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벤츠 구입, 3년 참으면 반값 '횡재'..'가성비' 중고차 사려면

최기성 2021. 4. 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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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말 듣다 남 차 산다<4>
수입차는 3년 만에 반값으로 떨어진다. 중고차 구매자 입장에서는 3년만 참으면 가성비 높은 수입차를 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사진 출처=벤츠, 케이카]
[세상만車-166] #회사원 최인내(가명)는 취업 후 매달 50만원씩 꼬박꼬박 적금을 부어 3년간 2000만원을 모았다. 최씨는 모아둔 돈으로 운전하기 편한 수입 소형차를 신차로 구입하려다 출고된 지 3~5년 된 중고차를 사기로 마음먹었다. 중고차 사이트 이곳저곳을 검색하다 2016~2018년식 수입 소형차는 신차 값의 절반 수준에 나온다는 것을 알아내서다. 그가 구입예산으로 책정한 2000만원 안팎에 나온 수입 소형차는 벤츠 A클래스, 미니(MINI) 쿠퍼, 아우디 A3 등이다. 베스트셀링 SUV인 폭스바겐 티구안도 2000만원 안팎에 살 수 있다. 최씨가 할부를 이용하거나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는 가격대다.
인증 중고차 매장 [사진 출처=현대캐피탈]
새 차는 평범한 직장인에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이기)'을 요구한다. 20~30대에게 인기 있는 기아 셀토스, 현대차 아반떼 등 소형 SUV나 준중형 세단을 사려면 2000만원 이상 줘야 한다. 기아 쏘렌토 등 국산 준중형 이상 SUV를 구입하려면 3000만원은 기본이다. 편의·안전 사양에 욕심 부리면 4000만원 이상 필요하다.

수입차는 더 심하다.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 등 독일 프리미엄 중형 세단을 사려면 할인을 받더라도 6000만원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SUV는 같은 급 세단보다 더 비싸다. 구입 예산이 부족하면 할부나 리스를 이용하면 되지만 이자 부담이 커진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영끌' 없이 비싼 차를 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중고차를 사면 된다.

자동차는 가치 하락이 심한 제품이다. 또 국산차보다 수입차의 가치가 더 빨리 떨어진다. 차종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국산차는 출고된 지 5년이 되면 가치가 절반 수준이 된다. 수입차는 출고된 지 3~4년이 지나면 반값이 된다.

BMW 인증 중고차 매장 [사진 출처=BMW]
게다가 요즘은 차량 품질이 좋아져서 출고된 지 2~3년 된 차는 신차에 버금가는 외모와 품질을 갖췄다. 신차로 나온 지 5년 된 차도 타이어나 엔진오일 등 소모품만 제때 교환해주면 신차 부럽지 않은 성능을 발휘한다.

신차 구매자 입장에서는 짜증나는 일이지만 중고차 구매자 입장에서는 구입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

비결은 지난 3월27일자 기사" '영끌' 새차 샀더니, 3년 만에 '반값' 폭락…'분노 예방' 신차 구입"에 다 있다. 새 차를 살 때는 감가율이 낮은 차, 인기차를 사야 중고차로 팔 때 손해 보지 않는다.

중고차를 살 때는 반대다. 감가율이 높은 차, 비인기차를 사면 '횡재'할 수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나 품질)가 뛰어난 차를 구입할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다.


감가율 높은 차를 노려라

벤츠 인증 중고차 점검 장면 [사진 출처=벤츠]
가성비가 높은 차를 사려면 중고차 가치를 알려주는 감가율이나 잔존가치를 살펴봐야 한다. 감가율은 새 차를 산 뒤 가격이 내려가는 정도를 수치로 표시한 것이다. '신차 가격-중고차 시세/신차 가격×100'으로 산출한다. 잔존가치는 '100-감가율'이다.

감가율은 가치와 반비례한다. 감가율이 높을수록 가치가 올라간다. 덩달아 가격도 비싸진다. 반대로 감가율이 낮을수록 가치가 떨어지고 가격도 낮아진다. 감가율 50%는 신차 구입 가격과 비교할 때 반값이 됐다는 뜻이다.

차급과 연식이 같거나 신차 값이 비슷한 차를 대상으로 감가율을 계산해보면 가성비 높은 차를 살 기회가 생긴다. 감가율이 높은 차를 선택하면 구입비용을 아낄 수 있거나 비슷한 가격에 상태가 더 나은 차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의 경우 출고된 지 3~4년이 지나면 반값으로 떨어지는 차종이 많다. 감가율 50%를 넘는 차를 사면 가성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애프터서비스 걱정을 덜고 싶다면 수입차 브랜드가 직접 판매하는 인증 중고차를 사면 된다. 중고차 시장에서 구입할 때보다 가격은 다소 비싸고 매물이 적은 편이지만 품질을 보증받을 수 있어서다. 벤츠, BMW, 아우디, 렉서스,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 등 수입차 브랜드 대부분이 인증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다.

아우디 인증 중고차 [사진 출처=아우디]
중고차 시세를 제공하는 AJ셀카에 따르면 아우디 A3 40 TFSI는 신차가격이 3950만원이지만 딜러 매입 시세는 1611만원에 불과하다. 감가율은 59%에 달한다. 소비자 판매 시세는 1857만원이다. 중고차 사이트에는 2000만원 정도에 매물이 나온 상태다. 딜러와 가격 협상할 때 50만~100만원 정도 할인받을 수 있다.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2018년식 매입 시세는 1609만원으로 신차 가격(3842만원)보다 가치가 58% 떨어졌다. 판매 시세는 1856만원이다. 중고차 사이트에는 2000만원 초중반대에 매물이 많다. 2016~2017년식은 2000만원 안팎에 나왔다.

벤츠 E300 아방가르드 2018년식 매입 시세는 3273만원으로 신차 가격(7130만원)에서 54% 감가됐다. 판매 시세는 3772만원이다.

BMW 520i 2018년식은 신차 가격이 6330만원이었지만 매입 시세는 2739만원이다. 감가율은 57%다.

'오픈카' 벤츠 C200 카브리올레도 신차 가격은 6274만원에 달했지만 매입 시세는 2766만에 불과하다. 감가율이 56%에 달한다. 판매 시세는 3188만원이다.

볼보 인증 중고차 전시장 [사진 출처=볼보]
국산차는 수입차보다 가치 하락이 더딘 편이다. 2018년식 매입 시세를 기준으로 감가율을 살펴보면 현대차 그랜저 IG 2.4 2018년식은 매입 시세가 2116만원이다. 신차 가격(3202만원)에서 34% 감가됐다. 현대차 싼타페 가솔린 2.0 감가율은 38%, 기아 카니발 9인승 가솔린 감가율은 42%다.

국산차는 경쟁차종과 감가율을 비교하면 가성비 높은 차를 선택할 수 있다. 그랜저 경쟁차종인 기아 K7 2.4 2018년식은 감가율이 50%다. 그랜저 2.4보다 16%포인트 높다.

싼타페 경쟁 차종인 르노삼성 QM6는 감가율이 54%다. 싼타페보다 16%%포인트 더 감가됐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K7이 그랜저보다, QM6가 싼타페보다 각각 가성비가 우수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국산차도 수입차처럼 인증 중고차를 구입하면 품질 걱정을 덜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233개 항목을 정밀 점검한 뒤 품질을 보증해주는 인증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다. 엔카닷컴도 무사고 차량을 인증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비인기 차종이 알뜰하다

현대캐피탈 인증 중고차 [사진 제공=현대캐피탈]
감가율이 높은 차 대부분은 비인기차다. 감가율을 분석하기 귀찮을 때는 비인기차를 고르면 된다.

중고차 인기도는 신차 인기도와 비례한다. 신차시장에서 잘 팔리는 차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다. 인기 차는 사려는 사람이 많아 시세보다 비싼 값에 판매되고, 그만큼 구하기 어려워진다. 가격거품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인기 차와 같은 급의 비인기차를 선택하면 구입 부담을 줄이는 건 물론 1~2년 정도 연식이 짧거나 상태가 좋은 차를 고를 수 있다.

인기차와 비인기차의 중고차 시세 차이를 살펴보면 소형차와 준중형차는 50만원, 중형차는 100만원 정도다. 실제 중고차 시장에서는 인기 차와 비인기 차의 가격 차이는 시세 차이보다 더 크다.

인기 차와 비인기 차 가격 차이는 중고차 시장 비수기에 더 커진다. 인기 차는 비수기에도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는 반면 비인기 차는 수요가 더 적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비수기는 요즘과 같은 겨울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11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다.

중고차를 고를 때는 특정 모델만 고집할 게 아니라 인기 차와 비인기 차를 모두 구입대상으로 고려한 뒤 가격과 상태를 비교해보는 게 좋다.

1~2년 타다가 되팔 계획이라면 인기 차를, 저렴한 가격에 상대적으로 좋은 품질을 원한다면 비인기 차를 구입하는 게 낫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gistar@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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