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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와 직류, 그리고 전기차의 회생 제동

오토티비 입력 2018.12.14 11:02 수정 2018.12.26 14:1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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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이해를 위한 기본 물리 제5편
- 제1~4편은 아래 링크 참조


안녕하세요. 전기차 이해를 위한 기본 물리, 그 다섯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네 편을 통해 한국에서의 전기차 충전방식에 대해서 빠짐없이 다루어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퀴즈를 하나 드렸었군요. 'SM3 Z.E.가 테슬라의 데스티네이션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데스티네이션 차저는 오직 테슬라의 차를 위해서 만들어진 물건이지만,   동일한 규격의 J1772 type2 커넥터를 쓰며 220V 교류 충전을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안 될 것이 없습니다만,  실제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자사 고객을 위해서 만든 충전시설인 만큼, 테슬라의 전기차만 인식하도록 사용자 인증방식을  바꾸겠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해보았습니다. 뭐, 아직까지는 잘 되는군요. 확인만 한 뒤 바로 뽑았습니다. 현재의 데스티네이션 충전기는 별도의 인증 없이 차량과 연결되면 바로 충전을 시작합니다.  테슬라의 오너가 아닌 이상, 이렇게 사용한 전기료를 테슬라에 지불할 방법이 없습니다.  도전(挑戰)은 해도 되지만 도전(盜電)은 안됩니다.^^ 

르노삼성의 sm3 Z.E.는 테슬라의 완속 충전망 데스티네이션 차저를 통해 충전이 가능하다. 두 차의 충전규격이 같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지만, 계속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테슬라는 한국의 충전규격을 기존 방식에서 미국식으로 변경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재미있는 것은 충전 속도입니다. 데스티네이션 충전기는 장착된 곳의 수전용량에 따라 7~22kW로 충전이 가능합니다. 현재 테슬라의 차는 교류 충전 시 16kW까지 받을 수 있도록 제작되어 있습니다만, SM3 Z.E.는 43kW까지 가능합니다. 만약 데스티네이션 충전기가 22kW급이라면 SM3 Z.E가 테슬라 차보다 같은 시간에 훨씬 더 많이 충전되는 희한한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자 그럼, 오늘의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교류와 직류, 또 너냐?

옙. 고등학교 이후에는 다시는 안 볼 줄 알았던 용어들이 또 나옵니다만, 이번에는 필요한 최소 내용만 확인할 것이니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이건 진짜로 금방 끝나요!

우리 생활의 전기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의 사용방식으로도 두가지는 금방 구분이 됩니다. 하나는 휴대폰과 보조 배터리같은  전자제품에서 쓰는 전기,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벽 콘센트에서 나오는 전기에요. 첫 번째 것을 직류(DC, Direct Current)라고 하고 두 번째 것은 교류(AC, Alternating Current)라고 합니다. 직류는 말 그대로 전류가 +, – 방향에 맞추어 늘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전기이고, 교류는 전류의 방향이 시간에 따라 음의 방향으로 갔다가 양의 방향으로 갔다가 하며  크기와 방향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직류는 전기의 흐름이 한쪽 방향으로 고정되어 있지만, 교류는 계속 변한다


이렇게 전기가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하다 보니, 전기를 쓰는 장치들 또한 두가지 방식이 존재합니다.  전기차의 충전방식 또한 교류방식과 직류방식이 뒤섞여 있습니다. 애시당초 터빈이나 스크류, 풍차 같이 회전운동을 통해 만들어진 전기는 모두 교류입니다.  벽 콘센트까지 송전되어 온 전기도 교류입니다. 그러다 보니 전기차의 완속충전은 모두 교류만 씁니다. 

수력발전, 원자력발전, 화력발전, 풍력발전 등 터빈의 회전운동을 이용해 만드는 전기는 모두 교류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전기차에 저장되는 전기는 무조건 직류입니다. 배터리라는 물건이 담을 수 있는 전기의 형태가 오직 직류로 한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동차에 내장되어 있는 충전 관리 장치는 충전기가 교류를 주면 이것을 직류로 바꾸어 배터리에 넣어야 합니다.  교류를 직류로 변환하는 장치, AC-DC 컨버터(Converter)는 충전관리장치의 일부로 모든 전기차에 탑재되어 있습니다.

바꾸어야 할 전류의 양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컨버터는 점점 크고 무거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전기차에 탑재되는 컨버터는 적당한 수준에서 상한선을 정해놓고 있습니다. 충전기술의 표준을 따르는 대부분의 전기차는 교류충전의 입력 상한선이 7kW이고, 테슬라같이 독자적인 규격을 쓰는 차도 16kW를 넘지 않습니다.  컨버터의 무게를 줄여야 하니까요. 아울러 DC 차데모나 DC 콤보 같은 주류 급속 충전방식이 모두 직류(DC)를 쓰게 만들어진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수십kW나 되는 대용량 컨버터를 차가 짊어지고 다닌다고 생각해 보세요. 끔찍한 비효율이죠. (어 잠시 SM3 Z.E. 에 묵념...)

그렇다면 전기차의 내부는 모두 직류로 통일되어 있어야 겠지요?  배터리의 전기를 꺼내다 쓰는 모터는 효율성 면에서 당연히 직류를 쓰는 게 맞을 것이며 그렇게 만들어진 전기차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완성차로 구입하고 있는 대부분의 실용 전기차는 교류모터를 씁니다. 아니, 이건 또 왜 이런데요???

DC모터와 AC모터

엔진이 차와 용도에 따라 천차만별이였듯 전기차 또한  용처에 따라 각양각색의 제품이 있습니다. 물론  전기가 두 가지 종류이니 모터도 두 가지  종류가 따로 있습니다.  직류인 DC모터와 교류인 AC모터입니다.

DC모터(직류)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보는 소형 모터는 죄다 이것입니다. DC모터의 가장 큰 장점은 '작고' '싸다'는 것입니다. 자동차 속에서도 엔진의 시동용  모터로 오랜 세월 사용되었으며, 현재에도 높은 수준의 제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수많은 장비와 생활용품에서 대활약 중입니다. 전기 바이크나 스쿠터 같은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경우 거의 모든 제품이 DC모터를 사용합니다. 성능 만큼이나 제품의 가격이 중요한 시장이니까요.

전동킥보드 같은 마이크로 모빌리티 제품은 '거의' 모두 DC모터를 쓴다. 이런 소형 장비에 회생제동은 배보다 배꼽이  큰 일로 여겨졌지만, 제어기술의 발달은 이들 제품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 

AC모터(교류모터)

과거에는 AC모터의 장점으로 효율과 수명을, 단점으로 제어가 까다롭다는 것을 꼽았습니다만, 이제는 별 의미가 없는 분류방법이 되어 버렸습니다.  AC모터의 제어가 까다로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제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별도의 장치를 통해 정밀한 제어가 가능해졌거든요.  모터의 토크는 그대로 유지한 채 회전수만 천천히 끌어올리는 식의 제어는 예전 AC모터에서는 구현하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잘 됩니다.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출발이 가능해졌지요. 큰 출력을 한번에 뿜어내는 특성에, 내구성은 거의 반영구적입니다. 차에 쓰기 딱 좋지요. 

하지만 여전한 단점도 있습니다.  DC모터에 비해 크고 무거우며 가격이 비쌉니다. 배터리의 전기를 가져다 써야 하니 직류를 교류로 바꿔서 넣어줘야 되고, 이걸 위해 필요한 직류-교류 인버터 (DC-AC inverter)는 무게와 부피가 상당합니다. 덕분에 차가 또 무거워집니다. 

닛산 리프의 전기 파워트레인. 동력계 위에 얹어진 거대한 인버터 때문에 마치 엔진처럼 보이기도 한다

DC모터도 내구성 문제를 일으키던 브러시를 없앤 BLDC(Brushless DC)기술이 나오면서 수명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양쪽의 방식이 서로를 닮아 가게 되면서, 두가지 방식의 우열을 따지는게 별 의미가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전기차에 굳이 교류모터를 쓰는 이유는 뭘까요? 바로  회생제동(Regenerative braking/回生制動) 때문입니다. 

모든 자동차는 정지하기 위한 감속장치, 즉 브레이크를 사용합니다. 통상의 브레이크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마찰을 이용해서 차를 정지시킵니다. 브레이크 캘리퍼가 패드를 누르면, 패드가 디스크를 꽉 잡아서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꾸는 것이지요. 하지만 전기차에 이런 마찰식 브레이크만 사용하게 될 경우 배터리의 전기에너지가 그냥 열에너지로 낭비되는 결과가 생겨 버립니다. 배터리에 전기를 채우는 과정을 생각해 보면 이건 무척 아까운 일이죠.

회생제동시스템은 이렇게 감속 시 사라져 버릴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다시 회수한 뒤 배터리로 충전하는 기술입니다. 감속이 필요할 때 바퀴의 회전력을 발전기와 연결하고, 발전기가 운동에너지를 흡수하여 전기로 바꾸게 되므로 차는 자연스럽게 느려집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전기는 다시 배터리에 충전되는 것이지요. 앞서 말한 내용 중 발전 이야기를 기억하시는지요? 발전은 회전운동을 교류로 바꾸는 것입니다.  DC모터방식의 전기차에 별도의 발전장치를 달아야 합니다만, AC모터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AC모터, 그러니까 교류모터는 그 자체가 '발전기'의 특성을 가지고 있거든요. 

교류모터는 전기를 받을 때는 구동회전력을 만들지만, 반대로 회전축에 동력을 넣어주면 바로 교류전류를 발생시키는 발전기가 됩니다.  발전된 전기는 다시 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DC-AC컨버터를 통한 뒤 배터리에 저장됩니다. 이렇게 회수된 에너지를 통해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늘어납니다. 회생제동을 통해 늘어나는 주행거리는 주행패턴에 따라 최대 30%까지 늘어납니다.  복잡한 시스템을 감수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지요.

교류모터는 전기를 주면 회전력을 발생시키는 모터로 일하지만, 반대로 축을 통해 회전력을 전달할 경우 발전기로 작동한다

아 그렇다고 해서 전기차에서 마찰식 브레이크가 아주 사라져버린 것은 아닙니다. 전기차의 바퀴 안을 보면 디스크와 캘리퍼가 그대로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운전자의 의도대로 자동차의 속도를 섬세하게 제어하기 위해서 재래식 브레이크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다만 감속에너지의 대부분을 회생제동 시스템이 가져가게 되므로  브레이크가 받아야 할 스트레스가 크게 줄어듭니다. 그래서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브레이크 패드의 교체주기가 월등하게 깁니다. 엔진오일이나 냉각수도 사용하지 않는데다가 패드의 사용기간까지 길어지게 되니 정비소를 들락거릴 이유가 더더욱 사라지게 됩니다. 정비 주기가 긴 것은 전기차가 가지고 있는 또다른 특성 중 하나입니다. 

회생제동시스템은 전기차 때문에 출현한 새로운 개념이 아닙니다. 철도나 하이브리드 자동차 같은 전기 구동계의 탈것에서 회생제동시스템은 은 이미 폭넓게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회생제동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어색한 주행감이 되겠군요. 단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했을 뿐인데,  마치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덜컥 속도를 줄이는 전기차의 움직임은, 통상의 엔진차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는 매우 이질적으로 받아들여졌거든요. 이것을 불평하는 고객도 있기 때문에, 일부 전기차에서는 회생제동의 강도를 조절하는 옵션이 적용되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 일단 익숙해지면 이렇게 편한 장치도 없습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속 페달에 얹은 오른발에만 신경을 쓰면 됩니다. 어떤 회사는 이것을 '원페달 드라이빙'이라는 이름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하더군요.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비범함입니다. ㅎㅎ

(6부에서 계속)

변성용(자동차 칼럼니스트)

전기차 이해를 위한 기본 물리 제1편

전기차 이해를 위한 기본 물리 제2편

전기차 이해를 위한 기본 물리 제3편

전기차 이해를 위한 기본 물리 제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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