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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연비에 웃고 운전 재미에 또 웃을 수 있는..르노 클리오,

조회수 2018. 10. 1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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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클리오

[태백=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유럽에서 공전의 대 히트를 쳤을지 몰라도, 국내의 현실은 처참하다. 클리오가 속한 B세그먼트 소형차 시장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국내 B 세그먼트에서 성공한 소형차의 전례를 찾아보자. 떠올려보고자 애쓴다면 그게 맞다. IMF 특수(?)를 타고 구형 엑센트와 베르나가 반짝했던 시기가 전부였으리라.

그러나 그 차들은 ‘앉아만 있어도 알아서 사가는’ 브랜드의 차였고, 심지어 세단이었다. 해치백을 표방한 파생 차종들이 있긴 했지만, 결국 주력은 세단이었다. 철저한 유럽풍 해치백인 클리오에겐 충분히 불리한 여건인 이유다.

그래도 다른 데에선 꽤 잘 먹히는데 한국 시장에서의 반응이 뜨뜻 미지근하니, 스타일 구겨지는 정도가 이만 저만이 아닐 것이리라.

르노 클리오

■ 개성있지만 부담없는 디자인

그럼에도 클리오의 디자인은 준수하다. ‘사랑’ 이라는 감정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디자인 기조는 부연 설명이 길게 필요하지만, 해치백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고개가 돌아갈 만한 디자인이다.

패스트백이니, 스포츠백이니 하는 ‘유사 해치백’이 판을 치는 시대지만, 클리오는 전형적인 해치백의 형태를 취한다. 여기에 2열 도어는 히든 타입의 도어 캐치를 적용, 마치 3도어 모델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가장 인상적인 건 단연 LED 퓨어비전 헤드램프다. 미래 지향적이고 고급스런 느낌을 풍기는데다, 할로겐 램프 대비 뛰어난 시야를 보이는 게 특징.

르노 클리오

주간 주행등은 SM6, QM6 등을 통해 선보여진 C자 형태를 취한다. 르노의 디자인 방향성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선 브랜드 정체성을 잘 담아낸 디자인 요소로 평가된다.

후륜 부근에서 한껏 부풀어 오른 펜더는 다소 빈약해보일 수 있는 해치백의 모습에 볼륨을 더하며, 이를 통해 후면부에서 바라본 디자인은 안정적이면서도 풍부한 형상을 취한다.

인테리어는 QM3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물론 서랍장 형태의 수납공간도, 나파가죽 시트도 없지만, 센터페시아와 스티어링 휠, 계기판 등 많은 부분은 QM3와 유사한 모습이다.

시트는 직물과 인조가죽이 혼합된 형태를 취한다. 세미버킷 부위는 가죽으로, 운전자의 엉덩이와 등이 닿는 부분은 벨벳으로 제작됐다.

르노 클리오

벨벳 재질의 특성상 운전자의 몸은 충분히 지지되며, 만듦새도 제법 만족스러운 수준. 다만 가죽시트 선호도가 높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모든 B 세그먼트 차량이 그렇듯, 1열 탑승자와 2열 탑승자가 모두 편하게 앉기 위해선 상호간에 양보와 배려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차를 가족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객이 많지 않을 거란 점은 이내 수긍이 되는 대목이다.

티맵 내비게이션이 내장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직관성은 준수한 수준. 터치감과 응답성은 빠른 수준이다. 다만, 모바일 기기 사용 빈도가 높은 요즘, 시거잭을 포함한 충전 포트가 두 개 뿐이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 뛰어난 운전 재미에 상응하는 연비

르노 클리오

파워트레인은 QM3에 적용된 1.5리터 dCi 디젤 엔진과 같은 사양이다. 최고출력은 90마력, 22.4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17.7km/L(도심: 16.8km/L, 고속: 18.9km/L) 수준. 이는 QM3의 17.3km/L, 푸조 208의 17.0km/L 대비 뛰어난 수준이다.

범한 중형차들이 200마력을 넘어가는 시대. 그래서인지 두 자릿수로만 남아있는 클리오의 출력이 초라할만도 하지만, 가속 성능과 직결되는 최대토크는 1750~2500rpm 사이에서 발휘된다. 때문에 가다 서는 경우가 많은 시내 주행에선 충분한 가속 성능을 발휘한다.

QM3 운전자들에게서 ‘안나가서 못타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디젤차가 불과 190마력을 발휘한다는 것에 딴지를 거는 이들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토크감은 QM3보다 콤팩트한 차체 탓에 더 두드러진다. 수치상의 출력으로 의구심이 들 수 있겠지만, 도심 주행 중심의 상황에서는 되려 중형차 못지않게 치고 나가는 발진 가속이 일품이다.

르노 클리오

유럽의 좁고 굽이진 도로에 대한 노하우엔 도가 텄는지, 핸들링 성능도 뛰어난 편. 짧은 휠베이스와 콤팩트한 차체, 그리고 충분한 초반 가속 성능은 이 차의 운전 재미를 돋보이게 한다.

산길을 중심으로 펼쳐진 와인딩 로드에서는 제법 기민한 응답성을 보인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출력과 속도에 상응하는 재미를 가져간다는 뜻이다. 다만 르노삼성이 경쟁 차종으로 언급한 푸조 208이나 미니쿠퍼D 대비 조금은 가벼운 감각이다.

그럼에도 탄탄한 모습을 보이는 하체가 다소 언밸런스지만, 아주 빠른 속도가 아니라면 되려 빠르게 차량을 조작할 수 있다는 건 장점이다.

■ 선택 폭 넓혔다는 점에서 가치있다

르노 클리오

현대차 엑센트나 쉐보레 아베오 대비 신선도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클리오 또한 2012년에 출시된 모델이다. 엑센트의 출시가 딱 1년 빨랐다.

경차와 소형 SUV, 나아가 준중형 세단 사이에 껴있는 이래 치이고 저래 치이는 세그먼트. 100마력이 채 되지 않는 엔진 출력, 심지어 해치백까지. 클리오는 국내 시장의 외면을 받기 딱 좋은 차라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완벽하다 말하긴 어렵다. 개인적으로도 더 빠른 고출력 사양이 있었으면 좋겠고, 선택할 수 있는 컬러도 더 다양했으면 좋겠으며, 클리오 R.S.도 국내에 들어왔으면 한다.

아마 두렵고도 얄미울 것이다. 타보지도 않은 사람들의 편견, ‘감놔라 배놔라’ 하는 훈수 말이다. 르노삼성과 클리오는 “그 돈이면 이왕 살거 ㅇㅇㅇ를 사지” 하는 주변인들의 참견과 그 말이 두려워 눈치를 보는 구매자들을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르노 클리오

아무래도 좋다. 이런 차를 국내에서 만날 수 있다는 다양성을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남들이 안된다고 하는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자세만으로도 르노삼성과 클리오는 긍정적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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