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PE OF DIESEL, 메르세데스-벤츠 E 220d 4매틱 VS BMW 523d
조회수 2021. 2. 2. 07:00
비슷한 시기에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며 새로 태어난 독일 출신의 프리미엄 중형 세단 두 대가 지금 이 자리에 나란히 섰다. 이들의 타겟은 매일 장거리 주행을 해야 하는,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비즈니스맨이다. 디젤 엔진을 선택해야 하는 이들에게 E클래스와 5시리즈는 어떤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을까?
글 | 안진욱, 유일한 사진 | 최재혁
YU’S DESIGN TALK
글 | 안진욱, 유일한 사진 | 최재혁
YU’S DESIGN TALK
페이스리프트에서 두 모델의 개성이 이렇게까지 드러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벤츠 E클래스는 곡선을 품으며 좀 더 젊게, 역동적인 느낌을 갖고자 했고, BMW 5시리즈는 직선을 더욱 살리며 기존의 이미지를 거의 그대로 가져가고자 했다. 그래서 측면을 보지 않는다면 E클래스는 새 모델의 느낌이 강하게 나고 5시리즈는 기존 모델과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나 확실한 것은, 둘 다 역동성을 지닌 모델이 되고자 했다는 것이다.
먼저 E클래스다 . 이전과는 달리 그릴을 A자 형태로 다듬었는데 , 사진으로 볼 때는 어색해 보이겠지만 실제로 보면 이 모습도 괜찮다고 생각해 버린다 . 시승차는 이 그릴의 형태를 살리기 위해 AMG 라인의 범퍼를 적용했는데 , 그릴이 그리는 각도와 앞 범퍼의 에어 인테이크 각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 헤드램프에서는 E클래스의 상징인 두 줄의 주간주행등이 사라졌지만 , 모듈 옆에서 작게 빛나는 형태를 남겨두어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
5시리즈는 헤드램프의 폭이 더 가늘어지고 키드니 그릴이 조금 더 커졌다 . 갑자기 7시리즈 페이스리프트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 그릴의 크기가 훨씬 작기 때문에 기존 5시리즈의 비율을 해치지는 않는다 . 매우 좋은 선택이다 . 한 때 BMW의 상징과도 같았던 원형 LED 주간주행등이 육각형으로 변했다가 이제는 하단에 L자 형태로만 남았다 . 앞 범퍼 하단에 있던 안개등이 사라져서 그런지 좀 더 역동적이면서 공격적인 형태가 만들어졌다 .
두 모델 모두 후면에서는 선명함에 주력한 것 같다 . E클래스는 테일램프를 삼각형으로 바꿨는데 , 사진과는 달리 꽤 아름답게 느껴진다 . 선명하게 빛나는 붉은색 라인이 테일램프 한가운데를 가르고 있어 더 그런 것 같다 . 5시리즈는 테일램프의 전체적인 형태는 그대로 두면서 내부 그래픽을 바꿨는데 , 그 대부분을 채우는 붉은색의 LED가 멋있게 보인다 .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은 가늘게 다듬었는데 , 시인성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만큼 실내는 큰 변화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 E클래스는 보자마자 변한 부분을 알아차렸다 .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 스티어링 휠이 크게 변했기 때문이다 . E클래스 역사상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디지털 시대에 맞게 다듬어졌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 하단은 굳이 강조하지 않고도 D컷을 살리고 있으며 , 햅틱 터치는 더 진화해 볼륨 조절도 자연스럽게 된다 .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ACC 작동 시 잡고 있는 스티어링 휠을 흔들어줄 필요가 없다 .
이전보다 스티어링 휠이 중앙에 좀 더 가까워졌다는 것도 , 변속 레버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 벤츠 특유의 MBUX는 라디오 채널 등 기능을 찾는 게 이전보다 쉽고 음성 명령도 꽤 잘 인식한다 . 시트는 역동적인 운전에 어울릴 것 같이 생겼지만 , 여전히 편안하면서도 신체를 잘 감싸주고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가 쌓이지 않는다 . 통풍 기능과 마사지 등 추가 기능들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뻔했다 .
5시리즈는 언뜻 보면 기존의 실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 그래도 달라진 점은 알 수 있는데 , 센터페시아 상단에 있는 모니터가 12.3인치로 커졌다 . 어차피 기본 적용된 내비게이션을 잘 쓰지 않는다고 ? 그래도 상관없다 . 이 큰 화면을 꽉 채우는 애플 카플레이가 있으니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을 켜고 달리면 된다 . 선 없이 연결할 수 있으니 편리하고 수납함 안에 넣어두면 실내를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 .
5시리즈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1열 시트의 등받이 부분 상단을 따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시간을 두고 정확한 자세를 찾아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 열선과 함께 통풍 시트도 갖추고 있는데다가 스티어링 열선도 있으니 편리함이 배가된다 . 2열은 방석이 꽤 길어 다리가 긴 사람도 허벅지에 온전한 휴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 대신 그만큼 레그룸은 희생당하지만 , 다리를 꼬고 앉지만 않는다면 괜찮다 .
AHN’S PERFORMANCE TALK
매치의 꽃 퍼포먼스 테스트다. 두 대 모두 4기통 2.0ℓ 디젤 엔진을 가지고 있다. E클래스는 최고출력 194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네 바퀴로, 5시리즈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뒷바퀴로만 전달한다. 파워는 거의 같지만 차이점이라면 BMW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디젤 엔진의 단점인 아이들링 시 거슬리는 진동과 소음이 캐빈룸으로 전해지지 않는다. 심지어 엔진스타트 버튼 아래 스톱앤고 버튼이 없다. 스포츠 모드에서만 비활성화될 뿐, 항상 정차 시에는 엔진을 잠재운다. 보통의 디젤차가 시동이 꺼지고 켜질 때 불쾌한 진동을 스티어링 휠과 시트로 전하는데 523d는 그렇지 않다. 언제 엔진이 꺼졌는지, 켜졌는지를 운전자가 눈치채기 어렵다. 이는 디젤 엔진을 꺼려하는 소비자들도 현혹시킬 수 있는 매력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자동차를 탈 때 기대할 수 있는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보통 소비자들이 벤츠가 BMW보다 더 고급스럽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이 두 대만을 놓고 보면 고급스러운 엔진 필링은 BMW의 압승이다 . E클래스는 보통의 디젤차처럼 아이들링 시나 저속에서 디젤 특유의 거친 엔진 회전이 느껴진다 . 삼각별 배지는 가솔린 엔진에나 어울린다고 브랜드가 알아서 실토하는 것 같다 .
가속력은 두 대가 비슷하다 . 화끈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모자라지 않다 . 공도에서 쓰기에는 충분한 파워다 . 일반적인 교통 흐름을 따라가다가 쉽게 추월할 수 있다 . 다음으로 변속기를 비교해보자면 E클래스는 자사의 9단 , 5시리즈는 ZF의 8단 유닛을 사용한다 . 변속 속도와 변속 충격 모두 5시리즈의 것이 앞선다 . 그렇다고 벤츠의 것이 별로라는 것은 아니다 . 변속 속도가 답답하지 않고 다운시프트에도 나름 적극적이지만 저단에서 가끔씩 울컥거리는 경우가 있어 그렇게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었다 .
서스펜션 세팅은 두 차가 서로 바뀌었다 . E클래스가 조금 긴장되어 있는 하체이며 5시리즈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여준다 . 댐퍼 스트로크는 E클래스가 더 짧고 스프링도 E클래스의 것이 더 강하다 . 우리가 알던 메르세데스가 아니라 예전의 BMW를 타는 느낌이다 . 그렇다면 두 대의 코너링 성능은 어떨까 ? 두 대 모두 비즈니스 세단치고는 훌륭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 놀라운 것은 말랑말랑하게 느껴졌던 5시리즈가 코너에서는 180°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 BMW답게 극적인 움직임에도 좌우롤링이 심하지 않고 언더스티어의 정도도 크지 않다 . 스로틀의 개폐량만으로도 코너 라인을 안쪽으로 당길 수 있다 . 스티어링 피드백도 솔직해 디젤차지만 와인딩을 타는 맛이 있다 .
시승차 E클래스는 5시리즈와 달리 사륜구동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 서스펜션도 더 단단하니 조금 더 코너 탈출에 강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었다 . 예상과 달리 단단한 서스펜션은 극적인 스티어링에 대처를 잘 하지 못 한다 . 5시리즈보다 언더스티어의 정도가 심해 진입 속도를 낮춰야 한다 . 타이어는 두 대가 브랜드는 다르지만 비슷한 급의 같은 사이즈를 끼우고 있음에도 타이어 스키드음도 E클래스에서 먼저 난다 . 섀시 밸런스 역시 5시리즈의 승리다 . 한편 독일차 하면 고속안정감을 빼놓을 수 없는데 두 대 모두 훌륭한 고속안정감을 선사한다 . 노면에 차체가 깔리는 느낌은 5시리즈에서 더 느낄 수 있었다 .
마지막으로 제동 테스트다 . 제동 성능은 우위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두 대 모두 준수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 노즈다이브 현상이 심하지 않고 브레이크스티어 현상도 잘 억제했다 . 또한 고속에서 강한 제동이 연거푸 들어가도 페이드 혹은 베이퍼록 현상이 보이지 않는다 .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코너를 돌면서 브레이킹이 걸려도 차체가 안쪽으로 말리지 않는 것이다 . 자동차에서 중요한 기본기 ,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제동 성능은 두 대 모두 브랜드값을 보여준다 .
퍼포먼스 테스트가 끝났다 . 달리기에 있어서는 BMW가 메르세데스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 두 대 중 어떤 차가 스포츠카처럼 달리냐가 중요한 게 아니니 그런 점을 판단한 것이 아니다 . 4기통 디젤 엔진을 달고도 얼마나 고급스럽게 움직이는지 , 차값에 걸맞은 승차감을 보여주는지 , 그리고 가끔씩 운전자가 달리고 싶을 때 그 장단을 맞춰주는지만을 따졌다 . 이 항목에서는 BMW가 메르세데스보다 좋은 성적표를 가지고 갔다 . 스포티한 비즈니스 세단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줬다 .
SPECIFICATION _ MERCEDES-BENZ E 220d 4MATIC
길이 ×너비 ×높이 4940×1860×1475mm | 휠베이스 2940mm | 엔진형식 I4 터보 , 디젤
배기량 1950cc | 최고출력 194ps | 최대토크 40.8kg·m | 변속기 9단 자동
구동방식 AWD | 복합연비 13.2km/ℓ | 가격 7790만원
SPECIFICATION _ BMW 523d
길이 ×너비 ×높이 4965×1870×1480mm | 휠베이스 2975mm | 엔진형식 I4 터보 , 디젤
배기량 1995cc | 최고출력 190ps | 최대토크 40.8kg·m |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RWD | 복합연비 15.6km/ℓ | 가격 7500만원
SPECIFICATION _ MERCEDES-BENZ E 220d 4MATIC
길이 ×너비 ×높이 4940×1860×1475mm | 휠베이스 2940mm | 엔진형식 I4 터보 , 디젤
배기량 1950cc | 최고출력 194ps | 최대토크 40.8kg·m | 변속기 9단 자동
구동방식 AWD | 복합연비 13.2km/ℓ | 가격 7790만원
SPECIFICATION _ BMW 523d
길이 ×너비 ×높이 4965×1870×1480mm | 휠베이스 2975mm | 엔진형식 I4 터보 , 디젤
배기량 1995cc | 최고출력 190ps | 최대토크 40.8kg·m |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RWD | 복합연비 15.6km/ℓ | 가격 7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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