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브랜드 카누, 일렉트릭 픽업트럭 공개

조회수 2021. 4. 9. 08: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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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 소재의 전기차 브랜드, 카누에서 새로운 픽업트럭을 공개했다.

허머를 비롯해 사이버 트럭과 더불어 미국을 상징하는 픽업트럭 포드 F-150에 이르기까지, 지금 미국의 트럭 시장은 전동화의 바람을 제대로 맞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다.  카누가 바로 새로운 경쟁자다.

이들이 소개한 새로운 픽업트럭은 확실히 전통적인 아메리칸 픽업트럭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캡 포워드 타입의 트럭 캡에는 우선 거대한 엔진이 담긴 보닛이 없다. 마치 우리나라의 1톤 트럭들과 비슷한 분위기다. 이렇게 노즈의 길이를 대폭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하게도 이 차가 내연기관 자동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형적인 1톤 트럭들과도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우선 벨트라인 위 그린하우스는 말 그대로 그린하우스처럼 설계됐다. 물론 캐빈 룸을 보호할 필러와 같은 구조물은 있으나, 외피를 감싸고 있는 것은 모두 유리다. 그래서 윈드 실드부터 측면의 유리창에 이르기까지 페인트로 마감된 금속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윈드 실드는 시트로엥 C4 스페이스 투어러 못지않게 위로 치켜 올라갔다. 그래서 보다 넓은 면적을 시원스럽게 닦아 내기 위해 와이퍼의 구조도 독특하다. T자 형태로 디자인된 헤드램프 사이에는 이른바 프렁크로 불리는 프런트 트렁크가 마련됐다. 보통의 1톤 트럭이었다면 워셔액이나 브레이크액 실린더가 있었을 것이다.

보통의 아메리칸 픽업트럭들과 달리 카누의 일렉트릭 픽업은 바디 워크도 무척 매끈하다. 마초적 근성을 보이는 불거져 나온 펜더도 없으며, 두꺼운 금속의 느낌을 지닌 사이드 패널도 없다. 모든 면은 매끈하며, 특히 패널 사이에 간극이 무척 좁아 마치 잘 만들어진 슈퍼컴퓨터를 보는 것 같다.

적재함의 설계는 꽤 영리하다. 그야말로 한국의 1톤 트럭처럼 테일 게이트뿐만 아니라 측면에도 게이트를 달았다. 그래서 3면 어디에서든 쉽게 적재함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테일 게이트에도 자신들만의 아이디어를 집어넣었는데, 양문형 냉장고처럼 열리는 테일게이트 안쪽에는 또 하나의 패널이 마련되어 있으며, 이걸 펴면 적재함의 길이가 1.5배가량 연장된다.

또한 적재함 안쪽에는 파티션을 세울 수 있다. 사이드 게이트의 활용을 극대화한 설계다. 각 구역별로 원하는 짐을 넣고 서로 엉키지 않게 잘 구분할 수 있을 듯하다. 다른 픽업트럭들보다 유난히 패널이 잘게 쪼개져 있는 이유도 이렇게 곳곳에 펼쳐놓은 실용적인 아이디어 때문이다.

실내는 무척 독특하다. A 필러와 스티어링 휠 사이의 거리가 상당히 먼 편인데, 이는 캡 포워드 방식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그래서 대시보드도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그리고 가운데 작은 모니터가 계기반의 역할을 대신한다. 사각형 스티어링 휠이 실용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적어도 사각형이 주는 단단한 이미지를 전하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놀라운 점은 조향과 제동 모두 바이 와이어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독특해 보였던 실내 구조는 모두 바이 와이어 시스템 덕분에 가능한 것이었다.

대시보드 오른쪽에는 반투명한 재질의 플라스틱 수납함도 함께 마련되어 있다. 시트는 전형적인 미국식 스타일이다. 오히려 요즘 미국 픽업트럭들이 놓치고 있는 디자인으로, 완벽한 벤치식 시트다. 야외 활동이 많은 사람이라면 간이침대로 쓸 수 있을 정도로 평평하다. 시트 뒤쪽은 간단한 짐을 넣을 수 있는 트렁크이며 따라서 이 픽업트럭은 2인승이다.

독특한 점은 카누의 이름을 트럭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심벌 로고도 없다. 카누는 T자를 눕혀 디자인한 헤드램프와 테일램프가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충분히 전달할 것이라 믿고 있다.

당연하게도 이 픽업트럭은 배터리와 전기모터로 구동된다. 선택에 따라서 싱글 혹은 듀얼 모터를 고를 수 있으며, 최대 600마력의 출력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주행거리는 322km 가량인데, 아마도 풀 사이즈 픽업과 같은 넓은 휠베이스를 가질 수 없었기 때문에 배터리 팩 사이즈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최대 적재량은 약 816kg 가량으로 미드 사이즈 픽업트럭들의 적재량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이 픽업트럭은 확장성도 좋은 편이다. 우선 적재함에 커다란 커버를 씌우면 마치 MPV처럼 변하며, 측면에는 작은 적재함을 달 수 있다. 캠퍼들을 위한 루프랙도 제공하며, 루프랙 텐트 역시 설치가 가능하다. 특히 적재함에 몇 개의 콘센트가 달려 있어 캠핑을 위한 다양한 전자제품도 함께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야생동물들의 잠을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숲에서 하루를 보내고 오기에 이보다 더 편리하고 유용한 픽업트럭은 없을 것 같다.

아메리칸 픽업트럭 시장은 적어도 미국에서는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시장이며, 따라서 이 시장에는 골수팬들을 포함한 다수의 픽업트럭 보수주의자들이 모여있다. 카누는 자국의 가장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빛나는 아이디어들을 총동원했다. 그리고 전기차라는 특성을 충분히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마치 새로운 가젯 혹은 멀티툴을 보는 듯한 카누의 일렉트릭 픽업은 빠르면 2023년부터 고객들에게 인도될 예정이라고 한다. 아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2분기부터 주문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상당한 선주문이 밀려들 것이라 예상된다.

오토뷰 | 뉴스팀 (news@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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