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압도적 존재감,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

조회수 2021. 6. 24. 09: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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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2대. 지난 4월 우리나라에 출시한 7세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누적 판매량이다. 지난달에도 동급 모델인 BMW 7시리즈와 아우디 A8을 손쉽게 따돌렸다. 그만큼 수입 대형 세단을 찾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S-클래스는 ‘정석’과도 같다. 인기에 힘입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S 이상의 S,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를 출시했다.

글 서동현 기자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서동현

한때 롤스로이스·벤틀리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마이바흐. 그러나 지난 2014년, 메르세데스-벤츠의 서브 브랜드로 편입하며 ‘세계 3대 명차’라는 타이틀을 내려놓아야 했다. 마이바흐 모토렌바우(Maybach Motorenbau)의 앞 글자를 딴 더블 M 로고는 지켰지만, 외모는 기본형 S-클래스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투톤 페인트와 클래식한 휠 정도가 유일한 차별점이었다.

하지만 시선을 바꿔보면, 마이바흐는 7시리즈와 A8을 더 멀찍이 따돌릴 무기라고 볼 수 있다. 두 차는 숏 휠베이스와 롱 휠베이스 두 가지뿐인데, S-클래스는 마이바흐까지 총 세 가지 버전을 마련했다. 선택의 폭이 넓은 건 소비자 입장에서 언제나 환영이다. 게다가 플래그십 SUV인 GLS도 마이바흐 엠블럼을 달아, 세단보다 SUV를 선호하는 고객의 마음도 노리고 있다.


실물로 본 마이바흐 S-클래스는 압도적 크기를 뽐냈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5,470×1,955×1,510㎜. 휠베이스는 3,396㎜다. 길이만 따지면 무려 13명이 탈 수 있는 르노 마스터 13인승보다 단 105㎜ 짧다. 또한, 벤츠 S-클래스 롱 휠베이스 모델보다 180㎜ 늘었다. 휠베이스도 마찬가지. 그중 120㎜는 온전히 뒷좌석 무릎 공간으로 녹아들었다.

얼굴에는 크롬 장식을 가득 씌웠다. 그릴 테두리와 기둥, 범퍼 아래 공기 흡입구 테두리까지 화려하게 꾸몄다.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오히려 크롬을 과감하게 집어넣어 중후한 멋을 살렸다. 헤드램프는 프로젝션 모듈 130만 개와 멀티밈 LED 모듈 84개로 구성한 ‘디지털 라이트.’ 전방 도로에 그림이나 글씨를 띄우기도 하는데, 국내 법규상 아직 쓸 수는 없다.


투톤 컬러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만의 특권. 도로에서의 위압감이 수퍼카 못지않다. 차체 위아래 색을 나눈 부분에는 디테일을 더했다. 가느다란 선을 한 번 더 그어, 매끈한 표면에 마치 굴곡을 더한 듯하다. 벤츠가 준비한 투톤 옵션은 7가지. 여기에 단일 컬러 10가지를 포함해 총 17가지 선택지를 마련했다. 네 발에는 클래식한 스타일의 20인치 휠을 끼웠다.


뒷모습은 일반 S-클래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C 필러에 마이바흐 엠블럼을, 트렁크 패널에 ‘MAYBACH’ 레터링을 얹은 정도다. 범퍼 양쪽으로는 진짜 머플러를 심었다. 그런데 가운데에 크롬 라인을 하나 넣어, 얼핏 보면 막혀 있는 가짜처럼 보이기도 한다. 머플러 사이도 과격한 장식 없이 크롬 한 줄로 마무리했다.

실내 1열 디자인은 최근 시승한 벤츠 S 580 4매틱과 똑같다. 12.3인치 3D 계기판과 12.8인치 중앙 모니터, 사각형으로 빚은 송풍구, 널찍한 대시보드 모두 그대로다. 계기판에 들어간 마이바흐 테마 정도가 차이점인데, 다이얼 테두리와 바늘, 숫자 등을 로즈 골드 컬러로 꾸몄다. 2열 편의성에 집중한 모델답게, 특별한 기능은 대부분 뒷자리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마이바흐 S-클래스는 5인승과 4인승 두 가지로 출시한다. 전시차는 5인승. 등받이를 43.5°까지 기울이는 이그제큐티브 시트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종아리 받침대에는 마사지 기능을 새로 넣었다. 4인승 모델에 ‘일등석 뒷좌석 시트’ 옵션을 더하면 냉온장 컵홀더와 전동식 수납함, USB-C 타입 단자 4개 등이 들어간다. 고급스러운 가죽으로 감싼 접이식 테이블도 준비했다.

머리 위에는 처음 보는 버튼 하나가 자리했다. 바로 뒷문을 전동식으로 여는 ‘뒷좌석 컴포트 도어’ 기능이다. VIP 승객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거대한 문을 여닫을 수 있다. 좌우나 앞뒤로 경사진 곳에 주차했을 때도 유용하다. 문과 장애물 사이 거리를 인식해, 너무 가깝다고 판단하면 작동을 멈추기도 한다.

바로 옆 손잡이 속에도 기다란 램프가 숨어있다. 이름은 ‘어댑티브 뒷좌석 라이트.’ 탑승자의 행동이나 상황에 따라 조명 밝기와 색 온도, 빛 방향까지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간단한 업무를 볼 때는 차가운 톤의 빛을 내고,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땐 따뜻한 톤으로 바꾼다. 활용도가 얼마나 높을지는 모르겠으나, 사소한 부분까지도 배려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120㎜나 늘린 다리 공간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넉넉하다. 동승석 시트를 앞으로 밀어내지 않았음에도 시트 뒷면에 발이 쉽게 닿지 않는다. 해외 시승기를 보면, 키 185㎝의 기자가 시트를 완전히 눕혔을 때도 여유롭다. 실내 가죽 컬러는 브라운과 블랙, 베이지, 그레이 등 4가지. 재활용 소재인 ‘다이나미카’로 감싼 지붕은 블랙과 브라운, 베이지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이 외에는 벤츠 S-클래스 상위 트림과 같다. 에너자이징 패키지와 컴포트 패키지,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 MBUX, 뒷좌석 에어백, 벨트 에어백 등을 모두 담았다. S 580 4매틱 단일 트림으로 출시해 벤츠 S 580 4매틱과 파워트레인도 공유한다. V8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맞물려 최고출력 503마력, 최대토크 71.4㎏·m를 뿜는다.

마이바흐 S 580 4매틱의 가격은 2억6,060만 원. 4,200만 원을 더 얹어 마이바흐 엠블럼과 넓은 실내를 얻는 셈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벤츠 S 580 4매틱을 고려했던 소비자라면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광활한 공간과 편의장비는 물론, 투톤 컬러로 뚜렷한 존재감까지 챙길 수 있으니까. S-클래스와 똑같이 생겼다는 이유로 저평가 받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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