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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폭스바겐 신형 티구안, 새 부대에 담긴 새 맛술

김상영 입력 2018.08.06 10: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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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티구안의 역사는 길지 않다. 골프나 파사트에 비하면, 새파랗다. 그런데 그들 이상으로 친숙하다. 무던한 디자인과 널리 알려진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티구안은 슬며시, 그리고 빠르게 우리에게 스며들었다. 물론, 그게 부메랑이 돼 돌아오기도 했다.


신형 티구안은 안팎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먼저, 오랜 플랫폼을 버리고 이미 수많은 폭스바겐그룹의 소형차가 사용하고 있는 MQB 플랫폼을 썼다. 이전 세대 모델에 비해 대략 50kg 가량 가벼워졌고, 크기는 커졌다. 신형 티구안은 길이x너비x높이 4486x1839x1632mm고, 휠베이스는 2681mm다. 길이는 60mm, 너비는 30mm, 휠베이스는 77mm 더 커졌다.


큰 차체는 고스란히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의 확대로 이어졌다. 이젠 해치백이나 소형 왜건과는 확연한 차이가 생겼다. 특히 뒷좌석은 앞뒤로 움직일 수 있고, 등받이 각도에 대한 자유도도 높다. 고급스럽다고 크게 내세울 부분은 없지만, 충분히 깔끔하다. 티구안의 특징 중 하나인, 뒷좌석 승객을 위한 테이블도 여전했다. 이전 세대보다 훨씬 견고해졌고, 사용법도 개선됐다.


트렁크 공간은 615리터다. 한눈에 봐도 이전 세대에 비해 넓어졌다. 양옆으로 수납공간이 놓였고, 시트를 손쉽게 접을 수 있는 레버가 마련됐다. 뒷좌석 시트를 모두 접으면 화물적재 공간은 1655리터에 달한다. 이전 세대 모델에 비해 145리터 넓어졌다. 여전히 완벽하게 평평한 공간은 나오지 않지만, 시트와 트렁크 부분의 이음새는 꼼꼼하게 잘 처리됐다.


1세대 티구안은 골프에 바람을 불어넣은 것처럼, 골프와 유사한 디자인 요소가 많았다. 그래서 분위기가 비슷했다. 타이거와 이구아나를 합쳤다는 이름과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신형 티구안은 골프보다 한발 먼저, 폭스바겐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이 담겼다. 그래서 더 새롭다.


오래전부터 ‘가로본능’을 중시했던 폭스바겐의 외관 디자인은 더 진취적으로 발전했다. 헤드램프의 그래픽과 가로로 길게 놓인 라디에이터 그릴바는 서로 연결되며 하나의 덩어리가 됐다. 부분부분의 디자인도 섬세하게 꾸며졌다. 그리고 티구안의 이런 디자인 특징은 폭스바겐의 전모델로 번져가고 있다. 또 폭스바겐의 가로본능은 자연스럽게 직선이라는 디자인 테마로 이어졌다. 명암이 선명한 굵은 선이 차체를 휘감고 있다. 덕분에 이전 세대에 비해 당당하고, 강인한 느낌이 크게 강조됐다. 이제야 조금은 육식동물의 분위기가 난다.


폭스바겐은 안과 밖의 디자인을 따로 떼어놓지 않는다. 어떤 것이 선행됐는지 알수 없을 정도로 동질감을 갖는다. 수평적인 레이아웃을 통해 더 넓고 시원스럽게 보이는 구조는 폭스바겐의 전매특허다. 거기에 신형 티구안은 전에 없었던 세련됨까지 보탰다. 플라스틱 소재에 대한 가공도 한층 나아졌고, 마감도 깔끔하다. 다만, 신형 티구안의 큰 자랑이었던 12.3인치 액티브 인포 디스플레이는 최상위 트림에만 탑재됐다. 시승차는 4450만원의 프레스티지 트림임에도 예전과 별반 차이가 없는 계기반이 적용됐다.


파워트레인의 변화도 예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2.0리터 TDI 엔진과 7단 DSG 변속기에서는 크게 발전된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여전히 지구상에 존재하는 파워트레인 중에서 손꼽힐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2.0리터 TDI 디젤 엔진은 5천rpm 가까이 회전하는 만큼, 매끄럽고 부드럽다. 150이란 숫자가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 도심을 달릴 땐 부족함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고속도로에 오르면 여유로움이 급격하게 줄어들긴 하지만, 우리나라 교통 환경이나 법규 안에서는 충분히 경쾌하게 달릴 수 있다.


오랜만에 만난 DSG 변속기는 역시나 뛰어난 결단력에 따른 신속한 변속으로 엔진을 조율했다. 주행모드에 따라 성격도 크게 달라진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격렬하게 회전수를 끌어올리고, 에코모드에서는 차곡차곡 기어단수를 높인다. 또 내리막이나 고속도로를 달릴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스스로 엔진의 동력을 차단하고 관성으로만 간다.


감동적인 변화는 섀시에 있다. 파워트레인보다 섀시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았다. 스티어링의 반응이나 정밀함도 좋고 차의 움직임을 감당하는 서스펜션의 대응도 놀라웠다. 요철이나 불규칙한 도로를 지날 때도 불쾌한 느낌이 스티어링으로 전달되지 않게끔, 자신의 선에서 상쇄시켜버린다. 고속주행 안정성도 기대치를 넘는다. 폭스바겐의 꼼꼼함과 치밀함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티구안은 ‘디젤게이트’의 중심에 놓이기도 했고, 한국에서는 인증이 취소돼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래서 신형 티구안의 등장은 2년이나 늦어졌고, 아직도 폭스바겐에 대한 이미지는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신형 티구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물론, 파격적인 할인도 동반됐지만 여전히 티구안의 상품성와 완성도에 대한 신뢰는 여전해 보인다. 티구안은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미 ‘교과서’ 반열에 올라있다.


김상영기자 sy.kim@motorgraph.com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그래프(http://www.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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