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의 감성에 성능과 효율까지 더했다, 볼보 XC90 B6/S90 B6

조회수 2021. 4. 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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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시대로의 전환에 있어 하이브리드는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선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 코스다. 전기차 기술 확보 및 충전소 등의 인프라 구축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그 전까지는 기존 내연기관을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통해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물론 각국에서 특정 시점부터 내연기관의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내연기관이 포함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일정 기간 동안만 사용 가능한 시한부 모델인 셈이다.

볼보 XC90 B6 AWD 인스크립션

굳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내놓지 말고 바로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도 되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럴 수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환경규제가 있다. 각국에서는 자국의 상황이나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 새로 제작 혹은 수입되는 자동차에 오염물질의 양을 일정 수준 이하로 줄일 것을 요구하는데, 이것이 바로 환경규제다. 현재 국내 자동차는 유로 6 기준이 적용되고 있으며 2025년 이후 유로 7이 적용될 예정인데, 더욱 강화되는 기준을 맞추기 위해 내연기관에 걸리는 부하를 줄여줄 수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격인 것이다.

볼보 S90 B6 AWD 인스크립션

여기에 성능 강화도 고려해야 한다. 기존 모델의 풀체인지 버전이 출시된다면 당연히 이전보다 성능이 높아지길 기대하는데, 환경규제를 충족시키면서 성능까지 향상시키는 건 엔진을 새로 설계하지 않고선 쉬운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매번 새로운 엔진을 개발해 얹는 것 역시 제조사에게도 큰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안정성 측면에 있어서도 결코 반가운 일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무게 증가라는 단점이 있지만, 이를 상쇄할 수 있을 만큼의 성능 향상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브랜드들이 신제품 출시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B6 모델이니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6×50=300마력의 성능을 낸다. B4면 200마력, B5면 250마력이다.

오늘 시승할 볼보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이미 일찌감치 예고된 모델이었다. 볼보는 전동화 시대에 발맞춰 발빠르게 자사의 내연기관 모델을 단종하고 앞으로 출시하는 모든 제품을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출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오늘 시승할 모델은 B6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모델로, B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T: 가솔린, D: 디젤)을, 뒤의 숫자는 마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숫자에 50마력을 곱하면 시스템의 총 마력수가 된다. 따라서 이 차들에는 300마력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셈.

7인승 구성의 준대형 SUV라 패밀리카의 느낌이 강하다.

시승 모델로는 현 볼보의 플래그십 모델인 S90과 이를 베이스로 한 XC90을 선택했다. 같은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모델을 시승한다면 아무래도 플래그십 모델이 시승도 좀 더 편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시승은 서울 여의도를 출발해 파주에서 차량을 교체한 후 다시 돌아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시승할 모델은 SUV인 XC90이다. 볼보의 준대형 SUV로, 7인승 구성에 여유 있는 적재공간과 다양한 편의장비로 무장했다.

패밀리룩은 브랜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차량마다의 개성이 희박해지는 단점도 있다.

최근 볼보 디자인의 상징인 헤드라이트의 ‘토르 해머’와 큼직한 대형 세로 그릴이 멀리서도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낸다. 이전의 평평해 보이던 그릴 대신 안쪽으로 움푹 팬 디자인을 채택해 입체감을 살리는 동시에 로고를 부각시키는 효과를 냈다. 후면에 붙은 B6 엠블럼이 아니라면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외관에서 알아보기란 쉽지 않다.

실내는 물리 조작계를 최소화하며 최대한 심플하게 구성했다.

실내는 북유럽 감성,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 이런 것인가 싶은 모습이다. 베이지색 가죽으로 뒤덮인 실내는 차분한 인상을 주면서도 크리스털 기어 레버가 고급스러움을 슬쩍 드러내는데, 세계적인 크리스탈 생산 기업 오레포스에서 장인들이 수제작한 것이다. 디지털 방식의 계기판과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 약간의 물리조작계로 구성된 실내는 내연기관에서 보여줄 수 있는 심플한 구성의 최대치가 아닐까 싶다. 센터 스크린은 운전자 쪽으로 살짝 기울여 시인성을 높였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함께 시트 조절, 공조장치 제어 등 차량 설정을 변경할 수도 있다. 스티어링 휠 너머로는 윈드스크린 반사식의 HUD가 내장되어 속도와 내비게이션 정보 등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알려준다.

고급스러움을 높이는 크리스탈 기어레버는 XC90과 S90 모두에 적용된다. 수동 변속은 좌우로 젖히는 독특한 방식이다.

기어 레버는 여타 브랜드와 유사한 조작 방식이나, 수동 변속 모드에선 기어레버를 좌우로 젖혀 변속을 하는 건 독특하다. 아래로는 시동 스위치,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주차 브레이크와 오토홀드 조작 버튼이 있고, 옆으로는 컵홀더와 터치 스크린, 커버가 더해진 작은 수납공간 등이 배치되어 있다. 조수석 앞 글러브박스는 물리조작계 맨 오른쪽 버튼으로 열 수 있다.

베이지색의 나파가죽 시트는 차분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한다. 앞 좌석에는 편의성을 높이는 여러 기능들이 갖춰져있다.

기본 탑재된 바워스 앤 윌킨스 오디오 시스템에 대해선 긴 말이 필요없다. 나파가죽으로 마감된 시트에는 사이드 서포트, 럼버 서포트, 쿠션 익스텐션, 통풍 및 열선 기능 등으로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쾌적한 실내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어드밴스트 공기 청정 시스템을 탑재해 미세먼지 농도를 감지하며 PM2.5 센서와 미립자 필터로 실내로 유입될 수 있는 초미세먼지를 걸러준다. 실내에 사용된 소재는 알러지 프리 제품을 사용해 모든 탑승자의 건강까지 고려했다고.

내연기관의 특성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성능과 연비를 모두 향상시키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더해졌다.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은 2.0L 엔진에 여기에 48V 통합 스타터-제너레이터를 더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구성했다. 최고출력은 300마력/5,400rpm, 최대토크는 42.8kg‧m/2,100~4,800rpm이다. 풀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다르게 시동을 걸면 엔진이 작동한다. 별도의 전기모드는 없다. 제동과정에서 회수된 에너지는 직접 구동이 아닌 내연기관을 보조하는데 사용되며 부드러운 가속 성능과 민첩한 엔진 반응을 끌어낸다. 여기에 전기식 슈퍼차저와 터보차저를 결합해 터보 랙을 최소화하면서 강력한 성능을 내도록 했다.

2.0L 터보엔진에 전기식 슈퍼차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조합은 자연흡기에 가까운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300마력의 힘은 고속도로에서의 추월 가속에도 차체를 가뿐히 밀어붙인다. 차급에 비해 엔진이 좀 작지 않나 싶었지만 주행에서는 힘이 부족하다거나 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제 역할을 다한다. 계기판의 작은 배터리 아이콘이 이 차가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알려주는데, 순간적인 가속이나 스타트 앤 스톱 시스템 등에만 전력을 사용하고 수시로 제동 시의 에너지로 충전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운전에만 집중하면 된다.

차체가 높은 편임에도 자세를 빠르게 바로잡아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B6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와인딩 코스에서도 빛을 발한다. 특히 터보차저와 함께 장착된 슈퍼차저 덕분에 코너 탈출 직후에도 자연흡기 엔진과 비슷한 감각으로 재가속이 가능하다. 차체가 높기 때문에 코너에서 좌우 흔들림(롤링)이 심할 거라 생각했지만, 더블위시본과 인테그랄 링크 리프 스프링 조합의 서스펜션이 차체를 빠르게 바로 잡아 다음 코너를 준비할 수 있게 한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XC90과 공유한다. 실내에서도 닮은 점이 많다.

어느새 목적지에 다다라 XC90의 시승을 마치고 다음은 S90 차례다. 동일한 플랫폼에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큰 차이가 없겠다 싶지만, 세단과 SUV만큼의 차이점은 있다. XC90은 7인승 구성을 비롯해 실내 전반에서 패밀리카의 성격이 강한 반면, S90은 쇼퍼드리븐의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는 모습을 갖췄다. 뒷좌석의 경우 가운데 등받이를 접어 내려 팔걸이의 역할로 사용할 수 있으며, 좌석에 앉은채로 조수석 시트와 선루프, 뒷창문과 뒷유리의 선 블라인드(가림막) 조절이 모두 가능해 중요한 손님의 에스코트용으로도 문제없겠다.

뒷좌석 편의성까지 고려한 구성 덕분에 쇼퍼드리븐의 역할도 충분히 가능하다.

주행 감각 역시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SUV에서 세단으로 바꿔탔으니 시야가 낮아지긴 했어도 그 대신 안정적인 움직임과 함께 가벼워진 무게만큼의 경쾌함을 얻었다. 엔진의 반응은 조금 더 차분해지면서 가속 등의 부분은 훨씬 더 빨라졌다는 느낌이 명확하다. 다만 타이어 한계점이 조금 낮은 것은 의외인 부분으로, 짧은 코너에서 속도를 조금 높였을 때 타이어 파열음이 예상보다 빠르게 들려오는 경우가 있었다. 이 점을 굳이 단점이라 보진 않는데, S90의 가격은 7,090만 원이다. 일상에서 와인딩 코스를 빠르게 달릴 일도 별로 없거니와, 이 차에 코너링 성능 향상을 위한 장비(올 휠 스티어링 등)를 덧붙이고 가격을 높이는 쪽보단 차라리 접근의 부담을 낮춘 쪽이 오히려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안전과 편의를 위한 주행보조 기능들에 대해선 긴 말이 필요없다. 너무 예민하다고 생각되면 개입도를 설정에서 변경할 수 있는데, 안전을 위해선 최소 중간 수준은 유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단 특유의 차분함에 가벼워진 무게만큼 움직임이 매우 경쾌하다

구입 후 차량 인도까지 수개월을 기다리는 게 보통이라 할 만큼 볼보 차량들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인기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고급스러움을 심플하게 담아낸 디자인, 볼보의 이름을 높인 안전성, 여기에 높은 효율성을 보여주는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더해졌다. S90의 경우 2종 저공해차량으로 분류되어 공영주차장 할인, 혼잡통행료 면제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S90 B6는 저공해차량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볼보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판매하고 있으며, C40을 시작으로 순수전기차 라인업도 늘려갈 예정이다. 그에 앞서 볼보의 첫 발걸음은 충분히 성공적이다. 가격적인 부담은 크게 줄이면서도 효율은 높이고 경쾌한 성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전동화의 전환은 피할 수 없지만, 내연기관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 볼보 B6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달래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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