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데이비슨, 영감(靈感)이 되다. 김정한 작가

조회수 2021. 5. 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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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세상의 모든 것에는 아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주제로 작업을 하고 있는 아티스트 김정한입니다.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아티스트라고 하면 대부분 그림 그리는 사람을 떠올려요. 그런데 저는 그냥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았어요. 15년 전부터 그림이 좋아서 그림만 그리다가 패션이 좋으면 옷을 도화지로 사용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저의 아트웍이 들어가서 그것을 보는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고 그런 걸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축구, 타투, 모터사이클. 저는 이 세 가지가 남자의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좋아하는 건 그냥 남자들의 본능인 것 같아요. 어릴 때 봤던 미국 영화에서 멋진 배우가 바이크를 타고 달리는 걸 볼 때 멋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거든요. 하지만 가족의 반대 때문에 바이크와는 인연이 없었어요. 물론 몰래 타려고 했다면 어떻게든 탈 수 있었겠죠. 하지만 가화만사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만큼 집안의 불화가 될 요소를 만들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양평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아시다시피 양평은 하루에도 수백 대의 바이크가 지나다니는 길목이잖아요. 아내가 매일매일 바이크 타는 사람을 많이 봐서 인지 어느 날 저에게 바이크 타고 싶냐고 물어보더라고요. 너무 당연한 질문이라서 대답도 안 했어요. 그게 시작이었죠. 12월 24일 면허를 따고 25일에 할리데이비슨이 왔어요. 최고의 크리스마스였습니다.



바이크가 작품에 끼친 영향


이곳 성수동에서 있은 지 거의 9년 정도 되었어요. 2년 전까지만 해도 작업실로만 쓰면서 대관을 많이 진행했죠. 그러다 이곳을 좀 더 의미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2년 전 베란다 인더스트리얼 갤러리를 오픈 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그림 위주로 운영 해오다가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섭외하는 시도도 해보면서 그림 이외의 장르로 공간을 바꿔나가고 있어요. 의류도 들어가고, 조각도 있고 현재는 바이크가 제 삶에 거의 80프로를 차지하다 보니 아무래도 바이크 관련 전시품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네요.



처음에는 제 바이크에 작업을 했어요. 처음 만났던 모습은 저의 기준에는 맞지 않았죠. 그래서 예전 모습을 걷어내고 원하는 모습으로 칠을 했어요. 아이언883의 경우 연식이 오래 되어서 스위치 부분이 벗겨졌는데, 보통 사람들이라면 새 것으로 교체를 하겠지만 그곳에도 손 글씨로 직접 써넣었어요. 그냥 새 버튼으로 바꿔버리면 어색해 보일 수 있는 것을 오래된 그대로에 손 글씨가 더해지면 훨씬 멋지잖아요. 제가 사용하는 헬멧이나 라이더 재킷에도 작업을 했어요. 바이크와 어울리도록 빈티지한 분위기를 더해줬습니다. 



멋스럽게 더럽혀진 것은 어떻게 보면 그걸 사용하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주거든요. 그런 느낌을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멋스럽게 더럽히는 작업' 에 대해 많이 연구하고 있어요. 대상이 무엇이 되던지. 그 중에 헬멧도 있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작업물에 바이크 라인이 추가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쓰려고 작업을 했다가 의뢰가 들어오고 하니까 이것을 한 섹션으로 구성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지금은 바이크 관련 작업이 20~30%인데 금방 절반을 넘기지 않을까요?



바이크를 타기 전과 후

바이크를 타고 난 다음에 일을 더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바이크에 들어간 시간만큼 가정에도, 내가 하는 일에도 더 신경을 쓰게 되니까요. 어떻게 보면 더 피곤해 진거 잖아요. 하지만 작업실에 세워져 있는 바이크에 한 번 앉아 보는 것만으로도 활력이 생겨요. 일을 다 마치고 할리를 타고 나갈 생각을 하면 힘이 나서 더 일하게 되는 거죠. 바이크를 뜯고 작업할 때 몇 년 만에 작업을 하면서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만큼 바이크가 저에게 좋은 기운을 주고 있습니다.





글/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할리데이비슨코리아 harley-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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