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전기차가 좋아진다, 테슬라 모델 Y

조회수 2021. 2. 25. 15: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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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Y는 모델 3과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히 다른 차다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전기차 시대가 반갑지만은 않다. 전기차에 그다지 정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은’이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하다. 환경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전기차를 품에 안아야 할 것 같지만 이상하게 마음을 주기가 쉽지 않다. 충전 인프라는 빠르게 늘고 있고,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도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해졌지만 도통 생각이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기차와 어색한 사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테슬라의 모든 모델을 경험했다. 가장 먼저 한국 땅을 밟았던 모델 S부터 모델 3, 모델 X까지. 그리고 가장 최신 테슬라 모델을 만났다. 모델 3을 다시 시승한 것이 아니다. 테슬라가 만든 두 번째 SUV 모델 Y다.

모델 Y는 모델 3과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히 다른 차다. 헤드램프, 범퍼, 테일램프, 도어 손잡이, 카메라 위치 등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부분이 같다 (21인치 휠은 비행기 제트엔진처럼 생겼다). 얼핏 보면 모델 3이라 착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덩치가 다르다. 모델 3보다 56mm 길고, 72mm 넓다. SUV이기 때문에 키도 181mm 크고 휠베이스도15mm 긴 2890mm다. 덕분에 모델 3보다 실내 공간이 쾌적하다. 모델3의 경우, 낮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탓에 2열 머리공간이 살짝 부족했지만, 모델 Y는 그렇지 않다. 딱 적당하다.

실내 역시 모델 3에서 많은 것을 빌려왔다. 콘솔 게임기 컨트롤러를 닮은 스티어링휠과 탁 트인 시야의 대시보드, 어지간한 태블릿 PC보다 큰 15인치 중앙 디스플레이까지. 모든 부분이 같다. 악명 높은 마감 품질은 여전하다. 여기저기 본드 자국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만족스럽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과 여유로운 실내공간과 짐공간 등. 특히, 디스플레이 아래쪽에 놓인 2개의 휴대폰 무선충전 시스템은 사랑스러울 정도로 각도와 위치가 좋다. 2열 시트는 각도 조절이 가능해 보다 편안 자세로 앉을 수 있다.

움직임은 마치 액화 질소를 이용한 분자요리 같다. 신기하고 짜릿한 맛이 꽤나 중독적이다. 시승차는 퍼포먼스 트림이라 맛이 더 극단적이다. 가속 페달을 조금이라도 깊게 밟으면 순간적으로 치고 나간다. 앞차축과 뒤차축에 달린 전기모터는 가속과 동시에 모든 힘을 네 바퀴로 쏟아낸다. 덕분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7초면 충분하다. 테슬라라는 테마파크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듯하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모델 3에 비해 큰 키를 가지고 있지만 움직임이 불안하지 않다.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평평하게 깔아 무게중심이 낮아서다. 와인딩 로드를 만나도 자신감이 넘친다. 실제로 미국 NHTSA 안전성 평가에서 차가 전복이 되지 않아 평가를 진행할 수 없는 정도였다. 브레이크 성능도 좋다. 2t이 넘는 거구를 무리 없이 세운다. 이질감 없는 회생제동 시스템 역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모든 부분이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는 서스펜션이 약간 딱딱한 편이다. 크고 작은 요철을 넘을 때면 스포츠 쿠페를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각지대도 운전을 방해한다. 사이드미러 크기도 작을뿐더러 사각지대가 넓어 주변 차가 가까이 다가오면 미러에서는 모습을 찾기 어렵다.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조심 또 조심이다. 출고와 동시에 광각 미러로 교체하는 걸 추천한다.

모델 Y는 여러모로 매력적이다. 넓은 실내공간에 입안이 얼얼해 정도로 매콤한 성능은 그 어떤 차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450km 수준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와 15분만 충전하면 270km 를 달릴 수 있다는 점도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요소다. 모델 Y라면 내연기관 성애자들도 전기차 매력에 빠지지 않을까 싶다.

허인학

사진 이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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