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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토요타 1LR-GUE 엔진

박병하 입력 2018.12.11 14:4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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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엔진은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는 차가움이고, 나머지 하나는 뜨거움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갖는 이유는 금속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증기기관으로부터 시작된 엔진의 역사이래, 인류는 항상 금속으로 엔진을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재료역학의 발달로 인해, 금속 외의 다른 합성 재료를 사용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지구상의 모든 엔진의 주류는 금속이다. 강철과 알루미늄 등의 금속은 엔진이 잠에서 깨어난 시점부터 가동 시간 내내 발생하는 고열과 마찰 등의 모든 부담을 감당할 수 있으며, 대량생산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자동차의 심장, 엔진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본 기사에서 다룰 수많은 자동차의 엔진들 중 그 마흔 네 번째 이야기는 렉서스 최초의 슈퍼카, ‘LFA’에 탑재된 V10 심장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엔진의 이름은 1LR-GUE 엔진이다.


렉서스의 슈퍼카 LFA의 심장

토요타 1LR-GUE 엔진은 토요타의 LR계열 엔진의 유일하다시피한 엔진이다. 이 엔진은 렉서스 LFA를 위해 개발된 엔진으로 토요타의 전통적인 엔진 작명법에 렉서스와 LFA를 상징하는 ‘L’을 더해 이러한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 개발은 토요타의 모터 스포츠 부문의 주도 하에 토요타 2000GT 이래 도요타와 꾸준히 협력 관계를 맺고 있었던 야마하발동기(Yamaha)의 모터스포츠 팀과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다.


 

1LR-GUE 엔진은 렉서스의 브랜드 이미지를 상징하는 슈퍼카, LFA에 탑재하게 될 엔진이었던 만큼, 당시 토요타그룹의 그 어떤 엔진보다도 과감하고 모험적인 설계 사상을 바탕으로 개발되었다. 또한 당시 토요타그룹이 가용한 선진적인 기술들을 아낌 없이 투입하여 만들어졌다.


1LR-GUE 엔진은 보어(내경) 88mm, 스트로크(행정 길이) 79mm로 이루어진 실린더 10기가 좌우로 5기씩 묶여 72도의 뱅크각으로 V형 10기통 레이아웃을 이룬다. 총 배기량은 4.8리터(4,805cc)이다. 밸브트레인은 기통 당 4밸브의 DOHC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압축비는 12.0:1에 달한다.


 

엔진 윤활은 통상의 웨트 섬프(Wet-Sump) 방식 대신 드라이 섬프(Dry-Sump)방식을 사용한다. 드라이 섬프는 경주용 자동차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식으로, 엔진 하부의 오일 팬에 엔진오일이 고여 있는 웨트 섬프와는 달리, 엔진오일을 별도의 탱크에 저장한다. 그리고 이를 오일펌프로 직접 실린더 내에 공급한다. 드라이 섬프 방식은 오일 팬이 극단적으로 작아져서 엔진을 낮게 배치할 수 있고 급격한 코너링 등의 기동상황에서도 엔진오일이 팬 한쪽에 쏠리는 현상이 없이 엔진오일의 공급량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경주용 자동차나 일부 초고성능 자동차에 사용된다.


1LR-GUE 엔진의 드라이 섬프 윤활 시스템은 총 7개의 스캐빈징 펌프(Scavenging Pump)를 사용한다. 크랭크케이스에 5개, 좌우 실린더 헤드에 각 1개씩 배치된다. 스캐빈징 펌프는 사용한 윤활유를 회수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로, 엔진오일을 끊임없이 재순환시켜야 하는 드라이 섬프 윤활 시스템의 주요 장치 중 하나다.


 

토요타 1LR-GUE 엔진의 흡배기 밸브와 커넥팅 로드는 특수 단조 티타늄 합금으로 만들어졌다. 로커암은 다이아몬드 상 카본(Diamond‐Like Carbon, DLC) 코팅을 적용한 초경량 소재를 사용하여 만들어졌으며, 피스톤은 단조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했다. 크랭크 샤프트는 단조공법으로 제작된 니켈-크롬-몰리브덴 강재를 사용하며 크랭크에는 비틀림에서 발생하는 공진을 억제하는 크랭크 댐퍼를 적용했다. 크랭크 케이스는 고회전 영역에서의 펌핑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각각의 크랭크케이스를 독립된 구조로 설계하는 등의 공을 들였다.


실린더 헤드의 경우, 12.0:1에 이르는 고압축비의 실현을 위해 모두 3차원 정밀 기계 가공을 통해 제작된다. 각 실린더 헤드에는 총 4개의 밸브가 배치되며 흡배기 밸브간 뱅크각은 25도를 이루고 있다. 또한 흡배기 모두에 가변식 VVT-i를 탑재했다. 연료 공급은 토요타가 자랑하는 직분사 방식이 아닌, 포트 분사 방식을 사용한다. 좌우 실린더 헤드에는 각각 별도의 ECU로 제어되며, 각 실린더 당 1개의 스로틀 밸브를 할당하여 총 10개의 독립식 스로틀 밸브를 갖는다. 이를 통해 1LR–GUE 엔진은 통상의 엔진에 비해 훨씬 빠른 스로틀 응답성을 얻어낼 수 있었다.


 

이렇게 응답성을 최중요사항으로 둔 설계 덕분에 1LR-GUE 엔진은 회전수의 상승이 매우 빨랐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레드라인인 9,000rpm까지 회전수가 상승하는 데에는 불과 0.6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는 세계의 그 어떤 양산차들보다도 빠른 것으로, LFA가 아날로그식 타코미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아날로그 타코미터로는 1LR-GUE 엔진의 엄청난 회전수 변화량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1LR-GUE 엔진은 그 보어와 스트로크 수치에서 나타나듯이, ‘빅 보어–숏 스트로크’ 엔진이며, 가용 회전수가 양산차 엔진으로서는 매우 높은 9,000rpm에 근접했다. 연료 차단은 9,500rpm에서 이루어진다. 초고회전형 엔진으로 유명했던 혼다 S2000 초기형 모델(AP1)에 탑재된 F20C 엔진과 맞먹는 수준이다.


렉서스 LFA에 탑재된 1LR-GUE 엔진은 초고회전 엔진 특유의 고음역대 사운드로도 유명하다. 특히, 야마하의 조율을 거쳤다고 알려진 이 섬세한 사운드 튜닝을 통해 개성적이고 매력적인 사운드를 만들어 냈다. 렉서스에서는 LFA의 배기음을 두고 ‘천사의 포효(Roar of an Angel)’이라는 명칭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 사운드는 흡기부의 형상 부터 배기 매니폴드를 비롯한 배기 파이프 길이는 물론, 별도의 밸브를 통해 배기가스가 배출되는 경로가 변화하는 가변식 머플러를 적용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 구현한 것이다. 또한 더 좋은 음색을 만들어 내기 위해 엔진 마운트의 위치까지 고려하였다.


 

이렇게 완성된 1LR-GUE 엔진은 560마력/8,700rpm의 최고출력과 48.9kg.m/7,000rp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갖는다. 최대 토크의 경우, 7,000rpm에서 정점에 달하지만, 토크 곡선을 정밀하게 설정하여 약 3,700~9,000rpm 사이에서 최대토크의 90% 가량을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엔진은 2009년의 도쿄 모터쇼에서 렉서스 최초의 슈퍼카, LFA의 심장으로서 세계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1LR-GUE 엔진을 심장으로 한 렉서스 LFA는 불과 3.7초 만에 0-100km/h 가속을 끝낼 수 있고 최고 325km/h 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 또한 LFA의 특별 사양 차량인 뉘르부르크링 패키지의 경우에는 571마력의 최고출력을 낼 수 있는 사양의 엔진이 탑재되었다. 1LR-GUE 엔진은 렉서스 슈퍼카 LFA와 함께 전세계에 토요타그룹의 기술력을 확인시켜 준 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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