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플래그십으로 거듭나다 - 쌍용자동차 올-뉴 렉스턴 시승기

조회수 2021. 5. 3. 09: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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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의 플래그십 대형 SUV인 G4 렉스턴이 '올 뉴 렉스턴'이라는 이름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올 뉴 렉스턴은 기존 G4 렉스턴 대비 확실하게 차별화를 이루는 외관 디자인의 변화를 시작으로 상품성의 측면에서 대대적인 개량이 가해져, 출시 초기부터 화제가 된 바 있다. 쌍용자동차의 올-뉴 렉스턴을 시승하며 과연 플래그십 대형 SUV로서 합당한 가치를 지녔는지 확인해 본다. 시승한 올 뉴 렉스턴은 '프레스티지(판매가 4,145만원)' 모델로, 4WD, LD(Locking Differential), 3D 어라운드뷰, 인피니티 프리미엄 사운드, 컴포트 패키지, 브라운 인테리어 패키지 등의 선택사양이 적용된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가격은 4,638만원(개소세 인하분 반영 기준)이다.

플래그십의 위신을 세운, 더 웅장해진 외관
쌍용 올 뉴 렉스턴의 외관 디자인은 인터넷 상에 유출 사진이 나돌기 시작한 무렵부터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기존의 G4 렉스턴의 경우,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대형 SUV임에도 자사 라인업의 막내인 '티볼리'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꽤 있었다.

이는 브랜드의 정체성 측면에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적어도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급 대형 차종에게는 자칫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기자의 사견으로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제조사의 정수(精髓)를 담아내야 하는 플래그십 모델의 디자인으로서는 2% 아쉬움이 있었다.

따라서 올 뉴 렉스턴의 디자인 변화에서는 '티볼리'와의 연관성을 지우려고 한 듯한 인상을 받는다. 그리고 이와 함께 앞서 언급한 부족한 2%를 꽤나 충실하게 채워 낸 결과물이라고 보여진다. 티볼리 식의 숄더 윙 스타일에서 벗어나, 최고급 차종만의 웅장함과 화려함을 돋보이게 해주는 스타일 변화를 꾀했다. 따라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올 뉴 렉스턴을 플래그십 차종으로 인식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그 대표적인 요소가 거대하면서도 입체적인 스타일로 거듭난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신규 라디에이터 그릴은 전체적으로 팔각형을 이루는 형상과 더불어, 싱글 프레임을 이루는 형상으로 시선을 자연스럽게 집중시킨다. 여기에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상에 맞춘 좌우 총 8개로 구성된 LED 헤드램프 또한 압권이다. 범퍼의 디자인 또한, 변화된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과 어울리는 형상으로 변경되었다.

측면에서는 마니어체인지 모델이므로, 이렇다 할 디자인의 변화를 찾기 어렵지만,  일부 디테일이 변경되었다. D필러에 붙어 있었던 G4 렉스턴 로고를 제거하고, 새로운 스타일의 알로이휠이 적용되어 한층 당차고 화려해 보인다.

뒷모습에서도 테일램프를 비롯해 일부 변경점이 있다. 일체형으로 디자인된 테일램프는 면발광형 LED를 적용해 한층 세련된 스타일로 변모했다. 여기에 테일게이트 가니시와 일체화를 이루면서 차체 측면까지 뻗어나가는 디자인을 적용하여 수평기조를 강조함으로써 차량을 보다 안정감 있게 보이게 만들어 준다. 경쟁차종에 비해 유달리 전고가 높은 렉스턴의 모양새를 시각적으로 보완해주면서도, 뒤쪽에서 바라봤을 때 차량을 시각적으로 더욱 커 보이도록 만들어 준다.

디테일의 변화 돋보이는 인테리어
인테리어 또한 변경사항이 있다. 대시보드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을 띄고 있지만, 기존의 G4 렉스턴 대비 의외로 적지 않은 차이를 느끼게 된다.

특히 플로어콘솔의 경우, 기존 대비 훨씬 위쪽으로 올라와 있을 뿐만 아니라 일직선에 가까운 형상을 적용하고 상부를 패턴이 삽입된 메탈로 처리해 고급 승용차다운 맛을 살렸다. 이 뿐만 아니라 기어 시프트레버는 신형 자동 8단 변속기를 적용하면서 전자식 레버 타입으로 변경되어 더욱 세련된 감각을 전달하며, 그 뒤편으로 주행모드 조작 버튼과 파트타임 사륜구동 전환 다이얼을 차례로 배치했다.

계기반은 쌍용자동차의 신형 계기반으로 변경했다. 신형 계기반은 기존의 아날로그 다이얼 사이에 화면을 삽입한 형태가 아닌 하나의 LCD 패널로 이루어진 구성으로, 코란도의 것과 유사한 구성이다. 신규 적용된 계기반은 준수한 가독성과 더불어 다양한 정보를 높은 시인성으로 제공한다.

가족용으로 한 점 손색 없는, 동급 최대수준의 공간
앞좌석은 플래그십 SUV에 걸맞은, 든든하면서도 안락한 착좌감을 선사한다. 특히 사이드볼스터가 두드러진 형상으로 인해 상반신을 빈틈없이 감싸서 지지해 주는 기분이 든다. 시트의 강도는 약간 단단한 편에 속하는데, 그 덕분에 장시간의 운행에도 피로감이 크지 않다. 시트포지션은 쌍용차답게 아주 높은 편이다. 간혹 렉스턴 스포츠/칸의 좌석과 동일한 것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지만, 이 좌석은 올 뉴 렉스턴 전용이다. 시승차를 기준으로 앞좌석은 좌우에 3단계의 열선 및 통풍 기능을 제공하며, 운전석은 8방향 전동조절 및 4방향 요추받침 기능을 갖췄다.

뒷좌석은 대형 SUV의 것에 걸맞은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시승차는 5인승 좌석 구조로, 뒷좌석이 벤치형으로 만들어져 있다. 뒷좌석의 착좌감 또한 적당히 탄탄한 강도로 만들어져 있어, 우수한 착좌감을 제공한다. 이 뿐만 아니라 뒷좌석 좌우 양족에 2단계의 열선 기능을 제공하며, 수동식 선셰이드도 제공한다.

뒷좌석 공간은 동급 최대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머리, 어깨, 그리고 다리까지 전방위로 넉넉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머리쪽의 공간이 실로 여유로워서 답답한 느낌이 일절 들지 않는다. 이는 렉스턴의 높은 전고가 한 몫을 한다. 여기에 큰 폭의 리클라이닝 기능을 제공한다.

올 뉴 렉스턴 5인승 모델은 여타의 SUV는 범접하지 못할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본래 7~8인승 좌석 배치를 상정하고 개발된 차에서 3열좌석을 몽땅 덜어낸 구조이니, 공간이 여유로울 수 밖에 없다. 올 뉴 렉스턴 5인승 모델은 기본 820리터에 달하는 적재용량을 제공한다. 이는 일반적인 준중형급 세단 2대분의 트렁크 용량과 맞먹는다. 올 뉴 렉스턴의 뒷좌석은 등받이만 앞으로 접는 방식의 폴딩도 가능하지만, 3열좌석 출입용을 위한 더블폴딩 기능도 그대로 살아 있다. 본래 더블폴딩 방식으로 공간을 늘리는 것은 통상 내부공간이 협소한 경~소형 해치백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인데, 이 방식을 대형 SUV에 적용했으니 그야말로 광활한 공간이 펼쳐진다. 이 상태에서의 적재용량은 1,977리터에 달한다. 이는 동급 최대의 공간임은 물론, 미니밴까지 얼추 넘볼 수 있을 만한 수준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뒷좌석에서 언급했듯이, 렉스턴의 차체 높이는 상당히 높다. 특히 트렁크 바닥부터 천장까지의 높이가 무려 1m를 살짝 웃도는 1,015mm에 달한다. 이 덕분에 덩치 큰 성인 남성도 트렁크 바닥에 앉아있을 때 머리가 간섭되지 않는다. 여기에 내부 폭은 1,420mm에 달하기 때문에 바닥만 평탄하게 잡으면 성인 2명이 여유롭게 차박을 즐길 수 있다. 심지어 시중에는 이를 위한 차박용 키트까지 제품화되어 있기도 하다.

확실하게 향상된 주행질감
올 뉴 렉스턴은 파워트레인 또한 업그레이드되었다. 엔진은 기본적으로 기존 G4 렉스턴에 사용한 2.2리터 엔진이지만, 최신기술을 대거 투입하는 등의 개량을 통해 동력성능의 개선과 함께 유로 6d 스텝 2 규제에 대응하는 친환경성까지 얻었다. 최고출력은 기존 대비 15마력 상승한 202마력, 최대토크는 2kg.m 상승한 45.0kg.m에 달한다. 변속기는 새롭게 채용한 자동 8단변속기를 적용했다. 구동방식은 전통적인 후륜구동 기반의, 차동기어잠금장치(LD)가 포함된 파트타임 사륜구동 시스템 '4트로닉'을 사용한다.

올 뉴 렉스턴은 G4 렉스턴에 비해 정숙성 면에서 한 단계 진일보했다. 아이들링 시나 주행 중에 파워트레인에서 넘어오는 소음 및 진동이 다소 줄어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하부 소음과 외부 소음의 유입량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직물타입 휠 하우징 흡음재를 새롭게 도입하는 한 편, 도어 윈도우와 도어 하부에 이르는 부분에 4중의 실링 처리를 적용하는 등, 정숙성의 향상에 만전을 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엔진룸 역시 추가 흡음 커버를 적용해 소음을 억제했다. 심지어 윈드스크린(앞유리)까지 바꿨다. 올 뉴 렉스턴의 새로운 윈드스크린은 이탈리아 피닌파리나(Pininfarina)가 재설계되었다.

승차감은 여전히 바디-온-프레임 구조의 SUV에서 느낄 수 있는 고전적인 감각이 두드러진다. 물론,  기본적으로 플래그십 SUV에 걸맞은 편안함을 갖추고는 있지만, 최근의 야들야들한 모노코크 구조의 크로스오버 SUV와 비교하면 여전히 거친 느낌이 남아 있지만 오히려 이러한 스타일의 승차감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존재하기 때문에 우열을 논하기는 어렵다.

파워트레인의 변화는 크게 극적이지는 않지만, 확실한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 기존 G4 렉스턴 대비 한 단계 향상된 가속성능을 제공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의 조합도 수준급이다. 저회전부터 튼실하게 뿜어져 나오는 토크 덕분에 오르막길에서의 가속도 답답한 느낌이 없다.

이 뿐만 아니라 차체의 전반적인 공력 특성 또한 개선이 이루어져 보다 개선된 고속주행 안정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새롭게 채용한 랙 마운트 타입 전동식 파워스티어링(R-EPS)까지 적용되면서 주행의 질감이 꽤나 달라졌다. 기존의 유압식 파워스티어링 대비 조금 더 타이트해진 스티어링 기어비를 가지고 있어, 도심 운행에서 불필요한 동작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고유의 특성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코너가 많은 구간에서는 완급조절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올 뉴 렉스턴은 렉스턴 스포츠/칸 등과 같은 최대 3,000kg에 달하는 견인중량을 자랑한다. 이러한 견인력은 카라반 뿐만 아니라 요트, 제트스키 등 다양한 레저장비를 운용하기 편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산 SUV 중 이만한 견인중량을 자랑하는 SUV 차종은 기아 모하비 더 마스터와 쌍용 올 뉴 렉스턴 둘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래그십으로서 구색을 갖추게 된 안전/편의사양
올 뉴 렉스턴은 상품성의 측면에서도 크게 개선이 이루어져, 적어도 경쟁사의 대형 SUV와 맞붙어 볼 만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단연, 능동안전장비의 대대적인 적용에 있다. 그동안 G4 렉스턴은 동급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출시되었고, 이 시기 국내 완성차업계에서는 능동안전장비가 크게 일반화되지는 않은 시점이었다.

하지만 G4 렉스턴 보다 뒤늦게 나온 경쟁차종들이 너도나도 능동안전장비를 달기 시작하면서 렉스턴은 플래그십 차종으로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 뉴 렉스턴부터는 쌍용자동차가 티볼리, 코란도 등에서 먼저 선보였던 다양한 능동안전장비들을 빠짐없이 넣었다. 그 동안 플래그십 SUV로서는 짐짓 부끄러울 수 있는 사양표를 들고 있었고, 이로 인해 렉스턴의 구입을 주저했던 소비자들에게는 희소식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올 뉴 렉스턴에 적용 가능한 능동안전장비는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 후측방경고(BSW), 후측방 충돌보조(BSA), 2차에 걸쳐 경고하는 차선변경 경고(LCWS), 고속도로 및 고속화도로 안전 속도 제어(SSA), 후측방 접근 충돌 보조(RCTA), 탑승객안전하차경고(SEW) 기능 등이 있다. 또한, 엔트리급 차종부터 긴급제동보조(AEB), 차선 유지보조(LKA), 앞차 출발 알림(FVSW), 부주의 운전경보(DAW), 안전거리 경보(SDW), 스마트하이빔(SHB) 등의 능동 안전사양을 기본 적용한다.

진정한 플래그십으로 거듭나다
쌍용자동차의 올 뉴 렉스턴은 비록 G4 렉스턴의 마이너체인지 모델이기는 하지만, 대담한 외관 디자인의 변화와 더불어, 플래그십 차종으로서의 상품성을 갖췄다. 하위급 차종들과 차별화되는 외관 디자인과 더불어, 한층 고급스러워진 실내,  최신 트렌드에 걸맞은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의 적용, 그리고 여전히 동급 최대수준의 공간을 제공하는 렉스턴은 쌍용자동차의 플래그십 SUV로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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