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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진화 – 토요타 아발론 하이브리드 시승기

조회수 2018. 11. 14. 10: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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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요타자동차가 완전 신형 토요타 아발론을 지난 6일 국내에 공식 출시한 데 이어 7일부터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열었다. 시승 코스는 잠실 커넥트 투를 출발해 양평을 거쳐 강원도 영월 소재의 에코빌리지를 기점으로 돌아오는, 장장 300여km의 장거리 코스로 짜여졌다. 300여km의 여정 동안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완전히 새롭게 거듭난 토요타 아발론의 구석구석을 체험할 수 있었다. 토요타 아발론은 하이브리드 단일 모델로 판매되며,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4,660만원이다.


 

5세대로 거듭난 아발론은 미국의 칼티(Calty) 연구소에서 완성한 새로운 스타일링을 입었다. 선대의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카롭게 다듬어진 눈매, 그리고 범퍼 좌우 끝까지 뻗어 있는 추가 공기흡입구의 디자인으로 인해 전례 없이 과격하고 웅장한 분위기의 얼굴이 되었다. 헤드램프는 풀 LED 헤드램프를 채용하고 있다.


 

새로운 아발론의 외관에서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차체가 전반적으로 낮아보인다는 데 있다. 이는 TNGA 개발철학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낮은 무게중심의 구현’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차체 전반에 걸쳐 적용된 수평향의 선들과 디테일을 통해 차체를 더 넓고 웅장하게 보이도록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후면 윈도우 라인을 C필러 끝까지 날카롭게 늘려 잡은 점도 특징이다. 이 덕분에 뒷좌석 승차자의 개방감을 개선함과 동시에 패스트백에 가까운 역동적인 분위기를 낸다.


 

외관에서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이 있다면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아닌, 프론트 도어 하부의 라인과 트렁크리드의 형상이다. 프론트 도어 하부는 캐릭터라인과 일체감을 이루는 형상으로 디자인되어 있는데 완전히 도드라진 형태로 빚어진 것이 인상적이다. 트렁크리드의 경우, 측면에서 보았을 때, 거의 꺾쇠괄호 모양에 가깝게 꺾여 있는 형상이 인상적이다. 이렇게 과감을 넘어 과격하기까지 한 외관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외장 부품의 조립 품질은 매우 우수한 편이다.


실내 또한 선대 아발론과의 접점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시보드를 비롯하여, 스티어링 휠, 심지어 시트와 도어패널 하나하나까지 선대와 같은 점을 찾아볼 수 없다. 실내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실내에 들어서서 앞좌석에 앉는 순간, 이전보다 한층 낮아진 시트 포지션과 전방에 펼쳐진 넓은 시야가 새로운 느낌을 준다. 아울러 실내 곳곳에 배치된 버튼이나 다른 장치들은 모두 손 닿는 곳에 위치하여 조작이 편하다.


실내 공간은 과거와 다름 없이 넓다. 하지만 체감 공간 면에서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준다. 실내의 구석구석이 꽉꽉 채워져 있고 탑승자를 든든하게 감싸주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 덕분에 이전 세대와는 다른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물리적인 공간은 조금도 좁지 않다. 실내 전반에 걸쳐 다리 공간은 넉넉하며, 머리 공간도 다소 낮아진 차체 높이를 감안하면 충분한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배터리가 뒷좌석 하부에 탑재되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한 덕에 트렁크는 일반적인 내연기관 승용차와 동등한 수준을 가진다.


 

새로운 아발론은 새로운 아발론은 토요타의 신형 2.5리터 다이나믹 포스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THS(Toyota Hybrid System)-II를 채용했다. 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동사의 중형세단 캠리를 통해 먼저 선보인 바 있다. 물론 동일한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아발론을 위한 조정 작업이 가해졌다. 아발론의 THS-II는 엔진 최고출력은 178마력/5,700rpm, 최대토크는 22.5kg.m/3,600~5,200rpm이다. 전기모터는 88kW의 출력을 내는 모터를 사용하며, 시스템 합산 218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차체의 기본구조는 동사의 캠리, 그리고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의 ‘ES’에 적용한 바 있는 ‘GA-K’ 플랫폼을 바탕으로 설계되었으며, 차체 구조용 접착제와 레이저 스크류 용접(LSW) 공법을 적용하여 한층 강건한 구조강성을 갖는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한 새로운 아발론. 여느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이 그렇듯, ‘시동(Start)’이 아닌 ‘전원(Power)’ 버튼을 눌러서 차를 깨워야 한다. 전원 버튼을 누르게 되면 시스템이 준비를 마쳤다는 것을 알리는 ‘READY’ 표시와 함께 차량이 운행 가능한 상태가 된다.

새로운 아발론은 정숙하다. 선대 아발론 또한 매우 정숙한 세단 중 하나였지만 새로운 아발론은 그 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모습이다. 엔진에 시동 여부와 상관 없이 시종일관 정숙하고 진동도 거의 없는 쾌적한 질감을 경험할 수 있다.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고 스포츠 모드를 이용하는 등, 회전수를 상당히 높여 주행해도 조수석에 앉은 탑승객과의 대화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다.


 

새로운 아발론은 안락하다. 선대 아발론도 안락함을 지향하는 설정이었으나, 새로운 아발론은 방향성 면에서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새로운 아발론은 움직임 하나하나에서 묵직하고 진중한 감각이 묻어 나온다. 선대의 아발론이 부드러움에서 오는 편안함을 추구했다면 새로운 아발론은 든든하게 받쳐주는 느낌에서 오는 편안함을 추구한다. 노면의 요철로부터 충격은 완곡하게 받아내고 요철을 통과하고 난 후에는 빠르게 자세를 바로 잡는다. 감각적인 측면에서는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은 물론 차체의 움직임과 하체의 질감 등 모든 면에서 선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묵직함’이 느껴진다.


아발론의 THS-II는 캠리 하이브리드의 THS-II에 비해 겨우 7마력 더 높은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7마력 이상의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동력 성능이 캠리에 비해 월등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동력을 제어 및 분배하는 PCU(Power Control Unit)에 있다. PCU는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두뇌에 해당하는 부위로, 서로 다른 동력 특성을 가진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의 동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어한다. 아발론의 PCU는 캠리의 것에 비해 효율이 20%더 향상된 최신의 것을 사용하고 있으며, 변속 알고리즘 역시 더욱 정교해졌다. 출발 가속과 추월 가속 등, 다양한 형태의 가속 상황에서 가속을 전개해 나가는 과정이 지난 달 출시된 렉서스의 ES300h와 닮아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스로틀의 반응이 정교한 편이고 가속을 전개하는 과정이 꽤나 자연스러운 편이다. 초기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같이 가속 초기부터 동력을 일거에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가속력이 증가하는 질감을 만들어 냈다. 따라서 고속 주행에서 힘이 빠지는 느낌이 상대적으로 더 늦게 찾아오고 보다 자연스러운 감각의 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 시승 행사 당일은 비가 많이 와서 노면 상태가 좋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발론은 뛰어난 안정감으로 고속 주행을 소화해낸다.


하지만 아발론을 주행하면서 가장 인상 깊은 점이 있다면 바로 차를 다루는 맛에 있다. 중후장대한 덩치를 지닌 전륜구동 세단임에도 수준급의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 이는 TNGA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기본 성능의 향상’을 잘 보여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기반 자체가 전륜구동 준대형 세단이기에, 스포티한 성향 보다는 안정감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으로 느껴지는 손맛, 탄탄하고 절도 있는 차체의 움직임 등에서는 한층 ‘똑 부러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신개발의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은 피드백이 좋은 편이고 정확한 응답성을 가진 편이다. 덩치에 비해 샤프하게 움직여 주는 덕분에 주행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 이러한 조종감각은 일상적인 운전 중에도 종종 기분 좋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낮아진 차체와 시트 포지션, 그리고 탄탄하게 받쳐주는 섀시 덕분에 운전자의 의도와 차체 기동 사이의 괴리가 적게 느껴지고 피드백도 충분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발론은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정확히는 중형급  전륜구동 세단을 위해 설계된 GA-K플랫폼을 설계의 밑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새로운 아발론은 TNGA 기반으로 개발된 다른 토요타 양산차들에서 나타나는 변화상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고 본다. 현재까지 TNGA 기반의 토요타 양산차들은 공통적으로 ‘달리고, 돌고, 서는’ 자동차로서의 기본기가 뛰어나다. 여기에 이전 세대에 비해 한층 일체감 있는 조종감각을 갖는다. 그리고 새로운 아발론 역시 이러한 측면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


 

새로워진 아발론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다. 왕복 300여km의 장거리 시승이었던 만큼, 운전의 피로를 줄이는 데 쏠쏠하게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근 들어 국산 준중형 승용차까지 적용범위가 확대되어 가고 있는 반자율 주행(고속도로 차로 유지)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연동하여 작동하며, 타력 주행 상황에서는 엔진시동을 정지시키기도 한다. 시승 행사 중에 기록한 최고 연비는 20.6km/l로, 과거 3.5리터 V6 엔진을 사용했던 선대에 비해 비약적으로 우수한 연비를 가지고 있다. 또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대체로 도심 주행에만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새로운 아발론은 장거리 주행에서의 연비도 우수한 편이다.


토요타의 새로운 아발론은 시선을 확실하게 잡아 끄는 외관 디자인과 새로운 접근법으로 꾸며진 실내, 한층 정교해진 하이브리드 시스템, 그리고 주행의 즐거움을 티 나지 않게 배려한, 전혀 새로운 감각의 준대형 세단으로 거듭났다. 특히 기본기의 대폭적인 향상에서 오는 주행질감의 변화는 아발론에게 있어서 외모보다도 더욱 드라마틱한 변화로 다가온다. 여기에 일부 편의사양이 제외되기는 했지만 가격도 기존에 비해 더욱 낮아져, 진입 장벽 또한 더 낮아졌다. 완전히 새로운 구성과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돌아 온 아발론은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선대를 뛰어 넘는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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