 4,000rpm까지 엔진회전수가 올라간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과 LKAS가 어울려 반자율운전을 훌륭하게 해낸다. 앞뒤로 차간거리를 능숙하게 조절하고 좌우로는 차선을 정확하게 유지한다. 핸들을 놓고 있으면 오래지 않아 경고음이 들린다.

앞 245/45R20 뒤 245/50R19 사이즈의 런플랫 타이어가 공차중량 2,330kg의 차체를 지탱하며 달린다. 킥다운을 걸면 그동안 억눌렸던 힘찬 반응이 터져 나온다. 스포츠 플러스에서 만나는 엔진 소리는 우렁차다. 렉서스의 수퍼카, LFA의 느낌이 난다.

V6 3.5 트윈터보 엔진은 이전 V8 4.6 엔진보다 배기량은 줄었지만 출력은 더 좋아졌다. 422마력이다. 최대토크는 61.2kgm로 1,600~4,800rpm 구간에서 고르게 분출된다.

때마침 비가 내렸지만 사륜구동시스템이어서 안심하고 움직일 수 있었다. AWD시스템은 실제로 주행안정감이 돋보일 뿐 아니라, 운전자의 심리적 안정감에도 효과가 크다. 차를 믿고 다룰 수 있다는 것. 마음이 편한 만큼 차를 더 안정감 있게 다룰 수 있게 된다. 4WD의 선순환인 셈이다. 무게중심이 낮은 신형 플랫폼도 큰 역할을 한다.

반경이 큰 코너를 조금 빠른 속도로 밀고 나가는데 빗길에서도 미끄러운 티를 안 낸다. 젖은 노면을 부여잡는 타이어 그립이 인상적이었다. 사륜구동이 더해지고, 저 중심 설계의 GLA 플랫폼이 미끄러운 빗길 코너를 무리 없이 돌아나갔다. 왈츠를 추듯 우아한 몸짓으로 움직이는 LS500이 아름답다.

연비는 후륜구동 모델이 8.8km/L, 사륜구동 모델은 8.0km/L다. 연비가 좋다고 할 수 있는 편은 아니지만 2.4톤에 이르는 무게를 감안하면 우수하다고 해도 좋을 연비다. 그럼에도, 연비에 연연한다면 선택하기 어려운 차다. 렉서스의 플래그십. 편하고 안전하게, 품위 있게 움직이기 위해선 감수해야 할 연비다.

LS 500은 3개 트림이 있다. 2WD 수프림 1억2600만 원. AWD 럭셔리 1억3500 AWD 플래티넘 1억5000이다.

LS는 일본을 대표하는 플래그십이다. 분명한 건 벤츠 BMW의 플래그십보다 합리적, 경제적으로 누릴 수 있는 플래그십이라는 것. 타깃 고객들에게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조건 성능을 가졌다.

10단 변속기는 부드럽고 편안한 변속을 보인다. 10단은 다단변속기의 최고점이다. 이보다 더 많은 기어를 가진 변속기는 아직 없다. 기어 선택의 폭이 넓고, 그만큼 재미있게, 혹은 알차게 차를 다룰 수 있다. 변속 질감은 아주 우수하다. 부드럽지만 힘은 강하고 때로 부드럽다. 제 몫을 충분히 다하는 변속기다. LS 500h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가상 10단 변속기가 쓰인다. 4단 변속기를 기분으로 10단 변속을 구현하는 시스템이다.

전기모터의 이질감은 없다. 하이브리드가 아니니 당연한 일이다. 가솔린 엔진의 순수함을 간직한 전통적인 자동차다. 물론 엄청난 변화를 겪은 신형 LS이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이 편한 이들에겐 LS500이 참 좋은 대안이겠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LS500h에 비해 LS500이 출력은 더 강하고 가격은 싸다. 선택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너무 조용해서일까. 가속페달에서 무심코 발을 뗄 때 페달이 꺼덕거리는 소리가 난다. 그럴 수 있는데, 그 소리가 조금 크게 들린다. 아무래도 실내가 너무 조용한 탓이라 생각해본다. 어쨌든 페달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거슬린다.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인데 적용되지 않은 편의장비들이 있다. 이를테면 헤드업디스플레이가 없다. 요즘 유행인 스마트폰 무선충전시스템도 없다. 상품구성에 좀 더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겠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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