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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타도 20km/L는 거뜬!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송지산 기자 입력 2021. 05. 2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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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브랜드마다 자사를 대표하는 세단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현대차에서라면 쏘나타와 그랜저가 될 것이고, BMW는 3, 5 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는 E-클래스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 소개할 캠리는 토요타를 대표하는 세단 모델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좀처럼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을만큼 오랜 시간 높은 인기를 이어오고 있을 정도다.

왼쪽부터 캠리 하이브리드 XLE, 캠리 하이브리드 XSE

이런 캠리가 지난 5월 18일 국내에 2022년형 모델로 출시되었다. 8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이번 신형 캠리는 스포티함을 더욱 높인 하이브리드 XSE 트림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크롬으로 장식한 와이드 언더 스포일러, 확장된 사이드 그릴과 허니콤 그릴, 스티어링 휠의 패들 시프트 등으로 외관을 달리 구성했다. XLE 모델의 경우 와이드 크롬 엣지 그릴을 추가해 XSE 모델과는 다른 매력을 준다.

새로 라인업에 추가된 XSE는 패들 시프트가 추가됐지만 크기가 작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전 모델 공통 사항으로는 토요타의 안전 기능인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에 차선 추적 보조(LTA)를 추가했으며, 긴급 제동 보조 기능은 교차로 긴급 제동이 더해졌고,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에는 커브 구간에서의 감속기능으로 안전성을 높였다고 한다.

XLE는 전면부 범퍼 주변과 후면부에서 XSE와 차이가 있다.

이렇게 신제품이 출시됐으니 시승해보지 않을 수 없다. 출시 다음 날, 롯데월드타워의 커넥트 투를 찾아 신형 캠리의 시승을 진행했다. 시승 모델은 하이브리드 XLE로, 외관에서의 차이와 실내에서 패들 시프트가 없는 것을 빼고는 동일한 차량이나 다름없다. 시승 구간은 잠실을 출발, 충북 제천까지 왕복하는 270km에 달하는 상당한 거리의 코스다.

하이브리드의 명가답게 높은 연비를 보여줄 수 있을까?

여기에 이번 시승은 연비 대결이 진행됐다. 갈 때와 올 때 각각의 연비를 측정해 가장 우수한 연비를 기록한 사람에게 연비왕 시상을 한다는 것. 워낙 연비 주행의 고수들이 많은지라 평소 같으면 개의치 않았겠지만, 바로 전날까지 시에나 하이브리드 시승을 진행했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은 더 유리한 면이 있다는 착각으로 연비왕에 도전하기로 했다.

ECO 모드로 주행하면 차가 알아서 최적의 효율을 위해 엔진과 전기모터를 오가며 주행을 하지만, 연비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기어 레버 아래 EV 모드 버튼으로 기능을 활성화해 전기모터의 사용을 최대한으로 늘릴 수 있다.

시내를 빠져나와 자동차 전용도로로 접어드는데 평소보다 심한 정체로 가다 서다가 반복된다. 순수 내연기관 차량이라면 이런 코스에선 연비가 뚝뚝 떨어지겠지만, 다행히도 하이브리드 모델이라 완전히 멈춰서면 시동을 꺼주고, 저속에서는 전기 모터를 사용한 주행으로 내연기관의 작동을 최소화해 순수 내연기관 모델보다 높은 연비를 보여준다. 그래도 효율을 최대한을 높이기 위해 계기판의 연비계를 확인하며 가속 페달을 섬세하게 조작했다.

계기판 좌측의 계기를 통해 현재 주행의 효율 정도를 알 수 있고, 중앙 LCD 표시를 변경해 동력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도 정체는 이어졌다. 풀 하이브리드라고 해도 배터리 용량이 무한하지도 않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비하면 용량이 1/10도 되지 않기에 간간이 엔진이 작동하긴 하지만 그리 오래 가진 않아 다행이다. 톨게이트를 빠져나가고 나서야 조금 숨통이 트여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일정 속도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엔진 동력을 사용하는 비중이 좀 더 높아진다. 엔진 동력이 고스란히 구동축으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로도 전달되어 정체구간에서 사용했던 전력을 틈틈이 보충하는 걸 계기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파란색이 더해진 로고가 부착된다.

정체 구간을 지날 때까지의 연비는 15km/L 전후로, 2.5L 가솔린엔진을 탑재했음에도 이 정도 연비를 보여주는 하이브리드의 실력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조금 더 페달에 힘을 더해 규정속도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정속 주행을 시작하자 연비가 점점 오르기 시작해 20km/L를 가볍게 돌파했다. 연비를 높이는 방법으로 트럭 뒤에 바짝 붙어 공기저항을 줄이면 연비가 높아진다고도 하지만, 위험을 감수할 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건 모두 잘 알테니 스킵.

XLE는 트렁크 리드 끝을 살짝 끌어올려 스포일러의 느낌을 냈다.

정체도 없고 정속 주행도 문제없으니 이대로만 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인생에 변수란 늘 존재하는 법이다. 막힐 일이 없으리라 생각했던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갑작스럽게 긴 정체가 발생했다. 한참을 지나서야 가벼운 접촉사고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됐지만, 열심히 올려놨던 연비가 다시 20km/L 선을 위협받기 시작했다. 심기일전. 정체구간을 지나 다시 연비를 높이기 위한 주행을 시작했는데, 두 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목적지인 포레스트 리솜은 박달재 인근에 위치한 리조트다. 즉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는 것. 힘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캠리는 엔진을 보다 적극적으로 가동해 모자란 구동력을 보충한다. 연비가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간신히 20km/L를 살짝 넘긴 채로 목적지에 도착했다.

XSE는 스포일러를 비롯해 스포티함을 높이는 요소들이 추가됐다.

이 정도 노력이면 충분히 순위권을 노려볼만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웬걸, 도착지에서 측정된 기록을 슬쩍 살펴보니 다른 참가자 중에는 23km/L를 넘는 연비를 기록한 사람도 있었다. 1km/L 이하의 차이라면 어떻게든 해보겠는데 이건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수준이다. 복귀길은 연비 주행을 포기하고 맘 편히 달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때론 빠른 포기가 정답일 때도 있다.

XLE의 전면은 독특한 표정은 아니지만 넓은 그릴 덕분에 훨씬 인상이 시원한 느낌이다.
XSE의 전면부는 스포티함을 살리기 위한 요소들이 더해졌다.

연비에 신경 쓰지 않기로 하니 그제야 차를 살펴볼 여유가 생긴다. 촬영을 위해 차량을 한쪽에 세워놓고 찬찬히 둘러보았다. 우선 외관에선 확 넓어진 그릴 덕분에 인상이 훨씬 시원해졌다. XSE의 경우엔 별도의 통풍구처럼 보이게 구성했는데 진짜도 아니고, 분할된 부분 때문에 약간 콧수염 달린 아저씨 같은 느낌도 있어 XLE가 전면부는 더 나아 보인다. 후미는 XSE가 스포일러와 듀얼 머플러, 디퓨저와 통풍구(역시 가짜다)를 달아 스포티함을 살린 반면, XLE는 트렁크 리드 끝부분을 살짝 치켜들어 느낌을 강조하는 정도에 그쳤다. 뒷모습에선 XSE의 승.

특별한 고급소재 없이도 세련된 모습을 보여준다.

실내는 특별히 고급 소재를 사용한 건 아니지만 디자인과 색상 선택이 좋아 차분하면서도 은근한 세련미가 엿보인다. 사실 요소를 뜯어보면 꽤 평이한 구성. 계기판은 좌우 아날로그 계기와 중앙 LCD를 배치한 방식이며, 대시보드 중앙의 9인치 디스플레이는 시에나와 동일하게 좌우 단축버튼과 다이얼을 배치한 터치스크린 방식이다. 아래로 송풍구와 공조장치 제어부를 배치했는데, Y자 형태로 절묘하게 디자인해 공간을 나눠놓은 것이 독특하면서도 신선하다. 제발 이런 세련된 디자인을 렉서스 모델에서도 보게 되길 바란다.

뒷좌석은 공간도 적당하고 송풍구와 USB 충전포트 등의 편의장비도 갖춰져 있다.

기어 레버 아래쪽으로는 주행모드 선택 버튼과 전기모드 선택 버튼이 있다. 기어 레버 앞쪽 공간에는 스마트폰 등을 넣어놓을 만한 수납공간은 있는데 무선 충전 기능은 없다. 바로 옆에 USB 충전 포트가 있지만 1열에선 유일한 USB 포트다. USB 메모리에 음악을 담아 듣는 사람이라면 충전을 할지, 음악을 들을지 선택해야 한다는 것. 다행이 뒷좌석엔 송풍구 아래로 USB 충전 포트 2개가 있으니, 조수석에 앉은 사람도 스마트폰을 충전하려면 12V 소켓에 별도 장비를 꽂아 쓰던지, 아니면 뒷좌석 USB 포트를 이용하는 수밖엔 없다. 1인 1스마트폰 시대인데 토요타의 인심이 좀 야박하지 싶다. 무선 충전 패드를 넣어주던지, 아니면 넉넉하게 충전 포트를 제공해주는 게 낫지 않을까.

오디오 시스템도 좋은 음질을 제공한다.

뒷좌석은 중형 세단다운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헤드룸도 평균키 정도라면 문제없고, 레그룸도 불편하지 않은 정도의 수준을 확보했다. 콘솔박스 뒤쪽으로 송풍구가 추가로 있어 뒷좌석도 빠르게 쾌적한 상태를 만들어준다. 오디오 시스템은 JBL로, 디지털로 손실된 음원을 복원하는 클래리파이(Clari-fi) 기술이 더해져 귀를 즐겁게 하는 음질을 갖췄다.

2.5L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211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낸다. 효율성 중심의 세팅이라 가속이 빠른 편은 아니다.

파워트레인은 178마력의 2.5L 직렬 4기통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 총 211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낸다. 변속기는 e-CVT고 공인연비는 17.1km/L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에 뒤 더블 위시본 조합으로 오는 동안 승차감에 대해 불편하다거나 하는 느낌을 받지 못햇을 만큼 편안하고 부드럽게 세팅되어 있다.

돌아가는 길은 연비에 신경쓰지 않기로 해 풍경을 즐기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차를 대략 살펴봤으니 이제 출발했던 곳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다른 참가자들은 일찌감치 떠났지만 부담되지 않는 건 복귀길에선 연비 주행을 포기했으니 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흐름에 맞추면서 도로 사정이 여유 있을 땐 조금 속도를 높이기도 하는, 시승이 아닌 평소 운전하는 수준으로 가면 된다.

승차감도 세단답게 편안하고 주행보조기능이 두루 갖춰져 있어 장거리 주행의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좁은 길에서만 조금 신경 써서 운전하면 캠리에도 ADAS 기능이 두루 갖춰져 있어 나머지 구간을 편하게 달릴 수 있다. 지방도를 벗어나 국도에 접어들면서부턴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추적 보조 기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니 주행의 피로도가 확 줄어든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신경 쓰는 부분도 의외로 주행의 피로를 높이는 요소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나 앞차의 정차에 맞춰 부드럽게 속도를 줄여 차를 멈춰 세우는 것 모두 부드러워 만족스럽고, 커브 구간에서는 알아서 속도를 줄여주는데 자동차 시장에선 현대기아차 제품을 빼면 보기 드문 안전 기능이라 반갑다. 차선 추적 기능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편은 아닌데, 그렇다고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뗐을 때 차량이 차선 한쪽으로 쏠리거나 하는 건 아니다. 손을 뗐을 때 주의 경고가 다른 브랜드 제품보다 꽤 빨리 들어오는 편으로, 최근 주행보조 기능과 관련된 사고들을 생각하면 이 정도가 오히려 낫지 싶다.

9인치 터치스크린은 단축버튼을 좌우로 배치해 빠른 메뉴 호출이 가능하다.

2.5L나 되는 엔진이지만, 풀 하이브리드 차량이 그렇듯 성능보다 효율 중심으로 세팅된 엔진이기에 파워가 넘치거나 하는 느낌은 아니다. 물론 엔진 동력에 전기 모터까지 함께 개입하기 시작하면 추월 가속 정도는 거뜬히 소화할 수 있지만 ‘강력하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이 쪽을 원한다면 내연기관인 캠리 가솔린 XLE 모델이 있으니 이쪽을 선택하는게 낫지 않을까.

전체적으로 내리막 코스다보니 올 때보다 평균 연비가 훨씬 높아졌다.

갈 때는 전체적으로 올라가는 코스였으니, 돌아올 때는 그 반대로 내려가는 코스인 만큼 연비에 신경 쓰지 않는 주행에도 25km/L를 넘는 상당한 연비가 나온다.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연비 경쟁에 도전하기에는 벌어진 격차를 극복할 만큼의 수준도 아니고, 아마 갈 때 23km/L를 기록했던 참가자라면 돌아갈 때는 훨씬 높은 연비를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연비가 우수하다는 걸 확인했으니 됐다. 이런 마음을 읽었는지 서울에 진입하면서부터는 퇴근 시간 시작 무렵의 정체가 시작됐다. 연비에 신경 쓰지 않으니 정체 구간에서도 마음이 편안하다. 느긋한 맘으로 출발지에 무사히 도착했다. 최종 연비는 25km/L를 살짝 넘긴 수준. 평균을 계산해도 23km/L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니 이 정도라면 기사에 이야기를 담기에도 괜찮은 수준이라 생각하며 시승을 마쳤다.

크게 연비에 신경 쓰지 않아도 20km/L 정도는 충분히 나온다는 뜻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자가 하나 날아온다. 내용인즉슨, 오늘 시승 참가자 중 연비왕을 선정했는데, 모델별(XSE, XLE)로 연비왕을 선정했고, 그중 한 명이 본인이라는 것. 포기하고 느긋하고 편하게 달렸을 뿐인데 연비왕이라니, 다른 사람들의 주행이 대체 어땠을지 궁금해졌다. 그러다 문자를 자세히 살펴보곤 깜짝 놀랐다. 기자의 평균 연비가 22.75km/L였는데, XSE 모델의 연비왕은 29.75km/L라는 것. 아니, 다른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것도 아닌데 대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연비왕으로 뽑혔으니 기쁘고 감사하긴 한데, 조금은 부끄러운 연비왕이다. 그래도 별 신경 안 써도 이 정도까지 가능할 만큼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뜻으로 해석하자.

비록 기자는 이 정도의 낮은(?) 수준에 그쳤지만, 캠리 하이브리드와 함께 평소 주행에서도 연비 기록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연비 주행을 하면 기름값도 덜 들고, 배출가스도 그만큼 줄어 친환경에도 도움이 되니 말이다. 전기차 인프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친환경과 효율성을 모두 생각한다면, 답은 하이브리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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