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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히스토리] 막강했던 르노삼성자동차

다음자동차 입력 2021. 05. 02. 10:10 수정 2021. 05. 0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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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브랜드 히스토리(3)

명성을 바탕으로

2000년 9월 출범한 르노삼성자동차. 그러나 화려한 간판과 달리 매대는 텅텅 비어있었다. 선택지라고는 오로지 1998년 삼성자동차가 출시했던 SM5가 전부였다. 자동차 회사로서 성장하려면 우선 제품군 확장이 절실한 상황. 르노삼성차는 삼성자동차 인수 후 곧바로 SM5 아랫급 준중형 세단 개발에 뛰어든다.

안전한 길이 있었다. 먼저 내놓은 SM5는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2002년까지 누적 20만 대 판매고를 올렸을 정도다. 새로운 준중형 세단은 그 명성을 잇기로 결정한다. 다소 보수적인 스타일이었지만, 품질이 뛰어났던 닛산 ‘블루버드 실피’를 SM3로 낙점 짓는다.

2002년 7월 3일,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SM3를 언론에 공개했다. 역시 전면에 내세운 강점은 품질. SM5가 그랬듯 동급 경 차종을 한참 웃도는 5년/10만㎞ 동력계통 품질과 3년/6만㎞ 일반부품 보증을 내세운다. 국내 최초로 도입했던 아연도금 강판과 신가교 도장 기법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최신 설비 갖춘 SM5 부산 공장에서 함께 생산한 덕분이다.

첫 걸음은 ‘돌풍’이었다. 7월 15일 사전계약 실시 후 9월 2일 출시일까지 9,000여 대 계약고를 올린다. 그간 SM5가 쌓아올린 품질 명성이 주효했다. 배신은 없었다. SM3는 동급 경쟁상대를 웃도는 뛰어난 내구성으로 SM5 명성을 잇는다. 곧 기아 스펙트라를 누르고 준중형 세단 시장 2위로 올라서며 성공적으로 준중형 세단 시장에 안착한다.

 

강자로 떠오르다

SM3 출시로 르노삼성차는 2002년 한 해 내수 11만 대 판매량을 돌파하며 GM대우와 쌍용자동차를 위협하는 규모의 제조사로 올라섰다. 오로지 두 종의 제품 라인업만으로. 그러나 잠깐이었다. 2004년 현대자동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5세대 쏘나타(NF) 출시로 같은 해 연 10만 대가량 판매고를 올리던 SM5 판매량이 반 토막 나버렸다.

물론 르노삼성차도 묵직한 반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2003년부터 24개월간 1,000억여 원의 개발비를 투자해 닛산 중형 세단 티아나를 바탕 삼은 차세대 SM5를 준비한다. 이번엔 전략이 조금 달랐다. 2004년 12월 같은 플랫폼 바탕에 V6 엔진과 고급사양을 더한 준대형 SM7을 먼저 내놓고, 2005년 1월 중형 SM5를 공개했다. 과거 단일 차종으로 준대형과 중형 세단 시장을 모두 노렸던 1세대와 달리 2세대는 차급을 아예 나눠 교통정리 한 셈이다.

성공적이었다. 곧 SM7은 그랜저, SM5는 쏘나타를 위협하는 막강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한다. SM7은 출시 후 즉각 그랜저XG를 누르고 4개월 연속 국내 대형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SM5 역시 쏘나타에 맞서 선전하며 2005년 한 해 동안 6만1,000여 대를 팔아 11만 대 판매한 쏘나타와 함께 중형 세단 2강 체제를 구축했다. 참고로 같은 해 다른 경쟁 모델은 기아 옵티마와 로체가 3만4,000여 대, GM대우 매그너스가 1만3,000여 대 팔려나가는 수준이었다.

SM5와 SM7의 강점은 이번에도 품질이었다. 2003년 등장한 최신 닛산 중형차를 바탕 삼은 상품성과 14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상을 수상한 VQ 엔진, 남다른 방청 기술은 1세대 명성을 잇기에 충분했다. 2009년엔 리서치 회사 ‘마케팅인사이트’가 발표한 ‘한국자동차 품질백서 2004-2008’에서 SM7이 체감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소비자 지지율은 무려 70.7%. 같은 조사에서 그랜저 지지율은 48.1%에 불과했다. 이어 2013년 국산차 내구성 만족도 조사(마케팅인사이트)에서도 SM7이 1위를 차지하며 뛰어난 내구성을 소비자로부터 인정받았다.

 

색채를 바꾸다

꾸준히 닛산 기술을 바탕으로 신차를 소개해왔던 르노삼성차. 2007년부터는 바뀌기 시작했다. 시작은 같은 해 12월 등장한 브랜드 최초의 SUV QM5. 닛산 플랫폼을 바탕으로 빚었지만 색깔이 사뭇 달랐다. 르노 엠블럼 달고 수출할 SUV였기에 프랑스 차 특유의 남다른 개성이 가득했다.

이후 르노삼성차는 점차 닛산에서 르노 바탕으로 탈바꿈한다. 2009년 등장한 2세대 SM3가 그랬고, 2010년 3세대 SM5, 2011년 2세대 SM7까지 모두 르노 바탕으로 교체를 끝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수출량을 늘린다. 2008년 3월 QM5를 ‘르노 꼴레오스’로 수출하면서 수출량이 2007년 5만여 대에서 9만여 대로 훌쩍 뛴다.

내수시장에서도 긍정적이었다. 2009년 SM3의 약진으로 르노삼성은 13만3,630대 역대 최대 판매기록을 세웠고, 2010년 역시 SM5 선전으로 15만5,696대를 팔아 기록을 연이어 경신했다. 그러나 곧 내리막을 탄다. 이듬해 국내 판매가 10만9,221대로 줄더니, 2012년엔 5만9,926대로 반 토막 났다. 이후 10만 대 판매 고지는 점점 멀어져만 갔다.

초기 인기는 순전히 과거의 명성 때문이었을까. 새로 탈바꿈한 신차들은 1년을 넘기지 못하고 판매가 내리막을 걸었다. 일본차에 익숙한 국내 시장에서 프랑스차 감성은 생소했고, 또 불편했다. 특히 고급차에 대한 생각이 너무 달랐다. 르노 색채로 빚은 중대형 세단 SM7은 국내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 받아 한 해 5,000대 판매도 넘지 못했다. 과거 국내 2위 대형 세단의 위상은 온데간데없었다.

르노삼성차는 위기돌파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다. 먼저 국내 시장엔 2013년 12월 소형 SUV 르노 캡처를 수입해 QM3로 국내 시작에 선보였다. QM3는 단비처럼 번번이 고배를 마셔온 르노삼성차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조약돌처럼 말끔한 스타일과 뛰어난 효율을 바탕으로 인기를 끌며, 2013년 6만27대 수준의 르노삼성차 내수 판매를 2014년 8만여 대로 회복시켰다.

2014년엔 닛산 로그를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판매량이 급감하며 놀고 있는 공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였다. 로그로 새로운 수출 물량을 확보한 르노삼성은 2015년부터 수출량이 늘어나며 한 해 약 15만 여대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철수설까지 감돌던 상황에서 르노삼성은 해외 구원투수 덕분에 반등에 성공한다.

 

‘삼성’ 흔적 지우다

2016년, 르노삼성차는 SM6를 출시하며 ‘절치부심’이란 단어를 꺼내들었다. 이전 차들의 실패를 바탕으로, SM6를 더욱 공들여 만들었다는 의미였다. SM5에서 SM6로 이름을 바꿔 단 배경이었다. 출발은 화려했다. 2016년 한 해 5만7,478대 판매고를 올리며 전년 SM5 2만3,866대 성적을 두 배 이상 뛰어넘는다. 2기 르노 출신 르노삼성차의 시작이었다.

라인업도 재편했다. SM3-SM5-SM7 과거 르노삼성차 주력 모델들은 2019년을 끝으로 조용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리고 SUV 라인업 확장에 나선다. 2016년 SM6와 같이 감성을 강조한 중형 SUV QM6를 내놨고, 쿠페형 SUV XM3 출시하는 한편 QM3 후속으로 2세대 르노 캡처를 수입했다. 이제 르노삼성 세단이라곤 SM6가 전부다. SUV가 대세인 세계적 추세에 따른 선택과 집중이다.

차세대 자동차로 떠오르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도 눈독 들이는 중이다. 사실 르노삼성차는 2013년 순수 전기차 SM3 Z.E.을 내놓으며 일찍이 전기차 시장을 두드렸다. 2017년엔 르노 트위지를 판매하며 새로운 전기차 수요를 창출하기도 했다. 2020년 8월엔 유럽 누적 판매 1위 전기차 르노 조에를 수입 판매하며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사는 이제 끝을 바라보고 있다. 2020년 8월 4일을 끝으로 삼성과의 상표권 계약이 끝난 까닭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뿌리였던 삼성자동차의 흔적이 25년 만에 사라지는 셈이다. 다만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미지수다. 계약 만료 후 2년의 유예기간이 남은 만큼 아직 향후 사명에 대한 정보는 알려진 바 없으며, 당분간은 르노삼성자동차란 이름과 ‘태풍의 눈’ 엠블럼은 지속할 전망이다.

 

글/로드테스트 편집부

사진/르노삼성

 

*참고문헌

<한국자동차산업50년사>|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동차생활>|자동차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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