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네시스 GV70, "합리적 대안이 아닌 주류다"

조회수 2021. 4. 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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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제네시스 GV70의 판매량이 1만대를 돌파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내에서 2번째로 많이 팔렸으며, BMW X3와 메르세데스-벤츠 GLC 등 경쟁 모델들을 합한 것보다 2배 이상 많이 판매됐다. 이쯤 되면 '합리적 대안'이 아닌 '주류'라고 불릴 만하다.

# 역동성과 절제미의 조화

GV70의 높은 인기는 감각적인 디자인에서 출발한다. 심미적 측면과 완성도 등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두 줄' 램프와 크레스트 그릴은 익숙하게 자리잡았다.

형님인 GV80보다 덩치는 작아도 과감한 잔근육이 보기 좋게 배치됐다. 보닛의 캐릭터 라인과 거대한 에어 인테이크 등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쿠페형 SUV를 연상케 하는 날렵한 루프라인과 풍만하게 솟아오른 펜더도 역동적인 인상을 더한다.

더불어 보닛 리드에서 시작해 테일램프로 길게 뻗은 파라볼릭 라인이 차분한 느낌을 주며, 후면부도 불필요한 기교 없이 깔끔하다.

다만, 일부 어색한 디자인 요소도 있다. 헤드램프와 그릴 사이 위치한 파팅 라인은 거슬린다. G70처럼 아일랜드 파팅 기법을 썼다면 한층 깔끔한 인상이었을 텐데 아쉽다. 리어 와이퍼도 히든타입이었다면 어땠을까.

# 동급 최고 수준의 인테리어

실내는 외장 디자인의 기조를 잘 이어갔다. 간결한 인테리어 구조 속에서 아기자기한 꾸밈이 여기저기 배치되어 있다.

비행기 날개에서 영감을 얻은 타원형 요소는 특별한 느낌을 전한다. 실내 전반에 볼륨감을 더하며, 앰비언트 라이트를 배치해 개성을 살렸다. 길게 뻗은 송풍구와 얇은 크롬 라인, 조작 버튼을 최소화한 센터페시아 등은 모던하다.

여기에 편의사양도 풍부하다. 12.9인치 3D 클러스터와 14.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발레 모드, 제네시스 카페이, 커넥티드 서비스 등이 장착됐다.

가장 만족스러운 대목은 소재다. 가죽 등 전반적인 재질은 보기에도 예쁘고 만졌을 때 만족감은 더 좋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동급 SUV들을 압도한다.

허벅지 끝까지 받쳐주는 2열 시트도 편안하다. 180cm 이상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하다. 독립형 에어컨과 열선ㆍ통풍시트, USB 충전 포트, 220V 콘센트 등 패밀리 SUV로도 손색없다.

다만, 2열 헤드룸은 여유와 거리가 있다. 낮게 떨어지는 C필러 탓에 자세를 바로잡다 보면 천장에 머리가 닿는 경우가 잦다. 더욱이 2열 센터터널도 유독 높게 느껴진다. 뒷좌석에 성인 3명이 앉기 어렵다.

# 고속도로와 고갯길 '극과 극'

시승차는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kg.m의 3.5리터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와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된다.

강력한 출력과 토크를 바탕으로 시종일관 여유로운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조금만 힘을 줘도 툭툭 튀어나가는 토크감과 6기통 엔진 특유의 회전질감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서스펜션 성능도 합격점이다. SUV 특유의 출렁이는 승차감보다 고급세단을 탈 때 느껴지는 단단함에 조금 더 가깝다. 마냥 딱딱한 것은 아니다. 곳곳에 위치한 포트홀과 방지턱을 부드럽게 넘어간다.

GV70의 주행 성능은 고속도로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여유로운 출력과 고급스러운 승차감이 앙상블을 이룬다. 반복되는 가속과 제동에도 브레이크는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정직하게 멈춘다. 2열까지 이중접합 유리로 막은 덕에 풍절음이나 외부 소음도 거슬리지 않았다.

이 같은 고속 주행 성능은 최근 시승한 국산차 중 가장 인상적이다. 타이어가 도로에 딱 붙어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체감보다 훨씬 더 높은 속도에 깜짝 놀랐다. 강성을 한층 높인 신규 플랫폼과 AWD 시스템도 한몫을 했다.

차선 변경 기능이 포함된 고속도로주행보조2(HDA2)은 더욱 똑똑해졌다. 여유만 있다면 곧장 옆 차선으로 갈아탄다. 앞서 GV80에 처음 적용됐던 HDA2는 한참을 머뭇거리며 초보운전자처럼 반응했지만, GV70에서는 보다 능숙하게 작동한다.

직선 주행과 달리 연속된 곡선에서는 아쉽다. 그립을 잘 유지하는 것과는 별개로 고갯길에서 스티어링 휠은 예상보다 더 많이 돌려줘야만 한다. 차체 앞부분을 코너 안쪽으로 깊숙이 찔러넣던 G70과 달리 GV70은 넘치는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

# 가격표에 깜짝!

GV70 3.5T 기본 모델은 5830만원이다. 다만, 시승차와 동일한 옵션(시그니쳐 디자인 셀렉션 II, 파퓰러 패키지II, 파노라마 선루프, 아웃도어 패키지, 렉시콘 사운드 패키지, 빌트인 캠 패키지, 21인치 휠)을 더하면 가격은 7350만원까지 치솟는다. '조선 마칸'이라 불리는건 디자인 때문인줄 알았는데, 옵션 구성도 포르쉐에 준한다.

결국 GV70을 선택할 때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차는 무조건 풀 옵션이지"를 외치며 모든 사양을 다 선택한다면 가격표에 깜짝 놀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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