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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에 가까운 SUV를 만끽하다 –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시승기

조회수 2018. 8. 1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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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랜드로버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이라 할 수 있는 레인지로버의 바로 아래에 위치하는 모델이다. 현재의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지난 2013년 등장한 2세대 모델이며, 가문의 맏이인 레인지로버의 기골을 이어 받은 것으로 화제가 되었던 바 있다. 지난 2017년 하반기에는 한 차례의 부분변경을 거쳐 상품성을 보강한 바 있으며, 2018년을 기해 현재 국내에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를 통해 수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랜드로버 가문의 둘째라고 할 수 있는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직접 시승하며 그 실력과 매력을 경험해 본다. 시승한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국내 수입되는 레인지로버 스포츠 중 SVR 모델의 바로 아래 등급에 해당하는 SDV6 오토바이오그라피 다이나믹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1억 5,530만원.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외관 디자인은 초대모델부터 지금까지 맏형인 레인지로버의 외관을 대략 85% 크기로 축소 재현한 것만 같은 조형이 특징이었다. 그리고 2013년의 풀 체인지 모델과 지난 해 등장한 그 부분변경 모델에서도 레인지로버 스포츠 스타일링은 여전히 맏형인 레인지로버를 연상하게 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레인지로버와 유사할 뿐,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사뭇 다른 느낌을 받는다. 레인지로버는 꾸준히 대형화 및 고급화가 진행됨에 따라 해가 갈수록 더 크고, 웅장하고, 화려하며, 과시적인 모습으로 변화되어 왔다. 반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탄탄하고 균형 잡힌 체격에서 오는 다이내미즘을 품고 있었던 초기 레인지로버의 모습에 더 가까운 느낌을 받게 된다.

 

부분변경을 거친 레인지로버 스포츠, 그 중에서도 시승한 오토바이오그라피(Autobiography, 이하 AB) 다이내믹 모델은 HSE 모델부터 적용되는 보디 컬러로 마감되는 사이드 스커트와 범퍼 하부, AB 다이내믹 전용의 블랙 컬러 도어미러 커버와 21인치 알로이휠 등으로 한층 도전적이고 속도감 있는 인상을 준다.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실내는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등장 이래 현행 랜드로버 모델들이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디자인 기조가 드러난다. 실내 곳곳은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질감의 가죽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또한 여타의 유럽산 SUV들 중에서도 전방과 측면의 시야 확보가 상당히 잘 된 편에 속한다. 전방위로 넉넉하게 확보된 시야 덕분에 처음 접하는 운전자에게도 부담이 적고 운행 중에도 상당한 편의성을 제공한다.


현행의 레인지로버 스포츠에는 레인지로버 벨라에서 볼 수 있었던 넓은 디스플레이와 신형의 터치식 제어패널이 눈에 띈다. 레인지로버 벨라에 이어 레인지로버 스포츠에도 인컨트롤 터치 프로 듀오(InControl Touch Pro Duo)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도입된 것이다. 이 덕분에 인테리어 분위기가 기존 모델과 꽤나 다른 느낌을 준다. 시스템의 구성과 배치는 레인지로버 벨라의 것을 그대로 가져온 듯하다. 단, 시스템의 터치 인식 및 구동, 그리고 처리 속도가 전반적으로 느린 편이다. 닿는 대로 빠릿빠릿하게 기동하는 시스템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조작 중에 답답한 느낌이 들 수 있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수납공간 및 편의기능 면에서도 SUV다운 구성을 보여준다. 플로어콘솔 전면에는 2구의 대형 컵홀더는 물론, 하부에 큼직한 수납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콘솔박스는 공조장치를 이용한 간이 냉장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글로브 박스도 상하 2단 구성을 지니고 있다. 단, 상단 글로브 박스에는 CD체인저가 위치하는 바람에 사실 상 휴대전화 정도 크기의 물건만 넣어둘 수 있다.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운전석은 앞서 언급한 전방 시야와 함께 상당히 만족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안락함과 든든함이 완벽에 가깝게 양립하고 있는 착석감은 확실히 격이 다르다는 느낌을 준다. 시승한 레인지로버 스포츠 AB 다이나믹의 앞좌석에는 각 3단계의 열선 및 통풍 기능은 물론, 차체 안쪽 방향으로 별도의 팔걸이까지 마련되어 있다. 좌석 조절은 전동식으로 이루어지며, 전동식 허리받침 또한 내장되어 있다. 또한 통풍 기능을 위한 좌석 착좌면의 천공 처리를 이용해 깨알같이 새겨 넣은 유니언 잭(Union Jack) 패턴도 눈에 띈다.


 
 

뒷좌석 또한 우수한 구성을 지니고 있다. 편안한 착좌감과 더불어, 등받이의 각도를 소폭 조절할 수 있으며 이것만으로도 착좌감과 거주성이 크게 달라진다. 실내 공간은 전방위로 넉넉하게 배려되어 있어, 가족용 SUV로도 한치의 손색이 없다. 게다가 양측에는 앞좌석과 같이 3단계의 열선 및 통풍 기능가지 내장되어 있어, 계절을 가리지 않는 쾌적함을 제공한다.


 
 

트렁크는 스크린을 제거했을 때를 기준으로 752리터에 달하는 용량을 자랑한다. 뒷좌석은 기본 6:4 비율로 접을 수 있지만 가운데 부분만을 접어서 4:2:4 비율과 유사한 형태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총 1,658리터에 달하는 공간이 조성된다. 트렁크룸의 폭이 넓고 길이도 긴 편이다. 또한 높이조절식 에어서스펜션을 이용해 차체 후방의 높이를 조절하여 무거운 짐의 상하차도 보다 수월하게 해낼 수 있다. 활용성이 우수한 트렁크 공간은 확실히 SUV전문가 다운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시승한 레인지로버 스포츠 SDV6 AB 다이내믹 모델은 306마력/3,750rpm의 최고출력과 71.4kg.m/1,500~1,75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3.0리터 V형 6기통 디젤 심장을 품고 있다. 변속기는 ZF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기어 셀렉터는 다이얼 형태를 사용하는 다른 랜드로버 모델들과는 달리, 전자식 레버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AB 다이나믹 모델은 시동을 건 순간부터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3.0 V6 디젤 엔진의 불쾌한 소음과 진동을 놀랄 만큼 잘 억제하고 있다. 정차 중에 시동을 정지하는 스톱/스타트 기능도 갖춰져 있다. 일상적인 운행에서 이용하게 되는 2,000rpm 내외의 회전수 내에서는 소음과 진동에 대해 크게 의식이 되지 않는 선을 유지한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디젤의 정숙함은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SUV로서 최상급에 속한다.


 

승차감은 안락함은 기본에 , 자신만의 특색이 살아있는 감각이 인상적이다 . 지금의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레인지로버와 같이 , 프레임과 보디 (차체 )가 일체화된 알루미늄 모노코크 차체 구조설계를 따르고 있다 . 그런데 감각적인 면에서는 바디 --프레임 구조를 사용했던 정통파 SUV들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거칠고 단단한 맛을 은연 중에 느낄 수 있다 . 그러면서도 이 거칠고 단단한 맛이 타고 있는 사람의 허리에 부담을 주지도 않는다 . 시종일관 전달되는 든든하고 듬직한 감각은 차를 올곧게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o></o:p>


 

3.0리터 디젤 심장을 품은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준수한 순발력을 선보인다. 초반에 쏟아지는 70kg.m 내외의 토크가 공차중량만 2,395kg에 달하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몸뚱이를 기운차게 앞으로 밀어 붙인다. 가속 페달 조작에 따른 스로틀 응답성이 느슨한 편이기는 하지만 막상 힘을 받기 시작하면 기운이 팔팔하게 넘친다. 그러면서도 한 걸음 한 걸음이 결코 가볍지 않다. 힘차고 정력적으로 나아가면서도 조급해하지 않고 진중함을 잃지 않는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 역시 우수하여 속도를 올리는 데 대한 부담이 없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전형적인 SUV의 몸놀림을 보여준다. 몸은 무겁고 조작 계통 전반이 느슨한 편에 속한다. 스티어링 휠을 감을 때의 손맛과 차체가 몸을 비트는 과정 하나하나에서 고전적인 SUV의 투박하고 느슨한 감각들이 흘러 들어온다. 운전하는 내내 고전적인 정통파 SUV를 조종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다. ‘SUV 맛을 낸 승용차’에 가까운 현대식 도심형 크로스오버 SUV들과는 확실히 다른 질감이다.


 

하지만 구불거리는 코너 구간에서 보여주는 움직임은 그 현대식 크로스오버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는 레인지로버에게서 빌려 온 강인함과 유연함이 공존하는 섀시와 탄탄함이 살아 있는 서스펜션 시스템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정통파 SUV의 조종감각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현대식 크로스오버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운동능력 덕분에 구불거리는 산악도로나 꽈배기 꼬듯 감겨 들어가는 램프 구간 등지에서도 제법 빠른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 급격하게 꺾여 들어가는 저속 코너에서도 운전하는 이로 하여금 불안감을 느끼게 하지 않는다. 정통 SUV의 감각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안정감 있는 몸놀림을 보여주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기동성은 승차감과 함께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시승하면서 가장 깊은 인상을 받게 된 포인트다.


 

영국의 오프로더 명가, 랜드로버 가문의 둘째인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서스펜션 조절시 24.3~33도의 접근각과 24.9~31도의 이탈각, 그리고 19.4~27.2도의 램프각(Ramp Breakover Angle)을 지닌다. 여기에 대대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랜드로버의 사륜구동 시스템을 품고 있다. 여기에 차고조절식 서스펜션과 전자식 지형 감응 장치인 터레인 리스폰스까지 갖췄다. 온로드에서의 역동적 주행을 지향하면서도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충실하게 보조하는 하드웨어는 가히 오프로더 종가의 자손 다운 모습이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공인 연비는 도심 9.6km/l, 고속도로 12.5km/l, 복합 10.7km/l이다. 시승 중 기록한 구간 별 평균 연비는 이와 다소 차이가 있다. 도심에서는 혼잡한 구간에서 평균 5.7km/l, 한산한 구간에서는 7.8km/l를 기록하여 공인 연비를 밑돌았지만 고속도로를 100km/h로 정속 주행한 경우에는 15.1km/l에 달해, 공인 연비를 상회하는 연비를 기록했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많은 면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SUV다. 겉으로 보기만 해서는 ‘레인지로버의 축소판’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차를 경험해 보면 왜 이 차가 자랑스럽기 이를 데 없는 맏형의 이름을 감히 가져다 쓸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린다. 빈틈 하나 없이 잘 만들어진 것은 물론, 다른 고급 SUV들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겉모습만 보고 이 차를 ‘염가판 레인지로버’라 말하는 것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자의 비아냥에 지나지 않는다.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서로 지향하는 바가 확실하게 다르다. 승용차에 대입해서 바라보면, 레인지로버는 대형의 럭셔리 세단에 가깝고,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그보다 한 사이즈 작지만 더욱 뛰어난 주행성능을 갖는 어퍼미들급 세단의 성격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단순히 판매고 증대를 위해서 만들어진 상품이 아니다. 제조사의 성역과도 같은 브랜드인 ‘레인지로버’의 이름을 빌려 쓴 첫 모델이면서도 레인지로버와의 실질적인 연결고리가 존재하는 유일한 모델이며, 그만큼의 특별함을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게 해준다. 진짜배기 SUV의 맛이 살아 있는 진정한 의미의 프리미엄 SUV를 찾고 있다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그에 대한 답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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