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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그 이상 -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시승기

조회수 2018. 7. 31. 13: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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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 캠리를 시승했다. 토요타 캠리는 지난 2016을 기해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으로 거듭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은 현재 한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에 강한’ 토요타를 든든하게 뒷받침해 주고 있는 허리이기도 하다. 토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을 직접 경험하며 그 매력을 하나하나 짚어 본다.


 

 

토요타 캠리의 외관 디자인은 처음 공개되었을 때부터 ‘충격적’이었다. 항상 모범적이고 모난 구석이 없을 것만 같던, 혹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던 캠리의 외모는 신세대 모델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디자인 언어부터 디자인을 풀어 내는 방법론까지 총체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선대부터 주장해 왔던  킨-룩(Keen-Look) 디자인 언어는 유지하고 있지만 이를 보다 과감하게 전개함으로써 선명한 인상을 자아내고 있다.


 

캠리와 마주하게 되면 차체가 전체적으로 ‘낮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선대에 비해 25mm 낮아진 전고와 20mm 넓어진 차체 크기에서 기인한 바도 있지만, 디자인을 전개하는 방식에서도 시각적으로 낮아 보이게 하기 위한 기법이 작용한 결과다. 그 기법 중 하나는 시각적인 높이를 결정짓는 요소들의 높이를 전반적으로 낮춘 것이다. 특히 보닛과 윈도 라인, 그리고 휀더의 높이를 모두 낮춤으로써 이러한 시각적 효과를 얻고 있다. 또 다른 기법으로는 차체의 디테일을 이루는 형상들이 전반적으로 수평 방향을 이루도록 한 것이다. 시선을 중심에서 좌우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이러한 디자인적 기법은 현재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인의 경향이기도 하다.


 

 

외관 디자인의 디테일들을 둘러 보면 하나같이 무난함과는 담을 쌓은, 대담하고 용맹한 이미지를 한껏 강조한 것을 알 수 있다. 가늘고 날카로운 스타일의 헤드램프는 바이-빔(Bi-Beam) LED 램프가 적용되어 있고 독특한 형상의 LED 주간상시등을 적용하여 더욱 뚜렷한 개성을 뽐낸다. 또한 중앙의 토요타 엠블럼을 중심으로 하여 방사형으로 전개되는 프론트 마스크의 조형도 인상적이다. 특히 하단의 거대한 공기흡입구는 날카로운 눈매와 함께 캠리의 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뒷모습에서도 전면부의 스타일과 맥을 함께 하는 수평 기조와 전반적으로 X자형을 이루는 조형이 도드라진다. 가로줄 형태의 테일램프는 차체를 보다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낸다. 또한 LED 테일램프는 선형(線型)으로 발광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리어범퍼 하단은 디퓨저 스타일로 마무리하여 스포티한 감각을 자아낸다. 또한 전반적으로 낮고 넓어진 차체 외에도 전후륜의 오버행이 짧아 보이게 하는 기법들을 가미하여 한층 속도감 있는 시각적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실내 디자인 역시 극적이다. 근래 들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수평 기조의 인테리어 경향도 작용하고 있지만, 특유의 비대칭 레이아웃 또한 돋보이며, 캠리만의 인테리어를 완성해내고 있다. 여기에 전륜구동 자동차로서는 다소 높은 플로어 콘솔을 채용함으로써 후륜구동 자동차와 유사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하지만 실내에 들어서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 있다면 전방시야가 굉장히 쾌적하다는 점이다. 윈드스크린이 차지하는 영역부터 상당히 탁 트여 있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시선을 조금만 좌우로 돌려보면 A필러를 최대한 가늘게 뽑으면서도 시각적인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가 적용된 것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사이드미러로 인해 가려지는 부분 역시 최소화시킨 점 또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윈드스크린을 비롯하여 측면의 벨트라인이 시트 포지션에 비해 낮게 설계된 것을 알 수 있다. 이 넓어진 시야는 안전운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처음 승차하는 운전자도 차체의 크기를 가늠하기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이다.


 

캠리의 운전석에 앉게 되면 다른 동급의 중형 세단에 비해 시트 포지션이 상대적으로 낮게 느껴진다. 이 때문에 차체가 너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머리 부근의 공간이 전혀 답답하지 않다. 이는 캠리가 공간 확보에 대한 방향이 다소 변화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넓은 공간은 물론, 더욱 안정감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운전석은 상반신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부드러운 착좌감을 제공하며 8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과 전동식 허리 받침이 내장되어 있다. 앞좌석에는 3단계의 열선 기능이 제공하지만 통풍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과거부터 캠리의 강점 중 하나로 통했던 뒷좌석 역시 만족스럽다. 등받이의 각도도 적정한 수준이고 시트 포지션도 약간 낮은 편이어서 한결 편안한 느낌이다. 또한 전방위적으로 넉넉한 공간과 더불어 상당한 수준의 개방감 연출을 통해 최상급의 거주성을 제공한다. 가족용으로 이용되는 중형세단에 있어 한 점의 모자람도 없다.


 

트렁크 공간은 완전히 새로워진 설계에 힘입어, 일반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와 동등한 수준의 공간을 확보했다. 10세대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용 배터리의 소형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뒷좌석 하부에 배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덕분에 트렁크 공간의 희생을 감수해야 했던 선대 모델에 비할 수 없는 편의성을 갖게 되었다. 필요에 따라 뒷좌석을 접을 수도 있기 때문에 활용성은 더 높아진다.


 

현행 토요타 캠리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토요타가 지난 2016년 상반기 중 공개한 신형 엔진 기반의 신규 THS-II(Toyota Hybrid System-II)다. 이 시스템은 앳킨슨 사이클이 적용된 2.5리터 배기량의 다이나믹 포스 엔진(Dynamic Force Engine)과 두 개의 MG(Motor-Generator)로 구성된다. 2.5리터 엔진은 178마력/5,700rpm의 최고출력과 22.5kg.m/3,600~5,2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는 선대의 엔진에 비해 최고출력은 20마력, 최대토크는 0.9kg.m 증가한 것이다.


 

최신의 THS-II를 품은 캠리 하이브리드는 우수한 정숙성을 자랑한다. 우수한 정숙성은 비단 전기차 모드(EV모드)일 때 뿐만 아니라 엔진에 시동이 걸리고 나서도 일관되게 유지된다. 여기에 과거부터 존재했던 백색 소음과 고주파 소음이 다소 줄어들었다는 느낌도 받게 된다. 이 덕분에 전기차 모드(EV 모드)에서의 주행 소음과 불쾌감이 상당히 경감되었다. 다이나믹 포스 엔진은 과거 회전수가 오를수록 상당히 거친 소음을 냈던 THS의 엔진에 비해 정숙한 데다, 회전 질감도 더 매끄러운 편이다. 캠리의 정숙성은 특유의 안락한 승차감과 맞물려, 운전의 피로감을 줄여 주는 일등공신이다.


물론 두 가지 동력을 함께 사용하는 풀-하이브리드 자동차이기에 필연적으로 엔진에서 모터로, 모터에서 엔진으로 구동력이 전이될 때의 이질감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이 문제에 있어서 가장 정교하고 완성도 높은 제어력을 보여준다. 이는 다른 제조사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이 좀체 따라잡지 못하는, 선구자의 경험이 축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정교한 구동력의 제어는 신형 THS-II에 적용된 파워 컨트롤 유닛(Power Control Unit, PCU)의 공이 크다고 할 수 있다. PCU는 별도의 기계적인 변속기가 존재하지 않는 THS-II의 체계 내에서 TCU(Transmission Control Unit)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 단, TCU는 변속기만을 책임지지만 PCU는 엔진과 전기모터 양쪽의 동력을 통합적으로 제어한다는 차이가 있다.


 

승차감은 과거부터 부드러운 승차감이 포인트였던 캠리의 그것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시승을 하면 할수록 뭔가가 다르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승차감 자체는 분명히 선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캠리의 전형적인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순간순간마다 예전의 그 캠리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큰 요철을 통과할 때와 다소 급하게 조타를 했을 때 등, 과거의 캠리가 약한 모습을 보였던 일련의 상황에서 더 강해졌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요컨대 선대의 안락함은 유지하면서도 더 든든하고 야무진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이는 토요타의 새로운 설계사상이라 할 수 있는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를 바탕으로 한 차체구조 설계와 새롭게 도입된 후륜 더블위시본 방식 서스펜션의 공이 크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차체구조와 서스펜션은 후술할 운동 성능에도 크게 영향을 끼친다.


 

배터리의 잔량이 충분한 상태에서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고 급가속을 시도하면 엔진과 모터가 협응하며 차를 있는 힘껏 밀어 준다. 모터 출력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동력 성능이 크게 개선된 신규 엔진 덕분에 과거 보다 더 힘차고 정력적인 느낌을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출력과 토크가 모두 상승한 새 엔진의 위력을 확실히 체감하게 되는 순간은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크게 소진되었을 때다. 이 때에는 엔진이 어쩔 수 없이 발전과 구동을 동시에 맡아야 하므로 체감 동력성능이 크게 저하된다. 하지만 새 엔진을 실은 캠리는 체감 동력성능 저하가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고속 주행을 오래 지속하기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가 발목을 잡지만 적어도 고속 주행 중에는 우수한 수준의 직진 안정성을 보여준다.


 

회전 구간과 조우하게 되었을 때에는 한결 든든하고 야무지게 다져진 기골과 하체, 그리고 새로운 스티어링 시스템이 그 실력을 발휘한다. 손끝과 허리를 통해 들어 오는 느낌은 영락없는 캠리의 그것임에도 불구하고 조종성과 기동력은 선대의 캠리를 뛰어 넘었다. 시종 여유있는 움직임을 보이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똑 부러지게 몸을 가누며 의외의 일체감을 경험할 수 있다. 더 낮고, 가벼우며, 탄탄해진 차체는 시종일관 탄력을 유지하고 하체는 적당한 여유를 두고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하며, 스티어링 시스템은 원하는 순간에 꽤나 정확하게 움직여준다. 물론 고급 스포츠 세단에 준하는 조종성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기본기의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향상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가족용 세단으로서 충분하고도 약간의 남음이 있는 운동 성능이라 할 수 있겠다.


 

연비로 유명한 캠리 하이브리드는 시승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실망시키지 않았다. 현행 토요타 캠리의 국내 공인연비는 도심 17.1km/l, 고속도로 16.2km/l, 복합 16.7km/l다. 시승 중 트립컴퓨터 상에 기록된 구간별 평균 연비는 도심은 교통 상황에 크게 관계 없이 16km/l대의 연비를 기록했다. 에어컨의 사용량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조장치 사용량이 줄어들었을 때에는 더 좋은 값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속도로를 90~100km/h로 주행했을 때에는 일관되게 20km/l를 상회하는 연비를 기록했다. 특히 현행의 캠리 하이브리드에는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이 표준 장비되어 있어, 경제운행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연비 기록은 모두 에코(ECO) 모드에서 이루어졌다.


 

토요타 캠리는 다소 요란해진 외관을 제외하면 여전히 편안하고 운전하기 쉬운 가족용 세단의 교과서적인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과거의 토요타와는 완전히 달라진 새로운 설계 사상을 통해 ‘교과서, 그 이상’까지 노리고 있다. 모든 능력치가 조금씩 상승함으로써 총체적으로는 훨씬 뛰어난 차로 거듭났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의 화신, 토요타의 신규 THS-II까지 적용된 캠리 하이브리드는 절약의 미덕까지 가지게 된다. 여전히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완성도 높은 중형 세단이며, 모든 면에서 더욱 정교하고 탄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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