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니스루트] 연인과 함께라면 더 좋은 안동 여행

조회수 2021. 4. 5. 11:06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JOHNNY'S ROUTE


연인과 함께라면 좋은 안동여행   

이번달에는 경상북도를 대표하는 여행지 중 고즈넉한 한옥의 정취와 우리의 옛 조상님들의 멋과 풍류가 가득한 고장 안동으로 다녀왔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안동이라는 도시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거주하는 라이더 분들에게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엔 조금 부담되고, 1박 이상의 여행 코스로는 어딘지 모르게 아쉬운 장소라고 생각됩니다. 조금만 더 욕심을 내면 대구나 포항, 멀리는 남해와 부산까지도 가볼 수 있기 때문이죠. 저도 이러한 이유로 서너 번은 지나치는 길에 잠시 들려 하회마을에서 인증샷을 남기거나 찜닭 골목에서 식사를 하는 정도에 그치던 곳입니다. 


그러나 바이크로 여행을 다니는 세월이 쌓여갈수록 그렇게 지나치기만 했던 안동을 북에서 남으로, 다시 서쪽에서 동쪽으로 다니다 보니 안동의 볼거리가 하회마을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안동의 숨은 명소들을 구석구석 구독자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라는 카피 문구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었던 이번 안동으로의 쟈니스루트는 안동이 처음이신 분들에게는 멋진 경치와 인생에 길이 남을 인생 샷을, 이미 안동을 경험한 분들에게는 새로운 매력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는 코스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겸암정사 경북 안동시 풍천면 광덕리 연락처 010-6689-0988

안동 하회마을을 한 눈에, 겸암정사

아침 일찍 출발해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안동 하회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겸암정사입니다. 겸암정사는 유명한 유성룡의 맏형인 유운룡이 영종 19년인 1564년에 지은 정사로,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의 모습과 강 건너편으로 보이는 하회마을의 한옥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자리한 곳입니다. 사실 안동 하회마을을 내려다보는 최고의 장소로는 바로 인근에 위치한 화천서원과 연결되는 부용대가 더 유명하고 많이 알려진 장소이지만, 제가 이곳 겸암정사를 추천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접근성입니다. 부용대가 화천서원에 주차를 한 뒤 조금 걸어서 도착해야 한다면, 이곳 겸암정사는 바로 코앞에 위치한 장소에 바이크를 세워 둘 수 있는 주차 공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부용대와 비교해 덜 알려진 덕에 고즈넉한 분위기와 차분함 속에서 안동 하회마을을 굽이지며 돌아 흐르는 낙동강의 절경을 바라볼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겸암정사 최고의 자랑거리는 이 모든 풍경을 고택 안에 자리한 탁 트인 정자 안에서 바라보며 차 한 잔을 마시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곳이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장소이다 보니 오가는 손님이 적어 때때로 주인장이 자리를 비울 경우 허탕을 칠 수도 있으니 방문 전 반드시 전화로 확인을 해보셔야 합니다. 


겸암정사의 툇마루

사진으로도 보이듯 겸암정사는 그리 큰 규모나 훌륭한 시설과 상태를 자랑하는 곳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런 장소에 기대하는 점은 훌륭한 시설과 관리 상태 보다는 이런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너무 많은 장소들이 상업적으로 바뀌며 유명세를 치르는 것이 무척이나 아쉬운 저에게 이곳은 그래서 더욱 더 특별한 곳입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저는 이번 안동 투어 코스에서 안동을 대표하는 볼거리인 하회마을을 과감하게 제외시켰습니다. 안동 하회마을은 마을 초입에 주차를 한 뒤 입장 티켓을 구입하고 도보로 구경을 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을 너무 많이 소모하게 됩니다. 또한 나날이 상업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조금은 실망스러웠기 때문이죠. 그나마 시간이 허락해 평일에 둘러보실 수 있다면 괜찮지만, 관광객이 많은 주말에 이곳을 방문하신다면 제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남실네 경북 안동시 광석1길2

안동의 맛집

제천과 문경을 지나 안동까지 달려오니 제법 허기가 밀려옵니다. 안동의 대표 먹거리로는 안동찜닭골목의 찜닭과 간고등어 정식 그리고 잘 손질 된 소갈비를 간이 강하지 않게 양념해 숯불에 구워 먹는 안동갈비 등이 유명합니다. 제가 이번에 찾은 곳은 안동이 고향인 지인이 추천한 남실네입니다. 안동을 넘어 근방 영주와 청송까지 이곳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근방에선 알아주는 유명한 식당이라고 하더라고요. 우선 식당문을 열고 들어가면 특이한 내부구조에 조금 놀라게 됩니다. 미닫이문으로 이루어진 많은 독립공간들이 일종의 룸 역할을 하는 재미난 구조로, 소규모 모임에 매우 특화된 인테리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을 대표하는 메뉴는 간장과 고추장 양념의 돼지 구이 두 가지인데, 잘 양념 된 돼지고기를 연탄불에 바짝 구워주는 방식입니다. 저는 간장 돼지구이와 매운 육회를 주문했습니다. 우선 처음서빙 되는 음식은 오뎅탕도 아닌 것이 콩나물국도 아닌 오묘한 국물이었습니다. 단무지와 콩나물 고추가루, 김가루가 들어간 국물을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한 숟가락 떠먹어보니, 참으로 오묘합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계속 떠먹게 되는 사이 음식이 모두 나왔습니다. 우선 매운 육회는 이름과 달리 맵지 않아 매운 음식을 못 드시는 분들도 걱정하지 않고 주문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단지 고추와 마늘을 조금 굵게 다져 고기와 버무려져서 생겨난 이름이라고 하더라고요. 


얼리지 않은 소고기에 양념이 강하지 않기에 고기 본연의 맛을 느끼기에 좋았다면, 연탄불에 바짝 구워진 돼지구이의 맛은 보여지는 비주얼에 비해 매우 순한 맛으로 굳이 밥 없이 고기만 먹어도 될 만큼 심심한 양념과 연탄불의 불향이 가득 담겨있는 맛이었습니다. 식사를 모두 마치고 나니, 드디어 기다리던 밤이 되었습니다. 


보통 투어 중 숙소를 정하고 난 뒤에는 오로지 다음날 일정을 위해 씻고 편안하게 쉬는 것이 저만의 루틴이지만, 오늘은 밤에 해야 할 일이 좀 많기 때문에 계속해서 부지런을 떨어야 합니다. 우선 시내에 숙소를 잡고 안동을 대표하는 빵집인 맘모스 베이커리에 들러 내일 아침에 먹을 빵을 삽니다. 조금만 늑장을 부려도 빵이 죄다 사라지기 때문에 서둘러야 합니다.


월령교

안동 야경의 명소

자, 그럼 이제부터 진짜 독자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었던 그 곳을 보러 갈 시간입니다. 바로 안동 시내에 인접해 있는 월령교의 야경입니다. 전국에 많은 야경 명소들이 있다지만, 이맘때의 안동 월령교의 야경과 산책길만큼 아름답고 한적하며, 분위기 잡기에 최적의 장소도 없을 겁니다. 구독자 분들 중에서는 안동댐과 안동호 주변의 와인딩 코스를 다녀오신 분들이 꽤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동의 월령교는 낮에 보는 것과 조명이 켜진 밤에 보는 것의 감동의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황홀한 경치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장소입니다. 만약 구독자 여러분들 중 짝사랑하고 있거나, 썸 타고 있는 이성이 있는 분이라면 반드시 함께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만약 월령교의 야경을 보면서도 첫 키스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여러분의 썸녀 혹은 썸남은 미래에서 보낸 싸이보그일테니 멀리하세요. 


만휴정

만휴정

안동 시내에 위치한 숙소에서 서울 방향으로 출발하면 당연히 안동호 주변의 와인딩 코스에서부터 도산서원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택하게 되겠지만, 제가 추천드리는 다음의 장소는 바로 만휴정입니다. 2018년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 장소로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이 소개되면서, 지난 몇 년 사이 안동 지역의 소위 뜨고 있는 핫스팟으로 자리 잡게 된 만휴정은 보백당 김계행이라는 분께서 우리도 익히 잘 알고 있는 연산군의 폭정을 만나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와 지으신 정장입니다. 연산군이 얼마나 싫었으면, 50이 넘은 나이에 벼슬에 올라 승승장구 커리어를 쌓아가던 어른께서 이곳까지 내려왔을까를 생각해보니, 연산군의 폭정이 정말 엄청나긴 했었나 봅니다. 


우선 아래쪽 주차장에 바이크를 세워두고 도보로 5분 남짓한 작은 오솔길을 오르다 굽어진 도로를 딱 넘어서면, 조금 전까지 “이런 곳에 뭐가 있기는 할까?”라는 의구심을 한방에 날려 보낼 만큼 작지만 기막히게 아름다운 정자와 작은 폭포, 그리고 폭포에서 떨어지는 맑은 물이 고여있는 자그마한 용소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겨우 건널 수 있는 나무다리를 건너면 만휴정이 나오는데, 이 나무로 만든 다리가 최고의 포토 스팟이니 이곳을 방문하시면 연인과 꼭 추억에 남을 사진 한 장 남겨 보시기 바랍니다. 안동 시내에서 대략 30여km 정도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니, 대구나 포항 경주 쪽을 오가는 길에 들러 보시길 추천합니다. 35번 도로를 계속 타고 내려가면 영천을 지나 대구나 경주로 향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이번 투어에서는 안동의 구석구석을 소개해 드리고자 마음먹었음으로 백석탄계곡이 있는 930번 도로 올라탑니다. 안동 시내에서 만휴정까지는 심심한 도로였지만, 35번 도로에서 930 도로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눈이 즐겁고 손과 발이 재미난 와인딩 길이 펼쳐집니다. 단! 아직 이곳의 코너 곳곳은 지난겨울 제설 작업에 쓰인 모래와 흙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하며 운행하면 좋겠네요.


용계의 은행나무

용계의 은행나무

다음은 용계의 은행나무입니다. 아직은 녹음이 우거지기엔 시기상조인 탓에 용계의 은행나무와 어우러진 주변의 풍경은 아쉬웠지만, 이곳을 한여름이나 6월 쯤 방문하면 제가 이렇게 돌아오면서까지 보여드리고 싶었는지 이해가 되실 겁니다. 수령 700여 년으로 추정되는 용계의 은행나무는 시화호의 물길 위를 가로지르는 도보로만 건널 수 있는 작은 다리를 건너면 만날 수 있는데, 탁 트인 주변의 경치에 다리 건너편에 우뚝 솟아 있는 탓에 그 위용과 크기가 더더욱 웅장하게 느껴진답니다. 특히, 날씨가 좋을 때 이곳에 있는 벤치에 앉아 은행나무와 주변 경치를 바라보면 로맨틱 지수 수직 상승하게 될 테니 꼭 연인과 함께 가보시길 바랍니다. 


예끼마을 안동호 수상길

안동호

다음은 안동 여행을 마치며 정선- 영월- 동해- 서울로 방향을 잡을 때 가볼 만한 코스입니다. 우선 안동호의 군자마을과 도산서원 사이에 위치한 예끼문화마을입니다. 예끼라는 말의 뜻은 예술과 끼가 많은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우선 마을 입구에 재미난 동상이 눈길을 사로잡는데, 이 앞을 지나쳐 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아~저기!” 라고 할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곳을 찾은 이유는 안동호 위를 두발로 걸어 볼 수 있는 선상 수상길이 있기 때문인데 제가 도착한 날은 영화인지 촬영 통제가 많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안동호 선상수상길은 호수 위에 나무로 만들어진 데크를 깔아 그 길을 걸으며 호수 위를 산책할 수 있게 만든 일종의 데크길인데 얼마 되지 않는 수면과의 높이 차이로 마치 물 위를 걷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곳 역시 너~무 추운 날씨가 아니라면 감성 지수 수직 상승, 로맨틱 무드는 덤으로 따라오는 곳입니다. 


도산서원

도산서원

다음은 안동의 자랑거리 도산서원입니다. 안동호가 시작되는 지점에 위치한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에 의해 지어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국 8개의 서원 중 가장 유명하고 가장 많이 알려진 곳으로 유네스코에 당당하게 등재되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도산서원을 가기 위해서는 안동에서 태백으로 향하는 35번 도로에서 조금 벗어나 안동호를 끼고 꼬불거리는 작은 샛길을 따라 조금 더 들어가야 하는데, 이 샛길의 풍경을 보는 순간 아마도 “도산서원을 그냥 지나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길입니다. 특히, 한여름의 이곳은 도로 양옆에 있는 나무에서 뻗어 나온 가지와 잎사귀들이 마치 터널과 같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더욱 멋들어진 길이라 할 수 있죠. 도산서원 입구에 도착하면 주차료를 지불하고 티켓을 구입한 뒤 도산서원까지 이어지는 짧은 산책로를 지나야 드디어 꽁꽁 감춰져 있던 도산서원이 들어오게 된답니다. 도산서원은 1561년 퇴계 이황이 건립한 도산서당 이후 농운정사와 이황이 타계한 이후 문인들의 발의로 건립된 서원을 통칭한다고 합니다. 


중종, 명종, 선조의 존경을 한 몸에 받으며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하던 이곳은 주변의 경치와 분위기 그리고 한적하게 떨어져 있는 지리적 조건까지 그야말로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며 학문을 논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만드는 그런 공간입니다. 앞마당에 자리한 거대한 고목과 맞은편 안동호에 그림처럼 떠있는 작은 섬, 그리고 돌계단을 오르며 층층이 계단식으로 구성된 건물의 조화는 당시 이곳에서 공부를 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프라이드를 느끼며 서당을 다닐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또한 현대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이곳은 카메라를 들이대는 모든 순간과 앵글이 인생 샷을 남길만한 포토존으로 가득하니 SNS를 풍성하게 채우고 싶은 라이더라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꼭 한번 들려 보시길 추천합니다.


청량산 선유도

청량산 와인딩길

이제 안동에서의 일정은 모두 마친 듯합니다. 지금부터는 부지런히 서울로 복귀해야겠죠? 저는 기왕이면 다음 번 캠핑장소 예약하기 위해 점찍어뒀던 청량산 오토캠핑장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도산서원을 지나 아름다운 풍경이 이제 모두 끝나나 싶은 분들이라면 그런 걱정은 붙들어 매 놓으셔도 됩니다. 35번 도로를 따라 태백으로 이어지는 길 위엔 청량산이라는 절경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특히 이곳은 여름이 되면 웅장한 산세 덕에 적당한 그늘이 만들어져 눈은 호강하고 몸은 시원한 라이딩이 가능한곳이죠. 


청량산 오토캠핑장 다리위에서

특히 청량산 오토캠핑장은 접근이 매우 쉽고 주변의 경치가 아름다워 제가 매우 추천하는 캠핑장입니다. 몇 해 전 이곳에서 첫 캠핑을 한 이후 다시 방문하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예약이 모두 차버리는 바람에 허탕만 친 것이 아쉬워 예약을 미리 해둘 심산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당분간 운영은 중단된 상태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아쉬울 건 없습니다. 어차피 35번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낙동강과 청량산의 풍경만 감상해도 남는 장사거든요. 그렇게 청량산의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다보니 배가 고파집니다. 


용두식당 경북 봉화군 봉성면 다덕로 526-4번지

송이 돌솥밥이 유명한 30년 전통의 용두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마음씨 좋은 주인아주머니가 마감시간을 조금 뒤로 미루고 저를 받아주셔서 송이밥을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송이는 물로 씻지도 않고 그저 손으로 아래쪽에 뭍은 흙을 살살 털어낸 뒤 결대로 쪽쪽 찢어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먹는 걸 가장 좋아합니다. 그래야 자연산 송이 특유의 깊은 솔 향과 아삭거리는 식감을 최대치로 살리며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아는 맛이 무섭다고 송이를 좋아하고 나름 송이 좀 먹어본 저는 기대할 수밖에 없는 맛이었습니다. 그렇게 인고의 허기를 참아가며 기다리니 드디어 정갈하게 잘 차려진 한 상이 준비됩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돌솥 뚜껑을 열어보니 이쁘게도 송이들이 흰 쌀밥을 덮고 있네요. 

든든하고 따뜻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니 이미 시간은 9시가 넘어갑니다. 이곳 봉화에서 집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고 봉화의 밤 공기는 여느 겨울의 추위 못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번 여정의 볼거리와 이야깃거리를 우리 모터바이크 구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눌 생각을 하니 마음이 뿌듯합니다. 이번 안동투어에서 소개한 장소들은 모두 그야말로 로맨틱한 무드가 뚝뚝 흘러넘치는 아름다운 장소들입니다. 사랑하는 연인들과 함께 좋은 추억 많이 쌓으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보다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숨은 비경과 함께 다음 호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쟈니블랙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