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시승 돌아보기 : 트라이엄프 / MV아구스타 / 혼다 / 두카티

조회수 2021. 1. 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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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모터바이크에서는 지난 2020년 한해동안 시승한 50대의 모터사이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각 모델별 시승 소감과 함께 시승기사가 실린 호를 안내한다.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 1200XE /1200XC (20년 5월호 시승) 

김태영 기자 : 스크램블러 1200 시리즈의 특징은 트라이엄프의 과거와 현재일 뿐 아니라 미래라는 점이다. 이 제품은 현대식으로 재해석된 클래식 스타일을 바탕으로 설계 기술이나 부품은 최첨단이다. 그러면서도 스타일이나 라이딩 감각을 의도적으로 조정해서 클래식의 범주에 머무른다. 게다가 트라이엄프처럼 클래식 장르가 주력인 브랜드에서는 이런 모던 클래식의 가치가 남다르다. 해석에 따라서는 과거의 유산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게 아니라, 오히려 자연스럽게 발전시킨 미래적인 제품이라는 주장도 가능하다.

윤연수 기자 : 트라이엄프에는 1200 라인업이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엔진 세팅을 절묘하게 선택했다고 느꼈다. 스크램블러 1200 시리즈는 최고속 위주가 아닌 토크 위주의 세팅으로 경쾌한 가속이 매력적이다. 클래식한 디자인만 보고 무거운 엔진을 얹었으니 그저 ‘룩’에 불과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버렸다. 스크램블러란 장르가 흙길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증명할 만큼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양현용 편집장 : 트라이엄프 1200 모델은 트라이엄프란 브랜드의 모던 클래식 라인업 안에서도 되게 독특한 모델인 것 같다. 그중 XE는 완전 커스텀 모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산 모델치고는 차체 구성, 오프로드를 고려한 21인치 프런트 휠 등 대중을 위한 모델이 아니라 이 바이크에 꽂힐만한 소수의 니즈를 특화시킨 모델로 느껴졌다. 기다란 쇽이 만드는 프로포션만 봐도 압도적이다. 그리고 트라이엄프 파츠의 퀄리티는 물이 올랐다. 소재 선택부터 플라스틱이 아닌 제대로 된 금속을 사용하고 플라스틱을 사용해도 싸고 가벼운 느낌을 주지 않는다. 알루미늄, 철, 플라스틱 등의 다양한 재질에 도장을 입히는 수준도 타 브랜드보다 뛰어나다고 느껴진다. 첫인상은 클래식하게 느낄 수 있지만 주행했을 때의 움직임은 오프로드 바이크를 제대로 만든 느낌이라 여러모로 반전에 놀랐다.

윤연수 기자 : 오프로드 주행 성능이 생각보다 본격적이라고 했는데 그를 뒷받침하는 데는 커다란 휠과 더불어 올린즈 리어 서스펜션 및 스틸레마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 등의 구성도 한몫을 한다. 파츠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겠다는 느낌이다. 시트의 마감이나 가드의 퀄리티까지 수준이 높다. 바이크의 성능은 바하 1000 랠리를 출전하여 5등을 기록하며 입증해버린 점도 멋지다. 요즘 라이더들은 워낙 똑똑해졌고 실력이나 기술력도 좋아져서 ‘룩’만으론 어필할 수 없다고 여긴 것 같다.

양현용 편집장 : 사실 XC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는데 XE가 옆에 있으니까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느낌이었다. 두 모델 오버리터엔진에 레트로 스타일이고 프런트 휠이 21인치인데 현재 시장에는 서로 말고는 경쟁자가 없다. XC의 강점은 클래식 엔듀로 느낌이 강한 껑충한 프로포션의 XE에 비해 낮게 깔린 무게중심과 안정적인 느낌으로 스크램블러라는 장르에 좀 더 충실한 느낌이라는 것이다.

김태영 기자 : 올해 타본 클래식 스타일 모터사이클 중 트라이엄프 1200 시리즈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느낌적인 느낌으로’ 만든 감성팔이가 아니라, 클래식이란 스타일을 아주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21세기형 제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MV 아구스타 드랙스터 800RR (20년 6월호 시승) 

양현용 편집장 : 브루탈레 675 이후 MV 아구스타 바이크를 정말 오랜만에 경험했다. 그런데 옛날에 MV 아구스타 바이크를 처음 주행했을 때 느꼈던 신선함을 이번에도 받았다. 요즘 대부분의 브랜드가 강력해지면서도 타기 편한 방향으로 다듬어지고 있는데 MV 아구스타는 자신들의 고유의 스타일을 그대로 고집하는 느낌이다. 토크가 나오는 특성이나 출력이 굉장히 하드코어하다. 굉장히 퓨어하고 레이스 머신 같은 분위기다. 솔직히 시동을 걸었을 때 엔진이 괜찮은 건가? 싶을 정도로 걸걸한 소리를 내고 스로틀을 열었을 때의 고음으로 찢어지는 음색이 강력하다.

윤연수 기자 : 일반 드랙스터가 아닌 RR이다. 엔진 회전수의 차이를 두어 일반 모델은 110마력을 발휘하는데 RR은 140마력을 낸다. 키네오 휠과 같은 경량 옵션도 적극적으로 적용된 모델이다. 막연히 이탈리아 탈 것! 이라고 상상했을 때 MV 아구스타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콤팩트한 차체에 만만하게 생각했다간 스로틀을 열 때마다 프런트가 들썩거린다. 일반적인 쿼터급 바이크와 비슷한 휠베이스를 갖추고 있다.

양현용 편집장 : 엔진과 차체가 레이스 레플리카인 F3를 기반이기 때문에 강력한 것이 당연하다. 엔진을 디튠하여 장착했다지만 MV 아구스타식 디튠은 다소 스파르타식이다. 역회전 크랭크 방식 엔진에 극단적으로 짧은 휠베이스로 핸들링이 날카롭다. 특이한 점은 미들클래스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광폭인 200mm 리어 타이어를 장착한다는 것인데 강력한 출력을 받아냄과 동시에 멋스러운 스타일을 완성하는 요소가 된다.





혼다 레블 500 (20년 6월호 시승) 

양현용 편집장 : 외형은 크루저 스타일을 입고 있는데 디테일은 크루저스러운 면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루저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전체적인 스타일링이 돋보인다. 예를 들어 크루저를 상상할 때 바로 떠오르는 냉각핀 엔진, V-트윈, 크롬 파츠, 반짝이는 연료탱크 등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타보면 크루저고, 눈을 감고 앉아 있으면 크루저다. 혼다가 해석한 네오 클래식, 대표적인 레트로 바이크라고 느껴진다. 레블 500의 경우 2세대 모델이 한국에 출시한 것인데 출시부터 뜨거운 인기와 함께 금방 완판되었다. 혼다의 500 시리즈와 같은 병렬 500cc 엔진을 탑재하는데 완전히 다른 필링을 주는 점도 좋다.

김태영 기자 : ‘캐주얼 크루저’라는 장르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레블 500이 증명했다. 레블은 느긋한 크루저 장르에 속하지만, 어디에서도 지루함이 없다. 겉모습은 컴팩트한 2기통 엔진 위로 작은 연료 탱크가 공격적인 각도로 자리하면서 꽤나 다이내믹한 디자인이다. 프레임이나 휠, 머플러와 시트 등 모든 제품의 부분은 대량 생산에 기반을 둔 디자인이다. 그런데도 마치 하나처럼 조화를 이루게 만든 기술이 놀랍다. 완성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병렬 2기통 471cc 엔진은 전자제어 연료 분사(PGM-FI)와 밸브 점화 타이밍을 개선해서 저속 회전 구간의 토크에 이점이 있다. 그리고 실제 주행 환경에 잘 어울린다. 고회전으로 짜내며 고속으로 달릴 때보다 저속에서 느긋하게 주행할 때 훨씬 즐겁다.






두카티 스트리트파이터 V5 S (20년 7월호 시승) 

양현용 편집장 : 개인적으로 올해의 바이크를 꼽자면 스트리트 파이터 V4S를 꼽고 싶다. 모터사이클 시장의 게임 체인저이고 네이키드 장르의 스펙트럼, 한계를 넓혀버리고 높여버린 모델이다. 디자인부터 성능, 브랜드 모든 점을 통틀어서 봤을 때 올해 모델 중 가장 매력적인 바이크였다. 주행 내내 즐거움이 함께 했다. 서킷과 공도에서 모두 경험했는데 높은 포텐셜을 생각보다 쉽게 가져올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쉽게 말하자면 현재 시점에서 그 어떤 바이크를 타더라도 스트리트파이터 보다 빠르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다루기 쉽고 라이더에게 더 빨리 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바이크다.

윤연수 기자 : 최신 슈퍼바이크인 파니갈레 V4S의 엔진을 디튠하여 장착했다는데 최고출력 208마력을 발휘한다. 소기어를 1T 줄이고 대기어는 1T 늘려 전체적인 토크를 높인 덕인지 모든 기어에서 더 짜릿한 주행이 가능했다.

양현용 편집장 :  완전히 초보자가 아니고 바이크 라이딩에 대한 경험이 있는 대부분의 라이더라면 누가 타도 빠른 바이크다. 특히 올린즈 서스펜션이 주는 믿음이 엄청나다. 가속과 감속 모두 저항감이 없는 움직임으로 라이더에게 정교한 움직임을 전달한다.





혼다 CRF1100L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 스포츠 ES DCT  (20년 7월호 시승) 

양현용 편집장 : 혼다 아프리카 트윈이 1100으로 업데이트되었는데 대배기량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더 큰 엔진을 탑재했다면 어땠을까라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그런데 혼다는 배기량을 무작정 높이는 것이 아니라 밸런스를 깨트리지 않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예상된다. 외관은 비슷하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꼬집어보면 대부분의 파츠가 새롭게 설계되었다. 기존 모델의 단점들을 대부분 해결했다. 엔진의 출력 특성부터 외관 디자인, 전자장비까지 모두 개선되었다. 특히 과거 조촐하게 보이던 계기반 디자인이 TFT 터치 디스플레이로 변경되면서 엄청난 만족감을 준다.

윤연수 기자 : 달라진 외관과 엔진이 모두 좋았다. 사실 개인적으로 오프로드 주행에서 DCT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오프로드 주행 중에는 클러치를 이용해 출력을 조절해야 하거나 미세한 컨트롤을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로운 아프리카 트윈의 경우 출력과 토크가 모두 상향되고 새로운 지오메트리와 어우러져 많은 상황에서 DCT가 똑똑하게 작동했다. 클러치 없이도 오프로드에서 가볍게 윌리가 가능했다. 또한 튜브리스 휠을 탑재한 것은 많은 라이더들이 반길만한 변화다.

양현용 편집장 : DCT는 누구나 쉽게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 좋다. 다만 매뉴얼만 타오던 사사람들은 DCT만의 주행 법을 배워야 한다. 좋고 나쁨보다는 단지 익숙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신형답게 또렷해진 외관이 매력적이고 어드벤처 스포츠 모델은 코너링 라이트까지 탑재했을 정도로 편의장비를 갖춘 구성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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