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모터매거진

HAPPY MAX, 폭스바겐 투아렉 4.0 V8 TDI

조현규 입력 2021. 01. 23. 08:00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SUV에서 막강한 토크를 느껴보고 싶은가여기에 무려 8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해 토크 덩어리로 다시 태어난 폭스바겐 투아렉이 있다편안함은 그대로 누리면서 다카르 랠리의 주역이 될 수 있다.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한국에서 폭스바겐 투아렉의 입지는 꽤 좁은 것 같다차체를 다른 모델과 공유하는 것은 하나의 대세이기도 하니 뭐라고 할 수 없지만그 공유 모델들에게 시장까지도 뺏겨가고 있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다브랜드 파워가 조금 약하다고투아렉만의 매력이 충분히 있기에 그 점이 안타깝기도 하다뭐랄까국내에서는 중간 등급을 차지하고 있는 모델들이 선전하지 못하고 있어서 아쉽다.


그렇다면 그 입지를 뒤집을 수 있는 모델이 있다면 어떨까같은 투아렉이라고 해도 엔진이 바뀌면서 성능이 달라진다면이번에 눈 앞에 나타난 4.0 V8 TDI 모델은 대놓고 토크 덩어리임을 강조한다국내 시장에서 볼 수 있는 SUV들을 모아봐도 다섯 손가락아니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강력한 토크를 갖고 있으니 말이다게다가 8기통이라는 것은 왠지 모르게 운전자에게 발할라로 향할 것을 명한다.

뭐 안심하시라투아렉이 향할 곳은 크롬처럼 빛나는 발할라가 아니라 거친 자연이다외형만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겠지만투아렉에는 탄생 때부터 내재된 스포츠그리고 오프로드의 DNA가 있으니 말이다그리고 토크 덩어리라고 미리부터 겁낼 필요도 없다오른발에 조금만 신경을 써서 힘을 준다면 우악스럽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게 전진해줄 테니 말이다벌써부터 트렁크에 짐을 한가득 싣고 산속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강렬함을 가지고 저 너머로 달려든다
이전에 잠시 탑승해 보았던 투아렉과는 외형이 약간 달랐기에 ‘V8이라고 특별하게 다듬었구나라고 생각했는데결론부터 말하면 일부만 맞는 이야기다그 당시에는(자세한 이야기는 모터매거진 2020 7월호를 참고하시라프레스티지 모델이 나왔었고지금의 모델은 R-라인이라 좀 더 멋을 낸그러면서도 역동성을 강조한 부품들로 무장했다범퍼에는 크롬을 줄이고 검은색으로 무장한 에어 인테이크가 있으며그릴에 R-라인이 당당하게 새겨져 있다.

외형상 제일 눈에 띄는 것이 바로 21인치 알로이 휠이다. R-라인 모델에만 블랙 색상이 제공되는데이를 통해 더 역동적인 자세가 만들어진다색상도 R-라인 전용의 ‘논메탈릭 퓨어 화이트인데도심에서도 자연 속에서도 제법 눈에 잘 띈다적어도 자신의 자동차를 못 알아볼 일은 없을 것 같다실내는 여전히 거대한 15인치 화면이 지배하고 있으며다인 오디오를 기본 탑재해 웅장하면서도 듣기 좋은 사운드를 발산한다.


이제 V8 디젤 엔진의 막강한 토크를 느껴볼 시간이다최대토크가 91.8kg·m에 달하니 가속 페달에 발만 올려도 탄환처럼 튀어 나갈 것 같아 무서워진다그러나 겁먹을 필요는 없다자신의 오른발을 믿고 살짝 힘만 주면 된다레이서들이 말하는 것처럼 가속 페달을 10단계로 나누어 밟는 것을 연습할 필요가 없다엔진 회전에 맞추어 변속기가 알아서 토크를 걸러 주고 사륜구동 시스템이 한 번 더 바퀴 회전에 맞춰 토크를 걸러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토크 손실이 꽤 많은 것 같지만마음만 먹고 밟으면 막강한 토크를 거의 그대로 바퀴에 전달할 수 있다이전에 람보르기니 우르스도 타 보았고 그때도 가속의 짜릿함을 느껴 보았지만투아렉이 자랑하는 V8 디젤 엔진의 토크는 그보다 한 차원 위에 있는 것 같다이 묵직하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소리그리고 진동이 V8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디젤 엔진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그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신호 대기 후 발진 시 투아렉을 따라올 만한 SUV는 거의 없을 것 같다그래서 출력보다 토크가 높다는 것이 더 무섭다그러면서도 부드럽게 운전하고자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마음에 든다이 힘을 누군가에게 자랑하기 위해 사용할 수도 있고차에 탑승한 가족들을 안락하면서도 편안하게 모시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도심에서도고속도로에서도그리고 취미를 즐기기 위해 찾아가는 산간 오지에서도 말이다.

어느새 도시를 벗어난 지도 한참 되었고눈 깜짝할 새에 눈 앞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시골길이 펼쳐졌다본래 시멘트로 살짝 포장되어 있어야 하는 길이 몇 달 전 폭우로 엉망으로 변했다곳곳에 자갈과 함께 모래가 섞였고물기를 머금은 흙은 뻘로 변해 자동차를 쉽게 통과시키지 않을 기세다일반적인 도심형 SUV라면 이쯤에서 머리를 돌려야 하지만이 녀석은 투아렉 중에서도 V8 디젤 엔진을 탑재한 놈이다.


주행 모드를 맞추고 차체를 최대한 높이면 험로 주행 준비 완료다물을 머금은 자갈이 바퀴 아래에서 미끄러지는 소리가 들리지만차 안은 평온하다겉모습만 봐서는 알 수 없겠지만투아렉은 그 거친 다카르 랠리 무대를 3년 연속으로 정복했던 녀석이다사막은 물론 이런 자갈투성이의 길이라고 해도 평지와 같은 느낌으로 다닐 수 있다특별한 개조를 거치지 않고도 기본적인 성능만으로 가능하다.

토크가 높다는 것은 험로를 탈출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가족이 탑승하고 무거운 짐이 많이 실린 상태에서도 걱정이 없다바퀴가 가끔씩 미끄러지는 소리가 들리지만곧 자세 제어 장치들이 작동해 다시 도로를 움켜쥐고 달려나갈 것을 명령한다어느새 해가 서쪽으로 떨어져 가면서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지만투아렉이라면 걱정 없다강력한 LED 헤드램프와 함께 적외선으로 전방을 파악하는 ‘나이트 비전’ 기능도 있으니 말이다.


한껏 자연을 즐긴 뒤 다시 도시로 돌아왔다어느새 자동차가 많이 사라진 밤 거리를 혼자서 달리고 있다마침 혼자서 운전하고 있으니 좋아하는 곡을 고른 뒤 오디오의 볼륨을 살짝 높여본다그리고 주행 모드를 다시 조작한 뒤 모처럼 오른발에 다시 한번 힘을 준다보슬비가 내리고 있지만그 정도는 와이퍼로 극복하고 조금은 속력을 높인다. V8의 음색이 조금씩 흘러들 때마다 좀 더 가속하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친다어느새 투아렉이 스포츠카가 되어버렸다.

만약 V8 투아렉이 정말 갖고 싶다면기회는 지금 뿐이다폭스바겐은 이 차를 수입하면서 ‘V8 디젤 엔진의 진가를 즐길 수 있는 마지막 에디션이라고 말했다굳이 폭스바겐을 고를 필요가 없지 않냐고멋을 드리운 대형 그릴과 21인치 휠그리고 실내에서 크고 선명하게 빛나는 15인치 화면은 투아렉만이 갖고 있다그리고 누구나 선택해서 고른 차가 아닌 ‘아는 사람들만 아는 토크 덩어리라는 것도 그렇다정말 좋다고 몇 번이나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SPECIFICATION
VOLKSWAGEN 
TOUAREG 4.0 V8 TDI
길이×너비×높이  4880×1985×1670mm
휠베이스  2899mm  |  엔진형식  ​​​​V8 터보디젤
배기량 ​​​3956cc  |  최고출력  ​​421ps
최대토크  91.8kg·m  |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AWD  |  복합연비  9.1km/ℓ
가격  ​​​​​​12720만원

자동차 전문 잡지 <모터매거진>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관련 모델

이 시각 추천뉴스

인사이드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