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F-타입 쿠페, 여전히 아름다운지
조회수 2021. 5. 19. 08:00
재규어의 스포츠카 F-타입은 등장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과 독특한 운전의 즐거움으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 아름다움을 언제까지나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도시와 외곽을 달리며 느껴 보았다.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만약 독자 여러분이 스포츠카를 고른다면, 어떤 기준을 가지고 고르게 될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차체, 칼날 같은 핸들링, 탄환처럼 달리는 차체를 언제든지 세워줄 수 있는 강력한 브레이크’를 가진 스포츠카를 고를 것이리라. 그래서 독일의 자동차들이 인기가 좋고 스포츠카 분야에서도 그것은 예외가 아니다. 허나 그런 차에서 유기적인 그러니까 운전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느끼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만약 독자 여러분이 스포츠카를 고른다면, 어떤 기준을 가지고 고르게 될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차체, 칼날 같은 핸들링, 탄환처럼 달리는 차체를 언제든지 세워줄 수 있는 강력한 브레이크’를 가진 스포츠카를 고를 것이리라. 그래서 독일의 자동차들이 인기가 좋고 스포츠카 분야에서도 그것은 예외가 아니다. 허나 그런 차에서 유기적인 그러니까 운전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느끼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 시점에서 다른 스포츠카로 눈을 돌리면 , 영국의 모델이 눈에 들어온다 . 오랜 기간 스포츠카를 만들었고 국제적인 대회에 나가 우승도 거두었기에 믿음직스럽다 . 과거보다는 그 영광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 아직도 F1 레이스카를 비롯해 많은 스포츠카들이 영국에서 조립과 정밀한 조정을 거친다 . 그런 영국의 자동차들 중에서도 스포츠카에 진심인 브랜드가 있으니 , 그것이 바로 오랜 세월을 살아온 재규어다 .
재규어 , 그중에서도 이번에 운전해 본 F-타입은 재규어의 오랜 스포츠카 헤리티지를 물려받은 녀석이다 . 이안 칼럼이 E-타입에 대한 존경을 담아 디자인했고 , 당시에도 지금도 파격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 좀 더 과장해서 말하면 , ‘헤리티지를 담은 디자인 ’의 대표 주자로 꼽아도 될 정도이다 . 디자인만 그럴듯했으면 아쉬움이 컸겠지만 , 재규어답게 성능과 움직임 , 그리고 감성에도 큰 신경을 썼다 . 그리고 이번에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한 녀석을 만나게 됐다 .
영겁의 세월을 살다
페이스리프트이기 때문에 디자인에 소소한 변화만을 준 정도이지만 , 마치 다른 자동차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 전면을 차지하고 있는 헤드램프의 형상 때문에 그런데 , 세로로 긴 형태의 헤드램프만 기억하고 있다면 이번에 새롭게 태어난 가로로 긴 형태의 헤드램프가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 중형 세단 XF와 준중형 세단 XE에 적용된 헤드램프가 F-타입에도 이식되었다는 느낌이다 .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보고 있으면 , 그 헤드램프가 꽤 잘 어울린다 . 혼자서 튈 것 같은 스포츠카이니 뭐니 해도 재규어의 패밀리 룩을 가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 육각형의 그릴은 좀 더 커졌고 그 옆으로 자리 잡은 에어 인테이크도 덩달아 커졌다 . 헤드램프가 바뀌면서 보닛에도 큰 변화가 생겼는데 , 기존의 헤드램프 영역을 보닛으로 덮어버리면서 자연스럽게 클램쉘 형태가 되었다 . 조금이라도 공기를 부드럽게 가르고 나가겠다는 의지다 .
페이스리프트이기 때문에 디자인에 소소한 변화만을 준 정도이지만 , 마치 다른 자동차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 전면을 차지하고 있는 헤드램프의 형상 때문에 그런데 , 세로로 긴 형태의 헤드램프만 기억하고 있다면 이번에 새롭게 태어난 가로로 긴 형태의 헤드램프가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 중형 세단 XF와 준중형 세단 XE에 적용된 헤드램프가 F-타입에도 이식되었다는 느낌이다 .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보고 있으면 , 그 헤드램프가 꽤 잘 어울린다 . 혼자서 튈 것 같은 스포츠카이니 뭐니 해도 재규어의 패밀리 룩을 가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 육각형의 그릴은 좀 더 커졌고 그 옆으로 자리 잡은 에어 인테이크도 덩달아 커졌다 . 헤드램프가 바뀌면서 보닛에도 큰 변화가 생겼는데 , 기존의 헤드램프 영역을 보닛으로 덮어버리면서 자연스럽게 클램쉘 형태가 되었다 . 조금이라도 공기를 부드럽게 가르고 나가겠다는 의지다 .
가는 띠에 반원을 겹친 독특한 형태를 보여줬던 테일램프는 이제 반원이 아니라 육각형의 절반을 품는다 . 그 외의 부분들은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 유지된다 . 쿠페 모델은 지붕에서 트렁크 리드로 떨어지는 라인이 꽤 아름다운데 , 지금도 그 신선함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보면 ‘디자인의 힘 ’이 어떤 것인지 깨닫고 만다 . 지면을 힘차게 박차고 나가기 위해 커다란 바퀴를 담아낸 펜더는 자연스럽게 부풀어 올라 힘을 자랑한다 .
실내 역시 언뜻 보면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 두 명만이 앉을 수 있는 공간도 , 어떤 상황에서도 운전자를 단단히 붙잡아두는 스포츠 시트도 그대로다 . 다양한 정보를 띄우기 위해 온전히 디지털을 받아들인 계기판을 봐야만 변화를 알 수 있다 . 조금 아쉬운 기분도 들지만 , 세월을 견뎌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변화였을 것이다 . 센터 콘솔에서 우뚝 솟아오른 변속기와 주행 모드를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스위치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반갑다 .
실내 역시 언뜻 보면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 두 명만이 앉을 수 있는 공간도 , 어떤 상황에서도 운전자를 단단히 붙잡아두는 스포츠 시트도 그대로다 . 다양한 정보를 띄우기 위해 온전히 디지털을 받아들인 계기판을 봐야만 변화를 알 수 있다 . 조금 아쉬운 기분도 들지만 , 세월을 견뎌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변화였을 것이다 . 센터 콘솔에서 우뚝 솟아오른 변속기와 주행 모드를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스위치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반갑다 .
머슬의 감성 , 이토록 매혹적인
기왕이면 8기통 엔진을 탑재한 녀석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 준비된 것은 6기통 엔진을 탑재한 , 상대적으로 수수한 녀석이다 . 그렇다고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 영국이 자랑하는 ‘브리티시 머슬 ’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 그 편린을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 게다가 그냥 6기통이 아니라 슈퍼차저를 더한 , 직관적인 힘을 자랑하는 엔진이다 . 동력을 전달하는 것이 자동변속기라는 사실이 전혀 아쉽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
이번에는 뒷바퀴 한 번 제대로 태워볼 생각이다 . 일반도로를 달리는 일이 많다 보니 , 거친 운전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는 자제하면서 달리게 된다 . ‘나는 이만큼 운전을 할 수 있어 ’라고 알리는 그 과정이 다른 운전자들에게 공포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러나 이곳은 일반도로가 아니고 마침 주변에는 다른 자동차도 , 지나가는 사람도 없다 . 사람이 살 것 같은 동네도 저 멀리 점으로만 보이니 마침 딱이다 .
기왕이면 8기통 엔진을 탑재한 녀석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 준비된 것은 6기통 엔진을 탑재한 , 상대적으로 수수한 녀석이다 . 그렇다고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 영국이 자랑하는 ‘브리티시 머슬 ’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 그 편린을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 게다가 그냥 6기통이 아니라 슈퍼차저를 더한 , 직관적인 힘을 자랑하는 엔진이다 . 동력을 전달하는 것이 자동변속기라는 사실이 전혀 아쉽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
이번에는 뒷바퀴 한 번 제대로 태워볼 생각이다 . 일반도로를 달리는 일이 많다 보니 , 거친 운전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는 자제하면서 달리게 된다 . ‘나는 이만큼 운전을 할 수 있어 ’라고 알리는 그 과정이 다른 운전자들에게 공포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러나 이곳은 일반도로가 아니고 마침 주변에는 다른 자동차도 , 지나가는 사람도 없다 . 사람이 살 것 같은 동네도 저 멀리 점으로만 보이니 마침 딱이다 .
가속 페달을 깊게 짓이기니 , 뒷바퀴가 맹렬하게 회전한다 . 타이어가 미처 버티지 못할 정도로 맹렬한 힘은 어느새 열기와 연기가 되어 흩날린다 . 트랙션 컨트롤 ? 자세 제어 시스템 ? 물론 F-타입에 갖추어져 있긴 하지만 , 그것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이다 . 필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운전자의 실력과 강단이다 . 그것을 마음껏 배출할 수 있는 곳을 찾아냈다면 , 그 이후는 즐기는 일만 남았다 . 매혹적인 F-타입과 함께 말이다 .
브레이크를 놓으니 맹렬하게 앞으로 뛰쳐나간다 . 어느새 고속 영역을 지나 초고속 영역에 돌입하고 있지만 , 스티어링을 쥔 손은 평온하기만 하다 . 손으로 전해지는 차체의 미세한 움직임과 흔들림을 느끼면서 상황에 따라 아주 약간만 흔들어주면 된다 .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작은 꼬리가 하늘로 솟구치고 , 엉덩이를 차분하게 지면에 밀착시킨다 . 그 와중에 매혹적인 자태가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점도 대단하다 . 달릴 때도 정지할 때도 아름다운 자동차다 .
브레이크를 놓으니 맹렬하게 앞으로 뛰쳐나간다 . 어느새 고속 영역을 지나 초고속 영역에 돌입하고 있지만 , 스티어링을 쥔 손은 평온하기만 하다 . 손으로 전해지는 차체의 미세한 움직임과 흔들림을 느끼면서 상황에 따라 아주 약간만 흔들어주면 된다 .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작은 꼬리가 하늘로 솟구치고 , 엉덩이를 차분하게 지면에 밀착시킨다 . 그 와중에 매혹적인 자태가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점도 대단하다 . 달릴 때도 정지할 때도 아름다운 자동차다 .
코너를 만나도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 조금 고속으로 진입한 것도 같지만 , 그래서 엉덩이가 조금 흔들리는 것도 같지만 자신의 실력을 믿고 스티어링을 살짝 돌리고 오른발에 조금만 더 힘을 가해본다 . 엉덩이가 조금 미끄러지는 것 같더니 어느새 흔들림을 잡아내고 다시 의연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 분명히 이 녀석은 서킷보다는 일반도로에서 더 강하겠지만 , 평소에는 그것을 억제하는 것이 더 아름다운 형태가 된다 .
어느새 아무도 없는 곳을 지나 일반도로로 접어드는 지점이 나왔다 . 희열의 시간은 이제 끝났고 , 폭주하는 재규어를 멈춰 세워야 하는 시간이다 . 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 원하는 지점에 세울 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브레이크가 있으니 걱정은 없다 . 만약 일반도로를 개량해 만든 서킷이 있다면 , 어쩌면 이 녀석은 그곳에서 다른 자동차들을 능가할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면서 말이다 .
어느새 아무도 없는 곳을 지나 일반도로로 접어드는 지점이 나왔다 . 희열의 시간은 이제 끝났고 , 폭주하는 재규어를 멈춰 세워야 하는 시간이다 . 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 원하는 지점에 세울 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브레이크가 있으니 걱정은 없다 . 만약 일반도로를 개량해 만든 서킷이 있다면 , 어쩌면 이 녀석은 그곳에서 다른 자동차들을 능가할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면서 말이다 .
세월이 흐르고 페이스리프트로 얼굴을 바꾸어도 , 재규어는 아니 F-타입은 여전히 아름답다 . 다른 차들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살아야 하는 숙명을 지닌 스포츠카로서 , 아름다움은 진리라고 생각한다 . 그 진리를 담뿍 맛본 지금 , 필자가 마음속에 그린 꿈의 스포츠카가 확실히 정해진 것 같다 . 단 , 하나는 짚고 넘어가야겠다 . 아름답기는 쿠페가 더 아름답겠지만 , 지붕을 열고 달리는 쾌감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 새로 태어났지만 아름다울 것이 분명한 컨버터블을 한 번 더 느끼고 싶다 .
SPECIFICATION
JAGUAR F-TYPE COUPE
길이 ×너비 ×높이 4482×1923×1311mm | 휠베이스 2622mm
엔진형식 V6K, 가솔린 | 배기량 2995cc | 최고출력 380ps
최대토크 46.9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FR
복합연비 8.6km/ℓ | 가격 1억 4937만원
SPECIFICATION
JAGUAR F-TYPE COUPE
길이 ×너비 ×높이 4482×1923×1311mm | 휠베이스 2622mm
엔진형식 V6K, 가솔린 | 배기량 2995cc | 최고출력 380ps
최대토크 46.9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FR
복합연비 8.6km/ℓ | 가격 1억 493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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