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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사장님 꼬리표는 그만..젊어진 플래그십 볼보 S90 T8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입력 2021. 03. 19. 14:18 수정 2021. 03. 1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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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S90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단정한 차림새를 지닌 오너, 광이 번쩍이는 검정색 차체, 다리를 꼬아도 문제가 없는 널찍한 2열. 전통 플래그십 세단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자 덕목이다. 웅장한 외모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

여기에 날렵하게 깎인 유려한 선 대신 단정하게 접힌 주름과 각종 사치스러움을 한 곳에 담으면 제조사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이 완성된다. 그러나 지구 반대편 북유럽에서 온 볼보는 뻔한 공식을 벗어나 고개를 빳빳히 든 권위보단 접근하기 쉬운 대중적 성격을 플래그십 세단에 녹여냈다.

덕분에 기성 플래그십 세단에 조금씩 못 미치는 화려함은 ‘아빠차’의 무거운 이미지를 던져버리는데 한몫했다.

볼보 S80

그동안 S90은 플래그십이라는 단어가 어색한 모델이었다. 전작인 S80부터 대형차를 만들지 않던 볼보는 꾸준히 E 세그먼트 시장 이상으로 발을 뻗지 않았다. 경쟁 모델인 벤츠 E 클래스와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등과 비교해도 덩치가 조금씩 열세였다.

그러나 2016년 포드의 품을 벗어나 내놓은 S90부터는 과거의 흔적을 지우고 몸집을 단숨에 불렸다. 경쟁모델 보다 큰 덩치는 2020년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이전까지 최상위 트림인 T8 엑셀런스에만 적용된 롱 휠베이스 차체를 기본으로 설정한 볼보는 125mm 늘어난 5,090mm의 전장으로 5M 벽을 넘어섰다. 늘어난 전장은 고스란히 휠 베이스로 연결돼 120mm가 늘어난 3,060mm로 여느 플래그십 못지 않은 2열의 넓은 공간을 갖춰 큰 차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제대로 겨냥했다.

볼보 S9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볼보 S9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볼보 S9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출시 4년만에 내놓은 부분변경이지만 외모 변화는 크지 않다. 시작부터 호감형이던 외모는 앞 뒤 범퍼를 매만지는데 그쳤다. 차체가 커진 덕분에 길게 뻗은 크롬 장식이 밋밋함을 덜어내는데 한몫한다.

길게 뻗은 측면에는 휠 하우스를 가득 채운 20인치 T8 전용 휠과 운전석 앞 펜더에 위치한 전기 충전구를 제외한다면 B5와 동일하다. 형상은 같지만 디테일을 다듬은 테일램프를 통해 한층 말쑥한 뒷태가 완성됐다. 내부에는 여러 선들로 화려함을 더하는 LED에 애니매이션 효과까지 더해졌다.

볼보 S9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볼보 S9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볼보 S9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따뜻한 색상의 원목과 부드러운 가죽으로 둘러쌓인 실내에는 롱 휠베이스의 수혜를 받은 넉넉한 2열과 초미세먼지를 감지할 수 있는 공기청정 기능이 추가됐다. 또 1열 통풍 및 열선, 마사지 시트, 2열 열선, 자동 햇빛 가리개, 19개의 스피커의 B&W 오디오 등이 어떤 환경에서도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시킨다.

넓은 보닛 아래 자리잡은 2리터 가솔린 엔진에는 수퍼차저와 터보차저가 손발을 맞춘다. 이들의 합산출력은 318마력. 그러나 볼보는 S90 라인업에 꼭짓점에 서는 T8에 87마력의 전기모터와 11.8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추가로 물렸다.

볼보 S9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덕분에 총 시스템 출력은 405마력으로 어지간한 스포츠 세단 못지 않은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인 B5 보다 체중이 약 300kg 늘어난 T8(2145kg)의 초반 거동은 전기모터가 담당한다.

S90 T8은 복잡한 파워트레인만큼 주행모드에 따른 구동방식도 시시각각 변화한다. 엔진이 앞바퀴를, 전기모터가 뒷바퀴를 담당하기 때문에 전륜구동과 후륜구동을 한 차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이력은 덤이다.

또 하이브리드(Hybrid), 퓨어(Pure), 상시 사륜구동(Constant AWD), 파워(Power), 개인(Individual) 등 총 5가지로 세분화된 주행 모드 설정에 따라 전자식 4륜 구동을 구현할 수 있다.

볼보 S90

S90의 몸놀림은 시종일관 플래그십 다운 품위를 잃지 않는다. 파워트레인이 내뱉는 405마력의 출력이 무색할 만큼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이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부터 고속도로에 이르는 순간까지 한결같이 유지된다. 네 바퀴에 신겨진 245/40 20인치 여름용 타이어도 S90의 승차감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비법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용 4-C 섀시와 차체 중앙에 실린 배터리, 리어에 장착된 에어 서스펜션. 덕분에 뾰족하게 솟아오른 방지턱에서도 한번의 움직임으로 차체 거동을 추스린다.

볼보 S90

볼보 S9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스티어링 반응도 제법 직관적이다. 전장이 5M가 넘어서는 플래그십 세단에서 느낄 수 있는 반박자 느린 후륜의 움직임도 S90 T8만큼은 예외다. 짧은 코너가 연속되는 환경에서는 어쩔 수 없이 ESC의 개입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라인이 부풀어지는 시기에 맞춰 자연스럽게 개입하는 ESC 덕분에 재빨리 안쪽으로 차체를 밀어넣을 수 있다.

주행모드를 4륜 모드로 고정한 이후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가속페달을 전개할 수 있다. 들쑥날쑥 움직이는 RPM에 따라 수퍼차저와 터보차저가 제 성능을 발휘하기 전 즉각적으로 토크를 쏟아내는 전기모터가 빠른 코너 탈출의 1등 공신이다.

볼보 S9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단, 배터리를 모두 소진한 이후 적극적인 엔진 개입이 이뤄지는 상황에선 충전과 구동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느라 회전수를 높게 쓰기 때문에 여느 플래그십 세단에서 느낄 수 있는 높은 정숙성이 반으로 줄어든다.

완속 충전기 기준 약 4시간이 소요되는 충전시간은 약 30km의 거리를 전기로만 주행할 수 있다. 완충 시 배터리 잔량에 따른 가능 주행거리는 37km로 나타나지만 총 3번의 충전 후 실제 주행에선 모두 이보다 낮은 주행거리를 기록했다.

볼보 S90


볼보 S90

S90 T8은 여느 플래그십 세단과 다르다. E 세그먼트로 시작해 차체를 늘려 F 세그먼트를 넘보는 방식은 전통의 플래그십 시장에서 통용되지 않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볼보 S90의 시도가 뻔하지 않은 이유는 위압감을 덜어낸 대신 실속을 챙겼기 때문이다.

단일 트림으로 소개되는 S90 T8의 가격은 8540만원이다. 1억원이 채 되지 않는 수준으로 S90보다 차체가 작은 BMW 530e(8090만원), 벤츠 E 300e 4MATIC(8880만원) 사이에 위치한다. 이들이 갖지 못한 B&W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과 전자식 4륜구동, 마사지 시트 등의 안전 및 편의사양은 덤이다.

여기에 유로 NCAP 기준 경쟁 모델 대비 높은 수준의 주행 안전보조 점수는 누구나 탐내는 타이틀이다. 보닛 위 엠블럼에 가치를 두지 않는 소비자에게 S90 T8은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은 젊은 플래그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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